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벤츠 스프린터 기반의 캠핑카가 제작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캠핑카는 Class B 타입의 외형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실내 공간에 럭셔리한 인테리어, 옵션, 편의 사양을 추가한 모델이 대부분이었고 제일모빌, 에이스캠퍼 등을 통해 외부가 확장된 모델이 제작되고 있었다.
벤츠 스프린터의 세대가 교체되고 신형 스프린터 모델의 국내 출시 소식과 더불어 벤츠 스프린터 섀시 캡 버전의 판매 소식은 또 하나의 시작임을 알려왔다. 화물차에서 승용 스타일의 실내와 제작의 실용성까지 겸비한 스프린터의 변신 그리고 더밴과 에이스 캠퍼를 통해 제작된 THE ACE 720 모델은 국내 스프린터 캠핑카의 또 다른 세대 교체를 의미하는 듯하다. 해외의 모델과 비교해도 손색없을 정도의 디자인과 구성에 수직하강 침대, 전면부 라운지 구성, 실내의 인테리어는 고급스러움과 벤츠 스프린터의 가치를 동시에 높여주는 모습이다.
전면부의 블랙 컬러와 생활공간이 화이트로 일체감을 주었던 첫 모델과 달리 최근 전시회에서는 투톤으로 제작되었고 색다른 느낌을 안겨주었다. 기존의 모델과 약간 닮아보이지만 전체적인 외관의 라운드며 서비스 도어, 실내 레이아웃에 있어서는 완전히 차별화된 모습이다.
Class C 타입으로 제작된 캠핑카는 중형 카라반에 준하는 넓고 실용적인 실내 공간성을 확보하며 1톤 베이스의 차량과 차별성을 강조한다. 100% 만족할수는 없겠지만 국내에서 제작된 모델로는 상위급에 속하고 고가의 가격선을 유지하고 있다.
출입구를 들어서 라운지 공간에서 바라본 실내, 출입구 쪽으로 고정 가구가 제작되어 있고 반대편은 세련된 인테리어와 실속형 주방 구성이 돋보인다. 워낙 전체적인 채광과 조명이 밝아 시원스러운 느낌을 전한다. 가구와 에어컨, 와인셀러, 멀티미디어, 냉장고 등의 전기와 편의 설비가 중앙에 집중된 모습이다. 후면부는 2인용 더블 침대와 화장실, 샤워실 공간이며 전면부는 생활공간 + 추가적인 침실 구성으로 제작되었다.
화장실에 대한 필요성 vs 관리의 불편함이 상당한 이슈가 되기도 하는데 가족과 본인이 사용한 만큼의 오폐수 처리가 귀찮다면 캠핑카보다는 호텔이나 모텔로 휴가를 가길 권해본다. 캠핑카 혹은 카라반을 차라리 렌트하라는 이야기도 많이 나오는데 카라반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견인 면허도 없는 사람에게 견인장치까지 달아서 렌트를 해 줄 업체가 얼마나 있을지 궁금해진다. 정박형 카라반에서 지내라는 의미를 렌트라고 표현한 것이면 차라리 더 넓고 쾌적한 펜션을 권하고 싶다. 정박형 카라반 한 번 다녀오고 카라반이 불편하니, 나쁘다는니, 차라리 그 돈으로 뭘 하겠다는 의견은 혼자의 생각으로 간직하기 바란다.
더 에이스 720의 침실은 2명이 취침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전면부의 수직하강 침대를 활용하는 것도 상당히 매력적인 알빙이 될 것으로 예상해본다. 야외에서 취침에 대한 중요성은 절반에 가깝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벤츠 스프린터는 상당히 안정적인 움직임과 실용성을 겸비한 캠핑카의 베이스다. 물론 가격에 있어서는 조금 더 높아 가격 상승의 요인이 되고 있지만 최신 모델의 경우, 안전관련 사양이 추가되어 있고 전체적인 분위기와 디자인이 업그레이드 되어 운전자의 드라이빙에 대한 피로감과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 캠핑카는 캠핑카 자체의 특성이 있기에 데일리카와 같은 방식으로 운전하면 안된다. 모든 것은 지켜야 할 원칙과 특성에 맞는 유지, 관리가 필요하다.
스프린터와 르노 마스터를 단순 비교하면 패널밴의 경우 확연한 체급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물론 가격적인 부분을 해소하기 전에는 국산 캠핑카 제작사에서 벤츠 스프린터를 베이스로 대량 양산 체계를 갖추긴 힘들어 보인다. 고급화 전략과 차별화 전략은 이미 인정받고 있지만 섀시 캡을 활용해 좀 더 가성비를 높인 양산 모델이 나왔으면 하는 아쉬움을 갖게 된다.
이베코, 르노 마스터, 벤츠 스프린터, 듀카토, 포드 트랜짓 등의 캠핑카 베이스가 국내에 알려지면서 좀 더 색다른 모델들이 차근차근 선보여지고 있다. 하지만 캠핑카에 있어서도 기존의 한계를 넘어서는 완전한 세대 교체가 이루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