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년간 전정기능 장애(말초성 어지럼증) 환자가 급증함에 따라 이유 없는 어지럼증이 지속된다면 귓속부터 의심해 볼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9월 9일 귀의 날을 맞아 2005 ~ 2009년 ‘전정기능의 장애’에 대한 심사결정자료를 분석한 결과, 진료인원은 2005년 38만6,000명에서 2009년 58만5,000명으로 4년간 약 20만명, 연평균 11%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정기능은 몸의 운동감각이나 신체의 평형을 유지하는 기능이다. 전정기능에 장애가 발생할 경우 대부분의 환자는 어지럼증을 호소하게 되고 심한 경우 구토, 안면 창백, 식은땀 등의 증상을 보이게 된다.
성별로는 연도별 남성 환자의 점유율은 약 30%, 여성 환자의 점유율은 약 70%로 여성이 남성 보다 2.3배 많았다.
전정기능 장애 환자는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을 기준으로 70세 이상의 점유율이 21.1%로 가장 높았고, 60대 19.9%, 50대 19.7%, 40대 17.1%의 순으로 40세 이상이 전체 진료인원의 77.7%를 차지했다.
성별 진료인원의 차이가 가장 큰 연령대는 20~29세였으며, 남성 9,296명, 여성 2만8,115명으로 여성이 약 3배 이상 많았다.
위의 분석결과에서도 볼 수 있듯이 전정기능의 장애는 노년층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 특히 노인에게서 증상이 발생할 경우 일상생활에서 넘어지는 등의 낙상사고로 이어져 타박상 및 골절 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심평원 관계자는 “전정기능 장애를 예방할 수 있는 뚜렷한 수칙이나 기준은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다만 현기증을 일으키는 주된 요소가 스트레스, 과로, 불면, 피로감 등인 점을 고려해보면 이런 유발원인을 피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말초성 전정기능 장애의 대표적인 질환은 다음과 같다.
메니에르병
회전감이 느껴지는 어지럼증과 청력저하, 이명(귀울림), 이충만감(귀가 막힌 느낌) 등의 증상이 동시에 발현되는 질병으로 반복적인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귀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대개는 어지럼증 발작의 전조 증상으로 이명과 이충만감의 악화가 나타난다.
치료법은 약물 투여 등 내과적 치료와 고실내 주입술, 수술적 치료가 있으며 대부분은 내과적 치료에 반응을 하게 된다. 예방법으로는 염분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술이나 커피, 담배 등을 피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석증(양성발작성두위현훈)
이석증은 특정 체위에서만 나타나는 안진(눈이 무의식적으로 떨려서 초점을 유지할 수가 없는 증상)이 특징인 질환이다. 수초에서 1분 미만의 지속시간을 가지는 짧은 회전성 어지럼증이 일정한 자세 변화에 의해 반복적으로 유발된다.
치료방법은 이석치환술로 이석을 반고리관에서 배출시키는 것이다. 특별히 예방할만한 방법은 없지만 평소 생활에서 머리위치나 몸의 자세를 갑자기 바꾸거나 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 또 머리의 외상 이후에 이석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머리에 충격을 가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전정신경염
갑작스럽게 말초 전정기능의 감소가 생기는 질환으로 심한 어지럼증과 구토, 신체동요, 식은땀이 유발돼 응급실을 찾게 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자발성 안진이 나타나며 환자는 회전성의 어지럼증과 함께 자신이 돌고 있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중추성의 보상작용에 의해 어지럼증이 회복되며, 원인으로는 측두골 골절과 같은 외상이나 화농성 내이염, 특정 바이러스에 의한 신경염, 허혈 등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