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D-day.
오늘은 어제 그넘이 말한 내일이다. -_-;
유치한 넘, 생일 가지고 오만 가지로 뻐기는데...
생일 선물 안사줬다가는 그넘이 날 어떻게 들볶을지 몰르기 땜에...
작지만 나의 정성이 가득 담긴...-_-; 팔광땡 빨간빤쓰를 샀다.
양껏 부끄러웠다...흐흐흐...*-_-*
그넘에게 줄 빤쓰는 예쁘게 포장하고,
포장지 겉면에 햅피벌쓰데이 별무늬 수띠꾸도 붙여주고,
귀여븐 카드에다가 나름대로 정성스럽게 편지도 쓰고,
꽃도 한송이 준비했다.........하영이꽃. *-_-*
........커헉....쿨럭쿨럭쿨럭.....케헥...커헉...크헉.....컥!! 자....잘못했다....>o<
-_-; 어쨌던 가벼운 발걸음으로 그넘에게 가는길이다.
아까 그넘과 통화했던 잠시동안의 대화가 떠올랐다.
'너 ***(간접홍보가 댈까바 처리해씀당..-_-;)알지?'
'응~ 알지~ 그 술집?'
'그래. 글루 찾아올 수 있지?'
'그럼~ 두말하믄 잔소리지여.'
'아줌마처럼 하고 오지말고, 이뿌게 하구 와라.'
'몸빼바지 입구 갈게^^'
'가따 던져버린다.'
'-_-; 아..알았어...이뿌게 입도록 노력해볼게..'
'5시까지 와. 알았냐?'
'근데 우리 엄마한텐 허락 받았어?'
'어. 그니까 빨리 와.'
'머라고 했는데?'
'야외수업한다고.'
'-_-;;;'
떠라이가튼넘...
니넘은 야외수업을 술집에서 하냐? -_-^
그나저나, 이뿌게라고 했는데..
내가 이뿌게라고 해봤자, 대충 치마떼기에다가 가디건 하나 걸치고,
이뿐이 쓰레빠 하나 찍찍 끌고, 화장좀 살짝 해주고....
.....생각해보니 할건 다했다...-_-;
거울 보니깐, 나름대로 나도 참 깜찍했다. 므흐흐흐...-v-
그나저나.....생일축하한다고 말해줘야대는데....
내 19년 인생 역사상...그딴 닭살스런 언행은 구사해본 기억이 없다. -_-;
기집애들 생일때야...
'야이 C8뇨나~ 니같은 짱돌이 태어나서 이나라가 이모양 이꼴이야~~'
머 이렇게 말해주면 댔었고...
전에 알던 남자애들 생일때는...
그냥 말없이 밟아주고...
엄마아빠 생신때는...
........챙겨드린 기억이 없다...-_-;;;
....흠흠....-_-;;;
어쨌던 그넘에게 먼가 추카메세지를 전해줘야 댈텐데....-_-;;;
'오빠~ 생일축하해~~''
...너무 평범하지..?
'오늘이 있어서 오빠가 있는거구, 오빠가 존재하니까 나도 있는거야..'
.....우욱...짜증나....-_-+
'해...햅피....버....벌쓰...데........'
.......무리하지 말자.....-_-;
'한살 더쳐먹었으니깐 철좀 들어라. 니 상실했던 싸가지도 좀 되찾고.'
.....하하하....-_-;; 맞아 죽을지도 몰라.....-_-;;;
에...-_-;;; 그냥 뽀뽀나 한번 해주는게 젤 나을지도......-_-;
.......결국 나는 그렇게 결정하고 집을 나섰다. -_-;
버스를 타고, 신천에 도착해서, ***의 문앞이다.
딱 정각에 도착했지만, 5분쯤 늦어주는게 여자의 도리 아니겠나...므흐흐~
(남자 녀러분..-_-; 여자들이란 이런 동물입니당..-_-;;;)
나는 *** 앞에서 거울을 들여다보고 옷매무새를 다듬고, 화장을 정비해따.
역시 술집앞이라 그랬는지....가심이 마구마구 떨려왔다.
오랜만에 신은 또깍구두 때문에 발꾸락이 아파왔지만 꾹 참고,
삐그덕삐그덕 하며 *** 문앞을 들어섰다.
왠지 어두침침한게...분위기가 야릇했다. -_-;
평소엔 사람도 많고, 북적북적 대던 곳이었는데...먼가 이상했다.
그넘의 마음속마냥 꿀렁꿀렁한 어둠속에서...
갑자기 유령처럼 인간들의 머리가 하나씩 솟아나오는 것이 보였다.
흡사...귀신의 집을 체험하는 듯 했다. -_-;;;
"휘익~ 제수씨오셨네~~"
"와아~~생각했던것보다 훨씬 귀여운데?(무..무슨뜻이냐..이넘..-_-)"
"이런 영계를...-_- 이녀석~ 범죄아냐?"
"능력두 좋다~ 안형준~~"
여기저기서 넘의 친구들인듯한 인간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몇몇 계집들의 목소리도 들렸다. -_-+
'쒸바닥~~ 저 계집들은 뭐얏!!!!!!!!!!'
