[롬 16:5]
또 저의 교회에게도 문안하라 나의 사랑하는 에베네도에게 문안하라 저는 아시아에서 그리스도께 처음 익은 열매니라..."
저의 교회 - '저의 교회' 텐 카트 오이콘 아우톤 여클레시안는 브리스가와 아굴라의 로마 가정 교회를 말한 것으로 보인다. 바울 당시에는 오늘날과 같은 독립된 교회 건물보다는 성도들의 가정집을 정규적인 회합의 장소로 사용한 것이 보편적이었으며 몇 개의 가정 교회들이 모여 하나의 지역 교회를 이루었다.
여기서 브리스가와 아굴라의 가정 교회로 로마의 전체 교회에 포함된 하나의 교회에 불과하다. 성경에 나오는 초대 교회에서 대표적인 가정 교회는 마가의 다락방, 빌립보에 있는 루디아의 집 골로새에 있는 빌레몬의 집 라오디게아에 있는 눔바의 집등이다. 이와 같이 그리스도를 중심한 신앙과 참된 형제애로 이루어진 가정 교회는 초대 교회의 신앙과 생활상을 알려주는 귀중한 역사적 자료가 된다.
에배네도 - 이것은 '칭찬을 받을 만한'이라는 뜻을 가진다. 그는 바울이 제3차 전도 여행 중 상업과 종교의 중심지인 에베소를 중심으로 아시아 지방에서 전도하는 과정에서 얻은 최초의 이방인 회심자로 여겨진다. 그는 브리스가와 아굴라와 함께 바울의 전도를 받아 회심한 자였다. 그는 브리스가와 아굴라와 함께 바울의 전도를 받아 회심한 자였다. 그후 자연스럽게 브리스가와 아굴라의 가정 교회에 속해 함께 일을 도우면서 에베소에서 로마까지 복음의 동역자로 함께 수고한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에서...열매니라 - '에배네도'를 가리켜 '아시아에서 처음 익은 열매'라고 소개하고 있는 것은 뒤이어 많은 사람의 열매가 맺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암시한다. 또한 바울은 그를 가리켜 '사랑하는'이라는 수식어를 쓰고 있는데 이것은 에배네도가 아시아의 첫 개종자로서 주의 사역에 대해 열심이 있었음으로 바울이 그에 대하여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롬 16:6]
너희를 위하여 많이 수고한 마리아에게 문안하라..."
마리아 - 헬라어는 '마리안'으로 이름의 뜻은 '높여진 자'이다. 어떤 사본에는 히브리어형인 '마리암'으로 나온다. 이 이름은 로마에 있는 유대인 출신의 기독교인을 나타낸다. 신약성경에는 마리아라는 동일한 이름을 가진 7명의 여인이 나온다. (1) 예수의 어머니, (2) 막달라 마리아, (3) 야고보의 어머니, (4) 글로바의 아내, (5) 마르다의 동생, (6) 마가 요한의 어머니, 마지막으로 본절에 나타난 마리아이다.
그런데 신약성경에 나타난 이들은 한결같이 신앙이 훌륭한 여인들이었다. 본절에 소개된 마리아에 대해서 '너희를 위하여 많이 수고한'이란 표현 이외에 자세한 언급을 하고 있지 않지만, 이 간단한 소개로도 우리는 (1) 그녀가 로마 교회 초창기의 한 회원이라는 것과 (2) 로마 교회가 그녀의 수고와 헌신에 힘입은 바가 크다는 사실과 (3) 뵈뵈나 브리스가와 아굴라처럼 활동적으로 바울의 사역에 참여해 왔을 뿐만 아니라 많은 다른 사람처럼 바울의 배후에서 그의 선교 사역을 헌신적으로 지원해왔음을 알 수 있다.
[롬 16:7]
내 친척이요 나와 함께 갇혔던 안드로니고와 유니아에게 문안하라 저희는 사도에게 유명히 여김을 받고 또한 나보다 먼저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라..."
