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의 마지막 한학자요?
저보다 앞서 돌아가신 선배 한학자 분들한테도 매번 그런 호칭을 붙여주던데 당치도 않습니다.
다만 최치원 이후 1000년 전통의 옛날식 한학 교육을 받은 마지막 세대 중 하나라고 할 순 있겠지요.”
1990년 주자의 ‘논어집주(論語集註)’를 사실상 국내에서 처음 번역했던 성백효 해동경사연구소장
(68·한국고전번역원 명예교수)
이 이를 토대로 60년 가까이 연구해온 논어 연구를 집대성한 책을 펴냈다
부안설(附按說) 논어집주’(한국인문고전연구소)
[논어집주]
주자가 논어에 대한 각종 주석을 집대성하고 최종 해석을 펼친 책
주자는 논어 말고도 대학 중용 맹자에 대한집주를 집대성해 사서집주(四書集註)를 펴냈는데
주자학의 나라였던 조선에선 이에 부합하느냐 아니냐가 정통과 이단을 가르는 기준이 됐다.
성 소장은 1990년 논어집주의 우리말 토를 달아 번역한 뒤 사서집주를 모두 번역했다.
이번에 낸 책은 23년 전 번역된 200여 쪽 분량의 논어집주에 다시 방대한 각주를 달고 성 소장 개인의 평가와 해석을
가미(附)해 833쪽 분량으로 펴낸 것이다.
그 백미는 주자뿐 아니라 조선시대 농암 김창협과 다산 정약용, 호산 박문호(壺山 朴文鎬),
그리고 중국 현대 최고의 주석가로 꼽히는 양보쥔(楊伯峻)의 해석까지 비교하면서 성 소장 자신의 생각을 풀어 쓴 안설(按說)
에 있다.
“예전엔 주자의 해석 외의 다른 해석을 이단시하던 게 문제였다면 요즘은 오로지 다산의 해석만을 받드는 게 문제입니다.
다산이 박학다식한 천재임은 분명하지만 조선시대 대다수 학자가 따랐던 주자의 해석을 거들떠보지도 않는 것도 폐해라는
생각에 다양한 설을 비교하면서 그중 가장 타당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골라봤습니다.”
예를 들어 학이(學而) 편 2장의 ‘其爲人也孝弟(悌)요 而好犯上者鮮矣니 不好犯上이요 而好作亂者 未之有也니라
(그 사람됨이 효도하고 공경하면서 윗사람을 범하기 좋아하는 자는 드무나,
윗사람을 범하기를 좋아하지 않고서 난을 일으키기 좋아하는 자는 있지 않다)에서
인(仁)과 효제(孝弟)를 동일시한 다산을 비판하고 이를 각각 내면의 본성과 외면의 실천으로 구별한 주자의 주석을 높이
평가 했다.
하지만 위령공(衛靈公) 편 33장의 ‘君子는 不可小知而可大受也요 小人은 不可大受而可小知也니라
(군자는 작은 것으로 알 수는 없으나 큰 것을 받을 수 있고, 소인은 큰 것을 받을 수 없으나 작은 것으로 알 수 있다)에서는
주자를 비판하고 다산의 해석을 취했다.
주자는 ‘지(知)는 내가 아는 것이요, 수(受)는 상대방이 받은 것’이라고 지(知)와 수(受)의 차별에 초점을 뒀으나
다산은 ‘군자는 작은 것을 다 알 수는 없으나 큰 임무를 받을 수 있고, 소인은 큰 임무를 받을 수는 없으나 작은 것을 알 수
있다"로 풀었다.
또 자한(子罕) 편 16장의 ‘子在川上曰 逝者如斯夫인저 不舍晝夜로다’
공자께서 시냇가에 계시면서 말씀하셨다.
가는 것이 이와 같구나, 밤낮을 그치지 않도다)를 중국학자 양보쥔이 ‘세월이 빨리 지나가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것을 한탄한
말씀에 불과하다’라고 했다.
성 소장은 이를 “새 것이 묵은 것을 씻겨내는 도체(道體)의 본질을 시냇물의 흐름에 비유했음을 읽어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요즘 학자들은 확실히 비판엔 능하지만 한자 실력이 부족해 뜻을 바로 새기는 능력이 부족합니다.
또 성현의 말씀에 담긴 형이상학의 가르침을 너무 쉽게 간과합니다.”
해방둥이로 충남 예산에서 태어난 성 소장은 부친의 뜻으로 일반 학교를 다니지 않고 한학자인 부친과 여러 한학자 아래서
수학
그가 논어를 처음 접한 나이가 열두 살이라고 하니 6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논어를 읽어온 셈이다.
그런 그에게 가장 좋아하는 구절이 뭐냐고 물었다.
