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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의식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오늘날 신경과학이 핵심적으로 파고드는 문제 중 하나다. 이 주제는 과학이 발달한 오늘날에도 여전히 매우 추상적이며 미스터리한 영역으로 남아 있다. 심지어 의식은 인간의 인식으로는 이해 불가능한, 과학을 넘어선 영역으로까지 여겨지곤 한다. 《내가 된다는 것》은 불가해하고 난해하다고 여겨지는 의식이라는 주제를 참신한 관점으로 접근해 의식과학의 지평을 한층 더 확장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세계적인 뇌과학자 아닐 세스의 최신작이다. 2017년, 의식에 관한 그의 테드 강연(https://www.ted.com/talks/anil_seth_your_brain_hallucinates_your_conscious_reality)은 누적 조회 수 1,300만 뷰를 달성할 만큼 열광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는데, 이 책은 이 화제의 테드 강연의 확장판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 중 하나는 외부 세상과 우리 스스로에 대한 우리의 의식적 경험은 살아 있는 우리의 몸‘에서’, 우리의 몸을 ‘통해’, 그리고 우리의 몸 ‘때문에’ 발생하는 뇌 기반 예측이라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의식의 여부는 인지적 능력인 지능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오히려 ‘살아 숨 쉬는 유기체로서의 성질’(감각)과 더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즉, 우리가 의식적 자기가 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우리들이 ‘동물기계’이기 때문이다.
자아의 본질 또는 의식은 이성적인 마음도, 비물질적 영혼도 아닌, 살아 있다는 감각을 뒷받침하는 생물학적 프로세스에 있다. ‘내가 된다’는 경험 또는 의식은 살아 있는 신체에 기반하며 매우 물질적인 토대를 가지고 있다. 생명이 곧 의식의 뿌리인 셈이다.
저자가 말하는 주장을 알 수 있다. 저자는 우리가 세상을 바라볼 때 우리의 인지에서는 밖에 대한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그와 동시에 우리 내부를 인지하는 데에 있어서도 오류가 있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런 예측의 방식에 대한 메커니즘을 더 밝혀내면 정신병적 원인까지 조절할 수 있고 치료할 수 있을 것을 기대한다. 다음으로 위에서 말한 나의 의식을 프로그램으로 구현하기 힘들다고 주장한다. 마지막으로 인간의 의식은 일부분 중의 하나지 여러 세상에서 떨어져 나온 단독적인 무언가가 아니라고 말한다.
자의식을 통해서 본 나의 본질 / 내가 된다는 것, 아닐 세스 ]
자기(self)를 이루는 본질이 무엇인지를 자신의 삶을 일인칭으로 경험하는 자의식의 분석을 통해서 살펴보는 의식의 신경과학적 분석.
의식의 수준을 측정하기 위한 방법으로서 통합정보이론을, 의식의 내용으로서 하향식 지각이론을 각 설명하면서 이를 근거로 하여 자기의 본질을 신체에 기반한 행동의 조절 현상으로 설명한다. 의식은 몸을 통해서, 몸 때문에, 발생하는 뇌기반 예측으로서 제어된 환각(controlled hallucination)이다. 우리는 주변 세상과 그 속에 있는 자신을 살아있는 몸으로, 몸을 통해서, 몸 때문에 지각한다.
인식을 대해서 근대의 철학에서부터 현대의 신경과학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시야를 제공한다. 최근의 신경과학의 각종 실험 결과를 소개해서 흥미를 자아내게 한다. 인공지능의 시대에 인간이란 무엇인가의 관점에서 의식을 생각해 보게한다.
