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마다 내 앞에 어려운 일~~
예배 일정 마치면 시간을 만진다.
자전거 타고 운동과 산책을 겸해 나선다.
정해진 길만 따르면 되는 일이라 쉽다.
한적한 곳으로 페달을 힘차게 밟으면 가슴이 열린다.
굽은 길도 몸속을 뚫고 들어온다.
구르는 바퀴가 몸을 이끌어 간다.
오르막도 단숨에 넘을 정도의 근력이라 등골에 땀이 난다.
내리막은 긴장을 풀고 심호흡하기 좋다.
스트레스 날리며 칼바람에 맞서다 지난주 아찔한 사고를 냈다.
사거리가 보인 비탈길에서 바뀐 녹색 신호가 보였다.
건널 요량으로 앞만 보고 신나게 내려갔다.
하체에 가속이 붙었다.
튀어나온 가로수 뿌리 보호 받침대에 여지없이 받쳤다.
공사장 보호막 천에 부딪혀 떨어졌다.
왼손 짚으며 무릎을 찍었다.
돌아와 설핏 보인 상처에 바셀린을 발랐다.
신경이 놀랐는지 몸의 반응은 컸다.
멍해졌다.
보호막에 차도로 튕기지 않아 2차 사고를 막았다.
무거운 밤에 끙끙 앓았다.
이튿날 수영장 욕조에서 몸을 풀었다.
입맛이 없고 의욕이 흐렸다.
소변 색이 짙어 힘이 빠졌다.
일상의 회복 위해 일손을 놓고 쉬었다.
메밀 찻잔이 책상으로 이끌었다.
사고의 시발점인 조급을 체득하고 풀었다.
와중에 서울 권사님 문자보고 정신을 차렸다.
애틋한 심정이었다.
‘목사님! 무안 사고 비행기에 언니와 형부가 타셨어요.
주일 지키려고 오셨는데 사고를 당했어요.
언니 다리를 못 찾았데요. 마음이 아파요.
염치없지만 기도 부탁드리네요.’
달빛 부서져 내린 때! 삭풍 이는 동토의 맘으로 답을 썼다.
‘박 권사님! 무슨 말로 위로할지 난감하네요.
혹시 1954년생 박00 님 이신 가요.
탑승객 명단에서 찾아보았네요.
맞으시면 가슴 미어질 일이네요.
뜻하지 않은 사고,
가족 잃은 분들에게 하나님의 위로가 임하길 기도할게요.
전혀 예기치 않은 참사.
상실의 아픔을 겪는 유족들의 온전한 삶의 회복을 위해 간구할게요.’
‘네, 맞아요. 원래 52년생인데 호적이 늦게 됐나 봐요.
형부는 정00 은퇴 장로님으로 차량 봉사와 교회 일,
이장님으로 수고 많았어요.
동네 어르신들이 다 슬픔에 잠겼데요.’
‘귀한 분들 안타깝네요.
유족뿐 아니라 교회와 마을 분들도 충격이겠네요.
모든 일 순적하게 진행되길 구할게요. 힘내세요.’
‘네, 감사합니다. 말씀에 위로가 됩니다.’
‘목사님, 기도해 주셔서 언니는 다 찾으셨어요.
형부의 작은 일부를 못 찾아 기다리고 있네요.
DNA 검사 결과는 금요일 서울에서 무안으로 온대요.
맞춰지면 다음 화요일쯤 인계될 거 같네요.’
‘권사님, 모든 과정이 슬픔이요 고통이네요.
그 기다림에 유족들 지치겠네요.
존엄한 죽음과 온전한 장례 위한 절차라 여겨지네요. 힘내세요.
기억하고 기도할게요.’
‘네, 목사님 감사합니다~~’
신년 예배 후 떡국을 먹는 자리에서 추도 예배 부탁을 받았다.
심방 준비 중 해묵은 나무 같은 친구!
2025년 감사와 사랑으로 살아내길 바랐다.
끄트머리에 ‘귤 한 박스 도착할 것이네’ ‘또 빚졌네.’
나태주 시인의 ‘추억’을 보냈다.
이른 저녁 심방 가방을 챙겼다.
아파트 초인종을 누르자 세 돌 지난 손녀가 나왔다.
만 원을 줬더니 어쩔 줄 몰랐다.
엄마에게 보이고 가방에 넣었다.
초등 5학년 때 만난 아이가 엄마가 되어 똘똘한 딸을 낳다.
시골 어른들의 말을 익혀 영리한 애 어른이었다.
‘반아야! 집에 개 몇 마리? 고양이는? 닭은? 쥐는?’
다복다복 응대해 신기하고 놀라웠다.
온 식구가 한자리에서 예배드렸다.
‘죽음을 외면한 시대! 추도 일에 죽음을 기억하자.
생명과 죽음은 맞닿았다.
