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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트 팀 드레이크 [TEAM DRAKE]
 
 
 
카페 게시글
자유 게시판 스크랩 대회 참가 선수단들의 동정 및 한국과의 인연 이야기
김승규 추천 0 조회 117 12.12.22 05:50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흐릿한 하늘과 새벽에 흩뿌린 비를 걱정한 것이 무색하도록 파란 하늘과 밝은 햇살이 오전 내내 대회장 주변을 밝혀주어 개막식 준비와 선수단의 등록을 진행하고 있는 스탭들의 기분마저 가벼이 해주는 듯하다.

진작에 여장을 풀고 느긋하게 장비를 준비하는 등 망중한을 즐기고 있는 선수단들을 찾아 항구로 나간다. 각양각색 외양만큼 자유롭고도 여유로운 시간 속으로 함께 떠난다. 바다를 사랑하는 그들의 한국과 맺은 인연 이야기......

 

 

러시아 3번 UZUKI 호

 

 

 

   

 

 

 

한국요트 에델바이스 팀과 특히 친분이 두터운데 언어 상의 문제만 아니라면 더욱 많은 한국 팀들과 교류하고 싶어 한다. 96년 제주도 대회에 참여하면서 한국인들의 따듯한 환대와 친절하던 모습을 잊기 어려웠다. 한국 국민들이 대체로 조용하고 예의 바르게 느껴져서 조용하고도 편안한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 특히 제주도 대회는 경기는 힘든 만큼 아주 흥미를 느꼈으며 꼭 다시 참가해 보고 싶은 대회로 기억에 남는다.

 

3년 전에 새로 장만한 요트라서 아직 적응 기간이 필요한 상황이라 관리에 유념하며 만전을 기하고 있으며 이번 대회에서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단다.

 

요팅을 하는 동안 온 몸으로 느끼는 바람과 속도가 주는 쾌감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되며 그 어떤 가치를 뛰어 넘는 살아가면서 일체의 존재감을 맛본다. 태풍을 만나 극복하고 난 후에는 열심히 일한 후에 느끼는 성취감과 희열을 맛보게 된다고.

 

 


러시아 30번 THALASSA 호

 

 

 

할아버지와 손자가 함께 일원으로 구성된 이색적 팀. 총 8명 중 5명은 2009년부터 매년 참여하면서 작년에는 ORC부문 2등, OPEN 부문 3등의 쾌거를 거둔 바 있다. 올해는 특히 느낌이 좋아서 승리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겨울에는 한국으로 스키를 타러 올 정도로 한국을 깊이 사랑하고 좋아한다.
 
러시아에서 2년 간 요트를 타긴 했으나 국제대회에 참여해보기는 처음인 12살 손자는 이번 대회 최연소 참가자로서 대회 오기 전 한국어 선생님에게 한국어 가정교사를 청해서 한국어를 배울 만큼 한국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크다. 할아버지께 본인도 꼭 참가하겠노라고 졸라서 일원으로 참여하게 되어 기쁨이 남다르다.

 

 

 

 

‘안녕하세요?’라고 수줍은 미소로 인사를 나눈 소년은 한국 노래를 안다고 해서 노래 부르기를 청하는 필자에게 기꺼이 한국 동요 ‘곰 세 마리’를 불러줘서 즐거움을 선사한다.

 


러시아 26번 STRANNIK 호

 

 

러시아 최강 팀으로 90년 부산요트대회에 참석한 것을 시작으로 한국과 인연을 맺어 본 대회에는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가해왔다. 작년에는 내내 선두로 가다가 중도에 원활하지 않은 연락 상태로 5점 감점으로 4등에 머물렀던 아쉬움이 있어서 올해는 기필코 선두를 탈환하겠다는 결의가 대단하다. 5년간 호흡을 함께 해온 팀원들은 자부심이 대단하다. 특히 올해는 ORC에서 OPEN으로 경기 종목을 바꾸게 되어 염려되는 부분도 있으나 자신 있다.

 

언제나 변함없이 환대해주는 한국인들과 대회의 매끄러운 운영이 늘 한국을 찾고 싶도록 하는 것 같다. 평소에는 좋은 친구들이나 경기를 할 때는 한 치의 양보도 없으며 오로지 승리를 위할 뿐이다. 오랜 경험으로 상대의 전력에 대해서 잘 파악하고 있으며 요트 시설과 팀원 구성, 기술력을 종합할 때 비교적 전문적인 U2 팀을 경쟁상대로 점찍은 상태.

