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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이후 이 팀의 가장 큰 문제는 두가지였습니다. 선발진의 조기 붕괴로 인한 불펜진의 과부화, 불펜진의 붕괴로 이어지는 마운드의 악순환이 그 하나고 다른 하나는 팀 타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듀오 카를로스 곤잘레스와 트로이 툴로위츠키의 부상 이탈이었습니다. 그나마 Weiss 감독 체제로 출범한 이후 성적은 상당 부분 호전이 됐어요. 지난 시즌 거둔 성과도 적지 않습니다. 우선 Norlan Arenado 라는 오랜만에 다시 팜에서 길러낸 대형 3루수를 성공적으로 빅리그에 안착시켰습니다. 골든 글러브를 바로 거머쥐며 수비면에서는 이미 인정을 받고 있고 공격에서도 .270 에 10HR 52RBI 면 나름 연착륙이었다고 봤어요. 그리고 줄리우스 샤신 - 호르헤 데 라 로사 - 타일러 챗우드로 이어지는 안정적인 1,2,3 선발을 가지게 되었다는게 다른 성과물이었습니다. 쿠어스 필드에서 오랜만에 3선발까지 3점대 방어율을 기록하는 시즌을 보냈고, 이는 팀으로 하여금 샤신과의 장기 재계약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계기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히메네즈 실패 이후 팀은 투수에게 거액 장기 계약을 준 적이 없고, 아마도 샤신이 그 뒤를 잇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오프시즌 과제는 스몰마켓팀답게 공격적인 전력 강화보다는 샐러리캡을 적정선에서 유지하면서 빈 구멍을 매우는 쪽으로 가닥히 잡혔습니다. 우선 프랜차이저 토드 헬튼의 은퇴로 공석이 된 1루수 자리가 문제가 되었는데, AA에 있는 유망주 카일 파커를 올리기에는 아직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는지 저스틴 모어노를 영입합니다. 헬튼과 같은 좌타자에 기본적으로 펀치력이 있는 선수이니 솔리드한 갭플레이어를 원하는 팀으로서나 말년에 가치를 한번 더 증명하고 싶어하는 모어노 입장에서나 윈윈이라는 평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연봉 문제로 인해 장타력에 비로소 눈을 뜬 CF 덱스터 파울러를 휴스턴으로 트레이드했는데, 받아온 선수로는 휴스턴에서 3년 연속 5점대 방어율을 기록한 선발투수 조던 라일스와 좌투수 전문 요원인 OF 브랜든 반즈가 있었습니다. 당시 평가는 휴스턴의 스틸이다라는 평이 많았고, 연봉 문제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콜로라도가 파울러를 내보낸 것에 대한 비판이 상당했습니다.
그리고 불펜을 보강하기 위해 마흔의 나이에 다시 한번 전성기를 맞이한 클로저 라트로이 호킨스와 좌완 셋업맨 분 로건을 영입합니다. 콜로라도가 불펜에 과부하가 걸리는 팀이다 보니 지난 시즌 무리했던 렉스 브라더스와 맷 벌라일에 대한 보험이 반드시 필요했고, 이에 대한 대책으로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아울러 지난 시즌 빅리그에 살짝 데뷔했던 채드 베티스를 불펜으로 돌려 풀타임 시즌을 보내게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베티스는 선발로는 미덥지 못하지만 롱맨으로 뛰면서 경험을 쌓는다면 40인 로스터에는 남아 있을만한 자원이라고 생각했는데 팀이 딱 그렇게 써먹을 것 같아 보이더군요.
또 하나 작은 변화로는 포수 영입에 공을 들였다는 겁니다. 비록 실패로 돌아갔지만 콜로라도 답지 않게 브라이언 맥켄같은 대형 포수 영입 시장에 이름을 올리며 윌린 로사리오의 포지션 변경을 적극 추진하게 됩니다. 결국 내야 유틸리티 요원인 조던 파체코를 포수로 전향시키기 되는 모험을 강행합니다.