내 친척이요 나와 함께 갇혔던 안드로니고와 유니아 - '친척'에 해당하는 헬라어 '슁게네이스'는 문자 그대로 친척을 의미하기보다는 9:3에서처럼 '골육'이라는 뜻으로 사용되어 동료 이스라엘 사람을 의미한다. 그러나 다 같은 유대인이라도 누구에게든지 친척이라 부르지 않은 것을 보면 특별히 친척이라 호칭된 사람들은 바울과 보다 긴밀한 관련을 맺은 사람들이었음이 틀림없다.
또한 이들은 바울과 함께 옥에 갇힌 적도 있었다고 소개한다. 여기서 '함께 갇혔던'으로 번역된 헬라어 '쉬나이크말로투스'는 직역하면 '전쟁에서 함께 포로된 자'란 뜻이다. 그들이 바울과 함께 언제 감옥에 갇혔는지는 확실치 않다. 아마 그들은 바울이 당한 여러 번의 투옥 사건 중 한 사건에서 함께 감옥에 갇혔을 것이다.
브루스는 그곳이 에베소였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사도에게 유명히 여김을 받고 - '사도에게'를 가리키는 헬라어 원문은 '엔 토이스 아포스톨로이스'로 복수 여격을 취하고 있다. 이 말의 일차적인 뜻은 그들이 사도들에게 잘 알려졌다는 의미도 있지만 넓은 의미로 보면 주님이 직접 세운 사도를 제외한 다른 사도들에게도 인정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사도를 지칭하는 '아포스톨로스'는 일차적으로 그리스도께서 선택하셔서 세우신 열두 사도를 지칭하지만, 넓은 의미에서는 그리스도를 따르며 주님의 부활을 직접 목격한 사람으로 주님께서 직접 세우신 12제자 이외의 제자들도 포괄하여 의미하기 때문이다.
칼빈 역시 여기서는 제자들의 개념을 확대 적용해서 사도들처럼 여러 곳에서 선교 사역을 감당하는 교회 지도자들을 일반적으로 가리키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한편 '유명히 여김'에 해당하는 헬라어 '에피세모이'는 '에피 세마'('도장을 찍은')에서 파생된 단어로 신약성경에서 본절과 마 27:16에서만 사용되었다.
본절에서는 좋은 의미로 '유명한', 혹은 '뛰어난'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고 마태복음에서는 나쁜 의미로 '소문난', '이름난'이라는 뜻을 가진다. 따라서 본 구절이 의미하는 바는 이 두사람-안드로니고와 유니고이 그들의 믿음과 봉사로 인해서 바울을 비롯한 사도들의 인정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넓은 의미에서 복음으 사역을 돕는 사도들에게도 잘 알려졌을 정도로 특별히 다른 사람과 구별되었다는 것이다.
나보다 먼저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라 - 두 사람이 사도들 가운데서 왜 높이 평가받고 있는지를 말해준다. 그들은 기독교 역사 초기에서부터 일찍 회심하였기에 지도자로서 알려질 시간상의 여유가 충분히 있었다. 그들은 유대인으로서 예루살렘이나 그 주변 지역에서 자연스럽게 알려졌으며 또한 사도들의 무리와도 쉽게 연합될 수 있었을 것이다.
[롬 16:8]
또 주 안에서 내 사랑하는 암블리아에게 문안하라..."
주 안에서 내 사랑하는 암블리아 - 어떤 사본에서는 단축형 '암플리아스'로 기록되기도 한 '암블리아'는 라틴식 이름 '암플리아투스'의 축소형이다. 이 이름의 뜻은 '큰' 또는 '많은'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이런 이름은 당시 로마에서는 흔했으며 특히 황제의 가문에 많이 사용되었다. 초기 기독교 묘지나 카타콤의 비문에도 이런 이름이 발견된다.
바울은 암블리아에 대해 '내 사랑하는' 자라고 매우 다정한 수식어를 사용하여 특별히 개인적인 애정을 고백하고 있다. 이것은 기독교적 의미에서 그리스도를 통한 서로의 깊은 사랑의 관계를 말해주는 것으로서 바울과 그의 사이에 그리스도인의 진실한 우정이 깃든 교제가 있었음을 보여 준다.
그런데 바울은 이런 관계가 '주 안에서' 이루어진 것임을 밝히는 것 또한 잊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런 모든 아름다운 모습은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적 은혜를 통해 한 형제가 되었다는 인식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