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도 오랜만에 카페이 들어왔네요
마음은 항상 카페에 있는데 도통 글쓸 시간은 고사하고
컴앞에 앉아 메일확인할 시간도 없이 지낸 요즘
루디찬의 이름으로 방까지 차지하고 이러고 있음 안 될거 같아
한달만에 처음 쉬는 오늘
제 뜨리 잡중 하나인 가이드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드디어 입을 여네요 ㅋㅋㅋ
가이드라 하면 여행지에서 여행을 총괄하는 사람을 말하는데
저질체력으로 유명한 제가 가이드를 하겠다고 하니
제일먼저 콧방귀를 뀌신건
바로 울 엄마 였습니다.
니 체력에 무슨 가이드냐? 가이드를 따라만 당겨도 좋겠다
괜한짓 하지 말고 그냥 산책이나 다니라는 것을
집이 가깝다는 이유하나만으로
가이드 면접해 덜컹 합격해 버린지라
저도 참 난감하였습니다.
꼭 되리라고 생각한건 아니고
그냥 돈 내고 다니는 트레킹을 돈 준다고 하니
이 얼마나 감사한 일입니까?
그래서 아무 생각 없이
그래 뭐 그럼 집도 가깝고 하니 함 해볼까 하고 했는데
역시나
저의 셀파님도(사장님) 집 가까우니 함 해보시죠 했답니다.
그래서 하게된 가이드
벌써 2달째랍니다. ㅋㅋㅋ
그중 답사차 갔던 대관령 옛길을 소개하고자 하네요
10월 16일 날이 마치
이런날 미치지 않으면 언제 미치겠느냐고 묻듯이
무지하게 좋은 날이었다.
답사차 갔던 대관령 옛길
대관령 양떼목장 앞 주차장
차에서 내리자 마자 느꼈던 것은 바람이었다.
가을바람
여름의 더위와 가을의 찬기가 오묘하게 섞이던
초가을의 두리뭉실한 바람이 아닌
여름의 더위를 모두 몰아 낸 말 그대로의 찬 기운의
가을 바람이었다.
얼마나 기다리던 바람이었는가
그 바람을 맞으며 시작한 대관령 목장에서의 트레킹
선자령길과 대관령 길을 사이에 두고 선자령 길로 접어드는 그 길은
나즈막한 오르막이 힘도 들이지 않고
쉭쉭 올라갈 정도로 부드러웠다.
아마 시작도 하기전 불어준 바람의 힘일지도 모르겠다.
나지막한 오름길이 바람의 온도와 딱 맞게 땀을 내 주었다
앞 사람과의 거리를 두고 오르다
혼자온 듯 앞뒤거리가 멀어지면
그때서야 느껴지는
산소리 바람소리에 마음이 하애진다.
나즈막하고 조용하고 따뜻한 길
아마도 나무 사이로 비취는 그 햇빛때문일까
따뜻하고 화사하고 아늑하게 느껴지는 대관령길을 걷노라니
옛 사람이 되어 이길을 넘는 나그네의 마음이 절로 든다.
어찌도 길이 이리도 아름다운가
어찌도 나무가 이리도 청농한가
어쩌자고 내 마음이 자꾸 멈추는가
어쩌지도 못하고 이 길을 지나는 내 아둔함이
다시 이 길을 찾게 만든다.
다시금 가고 싶은
높다란 길 속에
길위에 다시선 나무 아래
그 아래 걷고 있는 나를 보며
오늘도 덧 없이 행복하다.
마음껏 행복하여
온전히 나를 버리고 길에 끌린다.
행복감에 입이 절로 찢어질 정도로 즐거워 할때쯤
국사 성황사가 나타난다.
작으만한 산신당에서는 무슨 염원을 가진 사람들인지
그들의 마음을 다하여 기도를 올리고 있다.
난 뭘 바래야하나
잠시 생각해 보지만
역시나 지금 이대로의 난 더이상 바랄게 없다.
는 음.....
그래도 혹시나 뭐 누군가 꼭 들어주겠다면
100억 짜리 로또가 되서 그걸 홀랑 기부할 수 있는 대단한 용기쯤
성황사에서 대관령 옛길 반정에 가는 중간길
대관령옛길의 중간이자 대관령의 정상
반정에서 하제민원터까지 내려오는 길
반정을 지나 주막터까지 내려오는 길은 그야말로
환상이었다
이런 유치한 단어밖에 쓸줄 모르는 나로서는
그 벅찬 아름다움과 고요함과 싱싱함을 뭐라 표현할 수가 없다.