 


러시아 2번 FIRST 호

 

1등을 하겠다는 염원 외엔 다른 생각이 없지만 한국의 빨리 빨리 문화가 요팅에서도 적용되어 폐막식 시간에 맞춰 요팅에 주어지는 기본 시간을 단축시키는 러시아와는 많이 다른 한국대회의 특징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며 조금 더 느긋하게 시간을 주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을 전한다.

 

 

 

 

60세의 카레이스키로 불리는 고려인 박 레오니스 씨도 처음으로 팀원으로 참가하게 되었는데 30년 동안 러시아 해양협회 일을 하고 있는 선장으로서 러시아 친구들과 함께 참가하게 된 이 대회가 아주 흥겹다고 그는 친구들 덕분에 국제요트대회까지 참여하게 되었다고 기쁨을 표시한다.

 


러시아 28번 NADEZHDA 호

 

러시아 어로 희망을 뜻하는 ‘나데쯔다’는 아름다운 러시아 여성의 대표적 이름이기도 하다. 넉넉한 옆집 아저씨 마냥 푸근하고 유쾌하기 그지없는 팀원 중에서도 처음 한국을 찾았다는 알렉산더 씨는 경기는 당일의 날씨 상황, 팀원들의 상태 등 여러 변수들로 인해서 전문인들조차 실수도 하게 되는 등의 승부의 희비가 엇갈리지만 요트를 통한 친선 교류에 있어서는 그 어느 팀에 뒤지지 않는 최강 팀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특히 그들은 나무로 만든 요트를 탄 유일한 팀으로 바다를 사랑한다면 옛 선조들의 전통의 명맥을 이어야만 진정한 러시아 바다 사나이랄 수 있을 것이라며 30년의 전통을 이어온 나무 요트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강하게 드러낸다. 목선이라 다른 요트보다 관리하는 데도 더욱 공을 들여야 하고 금전적으로도 적지 않은 경비를 분담해야 하지만 여전히 목선을 고집하겠단다. 한국에서는 절대 맛볼 수 없는 러시아 전통의 맛있는 요리를 맛보게 해줄 테니 언제든 방문해 줄 것을 요청하는 그들. 그들의 나무 요트를 닮아 유난히 여유롭고 천진한 그들을 언제까지고 만나게 되길......

 


러시아 32번 DECISION 호

 

 

 

울진에만 5번, 한국대회는  통산 열 번째 참가하는 관록 있는 팀으로 한국의 음식, 한국인들, 한국의 풍경 등 한국에 들어오면 언제나 즐거운 기억들로 가득하다. 독도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으며 아름다운 곳으로 기억하고 있다. 일반인들이 마음대로 드나들지 못하는 곳이라는 것이 의외이며 처음 알게 되었다며 순위에 들지 못해도 요트 인들과의 친교는 늘 행복한 시간이다.

 

오래도록 요팅을 즐기면서도 아직도 자신들이 왜 그렇게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하는지 해답을 찾지 못해서 여전히 요팅을 하게 되는 건 아닌지 다소 철학적 질문을 되돌려준다.

 


러시아 31번 CARRERA 호

 

바로 인접한 이웃 나라로서 한국은 늘 호기심의 대상이었고 한국을 드나들며 한국의 역사와 문화, 지리 상태에 대한 이해도 깊어진다. 블라디보스톡에있는 한국의 조선소 직원들과도 특별한 친분과 교류를 쌓고 있다. 한국대회 통산 8번째 참가하면서 이 대회만 4번째다. 대회 진행이 매끄럽고 준비 상태가 좋아서 경기마다 만족하는 편이다. 경기마다 특징들이 있어서 모두 기억에 남는다. 

 

 

이순신 요트제에서 바람이 심해서 특히 고생했던 일, 천 개가 넘는 작은 섬들이 즐비한 제주도에서 섬 사이사이를 넘나들 때 높은 파도와 빠른 유속, 밀물 썰물의 차이가 커서 역동적인 경기가 되어서 정말 흥미로웠다. 특히 제주도 대회 중 만난 태풍에 자신들의 요트를 옮겨주느라 혼신의 힘을 다하던 제주요트 협회장의 진심어린 우의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최선을 다하고 책임을 다하는 관계자들의 열정과 진정성에 한국이 불러주기만 하면 언제든 달려오고 싶어진다.

 

한국의 요트 경기력 수준도 나날이 향상되어 가서 올 때마다 경기에 대한 흥미를 더하게 된다. 요트 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바람 없는 시간이면 하루 종일 떠다닐 때는 무료하기도 하지만 다시 모험으로 가득한 항해가 시작될 때는 살아있음을 느끼게 된다.

