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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s Go 베트남!
 
 
 
카페 게시글
‥‥【타국○여행기】 스크랩 32) 사람이 있어 행복했던 호치민
나구 추천 0 조회 651 08.08.13 14:24 댓글 3
게시글 본문내용

호치민에서의 6일은 말 그대로 행복한 나날들이었다.

우리 여행에서 호텔이나 여관, 게스트하우스가 아닌 곳에서 자는 것도 처음이려니와(상하이 정조네 제외) 여러 현지 친구들과 어울려 부대끼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도 처음이다.

물론 이러한 기회를 만들어준 종환이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더불어 베트남 젊은 친구들의 생각과 그들의 미소를 가슴 속 깊이 새기게 된 소중한 기억들이다.

 

출국 전날. 드디어 북한 식당으로 가보기로 했다. 북한 식당은 캄보디아, 라오스 등지에서도 본 적은 있지만 한번도 가보지 못한 곳이다. 36년 세월동안 직접 북한사람들과 말을 섞어 본적도 없는 우리는 드디어 이곳 호치민에서 북한 식당인 평양 대동강식당을 찾아가기로 했다.

대동강식당은 원래 호치민 시내에 있었으나 두번의 이사 끝에 공항근처로 이전했다고 한다.

근처에 한인 식당들도 많던데, 아마도 대동강식당 때문에 약간의 손해도 있을 듯하다.

여느 북한 식당이 그러하듯 대동강식당도 북한에서 직접 파견한 접대원들이 서빙을 보고 있으며, 7시30분부터는 노래와 공연등을 하고 있다.

남남북녀라는 말이 있듯이, 아니면 북한에서 선별한 여성들이라 그런지 다들 이쁘고 상냥했다.

 

대동강식당에는 우리 부부와 종환이, 아이셔, 짱이 함께 갔다. 되도록 많은 베트남 친구들이 갔으면 했지만 다들 바쁜 일상으로 짱만 함께 했는데, 어쩌면 많이 갔으면 비용이 훨씬 많았을 것 같다. ^^

평양냉면과 회냉면, 가자미식혜, 평양순대를 시켰는데 냉면은 그냥 평양물냉면이 가장 맛있었다.

가격은 8만동에서 10만동까지이며(냉면), 가자미식혜와 순대는 9만동-10만동 사이이다.

평양쐬주를 들고 다정한 포즈를 잡은 종환이와 짱.

 

사진 왼쪽아래가 순대, 그 옆이 쟁반냉면, 가운데가 물냉면이다. 왼쪽 끝은 회냉면.

 

아이셔와 짱. 아이셔 소개가 늦었는데 종환이와 함께 평화캠프에 참여한 친구이다.

현재 중국을 거쳐 베트남 여행중이며, 캠프에는 한국에서 참여한 팀과 달리 따로 찾아갔다.

영어 실력도 뛰어나며, 여성인권 등 소수자에 대한 생각이 우리와 비슷하다.

아직 어린 나이에 여행을 떠난 것도, 남들과 다른 생각과 고민을 한다는 것도 마음에 드는 친구였다.

지금은 베트남에 있겠지만 캄보디아를 거쳐 태국-인도를 여행 할 예정이다.

 

7시 30분부터 시작된 공연. 반갑습니다를 시작으로 휘파람 등 우리가 알고 있는 노래와 함께 전통 춤을 보여주기도 한다. 공연은 30분정도로 짧지만 대학때 카세트페잎으로만 듣던 노래를 직접 듣고 보니 표현하지 못할 무언가가 올라온다.

 

뒤늦게 찾아 온 휘와 함께 찍은 기념사진. 휘는 현재 대학을 졸업하고 영상쪽 일을 하고 있는 친구로 베트남친구답지 않게 머리를 길게 길렀다. 2006년 평화캠프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부산국제영화제에 출품하여 상영했을 정도로 실력이 있으며, 매사에 긍정적이고 밝은 친구이다.

 

처음 북한식당을 찾아본 감상은....

우선 머리에 뿔이 없고, 빨간피부를 갖지 않았다 ^^.

여러 생각이 복합적이지만 가장 속상했던 것은 왜 우리가 이런 자리에서 만나야 하느냐는 것이다.

이러한 자리가 아니라 거리낌없이 만나 서로에 대한 얘기를 하고 서로의 고민과 일상을 얘기하는 자리가 없다는 것이, 아니 만들면 안된다는 것이 가장 아쉽다.

그들의 모습 또한 아프다. 어쩌면 평양에서 많은 평가를 거쳐 사상적으로 우수하고, 북한식 사회주의에 대한 투철한 의식이 있으며, 미모 또한 받쳐주는 그런 사람들만 파견되는 현실이 아쉽다.

실제로 외국에서 만난 친구들 얘기를 들어보면 북한에서 공부하러 온 친구들은 자신들끼리만 어울린다고 한다. 다른 나라 친구들과 거의 유대를 맺지 않으며, 공부에만 파 묻혀 지낸다 한다. 물론 외국에 공부하러 와서 그러는 것이 가장 현명한 일이겠지만 외국 친구들과의 인간관계속에서 만들어 지는 폭 넓은 인식의 폭을 무시하는 듯 해서 안타까웠다.

남한과 북한. 남조선과 북조선.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고 남과 북은 10년 이상 뒤로 물러난 듯 하다. 8일 열릴 예정인 올림픽에서도 동반입장을 물 건너 간 것으로 보이고...

앞으로 남은 여행에서 북한 사람을 만날 수 있을 지 모르지만(어쩌면 만나는 것 자체가 국보법 위반이겠지만) 서로 허물없이, 웃으며 일상사를 얘기할 날이 왔으면 좋겠다.