태백(泰伯) 편 13장에 나오는 ‘독신호학(篤信好學)’을 꼽았다
인생을 살면서 먼저 굳은 신념이 있어야 하고 그를 뒷받침하기 위해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는 뜻이지요.
칠순이 다 된 이 한학자에게 그 신념은 전통 한학의 맥을 온전하게 전수하는 것 아니었을까.
권재현 기자
논어연구 집대성 ‘부안설 논어집주’ 펴낸 한학자 성백효 해동경사연구소장
아래 명언을 반복하여 읽으라
그러면 누구나 다 맞이할 죽음에 대하여 좀더 알게 되리라.
모든 일은 준비하고 사는 것이 上策상책이다.
죽음에 대해서 우리가 自明하게 아는 것은 다음 다섯 가지
1, 누구나 죽는다.
2, 순서가 없다.
3, 아무것도 가져가지 못한다.
4, 대신할 수 없다.
5, 경험할 수 없다.
♣ 이 세상에 죽음만큼 확실한 것은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겨우살이 준비하면서도
죽음은 준비하지 않는다.
톨스토이
♣ 사람은 누구나 모든 사람들이 다 죽는다고 하면서도 자신은 죽지 않을 것처럼 생각한다.
♣ 사람들은 죽는것을 다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그것을 알지 못하는 듯 미친 듯이 산다.
리챠드 박스터
♣ 죽음은 사람을 슬프게 한다.
삶의 3분의 1을 잠으로 보내면서도.
바이런
♣ 죽은 자를 위해 울지 말라.
그는 휴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 잘 보낸 하루가 행복한 잠을 가져 오듯이 잘 산 인생은 행복한 죽음을 가져온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 한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알인 채로 남는다.
그러나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요한복음
♣ 한 명의 죽음은 비극이요, 백만 명의 죽음은 통계이다.
스탈린
♣ 황금이 귀한 것이 아니다.
편안하고 즐거운 삶이 값진 것이다.
명심보감
♣ 훌륭하게 죽는 법을 모르는 사람은 한 마디로 살았을 때도 사는 법이 나빴던 사람이다.
토마스 풀러
♣ 참된 삶을 맛보지 못한 자만이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제이메이
♣ 잠 못 드는 사람에게는 밤이 길고 피곤한 사람에게는 길이 멀다.
♣ 바른 법을 모르는 어리석은 자에게는 삶과 죽음의 길 또한 길고 멀다.
법구경
♣ 죽음을 찾지 말라. 죽음이 당신을 찾을 것이다.
그러나 죽음을 완성으로 만드는 길을 찾아라.
함마슐트
♣ 죽음은 한 순간이며, 삶은 많은 순간이다
♣ 죽음이란 영원히 잠을 자는 것과 같다.
소크라테스
♣ 정당하게 사는 자에게는 어느 곳이든 안전하다.
에픽테투스
♣ 진실로 삶은 죽음으로 끝난다.
♣ 아직 삶을 모르는데 어찌 죽음을 알겠는가.
논어
♣ 산다는 것은 호흡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는 일이다.
루소
♣ 내가 아직 살아있는 동안에는 나로 하여금 헛되이 살지 않게 하라/ 에머슨
♣ 봄철이 찾아들어 시절이 화창하면 꽃들도 한결 빛을 땅에 깔고 새 들도 또한 아름답게 지저귀나니,
선비가 다행히 이 세상에 두각을 나타내어 편안하게 지내면서도 좋은 말과 좋은 일을 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 다면 비록 이 세상에서 백 년을 산다해도 하루도 살지 않음과 같으니라/ 채근담
♣ 오늘의 문제는 싸우는 것이요,내일의 문제는 이기는 것이며,
모든 날의 문제는 죽는 것이다/ 위고
♣ 석 자 흙 속으로 돌아가지 않고서는 백 년의 몸을 보전하기 어렵고,
이미 석 자 흙 속으로 돌아간 뒤에는 백 년의 무덤을 보전하기 어렵다/ 명심보감
♣ 사람은 혼자 나서 혼자 죽고, 혼자 가고 혼자 운다/무량수경
♣ 인간은 울면서 태어나서, 불평하면서 살고,실망하면서 죽어가는 것이다/ 토마스 풀러
♣ 삶을 깊이 이해하면 할수록 죽음으로 인한 슬픔은 그만큼 줄어들 것입니다/ 톨스토이
♣ 하느님이 부르실 때는 당신의 모든 소유를 버려야 한다/ 동유럽 유대인 격언
♣ 수의(壽衣)에는 호주머니가 달려있지 않다/ 동유럽 유대인 격언
♣ 죽음은 높은 자나 낮은 자를 평등하게 만든다.
