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없다.'
처음부터 쌍둥이들은 안중에도 없었나 보다. 플레이오프가 한창인데 기아의 포스트시즌 일정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아시안게임이 끝나고 정규시즌이 재개될 때 쯤 광주구장에는 조정된 페넌트레이스 일정과 포스트시즌 스케줄이 담긴 달력 모양의 홍보용 포스터가 내걸렸다.
여기에는 LG의 한국시리즈 진출 가능성이 '제로'로 표시돼 있다.
LG가 플레이오프에서 기아를 꺾고 정규시즌 1위 삼성과 한국시리즈를 벌이게 되면 대회 요강에 따라 1, 2차전은 대구에서 열린다. 그리고 잠실에서 3~5차전을 한 뒤 다시 대구로 내려가 6, 7차전을 치른다. 서울 연고팀과 지방팀이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을 경우 잠실을 홈구장으로 쓰고 있는 LG, 두산이 지나치게 유리하다는 여론이 반영된 것이다.
그런데 기아가 제작한 일정표는 아예 LG를 무시한 채 한국시리즈 1, 2차전은 정규시즌 1위팀 홈구장, 3, 4차전은 플레이오프 승리팀 홈구장, 5~7차전은 잠실구장이라고 못박았다.
기아는 아시안게임 기간 동안 이 달력 모양의 홍보용 포스터 3000장을 제작했다. 이 포스터는 지금도 광주은행 지점, 기아자동차 대리점, 병원 등의 게시판을 채우고 있다.
대회 요강을 착각한 때문이었을까.
어쨌든 기아는 2승1패로 LG를 몰아세우며 일정표대로 한발 한발 앞으로 나가고 있다.
< 민창기 기자 huel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