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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취재를 갔다 들어오는데 제 책상위에 소포 하나가 놓여있는 겁니다.
음하하...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김혜형...이름부터가 예사롭지 않은, 정말 엄마스럽고 세련된 자연주의자의 냄새가 '확' 풍기는...
어떻게 그 시대에 '혜영'이 아닌 '혜형'이라는 이름을 딸에게 지어줄 수가 있을까...
책에 대한 관심사는 둘째치고 아무튼 작가의 이름에 그만 넋이 나가고 말았습니다.
며칠전 김진수 회장님께서 다짜고짜 주소를 문자로 보내라 하시길래 뭘 보내시려고 그러시나...
카페에서 하실 말씀, 못하실 말씀 다 하시고도 차마 민망해할 무슨 말씀이 있으신 건가...
은근 걱정 기대 설렘이 뒤범벅이 되려던 순간, 동생분 책이 나오면 출판사에서 보내준다는 말씀에
설렘과 기대로 아기다리 고기다리던 중이었는데 말입니다.
부모와 아이가 모두 행복한
엄마 성장 에세이
지금부터 그 비밀한 맛을 살짝만 보여드리겠습니다.
ㅋㅋ 사실은 출판사에서 보내온 출간소식을 옮겨온 것입니다.
이거 읽었다고 책 안 사 보시면 안됩니다.
꼭 사서 보시고 앞집, 옆집, 뒷집, 옆마을, 뒷마을 다 소문 내셔야 합니다.
여기서 그치시면 안되고 사시는 곳 구립, 시립도서관, 학교도서관에 꼭 읽고 싶은 책으로 구입신청서 넣으시고
자녀들 친구 생일파티 초대받으면 이 책을 선물로 하시고,
장에 가다 영희엄마, 철수엄마, 기영이 아빠, 동수아빠 만나시면 가던 길 멈추시고
"그 책 봤어? 오메 오메 아직도 그걸 못 봤어?"
그러시면서 꼭 강매는 아니지만 반드시 안 읽고는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이 될 것 같은 기분이 들도록 말씀 잘 하셔야 합니다.
엄마는 아이에게 배운다
글․그림 김혜형, 펴낸곳 걷는나무
2011.10.07 페이지 수 308
어떤 책일까?
사랑도 인생도 아이를 통해 다시 배우는 엄마 성장에세이. 이 책은 도시를 떠나 시골로, 학교를 떠나 홈스쿨링으로, 직장을 떠나 자급자족으로 진정 행복한 삶을 찾아 한 걸음씩 나아간 믿어 주는 엄마와 생각쟁이 아들의 마주이야기다.
마주이야기는 어른과 아이가 눈높이를 맞추고 서로에게 귀 기울여 나누는 다정한 이야기며, 엄마라면 누구나 가슴속에 간직하고 있는 아이와의 행복한 대화들이다.
한 걸음 한 걸음 세상 속으로 용기 있게 나아가는 티 없이 맑은 아이의 모습과 그 아이를 통해서 자신의 인생을 새롭게 찾아가는 엄마의 성장이야기는 아이를 불행하게 만들며 스스로도 불행해지는 이 땅의 많은 부모들에게 내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믿어 주는 것이 부모와 아이가 모두 행복해지는 길임을 일깨워준다.
어떤 내용일까?
“아이야, 가르쳐 줘서 고마워”
아이를 통해 인생을 다시 배우는 엄마 성장 에세이
“지수야, 사랑해. 엄마가 얼마나 지수를 사랑하는지 지수는 알아?”
그러자 아이는 엄마의 눈을 가만 들여다보더니 조그만 입술을 오물거리며 천천히, 이렇게 말했다.
“응, 알아. 그런데에 나는 엄마가 사랑하는 것보다 더, 더, 더 많이 엄마를 사랑해.
하늘보다 많이, 달나라에 갔다 오는 것보다 더 많이 사랑해.”
그러더니 조그만 두 손을 제 가슴에 소중히 얹으며 하는 말.
“내 몸 안에 사랑이 가득 찼어.”
-본문 [사랑] 중에서
이 책은 아이가 태어난 순간부터 초등학교 졸업 때까지 엄마와 아이가 나눈 마주이야기를 엮은 것이다. 마주이야기는 어른과 아이가 눈높이를 맞추고 서로의 말에 귀 기울이며 존중하고 배우는 행복한 대화다. 세상 모든 아이들의 입술에 맴돌고 있지만 부모가 귀 기울여 들어주지 않으면 사라지는 이야기다.
1장 어린 시절의 마주이야기에는 생전 처음 접하는 자연과 사물, 글자를 자기방식대로 읽어내는 아이의 천진난만한 기운이 살아 있어 들춰 읽을 때마다 웃음이 난다. 2장과 3장에 담긴 초등학교 시절 이야기에는 몸이 불편해도 공부를 못해도 편견 없이 친구가 되고, 말라 죽은 지렁이조차 가엾게 여기는 따뜻한 마음을 품고,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아이의 모습 속에서 문득 문득 삶의 통찰이 발견된다.