마이너부터 메이저까지 자원들이 넘쳐나는 외야 포지션은 기존의 카를로스 곤잘레스를 공석이 된 CF 로 보내는 노력을 잠시 해봅니다만, 결국 드루 스텁스를 영입하면서 기존의 LF 로 복귀시키게 됩니다. RF 는 올스타에 빛나는 마이클 커다이어가 붙박이였으므로, 스텁스에 더해 지난 시즌 막판 카고의 부상 빈자리를 잘 매워주었던 코리 딕커슨과 찰리 블랙몬, 트레이드로 데려온 브랜든 반즈가 남은 한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형국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샤신 - 데 라 로사 - 챗우드에 이어 4선발을 담당했던 후안 니카시오를 믿지 못했는지 오클랜드에서 브랫 앤더슨을 영입하게 됩니다. 이 역시 말이 많은 트레이드였는데요, 물론 오클랜드에 내어준 대가가 이미 기대를 접은 드루 포머란츠 (히메네즈 딜의 메인 퍼즐이었습니다) 와 크리스 젠센이어서 크게 아깝지는 않았지만 인저리 프론으로 악명이 높은 플라이볼 선수를 데려와서 약간 꺼림칙하긴 했어요. 물론 건강하다는 가정만 충실하게 지켜지면 굉장히 솔리드한 로테이션 멤버가 될 수 있겠지만, 지난 3년동안 그것을 제대로 증명해내지 못했죠.
여하튼 이렇게 나름 조용하지만 바쁜 오프시즌을 보내는 팀을 보며 갖게 된 기대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5할 승률만 해보자는 것이었습니다. 다저스와 자이언츠가 있는 디비전에서 플레이오프 진출은 언감생심이고 불펜과 선발 로테이션만 시즌 막판까지 무사히 끌고 갈 수 있다면 한번 가져볼만한 현실적인 목표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여기에 더해 그동안 천적처럼 여겨졌던 자이언츠와의 상대 전적에서 우위를 가져올 수만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겠다고 생각했구요.
시즌 뚜껑이 열리고 지금까지 27게임을 소화했습니다. 성적은 15승 12패, 지구 2위예요. 물론 자이언츠, 다저스와 승차에서 거의 차이가 없는 의미없는 2위입니다. 애리조나가 의외로 초반부터 축 쳐졌고 파드레스도 다른 세 팀에 비해 확실히 저력에서 밀리는 양상이기 때문에 아마도 시즌 중반까지는 다저스, 자이언츠, 롹키스 세 팀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경쟁을 할 것 같습니다.
시즌 초반 흘러가는 분위기는 전형적인 롹키스표 경기 스타일입니다. 홈에서는 화끈한 장타력으로 점수 경쟁을 벌이고 원정에서는 어떻게든 불펜 싸움으로 끌고 간 다음 클러치 능력을 가진 타자들의 힘에 기대어 승리를 가져오는 방식인데 최근 세번의 시리즈를 모우 위닝 시리즈로 가져오면서 비로소 5할 승률을 맞추었고 애리조나로 넘어가고 뒤이어 메츠를 홈으로 불러 들여서 본격적인 승수 쌓기에 나설 듯 보입니다. 이후 레인저스부터 다저스까지 만만치 않은 시리즈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자이언츠 홈 - 다저스 원정 시리즈에서 위닝 시리즈를 기록한 것이 살짝 고무적이긴 해요. 특히 완전 쥐약처럼 여겨졌던 자이언츠 AT&T 파크에서 1승을 건진 것은 물론 끝내기 홈런을 맞긴 했지만 나름 클로즈 게임을 벌이며 모멘텀을 내주지 않았다는 것은 이번 시즌을 기대케하는 부분입니다.
우선 출발은 좋지 않았어요. 에이스로 낙점받은 샤신이 트레이닝 캠프에서 이탈했고 아직까지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 마이너 리그 등판에서 80개의 공을 던지며 순조롭게 재활을 하고 있지만, 지난 시즌 나름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며 어깨를 혹사한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실질적인 에이스로 팀을 잘 챙겨온 데 라 로사가 시즌 초반 컨디션 난조로 난타를 당하면서 전혀 1선발 구실을 해주지 못했고, 설상가상으로 챗우드도 부상자 명단에 등재되고 예상했던 대로 브렛 앤더슨도 엄지 손가락 골절로 장기간 이탈하게 되면서 선발 로테이션에 큰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웨이스 감독은 프랭클린 모랄레스를 우선 올리고 조던 라일스까지 투입하게 되는데, 의외로 모랄레스와 라일스가 아직까지 잘 버텨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 더해 비록 바로 전 등판에서는 털렸지만 니카시오가 슬라이더에 눈을 뜨면서 어쩌면 계속 로테이션에 남아 있을 수도 있다는 희망을 던져 주고 있어요.