말이 표현할 수 없는 그런 감정을 말로 표현하려니
그보다 더 유치한 것이 없는 듯 하지만
일단 나의 단어의 사용수준이 중학교 1학년 2학기 수준밖에 안되는
이 무식함을 탓해야 하리라.
그렇게 2시간여를 비탈을 내려오다보니
돌이 굴러 가는 대굴대굴이란 소리에서
대관령이란 말이 유래되었다는 뜻도 이해가 갔다.
초가을의 때이른 낙엽들이 벌써
나의 가는 길에 천연 양탄자를 깔아주었지만
쭉 내려오다보면
아직 낙엽이 떨이지지 않은 구간부터는
돌들이 대굴대굴 굴러다닌다.
주막터에 내려와
허기진 배를 달래니
세상만사 부러울게 없었다.
이맛에 산에도 가고 여행도 하는구나
매번 올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역시나 해본 사람만이 아는
즐거움이란 바로 이런 것일게다.
주막터에서 내려오는 그 길
옆으로 흐르는 계곡소리는
가을의 선선한 바람을 3도쯤 더 낮추어 주는 듯하다
한여름 같았음
절대 그래로 지날 수 없는 계곡물을 보며
담그지도 않은 발이 시려워지는 듯 하다.
세상 이런 예쁜길도 있구나
차소리 오토바이소리 매연냄새 담배냄새에
매일매일 살아가는 난
딴 세상에 온 듯한 기분마저 들었다.
한참내려오다보니
금강소나무 숲 아니
그 숲 안에 내가 들어있었다.
내가 소나무를 보고 있는 것인지
그들이 나를 보고 있는 것인지
내가 소나무를 보고 감탄하듯
소나무도 나를 보고 반가워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해본다.
얼만전 읽은 책에서 식물에게도 영혼이 있다고 하였다.
그 책을 읽으며
알게 모르게 동의를 한 후로는
나도 모르게 식물과 동물과 나름의 대화를 나누는
범우주적인 생각을 하게 되었다. ㅋㅋㅋ
물론 혼자만의 착각일수도 있겠지만
이번길은 어쩜 또 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님 계절이 바뀌고 그 모습이 달라질때마다 그렇게 또 오고 싶은 길이었다.
버스를 타고 출발한 경포대
경포대에는 3개의 달이 뜬다고 한다
하나는 하늘에 떠 있는 달
또 하나는 경포호수에 떠 있는 달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그대의 눈동자에 떠 있는 달.........
아~~~손발이 오그라드는 말이지만
여기다 2개를 더 보탠다면
하나. 바다위에 떠 있는 달
둘 술잔에 떠 있는 달일 것이다.
어찌 이 좋은 자리에 사랑하는 사람과 있으면서 술이 빠질 수가 있겠는가?
내가 사랑하는 것은
그대눈에 떠있는 달보다
술잔위에 떠 있는 달일것이다.
그런 경포대에 올라 보는 풍경은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다.
그닥 높은 건물도 아파트도 보이지 않는 곳에( 저멀리 한쪽 끝에 쬐끔 보이긴 한다.)
넓은 호수와 멀리 보이는 바다는
고소고포증이 있는 나에게도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여유를 주었다.
경포대를 내려와 경포해변에 도착
산과 바다 호수를 하루 한날 동시에 보는 이 기분은
마치 종합 선물셋트를 받은 기분이랄까
그렇게 바다를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바다 냄새와 겨울냄새가 같이 몰려온다.
다음번엔 겨울바다를 볼 수 있으리라는
예감이 바람을 통해 불어온다.
바닷바람 맞고 올라오는 길은
한없이 피곤하지만 마음은 한없이 쌩쌩해졌으리라.
그리고 또다시 대관령 옛길을 가게 되기를 기대해본다.
답사를 다녀와서 간단하게 써본 글이랍니다.
제가 갔던 곳은 대관령 옛길이구요 바우길 2구간 이기도 하지요
수술한지 1년 반만에 너무도 건강한 몸이 되어
이러저리 돌아다니는 재미로 살고있답니다.
지금 건강이 아직 돌아오지 않아 걱정이신 분들
제 글을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초울트라 저질 체력을 자랑하는 저도
이제 이만큼 건강해져서 다니고 있으니 힘내시라고 글 올려보았습니다.
간혹 이렇게 가게되는 좋은 길들 종종은 아니지만
가끔이라도 올릴게요.
모두 건강하시고
담에는 뜨리 잡중 하나인 포차사에 대해 함 써볼까요?
아 캄보디아도 여행기도 다 못 끝냈는데
이일을 어쩐다지......
참 사진의 출처는 저의 클럽 회원이신 스티브님의 사진입니다.
클럽이름은 광고성 같아 기재안 할게요......