또한 이 책은 한 걸음 한 걸음 세상 속으로 용기 있게 나아가는 티 없이 맑은 아이의 모습과 그 아이를 통해서 자신의 인생을 새롭게 찾아가는 엄마 아빠의 변화를 기록한 가족 성장 에세이다. 항상 바쁘고 시간에 쫓겼던 직장인이자, 아내, 며느리, 딸, 엄마였던 저자가 지금껏 자신의 삶을 끌고 왔던 무의미한 것들을 버리고 도시를 떠나 시골로, 학교를 떠나 홈스쿨링으로, 직장을 떠나 자급자족으로,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인생을 찾기 위해 삶의 방식을 바꾸는 과정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성적 때문에, 미래의 성공 때문에 아이를 불행하게 만들면서 스스로도 불행해지는 이 땅의 많은 부모들에게 아이의 말에 귀 기울이고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만큼 훌륭한 교육이 없다는 것을, 그리고 아이를 키우며 더 많이 배우고 깨닫는 사람은 오히려 엄마라는 것을 이 책은 보여 준다.
도시를 떠나 시골로, 학교를 떠나 홈스쿨링으로, 직장을 떠나 자급자족으로,
진정한 행복을 찾아 한 걸음씩 나아간 믿어 주는 엄마, 생각쟁이 아들의 마주이야기
이 책을 엮게 된 건 아이의 말솜씨가 뛰어나서가 아니다. 말 잘하는 또래 아이들에 비하면 아이는 오히려 어눌하다. 구사하는 어휘는 평범하고, 말투는 느린 편이다. 그러나 아이의 천진한 말, 맑은 생각은 살아오는 동안 엄마 아빠의 삶을 되비추는 거울이 되어 주었다. 그것을 잊고 싶지 않아 적어둔 것이 이 기록이다.
직장생활 6년차, 결혼 2년차에 아이를 낳아 직장생활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저자는 도시 맞벌이 핵가족의 어려움을 골고루 경험했다. 엄마 아빠는 매일 아이를 맡길 곳을 찾아 이곳저곳을 헤매었고, 아이는 어린이집과 선생님 집, 친구 집, 이웃집을 늦도록 전전하였다. 그리고 항상 바쁘고 시간에 쫓기는 생활 속에서 저자는 매일 엄마의 자리, 아내의 자리, 며느리의 자리를 놓고 힘겨운 시험을 치러야 했다.
엄마로서의 ‘나’는 행복했지만, 칭찬받는 것에 익숙한 모범생이었고 학교에서 배운 대로 시험 성적을 잘 받기 위해, 남들보다 더 잘난 사람이 되기 위해 자연스럽게 경쟁을 익혔던 마흔의 ‘나’는 행복하지 않았다. 사회에 나와서도 경쟁은 결코 줄어들지 않았고 오히려 점점 더 치열하고 힘겨워졌다. 그렇게 마흔 해 가까운 삶이 송두리째 헛것이 아니었나 하는 근본적인 회의는 삶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그리고 아이만큼은 스트레스와 경쟁심에 시달리며 시험 성적의 꼭대기를 차지하는 일에 삶을 낭비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결국 저자는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을 며칠 앞두고 대안학교를 선택했다. 아이는 압박도 없고, 시험도 없고, 체벌도 없고 학원도 없는 작은 배움터에서 놀이와 공부가 뒤섞인 즐거운 수업을 했다. 불편한 친구를 도왔고 다투더라도 결국엔 화해했고 서로를 존중하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그 학교가 문을 닫게 되었을 때, 가족은 시골로 이사했다. 대안학교만큼 갑작스러운 결정이었지만 그것이 가족 모두가 행복한 삶을 향한 길임을 믿었다.
그리하여 아이는 흙과 풀과 나무들 냄새, 벌레들과 새들과 산짐승의 소리, 새벽안개와 밤별과 깊고 푸른 겨울 하늘, 그리고 지루할 만큼 남아도는 시간을 선물 받았고, 엄마 아빠는 아직 기운이 남아 있는 40대에 들에서 일하고 숲에서 공부하는 평화로움을 얻었다. 아이가 남들보다 뒤처질까 봐 노심초사하는 부모들에게 지금 아이가 행복하다 느끼게 해 주는 것이 아이의 미래를 위한 최고의 자녀교육임을 이 책을 일깨워 준다.
“엄마, 나는 지금 행복해”
때론 뭉클하고 때론 웃기고 때론 귀 담아 들어야 할 삶의 통찰이 담긴 책
2010년부터 연속 2년째 한국 아이들의 행복지수는 세계 최하위권이다. 그러나 그것은 더 이상 뉴스거리도 되지 않는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바쁘고 가장 다양한 공부를 섭렵해야 하는 초등학생은 미래의 행복 또는 성공을 위해 고된 학창시절을 견뎌야 하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다. 저자는 말한다.