“모든 의식적 경험은 정보적(infomative)이고 통합적(integrated)이다 - 통합정보이론(integrated information theory)”p76
“모든 의식적 경험이 현상학적 수준에서 정보적이고 통합적이라면 의식적 경험의 근본인 신경 매커니즘 역시 정보적이고 통합적이어야 한다.”p78
“뇌는 예측기계(prediction machine)이며 우리가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은 감각입력이라는 원인에 반응해 뇌가 만든 최선의 추측(best guess)에 지나지 않는다. 이 이론을 따라가면 의식의 내용이란 실제 세상보다 더 많거나 적은 깨어있는 꿈, 즉 제어된 환각의 일종이라는 사실을 알게된다.”p106
“제어된 환각(controlled hallucination) 개념의 필수요소는 세가지다, 첫째, 뇌는 지각 계층을 통해 감각신호의 원인에 대한 예측을 단계적으로 하향하며 계속 만든다. 당신이 커피잔을 보고있다면 당신의 시각 피질은 이 커피잔에서 나온 감각 신호의 원인에 대한 예측을 생성한다. 둘째, 상향식 혹은 바깥에서 뇌 안으로 흐르는 감각신호는 이런 지각적 예측을 지각의 원인과 유용한 방식으로 엮는다. 모든 프로세스 수준에서 뇌가 예상하는 것과 뇌가 얻는 것의 차이를 나타내는 예측 오류(prediction error) 역할을 한다. 상향식 예측의 오류를 억제하기 위해서 하향식 예측을 조정함으로써, 뇌는 지각적 최선의 추측을 통해 세상의 원인을 파악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지각은 예측 오류 최소화(prediction error minimisation)라는 지속적 과정을 통해 발생한다. 셋째, 제어된 환각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지각적 경험이 상향식 감각 신호가 아닌 하향식 예측 내용에 따라 결정된다는 점이다. 우리는 감각 신호를 그 자체로 경험하지 않고 그 해석만을 경험한다. 일반적으로 세상은 감각기관을 통해 의식적 마음에 직접 드러내는 것처럼 보인다. 이렇게 보면 지각이 상향식 특성 감지 프로세스, 즉 우리 주변 세상을 읽어내는 과정이라고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지각하는 것은 진짜 현실을 향한 투명한 창이 아니라 현실에 의해 제어되는, 안에서 바깥으로 향하는 하향식 신경적 환상이다.”p114-116
“행동과 지각은 동전의 양면이다. 중심적인 마음이 있다는 가정하에 지각은 입력이고 행동은 출력이라고 보는 것이 아니라, 행동과 지각 모두 뇌 기반 예측이라고 본다. 행동과 지각에 선후관계는 있지만, 행동과 지각 모두 지각적 예측과 감각 예측 오류 사이의 섬세한 안무에 기반한 베이즈 최선의 추측 프로세스를 따른다.”p153
“곰브리치는 관람자의 지각에 하향식 추론이 관여한다는 통찰을 통해 순수한 눈은 없다고 확신했다. 즉 모든 시각적 지각은 개념을 분류하고 시각 정보를 해석하는데 바탕을 두고 있다. 분류하지 못하면 지각할 수도 없다.”p156
“우리의 모든 경험은 우리가 환각이라고 부르든 그렇지 않든, 언제 어디서나 감각 환경에 대한 지각적 예측 투사에 바탕을 둔다.”p163
“우리는 왜 우리의 지각 구조를 객관적인 실제로 경험하는가? 제어된 환각이라는 관점에서 지각의 목적은 움직임과 행동을 이끌어 유기체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다. 우리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가 아니라 우리에게 유용한 것으로 지각한다. 따라서 빨강, 의자, 인과성 같은 현상학적 특성은 바깥에 있는 환경의 객관적이고 진실한 속성처럼 보인다고 생각하는 편이 타당하다. 무언가가 실제로 존재한다고 인식하면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에 더 효과적이고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세상에 대한 우리의 지각적 경험에 내재한 외부성은 밀려오는 감각의 흐름을 예측해 행동을 성공적으로 안내하는 생성 모델이 갖춰야 할 필수적인 특징이다. 달리말하면, 지각적 속성이 하향식 생성 모델에 의존하더라도 우리는 모델을 그저 모델 자체로 경험하지 않는다. 우리는 생성 모델을 이용해, 생성 모델을 통해 지각하며, 그렇게 함으로써 단순한 매커니즘에서 구조화된 세상이 발생한다.”p181