첫댓글 루디찬님, 참 오랫만에 반갑습니다...이제 건강도 회복되시고 여행가이드하신다니 무천 반가운 소식입니다. 내내 건강하시고 하시는 여행 가이드도 번성하기 바랍니다...여행 클럽 이름도 알려 주시면 루디찬님을 가이드로 모시고 여행 가고 싶네요... 가이드 잘 하실것 같아요.....루디찬님에게 영원한 건강과 행복을 ~~~~~~!!!!!!!!!!!!!!!
석송님의 반가운 인사가 어느 누구의 인사보다 반갑네요. 앞으로 좀더 글 올리도록 노력해볼게요 석송님의 건강도 기원하며 클럽이름은 나중에~~~제가 좀 덜 쪽팔려 지면 그때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루디찬님 반갑습니다....바쁘셨군요....근데 저는 루디찬님 가이드 생활이 왜이리 부러운지요....ㅎㅎ 건강하시고 자주 카페 들러주세요.
루디찬님 들어오시니 카페가 꽉찬 느낌입니다....
너바나어뷰님이 안 계신 카페는 아마 텅 빈 카페일거 입니다. 항상 그 자리에 계셔주셔서 저도 더욱더 반갑네요. 가이드 생활이 별거 없지만 항상 자연을 대할 수 있어서 더없이 좋습니다.
부럽습니다 길라잡이도 하시면서 자연도 접하시니 건강이 절로 좋아 지실듯 .....좋은 여행지 정보 많이 올려 주세요 참고 삼아 저도 바랑하나 메고 훌쩍 자연속에 숨어 들수 있도록 ~~~~~
네 좋은길 가끔씩 올리겠습니다. 아파본 사람은 자연에서 얻는 위로가 얼마나 큰지 더욱 실감하는거 같습니다.
제일루 반가운 얄리님도 여전히 건강하시죠? 왠지 얄리님에게 꼭 추천해드리고 싶네요 너무 일만 하시느라 바쁘신건 아닌지... 가끔 자연속을 걸어보는 여유를 꼭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자연 속에 동화 돼 있으면 시인이 된다는데...정말 루디님의 평안한 영혼의 향기가 풍겨 나오는 글 ~~~ 잘 읽었어요
건강한 안부 너무나 반갑고~~ 대관령길은 나랑 꼭 한번 다시 올라 가 보아요~~ See you soon~~^ ^
네 언제든지 천사님이 가신다면야 당연히 동행해드려야죠, 대관령말고도 갈곳이 아주 아주 많답니다. 어여 오셔요
루디님! 건강히 잘 지내시는 모습 너무 반가워요.난 언제쯤 우리 나라 곳곳을 여행할 여유가 생길런지 무척 부러워요,.
라티나님~~꼭 한국이 아니어도 좋답니다. 그곳에서 따님과 혹은 홀로 한번 여행해보세요, 처음이 어렵지 하다보면 다 할수 있답니다. 한국에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세계에 대한 여행..너무 궁금한데요.
항상 에너지가 느껴지는 루디님이 요즘 무쟈게 바쁜건지...아님 어디 인터넷도 할수없는 오지로 여행중인지...한동안 뵈지않아 궁금턴차에 이렇게 좋은 이야기를 남긴줄 이제사 알았네요...어쩜 글도 이리 맛나게 썼는지...중딩 수준이란건 넘 겸손함이 지나친것같고...루디님의 글을보니 당장이라도 달려가고픈 마음이네요...건강하고 활기찬 모습 넘 좋아보여요...더 좋은곳 마니마니 올려주삼~~
넘 오랜만이라 죄송스럽기까지 한데 이렇게 반겨 주시니 너무 감사합니다. 지금 그곳은 너무 추워져서 아마 겨울에는 눈꽃 트레킹으로 가지 않을까 하네요 봄이오면 함 다녀와 보세요. 글보다 못할수도 있답니다. ㅋㅋㅋ 수술이후 어찌나 감성적이 됐는지 뭘 갔다놔도 다 아름다고 이쁜건 수술 후유증인가 봅니다. 시간되는데로 꼭 더 좋은곳도 올려드릴게요~~~
루디님 오랜만에 글을 보니 반갑습니다.
저도 오랜만에 저미님의 댓글을 보니 반갑습니다. 잊지 않고 기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서야 나타나셨네요. 궁금했었는데요. 저도 가을이라 여행다니느라 컴을 오랜만에 들어오니 만나 반갑고요.
프레지아님은 이 가을에 어디를 다녀오셨는지요? 궁금하네요 좋은 사진 글 남겨 주시면 더 반가울거 같습니다. 잘 지내고 계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