♣ 우리는 벌거숭이로 이 세상에 왔으니 벌거숭이로 이 세상을 떠나리라/ 이솝 우화
♣ 이별의 시간이 왔다.
우린 자기 길을 간다. 나는 죽고 너는 산다.
어느 것이 더 좋은가는 님 만이 아신다/ 소크라테스
펌글
- 비타민
과음·스트레스로 몸 속 비타민 쉽게 소진…음식만으로 섭취 힘들어
무조건 비판도 과신도 금물, 제대로 된 정보부터 공유를
지상파방송에서 ‘비타민의 역습’이라는 주제로 비타민의 효용성에 대해 비판을 가했다.
피로회복에서 암 예방까지 생활 속 만병통치약으로 여겨지고 있는 비타민.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대다수 국민들은 각종 비타민을 복용하고 있다.
하지만 방송에서는 비타민제무용론을 주장하고 있는 국내외 학자들과의 인터뷰와 증언을 통해
비타민이 심혈관질환과 암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내용을 실었다.
이에 혼란을 겪게 된 것은 소비자들. 본지도 예외는 아니었다
비타민을 먹지 말라는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심혈관질환과 암 예방에 전혀 득이 되지 않는다고 하니 어이없다”
그럼 비타민제를 만드는 회사는 다 사기꾼이냐라는 독자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방송에서는 비타민제가 건강에 도움을 주지 않는다고 언급했지만 실제로는 이와 다른 의견도 만만치 않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이왕재 교수
논문을 통해 비타민C는 잘 알려진 항바이러스제(특히 인플루엔자바이러스) 중 하나로 항바이러스작용을 하는 인터페론 생산을
증가시켜 인플루엔자바이러스 초기 감염 시 면역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손향은 교수
비타민C는 암환자의 생존기간을 연장시키며 암세포증식 억제와 암유발 방어 등의 작용이 있어 비타민C 섭취를 통해 항암작용의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복용하고 있는 기능성식품인 비타민C에 대한 경기대학교의 연구결과는 주목할 만하다.
30~50대 질병이 없는 일반성인 20명을 대상으로 2010년 10월1일부터 10월29일까지 4주간 비타민C를 복용하지 않는 대조군과
비타민C 1000㎎을 복용한 실험군을 대상으로 혈중지질성분, 혈액성상과 체성분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한 결과
연구팀은 비타민C를 복용한 실험군에서 복용하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체중, 허리둘레, 체지방량, 체지방률이 의미 있게 감소했고
혈중 총콜레스테롤수치도 유의하게 감소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비타민C 고용량을 꾸준히 복용하면 콜레스테롤과 동맥경화증의 원인이 되는 LDL-콜레스테롤수치를 감소시키고
HDL-콜레스테롤은 증가시켜 심혈관계질환의 발생을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비타민C가 지질산화를 차단해 혈중 콜레스테롤 등의 증가를 방지하고 체성분에도 바람직한 변화를 유도한다는 것이다.
비타민은 인체에서 자체적으로 생성할 수 있는 영양소가 아니기 때문에
비타민이 함유된 음식이나 비타민제를 통해 섭취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
비타민에 효능이 있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은 개인별로 흡수되는 양과 소모되는 양에 대해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많이 먹어도
부작용이 생기지 않는 수용성비타민인 비타민C를 섭취해 비타민C의 혈중농도를 포화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권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이 설득력이 있는 것은 우리나라 국민 대다수에서 식물영양소 섭취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국영양학회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의 90% 이상은 일일 과일·채소섭취량이 부족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인의 하루 식물영양소 권장량은 약 400g인데 20대는 212.9g, 30~40대는 303.1g을 섭취하고 있었다.
육류와 가공식품에 길들어진 입맛, 불규칙한 식사, 과도한 스트레스, 심한 육체노동 등도 우리 몸에 있는 비타민을
소진하게 만들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이기헌 교수
과일이나 음식 등을 통해 비타민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술자리를 많이 하는 사람이나 탄수화물을 과다섭취하는 사람,
노동 강도가 센 사람들은 혈중 비타민들이 소진되기 쉬워 전문의와 상담 후 일정기간 비타민제를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불규칙적인 식습관으로 인해 영양불균형이 만성화된 현대인들에게 있어 음식과 과일만으로 비타민을 섭취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비타민제 섭취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비타민 논란과 관련, 일부 학자들은 비타민 판매업체들이 소비자들에게 무조건 비타민이 몸에 좋다는 과대광고를
통해 과다복용하게 만들면 안 된다며
업체들 사이에서도 확실한 증거 없이 다른 회사 제품을 태우면서까지 홍보에 나서는 등 시장을 혼탁하게 하는 판촉행위는
사라져야한다”고 강조했다.
김치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