산 자의 문제기에 건강할 때 준비하자.
삶을 성숙하게 만드는 죽음 앞에 겸손하자.
천국에서 영원한 안식 누리도록 거듭난 그리스도인으로 살자.’
식사하며 유아 교육에 대해 나눴다.
‘목사님, 왜 그리 잘 아세요?’ 쌍수 한 눈이 커졌다.
‘은퇴하면 어디 사실 거예요?’ 물었다.
징검다리 아래 흐른 물처럼 빠른 세월을 느꼈다.
어제 택배 기사가 쿵 하고 던진 상자를 열었다.
친구 이름에 톡을 날렸다.
‘감귤 맛 좋은 제주 상품 받았네. 큰 감동이구먼..
최근 배구 클럽에 5kg 귤 한 상자 답례 간식으로 들고 갔어.
성탄 선물을 보내와서..
다들 맛이 괜찮다고 남김없이 먹었네.
작은 섬김으로 흐뭇하고 기분 좋았지.
나눔은 에너지였어.
그것 전부로 알았는데 뜬금없는 15kg 귤 상자 택배에 깜놀했어.
심은 것보다 더 받아 하나님은 왜 날 이렇게 사랑하시는지 모르겠어.
아무튼 잘 먹겠는데 건강 회복하고 힘내! 감사 감사’
‘힘이 나네. 생각나게 하는 것도 하나님의 은혜..’
‘친구, 앵간이 날 생각해..’
‘14년 전 힘들 때 서당골 생명 샘이 힘 되었어.
하나님의 은혜였지..’
‘시답잖은 글에 힘 되었다니 쓸 맛이 나네.
가장 큰 혜택은 내가 먼저 받아.. 그도 하나님의 은혜..
친구 덕에 예배당 방문한 분, 입원한 할머니,
독감 앓은 분께 사랑의 묘약으로 섬기며 귤 나눴네..
생색은 내가 내고 아무튼 감사..’
‘참 사랑 목사님..’
‘마음 뜨건 친구 ㅎㅎ’
새 출발 새해! 날구장창!! 왠지 모르게 무거운 느낌이었다.
날마다 숨 쉬는 순간마다 내 앞에 어려운 일~~
쉽지 않은 사역에 답은 기도였다.
하 집사님 격려로 새해 비싼 비단옷 선물보다 가치 있는 힘을 입었다.
‘목사님, 하나님께서 예정하신 길과 처방이 있으리라 믿습니다.
더 힘내시고 주님 의지하십시다.’
다시 자전거 타고 삥 돌아다녔다.
본 죽에서 흑임자 찾아 우미 아파트에 들렀더니 참돔을 주셨다.
마당에 깔린 한 겨울의 햇살을 당기며 새해 첫 단추를 다시 끼웠다.
2025. 1. 4. 서당골 생명샘 발행인 광주신광교회 이상래 목사 010 4793 0191
첫댓글 목사님,
자전거 타다가 넘어지셨네요.
그 일이라면 송명호목사가 전문입니다.
그분은 제주도에서 자전거 타다가 차량과 충돌해 큰 일 날 뻔했는데 ...
의외로 자전거 사고가 잘 나는 것 같습니다.
지금 후유증은 없으신 거죠?
그런데 목사님 지인 가운데서 무안 사고로 돌아가신 분이 계시군요.
정말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는 안타까운 일입니다.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강 목사님
감사합니다
나이를 헤아리지 못하고
과욕 부리다 순간 당했네요
송 목사님은 운동 신경이 탁월하고
순발력이 뛰어나 대체 능력이 있지요
후유증은 무력증으로 밥맛이 달아 났어요
수영과 달리기로 풀고 지금은 되찾았네요
무안 사고 당하신 분이
저희 고모님 다닌 별량 원산교회여요
임병무 목사님이 그곳 출신이지요
저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고모 따라 갔어요
빈들에 마른풀 같이
태산을 넘어 험곡에 가도
내 주를 가까이..
그 때 불렀지요
고인의 유해가 다 수습되어
순천에서 장례 치른다고 하네요
고령인 어머님이 생존해 계시지만
충격 받을 것 같아 알리지 못하신데요
참으로 안타깝고 눈물 날 일이네요
분주한 주말 건강 유념하시고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건강도좋지만 자전거사고 조심하시고 참 안타까운 무안 사고 하나님이 우리 대한민국 국민가운데 말씀하심을 들을 수 있는 들을귀가 았어야겠네요 사랑랍니다
누구시더라?
오랜만에 오셔서요
분부대로 조심해서 탈게요..
저도 곱빼기로 더욱 사랑합니다
건강도좋지만 자전거사고 조심하시고 참 안타까운 무안 사고 하나님이 우리 대한민국 국민가운데 말씀하심을 들을 수 있는 들을귀가 있어야겠네요 사랑합니다
말씀 잘
들을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