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밤 하늘에서 가장 돋보이는 별자리는 누가 뭐라고 해도 오리온(Orion)이다. 커다란 사각형을 이룬 밝은 4개의 별이 나란한 3개의 별, 삼태성을 감싸고 있는 모습은 누구나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사냥꾼 오리온의 모습은 그림처럼 연결된다. 사각형 왼쪽 위의 붉은 별 베텔게우스(Betelgeuse)와 오른쪽 아래 흰 별 리겔(Rigel)이 1등성이다. 오리온자리는 1등성을 2개나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일단 오리온자리를 찾으면 겨울철 밤하늘 탐색은 절반이 끝난 셈이다. 삼태성의 왼쪽으로 따라 내려가면 1등성보다 훨씬 밝은 별 시리우스(Sirius)를 만난다. 시리우스는 -1.5등성으로 행성을 제외하면 별처럼 보이는 것 중 가장 밝다. 베텔게우스와 시리우스를 연결하는 선을 밑변으로 하는 정삼각형을 생각하자. 그러면 정삼각형의 위 꼭지점에서 또 하나의 1등성을 프로키온(Procyon)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정삼각형을 겨울철 대삼각형이라고 한다.
겨울철 대삼각형. 아래 밝은 별이 시리우스, 왼쪽 위가 프로키온, 오른쪽 위가 베텔게우스다. ⒞김경아
위 사진을 자세히 보면 삼태성 바로 밑에 뿌연 것이 있다. 이것이 유명한 오리온성운이다. 오리온성운을 쌍안경이나 천체망원경으로 보면 솜털 같이 퍼져있는 성운이 보인다. 성운 자체가 4등급이기 때문에 시골 밤하늘에서는 맨눈으로도 보인다. 오리온성운 중심부에서는 새로운 별들이 태어나고 있다.
오리온성운 ⒞임혁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오리온은 바다의 신 포세이돈(Poseidon)의 아들로 뛰어난 사냥꾼이었다. 달과 사냥의 여신인 아르테미스(Artemis)는 오리온과 사랑하는 사이였으나, 아르테미스의 오빠인 아폴론(Apollon)은 이들의 사랑을 탐탁하지 않게 생각하였다. 어느 날 아폴론은 멀리서 사냥을 하고 있는 오리온을 발견하고 아르테미스에게 오리온을 활로 맞춰 보라고 내기를 건다. 아르테미스는 오리온인 줄 모르고 시위를 당겨 사냥의 여신답게 오리온의 머리를 정확히 명중시켰다. 나중에 자신이 쏘아 죽인 것이 오리온이라는 것을 알게 된 아르테미스는 비탄에 빠졌고, 아르테미스의 슬픔을 달래주기 위해 제우스는 오리온을 밤하늘의 별자리로 만들었다고 한다. 전설치고는 너무 잔인하다는 생각이 든다. 겨울철 대삼각형을 만드는 시리우스와 프로키온은 각각 큰개자리와 작은개자리의 으뜸별이다. 큰개와 작은개는 모두 사냥개로 주인인 오리온을 따라 별자리가 되는 영광을 누렸다. 겨울철 대삼각형을 찾았으면 나머지 별자리들은 더욱 찾기 쉽다.
위 성도는 1월 1일 21시, 1월 15일 20시, 1월 30일 19시의 밤하늘이다. 즉 보름이 지나면 별들이 1시간 일찍 뜨고 지는 것이다. 관측자가 북쪽으로 머리를 두고 누워서 어안렌즈로 올려다보는 밤하늘의 모습이다. 누워서 올려다보기 때문에 동서 방향이 바뀐다(왜 그런지 생각해보자). 겨울철 밤하늘은 다른 어느 계절보다도 유난히 별이 많으며 볼 것도 풍성하다. 날씨가 춥다는 사실만 빼면 하늘도 맑아 별자리를 관측하기에는 가장 좋은 계절이다. 겨울철 별자리로는 오리온자리, 큰개자리, 작은개자리, 토끼자리, 에리다누스(Eridanus)자리, 황소자리, 쌍둥이자리, 외뿔소자리, 마차부자리, 게자리 등이 있다.
북쪽 하늘 별자리는 계절에 상관없이 우리나라 어느 곳에서나 항상 볼 수 있는 별자리들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고도가 낮으면 주변의 산이나 건물에 가리거나, 지구 대기의 영향으로 잘 보이지 않는다.
북쪽 밤하늘은 사시사철 보이는 별자리들로 장식돼 있다. 큰곰자리, 작은곰자리, 용자리, 카시오페이아(Cassiopeia)자리, 케페우스(Cepheus)자리, 기린자리 등이다. 겨울 저녁부터 자정까지는 위 그림처럼 북두칠성이 북극성의 오른쪽에 있고 카시오페이아가 왼쪽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