“신체와 직접 관련된, 체화된 자아라는 경험이 있다. 자신의 몸에 대해 느끼는 소유감은 다른 사물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정서와 기분은 경계나 각성 상태처럼 체화된 자아의 측면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는 명확하게 정의할 수 있는 공간적 범위나 구체적인 내용없이도 신체가 된다. 즉 살아있는 체화된 유기체라는 깊고 형태없는 느낌을 발견할 수 있다.”p197
"내가 된다. 당신이 된다는 경험은 지각 그 자체, 더 정확히 말하면 우리 몸의 생존에 초점을 맞추어 신경적으로 암호화된 예측이 촘촘히 얽힌 집합이다.”p201
“놀랍지만 의식적 자아에서 흔히 간과되는 측면은 우리가 보통 시간이 지나도 연속적이고 통일된 자기를 경험한다는 점이다. 이것을 자기의 주관적 안정성이라고 한다. 자전적 기억의 연속성뿐만 아니라, 생물학적 몸이든 개인의 정체성이든 자기 자신이 매 순간 지속된다는 더 깊은 경험을 통해서도 주관적 안정성이 유지된다.”p218
“우리는 자신을 알기 위해 자기를 지각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제어하기 위해 자기를 지각한다.”p220
“우리 주변 세상과 그 안에 있는 우리 자신에 대한 의식적 경험은 살아있는 우리 몸에서, 몸을 통해, 그리고 몸 때문에 일어난다.”p241
『내가 된다는 것』이라는 제목에서 철학적 뉘앙스
를 기대하고 읽기를 선택하면 안되는 책, 신경과
학 교수이자 연구자 아닐 세스는 "의식적 경험의
생물학적 기초를 이해하"기 위해 뇌 속 생물학적
매커니즘을 살핀다. 그러니까 우리가 외부 사물
을 알아보고 혹은 인식하고 또 우리 자신을 인식하
는 과정을 해부학적, 생물학적 지식 기반위에서
설명하는 책이라는 말이다. 간단히 말하면 나라
는 존재를 인지하는 내가 어떻게 알아채게 되는지
를 유물론적 이론으로 설명하겠다는 것. 혹시 여
기까지 읽으셨다면 느끼셨겠지만 『내가 된다는
것』은 쉽게 설명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하는 책이
다.
저자 아닐 세스는 "의식의 본질"에 대한 "설득력
있는 생물학적 이론과 설명을 제시"하고자 했다.
4부로 나뉜 책의 본문은 의식과 생체의 관계, 의식
이 일어나는 과정, 자기 자신에 대한 의식, 인간 너
머의 의식 존재 가능성을 탐구한다.
의식의 발생 기전, "우리 몸과 뇌 속 생물물리학기계의 관계"는 구체적으로 밝혀져 있지 않았
지만 의식을 측정하는 문제는 여전히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의식이 완전한 상태에서 마비된
몸에 갖힌 상황이 있는 반면 뇌에 아무런 인지적
활동없이도 반사반응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
다. 때문에 인간의 살아있음을 판단해야하는 의학
계에서는 '의식의 측정'이 중요한 문제가 된다.
저자는 의식을 구성하는 내용을 설명하면서 '제어
된 환각Controlled Hallucination으로서의 지
각'이라는 개념을 제안한다. 일반적으로 외부 사
물을 인식하는 방법인 자극-수용 모델과 다른 차
원의 해석이다. 오감을 통해 습득된 자극과 뇌 속
에서 이미 형성된 자극의 원인에 대한 예측이 상
호 조정을 일으켜 오류를 최소화시키는 과정이 지
각적 경험이라는 말이다. 저자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나는 제어된 환각이라는 개념의 필수 요소
를 다음과 같이 본다.
첫째, 뇌는 지각 계층을 통해 감각 신호의
원인에 대한 예측을 단계적으로 하향하며
계속 만든다. (…)
둘째, 상향식 혹은 바깥에서 뇌 안으로 흐르
는 감각 신호는 이런 지각적 예측을 지각의
원인과 유용한 방식으로 엮는다. (…) 이런
신호는 모든 프로세스 수준에서 뇌가 예상
하는 것과 뇌가 얻는 것의 차이를 나타내는
예측 오류prediction error 역할을 한다. 상
향식 예측의 오류를 억제하기 위해 하향식
예측을 조정함으로써, 뇌는 지각적 최선의
추측을 통해 세상의 원인을 파악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지각은 예측 오류 최소화
prediction error minimisation라는 지속
적 과정을 통해 발생한다.