....하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물론 못들은 척 해줬다. -_-;
유유상종이라고....
싸가지넘친구넘들도...모두들 어쩜 다들 그리 멋지던지...흐흐...*-_-*
끼리끼리 논다지만, 하나같이 넘들은 다들 모델같았다.
뭐...물론 우리 싸가지넘이 젤루 멋지기는 했다. 누훼훼훼~~*_*
머, 친구넘들이 있을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분위기를 훑어보니, 술집하나를 통째로 빌린 듯 했다.
거기에 삼삼오오 가득 채우는 싸가지넘 칭구넘들의 머리통들...-_-;;
감히 셀수 없을만큼 상상을 초월하는 숫자였다.
그 성격에도 친구가 있다는건 정말 희대의 미스테리다. -_-
아무래도 돈으로 매수한건 아닐까 싶다...클클...-v-;
어쨌던, 넘들은 미리 다 준비를 해논 듯, 테이블 가득가득 술상이 완벽했다.
정말....무서운 넘들이었다....-_-;
"여어~"
저 멀리 상석인듯한 자리에서 휘적휘적 손을 흔드는
저멀리 산동네 캬바레에서 굴러먹다온 제비같은 넘 하나가 보였다.
오늘따라 패션에 힘쓴 듯한 싸가지넘이었다...-_-;
머리엔 기름을 쳐발라서 올백으로 넘기고,
흡사 쪼잔넘 스타일인듯한 삐끼풍 여름정장을 갖춰입고,
거만하게 쇼파에 기대어 나를 향해 손짓하는 넘의 모습이란...
........절라 재수없었다....-_-+
"오빠~~~"
"나 오늘 멋있냐?"
"응~ 멋있어~~^_^~"
....차마 웃는 면상에 대고 재수없다곤 말할 수가 없었다...-_-;;;;
"근데 너 누가 5분이나 늦으래."
"아..아니..-_-; 차가 막혀서."
"뚫고와야대는거 아냐?"
이 미친넘...-_- 니가 뚜러바...
"미..미안해....잘 안뚫리더라구...^^;;"
언제나 약한모습.....-_-;.....
흠흠...어찌대떤 나는 싸가지넘의 옆자리에 앉게 되었고,
여기저기 시끌벅적한 넘의 칭구넘들에게, 대충 몇번 꾸뻑이며 인사를 했고,
모두들 나에게 뭐라뭐라 외치며 손을 흔들어줬다. -_-;
딱히 한명씩 일일이 인사할만큼 사람이 적은것도 아니었고,
뭐 일일이 인사하는걸 그닥 반길 인간들도 아니었다.
혈안이 된 넘(또는뇬)들의 눈동자는, 잘 차려진 술상만을 향해 있었다. -_-;
"자자~ 어쨌든 우리 두 주인공이 모였으니~ 이제부터 파티를 해야지~"
말발이 매우 셀 듯한 차태현 닮은 칭구넘 하나가 이렇게 외치자,
너나 할것없이 술잔을 들고 머라머라 빽빽 소리를 질러댔다.
몇 년동안 술 못먹은 사람들같은 그인간들의 모습은,
살떨리는 공포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_-;
희미한 조명빛이 어두워지면서 실내는 더욱 음침해졌다.
그넘 옆에 - 상석인 듯 마련된 그넘 옆자리 - 떠밀려 앉은 나는,
다시한번 술고픈 싸가지 칭구넘(뇬)들의 공포스런 면상들을 보았다. -_-;
거무튀튀한 얼굴들이 우리를 향해 이렇게 눈빛으로 외치고 있었다.
'쒸바더라...-_- 니기미 후딱 잔 못드냐?'
항상 강한모습만 보이던 싸가지넘...
저 수많은 공포의 눈동자 속에서 평정을 유지하려 애를 쓰는 듯 보였으나,
결국 살짝 몸을 떨어주며 내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잔을 들라는 무언의 충고였다.
저 인간들의 눈동자는...
일주일동안 한방울도 피를 못마셔서 미쳐버린 드라큐라백작,
헌혈차로 달려갈때의 눈동자와 흡사했다.
저넘들의 저런 모습이라면...
싸가지넘과 동등, 또는 그보다 상위 레벨인 것 같았다.
....하긴...그렇지 않으면 절대 친구관계가 성립될 수 없을거다....-_-;
"그래그래~ 그럼 우리 짠은 뭘로 하지?"
"음...하영이와 형준이의 백년해로를 위하여~ 어때?"
"오오오오~ 좋아~~~"
즈그덜 끼리 북치고 장구치고 다하는구만..-_-;
"자~ 빨랑빨랑 잔들고~ 야야야! 거기 짠도 안하고 먹는 인간 뭐야!"
"오케오케~ 하영이와 형준이의 백년해로를 위하여~"
"위하여어어어~~~~~~~"
도대체 저 촌스런 멘트하며, 늙은이들같이 늘어지는 위하여는 무엇인지..-_-
회갑잔치에 온 느낌이었다...-_-;
어쨌던, 인간덜은 기다리기 지겨웠다는 듯,
다들 잔 하나씩 붙잡고 인정사정없이 맥주를 입속으로 쏟아붓기 시작했다.