지금 현재 선발 로테이션은 데 라 로사 - 챗우드 - 니카시오 - 모랄레스 - 라일스 로 돌아가고 있는데 사실 니카시오는 아무리 발전했다고 해도 4점대 초중반 정도의 투수이고 라일스는 원래 시즌 초반에는 잘 던지다가 시즌 중반 이후 급격하게 무너지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에 그것에 반드시 대비를 해야 하죠. 챗우드 역시 150이닝 이상 던져본 적이 단 한번도 없기 때문에 이탈을 고려해야 합니다. 결국 샤신이 얼른 돌아와서 1선발 노릇을 해주고 데 라 로사가 슬럼프에서 탈출해야지만 비로소 선발이 제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브렛 앤더슨은 그냥 없는셈 치고 싶습니다. 흥! 시즌 초반부터 불펜에게 과부하가 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불펜에서 타미 켄리라는 선수가 혜성처럼 나타나 불펜을 책임져주고 있는데 렉스 브라더스와 맷 벌라일중 하나가 반드시 살아나서 이닝을 나눠 먹어야 할 것으로 봅니다. 마무리 투수로 라트로이 호킨스는 이전 마무리들보다 확실히 믿음직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라커룸에서 경험을 전수해주는 좋은 멘토 역할도 담당하고 있으니 참 감사할 따름입니다.
타자쪽에서는 역시 찰리 블랙몬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겠죠. 백업 외야수로 출발했는데 6안타 경기를 포함해 현재까지 4할에 가까운 (.389) 타율로 활활 타오르고 있습니다. 좌상바 기질이 있어서 스텁스나 반즈와 플래툰으로 나왔는데 요새는 점점 좌투수 상대로도 타석을 늘려가고 있어요. 커다이어가 부상으로 이탈할 때에도 크게 걱정이 되지 않았던 이유가 바로 이 블랙몬이나 코리 딕커슨같은 선수가 있었기 때문인데요, 이들은 기회만 적절하게 부여가 된다면 리그 평균 이상의 타력을 보여줄 자질이 충분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우선 블랙몬이 먼저 터진 것 같지만, 딕커슨도 이에 결코 뒤지지 않는 선수입니다. 여기에 더해 반즈까지 쿠어스빨을 제대로 받으며 3할대 타율을 선보이고 있는데 이렇게 되니 되려 보험용으로 영입한 드루 스텁스만 로스터 한자리를 차지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그리고 갭플레이어로 영입한 모어노 역시 쿠어스필드에서 타격감을 제대로 찾으며 회춘하고 있는데요, 벌써 6홈런을 기록중입니다. 뇌진탕 이후 급격하게 하락하는게 아닌가 싶더니 역시 쿠어스는 지암비도 살리고 헬튼 수명도 연장시켜주고 모어노까지 살려 버리네요. 노장 타자들이 커리어를 연장하고 싶을때 들릴만한 좋은 팀같습니다. 모어노는 수비까지 수준급이라 콜로라도 내야를 더 안정적으로 지켜주고 있는데요, 아레나도 - 툴로위츠키 - 르메이유 (러틀리지) - 모어노로 이어지는 내야 수비진은 가히 내셔널 리그 탑수준이 아닐까 하는 조심스러운 판단도 한번 내려봅니다.
포수쪽에서는 윌린 로사리오가 수비에서 많은 발전을 보여주고 있어요. 여전히 아쉬운 점이 많지만, 조던 파체코의 깜짝 포수 변신도 성공적이어서 당분간 꽤 많은 시간을 파체코에게 할애하며 적당한 플레잉타임을 부여받을 것 같습니다.