셋째, 제어된 환각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요
소는 지각적 경험이 (상향식) 감각 신호가 아
닌 (하향식) 예측 내용에 따라 결정된다는 점
이다. 우리는 감각 신호를 그 자체로 경험하
지 않고 그 해석만을 경험한다.
pp.114-115
"실제로 우리가 지각하는 것은 진짜 현실을 향한
투명한 창이 아니라 현실에 의해 제어되는, 안에
서 바깥으로 향하는 하향식 신경적 환상"이라는
설명은 칸트와 같은 철학자의 주장과 통하는 바가
있다.
자아에 대한 감각도 유사한 과정을 거친다. 저자
에 따르면 우리는 추상적인 혹은 실체가 없는 어
떤 혼이 운용하는 신체가 아니라 외부 자극에 대응
해 생존에 필요한 예측을 하는 "의식적인 동물기
계"다.
자기는 눈이라는 창문 뒤에서 세상을 내다
보며 조종사가 비행기를 조종하듯 신체를
제어하는 불변의 존재가 아니다. 내가 된다
being me,
또는 당신이 된다being you
는 경험은 지각 그 자체, 더 정확히 말하면
우리 몸의 생존에 초점을 맞추어 신경적으
로 암호화된 예측이 촘촘히 얽힌 집합니다.
우리 자신이 되는 데에 필요한 것은 이것뿐
이다.
p.201
자기 및 세계에 대한 모든 지각과 경험은 생
존이라는 근본적인 생물학적 동력을 바탕으
로 항상 진화하고 발전하며 작동하는, 살과
피로 된 예측 기계에서 나오는, 안쪽에서 바
깥을 향해 제어되고 제어하는 환각이다.
우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의식적인 동물기계
다.
p.244
자유의지 역시 유령이나 환상이 아니다. 자발적
행동은 "우리의 신념, 가치관, 목표에 부합하고 환
경과 신체가 마주한 위급 상황에서 적절히 빠져나
오도록 자유도를 제어하는" 활동이다. 이 과정에
서 지각과 추론은 끝도 없이 뇌, 신체 및 환경과 상
호작용한다. "의지의 경험은 자기 관련 제어된, 또
는 제어하는 환각의 일종이다."
유령 같은 자유의지는 진짜가 아니다. 사
실, 환상조차 아닐 수도 있다. 자세히 살펴
보면, 앞서 살펴본 것처럼 의지의 현상성은
스스로 발생한 비물질적 원인이라기보다,
내부에서 나오는 것처럼 보이는 특정 행동
과 연관된 자기실현적 제어하는 환각이다.
p.280
책의 마지막 장은 동물 또는 로봇의 의식 문제를
다룬다. 동물은 나름의 인지 체계와 지각의 복잡
성을 가지고 있다. 인간 중심적인 입장에서 동물
을 이해하지 못할 뿐 그들은 나름의 의식을 가지
고 "저마다 독특한 내면의 우주에 산다"는 것이 저
자의 견해다. 로봇의 의식에 대한 의견은 반대다.
저자는 생명과 의식의 밀접한 관계 속에서 의식이
출현했다고 본다. '웻웨어'라고 지칭한 생물로서
의 몸이 없다면 인간과 같은 의식을 갖긴 어렵다
는 주장이다. 먼 훗날 인간의 생체 시스템을 완벽
히 복제한 로봇이 나오지 않는다면 말이다.
동물기계 이론은 인간과 동물의 의식이 진
화 과정에서 생겨났고, 발달 과정에서 우리
각자에게 나타나며, 매 순간 살아있는 시스
템인 우리의 상태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작
동한다고 본다. 우리의 모든 경험과 지각은
자신의 지속성을 보호하는 자립적인 살아
있는 기계라는 본질에서 비롯한다. 직감일
뿐이지만 내 생각에 생명의 물질성은 모든
의식 발현에 중요한 것으로 밝혀질 것이다.
pp.320-321
내가 이해한 바에 따르면 우리의 의식적 경험은 우리의 몸을 통해서 일어난다. 뇌가 외수용적 신호도 직접 접근할 수 없고 내수용적 신호에도 직접 접근할 수가 없다. 인간은 ‘생존’을 최우선의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베이즈 최선의 추측을 사용하여 예측적 인식을 한다. 이것이 우리의 1인칭 관점이 작동하는 방식이다.
