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신들이 사랑하는 것을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팬들이 늘어나고 있다. 얼마 전 서태지팬클럽 ‘서자회’(서태지관련 자진행사 추진위원회)에서는 시내 버스에 광고를 부착, 서태지에 대한 지속적인 사랑을 파격적으로 표시해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적극적인 팬들’이 영화를 재상영하는 행사를 마련, 팬클럽 문화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최근 '정동A&C' 이벤트홀에서는 이색적인 영화 재개봉 행사가 열렸다.
지난 2월 개봉돼 서울 관객 80만명을 기록한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하 번사모 cafe.daum.net/alswjd1113)이 팬클럽들의 힘을 모아 필름을 구하고 대관을 해 영화를 상영하는 시간을 가진 것.
이날 행사에는 번사모 회원들은 물론 김대승 감독, 주연 배우인 이병헌 여현수의 팬클럽회원까지 모여 객석을 가득 채웠다.
영화사 관계자들이 팬들을 초대해 행사를 가지는 것이 ‘상식’인 시대에 팬들이 주최하고 영화 배우와 관계자들은 초대되는, 그야말로 ‘거꾸로 시간’이 펼쳐진 것.
배우 이병헌(32)은 “이런 행사가 있다는 소식에 모든 걸 제치고 참석했다. 이미 비디오로 나오기까지 한 영화가 팬들에 의해 재상영되다니, 배우로서 정말 감동했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또 이 영화로 백상예술대상 신인상을 수상한 여현수(20)는 “다른 스케줄이 있었지만 워낙 고마운 자리라 팬들과 함께했다. 오히려 편하고 좋았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번사모 운영자 김충배씨(서강대 94학번)는 “많은 팬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여 제작사인 눈 엔터테인먼트(Noon entertainment)를 통해 필름을 무료로 구했다. 비용은 입장료(3,000원)로 충당했다”며 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팬들의 재상영 행사가 탄생한 뒷얘기를 전했다.
더불어 영화 '파이란'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파사모)도 최근 창단식을 갖고 비슷한 재개봉행사를 추진 중이다.
파사모 회원 김호중씨(25)는 “앞으로도 좋은 한국 영화가 많이 탄생한다면 이런 문화가 더 다양하게 퍼져나갈 수 있다. 팬들이 만들어 가는 이런 문화가 우리 영화 발전에도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