 


한 미 연합 팀 34번 에델바이스 호

 

플로리다 주립 대학에 유학 중인 김다예 양이 선주 아버지의 초청으로 플로리다에서 함께 활동하는 세일링 반 미국 친구 셋과 함께 대회에 참석해 화제.

 

그녀들에게 비친 첫 방문지 한국은 신기함과 흠미로움으로 가득한 곳. 아침에 먹은 돌솥비빔밥과 김치 맛에 홀딱 빠졌다는 그녀들은 거의 어려서부터 요트를 즐겨온 요트 마니아들이다. ELLIE의 할아버지는 딩기 업디미스트를 창시했던 사람으로 전 세계 요트 인들에게 존경을 받는 인물이다. 그녀도 선수 생활을 거쳤으며 요트가 생활이랄 수 있다.


위험에 대한 두려움 보다는 모험을 즐기는 역동성을 사랑한다는 그녀는 장거리 레이스에 대한 기대로 한껏 들떠 있다. 기동성이 있으며 영민한 김다예 양은 성격적으로도 친화력이 뛰어나서 팀원들이 모두 좋아한다고 친구 자랑을 늘어놓는다.

 


러시아 27번 BAGIRA 호

 

 

한국에는 친구도 많고 여수, 통영, 부산, 포항, 울릉도 등 한국의 곳곳을 사랑한다는 그들은 부산을 ‘러시아 바다 사나이들의 도시’라 명명할 만큼 친근감을 표하고 친구가 살고 있는 포항 영포가 작지만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지, 선수들마다 모두 갖고 있는 특별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기 바쁘다.

 

때마침 한국의 DIVA 팀이 울진의 특산물인 홍게 점심 식사 초청을 받고 기뻐하면서 전날 한국 친구들이 가져다 준 오징어 맛도 잊을 수 없다고 극찬이다. 연하고 맛있어서 소주랑 함께라면 한없이 먹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음미한다. 고추만 빼고는 어떤 한국 음식이든 다 좋다는 그들. 네 번째 들어가는 독도 구간에 대해선 정치적 이슈와는 별도로 스포츠로서  아름다운 곳으로 즐기게 되는 것으로 충분하다.

 


러시아 5번 GASTION 호

 

러시아의 국민가수랄 수 있는 블라디미르 비소스키의 사색적인 노래가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요트에서 우의 깊은 형제가 환영 인사를 한다. 작년에 내내 선두로 나서다가 신의 장난인지 아깝게 1등을 놓쳤던 설욕을 반드시 갚겠다는 그들. 한국음식 중에 맥주만 맛있다는 동생과 대조적으로 한국음식 뭐든 다 맛있다는 형. 티격태격 어깨동무하며 장난기 그득하다.

 

 

 

 

바다에 떠서 음악과 함께 하는 시간들에 대한 부러움을 표명하자 감옥 같은 이곳을 절대 부러워 할 일이 아니라며 이번 대회를 마치고 나면 부인의 잔소리가 무서워서라도 이제 열심히 사업에 임할 것이라며 다소 진지한 모습을 보이는 형과는 대조적으로 통역관 봉사자의 모자를 장난스레 빼앗아 쓰고 숨바꼭질을 벌이는 천진한 동생. 동고동락의 묘미를 그들은 영원히 공유하려나보다.

 


 한국의 21번 SEA WIFE 호

 

 

 

 

요트 이름이 재미나서 기웃거려 본다. 집에 부인이 있듯이 바다에서도 와이프가 있으면 좋겠다 싶어 지은 이름이란다. 은퇴자가 되어 시간적 여유를 즐기며 하게 된 요트로 재미있는 시간들을 보낸다. 1회부터 빠짐없이 참가하고 있는데 5일 참가한 부산 요트 시합 이후 여수 엑스포의 요트 퍼레이드에 참가하고 다시 이 대회에 이르도록 바빠서도 면도를 못하고 있었단다.

 

수염을 기르고 보니 나쁜 것만 있는 게 아니라 덥수룩한 수염 덕분에 선블럭을 덜 발라도 되어서 편한 것도 있다며 너털웃음을 짓는다.

 


오전 내내 돌아다니며 그들의 삶과 다름없는 다채로운 요트 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돌아 나오는 길, 하늘에 먹장구름이 뒤덮더니 쏟아대던 단발성의 소나기와 우박. 다시 햇빛. 요트 타는 순간을 인생길에 비유하던 요트 인들에겐 그저 무풍에 대한 두려움이 있을 뿐, 바람이 세찰수록 빗줄기가 가멸찰수록 그들의 모험의 돛은 더욱 힘차게 펄럭이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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