또 언제는 ‘통속의 뇌’에 한참 빠져있었을 때가 있었는데(약간 관념적으로) 이 책을 읽다보니 실질적으로 맞는 말인 것 같다. 뇌 자체는 굉장히 어두운 공간에 있지 않은가. 계속 전기 신호만 수용하고 저자에 따르면 외수용적 그리고 내수용적 특징 때문에 우리는 항상 ‘환각’ 상태에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고 한다. 또 우리는 이런 전기 자극들을 조합하여 ‘인지’라는 것을 한다. 인지는 단순히 정보를 조합하는 것과는 다르다는 차원에서 굉장히 능동적인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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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속의 뇌
통 속의 뇌는,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이 정말 실재하는 것인지, 아니면 가상 속의 공간을 경험하고 있는 것인지, 어떻게 구분할 수 있는가를 생각하기 위해 만들어진 사고 실험입니다.즉, 만일 우리의 뇌를 몸에서 꺼내서 통 속에 넣고 모든 외부의 자극을 가짜로 만들어 뇌에다 주입해 뇌가 가상의 환경을 느끼도록 만든다면 뇌는 자신이 진짜 세계와 마주하고 있는 건지,아니면 단지 주어지는 자극에 반응하고 있는 건지, 구분할 수 없겠죠.
마찬가지로 지금 우리 존재도 통 속의 뇌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할 수 없고, 실제 현실 세계와 마주하고 있는 건지 여부도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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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가 내가 잘못 알고 있던 사실을 알았다. 요즘 기술이 발달하면서 트랜스휴먼이 대두되고 있는 것 같은데 그 중 이슈가 되었던 것은 mind uploading인 것 같다. 이게 뇌의 지도(뇌에 대한 정보, 여기서는 옮겨 놓을 사람)를 기계(컴퓨터)에 다가 옮겨놓는 것이라고 알고 있다. 나는 이런 작업이 정말 과학 기술이 발달하면 가능한 것인 줄 알았다. 심지어 쥐의 뇌까지도 높은 퍼센티지로 옮겨놓았다고 하는데 사람이라고 불가능하겠냐라고 생각했다. 근데 아닐 세스는 이에 대해서 비판한다. 이런 방식의 생각은 기능주의를 너무 곧이곧대로 받아들였다고 말한다. 뇌(의 지도)를 옮겨 놓고 시뮬레이팅하면 그것도 그 사람의 의식이라고 할 수 있을까? 나라는 존재를 과연 프로그램화하여 코드로 단순화할 수 있을까. 이 책을 읽기 전까진 ‘저런 기술이 있네? 아~ 그렇구나.’라고 생각하고 별 의문을 던지지 못했다. 하지만 의식이라는 것을 기술의 수준이 아무리 높아도 다시 구현, 재현해낼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생각까지는 미치지 못했었다. 예를 들어 알파고처럼 바둑을 잘 두는 프로그램은 의식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또 뇌가 외부의 것을 수용해서 만들어내는 것은 시시각각으로 바뀐다. 그렇다 우리의 인지라는 것은 계속 바뀌며 이런 자아에 대한 개념도 프로그램으로 도출해낼 수 있는 것처럼 결론이 딱 떨어지고 탄탄한 것이 아니다. 인지라는 것은 연속적이고 우리는 상황별로 최선의 예측만 할뿐이다. 물론 정말 말도 안되게 혁신적이고 고성능의 기술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근데 그걸 사용해서 구현해 놓은 나를 과연 나라고 할 수 있을까. 없을 것 같다. 저자도 비슷한 말을 한다. AI 프로그램이 가진 것을 의식이라고 하지 않고 ‘지능’이라고 표현한다. 그는 의식은 순수한 지능과는 관련이 없으며 살아 숨 쉬는 유기체로서의 성질과 더 깊이 관련이 있다.(p.35)고 말한다. 그래서 AI가 의식을 가지기는 어려우며 혹은 의식을 가질 수준까지 도달하려면 시간이 한참 걸릴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저자의 입장에 대해서 정리를 하자면 프리스턴의 자유 에너지 원리Free Energy Principle(FEP)의 관점을 사용하여 생물학적으로 뇌와 의식을 설명한다. FEP는 엔트로피의 열역학 2법칙을 차용하였다. 이 법칙은 인간의 최우선의 목적은 ‘생존’이라고 보고 인간이 생존을 위해서는 들어오는 정보와 그들이 예측하는 거리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줄인다고 보았다. 이런 식으로 자유 에너지를 최소화하게 된다. 인간은 이런 방식으로 예측을 하게 되고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최대한 줄일 수 있게 된다. 영상과 책을 참고하여 저자가 말하는 주장을 알 수 있다. 저자는 우리가 세상을 바라볼 때 우리의 인지에서는 밖에 대한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그와 동시에 우리 내부를 인지하는 데에 있어서도 오류가 있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런 예측의 방식에 대한 메커니즘을 더 밝혀내면 정신병적 원인까지 조절할 수 있고 치료할 수 있을 것을 기대한다. 다음으로 위에서 말한 나의 의식을 프로그램으로 구현하기 힘들다고 주장한다. 마지막으로 인간의 의식은 일부분 중의 하나지 여러 세상에서 떨어져 나온 단독적인 무언가가 아니라고 말한다.