.....그래...절대 마시는게 아니다.....
......넘들은 맥주를 쏟아붓고 있었다.....
거기서 그나마 정상인듯한 인간은, 싸가지넘과 나. 단 둘뿐이었다...-_-;
정상인(-_-;;) 싸가지넘이 내 귀를 잡아땡겼다.
"야..너 술먹지 마라..."
"..-_-; 안먹어두 괜찮은거얌?"
"안먹으면 감사할놈들 많아. 걱정마."
"그래두..-_-; 술이 눈앞에 있는데 예의가 아니쥐."
"너 자믄 편의점 앞에 옷벗기고 버려놀거니까 알아서하시지."
"아..아라써..안머그믄 댈꾸 아냐..-_-+"
싸가지넘...나보고는 먹지 말라고 협박하믄서, 지는 거침없이 원샷이다. -_-;
그넘을 살짝 티안나게 갈궈주고, 미적미적 맥주를 테이블 위에 올려놨다.
싸가지넘이 술먹는 동안, 살짝 손가락을 담궜다가 손가락을 쪽쪽 빨아줘따.
...크흑...ㅠ_ㅠ 종나 주겨줬다....
넘, 나의 가엾은 몰골을 불쌍하다는 듯 안타깝게 바라보고는,
내 잔을 휙 뺏어가서 지가 다 먹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0@!!
........아.............아.............아.................내.....................수...............울.....................ㅠ_ㅠ
울상이 된 나를 보고, 싸가지는 이렇게 말했다.
"야, 맥주가 짜."
....-_-;;;;;
"자 다들 한잔씩 걸쳤으니깐, 기념주 시간을 가져야지."
차태현 닮은 칭구넘이 말을 마치자 마자,
앉아있던 인간덜, 모두 기립하여 박수치고 휘파람불고....-_- 가관이었다.
머, 그정도는 양반이었으니...
테이블에 올라가서 환호하는 넘이며,
아까운 술을 마구 흩뿌리는 넘이며,
벽을 붙잡고 미친 듯이 박치기를 하는 넘이며,
옆에 머리를 붙잡고 마구 흔드는 넘이며,
옷을 마구 벗어대는 넘이며...흐흐...-_-* 이건 져아따.....
.......흠흠.....쥐짜로 나 변녀 아이다........-_-;
머...싸가지넘의 수많은 칭구분덜께,
정상인의 범주를 벗어나지 말라는 요구는 그야말로 개소리였다.
......개판 오분전이라는 말이 여실히 가슴에 와닿았다. -_-;
어느정도 이성을 찾은 칭구넘들은 잔 두 개를 깨끗이 비우고,
먼저 맥주를 반씩 붓고, 그 위에 세잔 분량의 소주를 섞고,
약간의 콜라를 첨부한 후에, 얼음을 두 개 띄워줬다. -_-;
....나같은 인간은 한모금이면 뻑가버릴 초강력폭탄주였다. -_-
그러나, 여기까진 아주 양호한 편에 속했다.
어디서 나왔는지, 어떤넘이 물보다 흡수가 빠른 이온음료를 섞어주고,
안주로 나온 골뱅이 몇 개를 떨궈주고, 소면도 몇가닥 얹어주고,
감자튀김에 곁들여진 케찹도 소량 첨부해주고,
어떤넘의 주머니에서 나온 위에서 장에서 약효두번 겔포스도 섞어주고,
술약속 전에 꼭 먹어줘야 하는 컨디션도 부어주고,
어떤 써글러민지, 담뱃재를 두어번씩 탈탈 털어주므로써,
완벽한 기념주가 완성대따...-_-
하나씩 묘한 것들이 첨부될 때 마다, 몬스터들의 괴성이 울려퍼졌다.
넘들은....실로 두려운 존재들이었다.....
그러나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어떤 예쁘장하게 생긴 계집 둘이 잔을 붙잡더니,
한 뇬은 머리를 벅벅 긁고, 또 한뇬은 코를 후비적 후비적 하더니만,
그 드러븐 손꾸락으로 혼합물을 휘휘 저어 주는 것이었다.
내 눈에, 침전되어있는 골뱅이와 소면과 떠 다니는 케찹과 겔포스가
그녀들의 손꾸락에 의해서 위로 둥둥 떠오르는 장면이 포착되었다.
절라 토쏠렸다....-_-;
담뱃재를 떨어낼때까지도 아무 표정의 변화가 없던, 용감한 싸가지넘도
그녀들의 추잡한 짓을 본 후에는, 절대 평정을 유지할 수가 없던 것이다.
싸가지넘, 표정이 묘하게 구겨지는걸....나는 보았다...-_-;;;
허...헉스....@0@....
저걸 설마 먹으라곤 안하겠지....하...하하하하.....^_^;;;;
.....그러나 그인간덜은 절대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으니....
"원샷! 원샷! 원샤아아앗!!!"
역시...그들은 인간의 무리가 아니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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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20 30 모 임
내사랑 싸가지 34
b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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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0.18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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