이 콜로라도라는 팀에서 상수이자 사라져서는 안될 상수로 평가받는 유이한 선수가 바로 툴로위츠키와 카를로스 곤잘레스입니다. 이들이 있고 없고 차이는 중심 타선의 중량감뿐만 아니라 수비에서의 안정감 측면에서도 절대적이예요. 툴로는 갈비뼈쪽에 프론 기질이 다분히 있고 카고 역시 각종 관절에서 그리 튼튼한 편이 아니죠. 일단 기본적으로 162경기에서 2~30경기는 빠질거라는 각오를 하고 들어가야 하는게 참 안타까운데, 만약 툴로와 카고 모두 건강하게 시즌을 보낼 수만 있다면 올시즌 5할 승률 달성 해볼만하다고 생각합니다. 툴로는 현재 타격감도 무척 좋은 편이고 예의 그 레인지 넓은 수비도 여전하지만 확실히 스피드가 많이 죽은 것이 느껴집니다. 그동안 쌓인 부상 역사가 그를 조금 더 느리게 만드는 것 같아요. 유격수 포지션에 대한 애착이 무척 크고 팀의 리더로서 솔선수범하며 가장 먼저 유니폼이 더렵혀 지는 것을 자랑스럽게 받아들이는 선수라 그에게서 포지션을 빼앗지는 못할겁니다. 즉 그가 팀에게 불어넣는 영감만큼이나 그의 부상은 일종의 세금처럼 따라붙을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문제는 카고인데, 요즘 영 신통치 않은 슬럼프에 빠져 있습니다. 타순도 계속 바꿔보고 라인업에서도 빼주는등 팀에서도 어떻게든 살려보려고 애쓰고 있는데 잘 안되는 것 같습니다. 워낙 스윙폼이 잘 잡혀져 있고 매커니즘 자체가 완벽에 가까운 선수에 눈야구도 되기 때문에 곧 탈출할 거라고 믿습니다만, 확실히 작년 부상이 영향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염려를 낳게 하네요. 조금 더 슬럼프 기간이 길어지면 팀에서 혹시 트레이드를 생각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지금 콜로라도 외야진이 화수분처럼 솟아나고 있고 마이너에서도 데이빗 달이나 라미엘 타피아같은 선수들이 2,3년내로 치고 올라올 것으로 예상이 되기 때문에 조만간 카고 트레이드 루머를 본격적으로 듣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솔리드한 선발 선수에 2루수 유망주 하나 정도.. 면 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놀란 아레나도 역시 올시즌 타격에서 드디어 재능이 폭발하면서 5,6번 타순까지 올라왔습니다. OPS 도 0.8 찍고 있어서 사실 이정도만 해줘도 바랄 것이 없을 것 같습니다. 원래 갭히터 기질이 다분한 선수라 20홈런까지는 바라지도 않아요. 툴로와 카고, 커다이어와 모어노가 떨어뜨려준 떡밥들 잘 주워담을 수 있을 정도만 되면 좋겠습니다. 워낙 중심 타선이 폭발적이기 때문에 하위 타선에서는 적절하게 투수를 괴롭혀주기만 하면 콜로라도의 페이스로 흘러가게 됩니다. 중심타선이 막히는 드문 일이 발생할 때에만 적극적으로 나가면 되는 자리라 부담이 덜한 편이예요. 아레나도의 커리어 초반은 순조로울 것 같습니다.
결국 선발 로테이션만 얼른 정상으로 돌아올 수만 있다면, 블랙몬의 절정의 타격감이 한풀 꺾인다고 가정해도 충분히 솔리드한 시즌을 보낼만한 준비가 갖추어진 것처럼 보입니다. 그동안 준비했던 것들이 나름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이 되고 있거든요. 샤신의 무사 복귀와 조던 라일스와 니카시오의 각성, 그리고 데 라 로사의 빠른 컨디션 회복만을 바랄 뿐입니다.
첫댓글 로사리오도 상승세 탈 때 타격감을 올려야할텐데
아레나도의수비는 진짜.. 입이안다물어지더군요
아 카곤... 판타지 1픽인데...
4월초까진 정말 좋았는데요...ㅜ.ㅜ
카곤이랑 툴루가 얼마나 많은 경기를 소화하냐가 항상 관건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