다마지오가 주장한 ‘의식’이랑 달라서 한번 비교해보고자 한다. 다마지오는 의식을 핵심의식과 확장의식으로 분류하는데 핵심의식은 자아라는 것이 각 시간과 공간에서 언제나 새롭게 만들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핵심의식은 우리의 기억과는 상관없다. 과거를 고려하지 않고 지금 내가 외부 세계와 연결되는 상황을 말하는 것이다. 확장의식은 핵심의식과는 달리 연속적인 의식을 말한다. 과거의 기억과 경험을 결합하여 생성해낸다. 핵심의식과 확장의식을 조합한 것이 인간의 의식이라고 주장한다. 이런 의식은 아닐 세스가 말하는 의식이랑 방향성을 달리하는 느낌이 있어서 소개해보았다.
추가적으로 자유의지에 대해서 살펴볼 수 있다. 예전에 뇌과학과 관련한 수업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때 배웠던 내용이 나와서 반가웠다. 나는 이 수업에서 리벳의 실험을 알게 되었다. 이 실험은 자유의지를 실험하는 것이었는데 구체적으로는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하려는 의도를 깨닫기 전에 뇌 신호를 식별할 수 있는지 확인해보는 실험이다.(p.269) 그리고 자유의지 없음이 이 실험의 대중적인 해석이다. 나도 이 내용을 듣고 ‘과연 그런가. 정말 그렇다면 충격적이다. 일상에서의 감각은 내가 무언가를 자발적으로 하고 싶어서 행하는 것 같은데 내가 경험하는 의지라는 것은 거짓이고 환상인건가.’ 정도로 생각하고 관련 책 몇 권 읽고 머리가 아파 그냥 생각하기를 그만두었던 기억이 난다. 아닐 세스는 자유의지가 없다는 것과는 다른 의견을 내놓는다. 그는 때에 따라 다르다고 말한다. 그는 자유도와 관련하여 자유의지를 설명한다. 쉬거의 실험은 준비 준위가 행동 개시를 암시하는 것이 아니라 부산물이라는 해석을 소개한다. 그러면서 그는 의지의 경험은 자기 관련 지각의 하나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준비 전위는 뇌가 베이즈 최선의 추측을 하기 위해 감각 데이터를 모으는 활동과 매우 관련이 있어 보인다고 말한다.(p.273) 그리고 그는 인간 개개인의 고유의 능력에는 행동하고 선택을 내리고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 이것은 인간이 자유의지를 발휘하고 경험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명시한다.(p.279) 그 근거로 그는 3가지 특징을 든다. 1. 사람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한다. 2. 하나의 일을 다른 방식으로도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느낀다.(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알고 있다.) 3. 나의 행동이 외부에서 부여된 것이 아닌 자발적으로 내부에서부터 온 것처럼 보인다. 자유의지에 대해 생각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보았을 것들을 근거로 제시하면서 의식과 연결한다는 점이 특징적이었다. 또 저자는 자유의지가 인간에게 초점되어 있었다는 점을 말하면서 이것이 생존을 목적으로 하는 동물들에게도 폭넓게 적용될 수 있음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