 

딥이 가져온 기타로 한국노래도 불러보고... 딥은 기타도 잘친다. 한국노래를 이두식으로 영어로 표기해 달라고 한다. 

마지막날 뒤 늦게 찾아 간 시내 구경. 시간이 적어 통일궁만 돌아봤는데, 호치민궁에 처음 들어간 탱크도 전시되어 있다.

 

통일궁 2층에서 바라본 호치민시.

 

통일궁은 특별한 것이 있는 것이 아니라 말그대로 집무실을 공개한 것이다. 주석 집무실과 각종 외교사절단 접대실 등 나름 고급스러운 곳들이 전시되어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지하에 전시해 놓은 사진들이다. 베트남의 현대사를 전시해 놓았는데, 통일전쟁부터 2년전 이해찬총리가 방문한 것까지 자세한 설명과 함께 전시되어 있다.

아마도 베트남의 역사를 모르는 사람이라면 큰 도움이 될 듯하다.(입장료 15000동)

 

 

나름 포즈를 잡은 방이와 종환이.

 

그리고 나...

통일궁 구경을 마치고 우리는 굿윌 사무실에 선물할 진공청소기를 사러 다녔다.

5일간 잠자리를 제공한 굿윌에 돈으로 환산해 주기는 뭣하고 뭔가 선물을 주자고 고민해 보다가 청소기로 낙찰을 지었다.

그런데 대형마트에도 청소기를 안판다. 결국 벤탄 시장 근처에 있는 전자상가까지 찾아가 청소기를 보는데 한국 가격이랑 별 차이가 없다. 오히려 핸들 리모컨이 없는 것이 많고 쓸만한 것들은 비싸다.

그래도 우리의 성의를 보여야 겠기에 쓸만한 모델을 고르고 택시를 타니 뿌듯하다.

 

저녁에는 마침 한국에서 신혼여행을 온 건치소속 의사선생님인 정상호, 이선영씨의 뒷풀이가 있어 함께 하게 되었다.

이 부부는 늦깎이 부부이지만 건치소속으로 계속해서 베트남에 봉사활동을 오며 인연을 만들었다고 하며, 신혼여행도 베트남 푸궉으로 갔다 왔다. 나와우리와 달리 건치의 활동도 꾸준히 한다고 하니 아마도 한국에서도 뵐 수 있을 듯 하다.

어쨋든 덕분에 아주 비싼 음식점에서 맛난 음식을 푸짐하게 얻어 먹었다.

 

맛난 것을 먹었으니 따로 드릴 것은 없고, 한국팀이 모여 사랑가 한 소절 축가로 불러드렸다.

신혼의 단 꿈속에서 앞으로의 미래가 잘 되길 빌어 보며 한 컷. 참. 이선생님은 임신 하셨단다.^^

 

호치민 공항에 배웅나온 베트남 친구들. 빨간 모자 쓴 친구가 투이라는 친구로 8월에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온다. 우리가 한국에 있었다면 베트남에서의 친절에 대해 복수를 했을 텐데 안타깝게도 1년만 하고 돌아간다고 한다.

 

내 기억에 호치민공항은 아주 작은 터미널이었는데 어느 새 새 공항을 지었다.

베트남의 발전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지만 출국장에는 현지인들을 들여보내지 않는다. 공항 출입문에서 배웅을 하는 베트남 사람들. 덕분에 우리도 입구에서 마지막 인사를 했다.

 

베트남 친구들과의 이별을 아쉬워하다 보니 막상 우리도 헤어진다는 생각이 늦게 들었다.

이제 종환이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고, 우리는 필리핀으로 간다. 11시 30분 비행기인 종환이와 아쉬운 작별을 하며 한국과 여행지에서 더 치열하고, 당당하게 생활하자고 약속을 해 본다.

그런데...

세부필리핀 체크인을 하며 난관에 부딪혔다. 무비자로 들어가기는 하지만 리턴 티켓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베트남 항공부스에서 마닐라-홍콩 노선을 비싸게 카드로 긁었다. 필리핀에서 다시 환불을 하라고 하지만 환불 수수료가 1인당 3만원 정도 할 것 같다. 세부퍼시픽 싸게(1인 10만원) 샀다고 좋아했는데...ㅜ.ㅜ

또, 출국 심사대에서 출국 카드 달라고 한다. 그것도 입국때 받았던 카드로...가방 모조리 뒤져 겨우 찾아서 수속을 마치고 불이 나게 종환이가 기다리는 게이트로 간다.

이래저래 정신이 없어 잘가라는 말도 제대로 못한 듯 한데... 현금이 없어 술 한병, 담배 한보루만 산 종환이에게 여러모로 미안하다.

종환아! 너 덕에 좋은 기억, 많은 친구들 사귀었다. 더 잘해주고 싶었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아 미안.

하지만 알지?

한국에서 더위에 너무 고생하지 말고 쉬엄쉬엄 일해라. 힘들때는 여행에 대한 기억과 베트남 친구들을 꺼내보면 더 힘이 날거야...

아무쪼록 사람이 살만한 세상을 위해! 지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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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8.08.15 10:24

    첫댓글 나와우리에서 활동하시는 군요. 저 역시 회원이긴 합니다만, 게으른데다가 적극적이지도 않은 그래서 항상 마음만 함께 하는 회원입니다. 덕분에 글이랑 그림보며 잠깐 쉬어 갑니다.

  • 08.08.15 14:35

    이선영 선생과 상호형을 여기서 보네..... 신혼여행까지 벳남이라니... 푸하하하 ... 참 그리고 여행기 잘 읽었습니다. 그리고 저도 회비만 내는 나와우리 회원입니다.~

  • 08.08.23 04:13

    잘 보았네요. 정말 빠른 시간내에 가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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