성적이 안 좋은 아이는 맞아도 싸다는 생각, 공부 못하면 무시당해도 괜찮다는 생각, 우리 사회에 만연한 이런 사고방식은 과연 정상일까?
아침부터 밤까지 책상머리에만 앉아 있는 게 이 나라 학생의 모습이라면, 아이는 전혀 학생답지 않다. 누군가의 강요에 의해 어쩔 수 없이 하는 공부가 아니라 자기 안의 열정이 차고 넘쳐 공부하고 호기심에 차서 탐구하며 날마다 온갖 궁리를 하며 논다.
게임을 하지 않는 것도 스스로, 홈스쿨링을 선택하는 것도 스스로, 무엇을 배울지도 스스로 정한다. 똑똑해서가 아니다. 다만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생각해 볼 시간을 주었고 선택할 수 있는 기회는 주었다. 그러고 나니 아이는 점점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분명하게 찾아냈고, 훨씬 더 다양한 것들을 꿈꿨으며 엄마보다 아빠보다 더 현명한 선택들을 했다.
단지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존중해 주었을 뿐인데 서로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 더 깊어졌다. 그것이 바로 이 책에 담긴 마주보고 나누는 행복한 대화, 마주이야기의 특별함이다. 똑같은 아이라도 보는 사람에 따라 그 자체로 충분히 재능 있는 아이가 되기도 하고 무수히 다듬고 가르쳐야 할 대상이 되기도 한다. 아이에게서 보다 뛰어나고 완벽보다 모습을 기대하고 욕망하는 어른의 눈으로 본다면, 세상 어느 아인들 부족하지 않은 아이가 있을까.
부모는 아이로 하여금 자신이 지금은 어리고 미숙하지만 충분히 가능성을 가진 존재로 느끼게 할 수도 있고, 아무리 노력해도 항상 부족하고 열등해서 가망이 없는 존재로 느끼게 할 수도 있다. 그러니 바깥에서 모범을 찾지 말고 내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믿어 주고, 아이의 말에 귀 기울여 주는 것만큼 좋은 교육은 없을 것이다.
아이는 부모의 말이 아니라 삶 전체를 보고 배운다. 엄마 마음에 맞지 않는 흠결을 찾아내려고 노력하는 대신, 아이를 거울삼아 부모 자신의 불안과 욕망을 깊이 살필 필요가 있다.
이 책은 부모가 원하는 대로 아이를 키우는 방법을 제시한 책이 아니다. 성적 올리는 법도, 창의성을 높이는 법도 아이가 부모 말을 잘 듣게 해 주는 법도 나와 있지 않다.
다만 어른들이 아이의 말에 귀 기울이고 아이를 존중하고 그 영혼으로부터 배울 필요가 있다는 것을 엄마와 아이의 대화를 통해 매순간 일깨워준다. 13년 동안 아이와 사랑의 대화를 나누는 동안 저자는 적어도 아이 앞에서만큼은 화내지 않는 엄마가 되었고, 당연히 엄마의 몫이라 여겼던 집안일과 가족들 뒤치다꺼리가 얼마나 힘겨운 희생이었는지를 깨달았다.
이 책은 그 소중한 경험을 나누는, 엄마들을 위한 성장 에세이다.
목차
들어가는 글
꼬마 생각쟁이
엄마 뱃속에 | 사랑 | 엄마에세이_첫만남 | 빈자리 | 백살 할아버지 돼도 | 수수께끼1 | 수수께끼2 | 수수께끼3 | 돌림노래 | 아빠 다리 싫어 | 집에서 먹을래 | 차에서라도 | 엄마에세이_어린이집 온종일반 | 시팔! | 언제 왔어? | 나들이 | 세상에서 제일 예뻐 | 엄마에세이_아이는 나의 스승 | 꼬마 생각쟁이 | 천사 | 영어 읽는 법 | 호수공원 산책 | 아는 글자 | 엄마에세이_그림으로 상상하기 | 꼬마 편집자 | 사자와 참새 | 새해 소망 | 산 너머 세상 | 크기 싫은 이유 | 엄마에세이_졸업
가르쳐 줘서 고마워
오늘의 날씨 | 엄마에세이_대안초등학교 | 마음으로 봐 | 사랑하는 여자 | 지렁이 | 엄마에세이_세상에서 제일 예쁜 마음 | 나는 나야 | 착한 아들 | 아빠의 슬픔 | 짱구가 불쌍해 | 사나운 스포츠 | 목욕 | 이빨 빼는 법 | 결혼할 사람 | 엄마에세이_모모 | 나뭇잎 점 | 세계챔피언 | 여자 보는 눈 | 이게 나일까? | 블로그 인사말 | 천년을 빌어도 | 외할머니1 | 외할머니2 | 인생을 답답하게 살지마 | 흰머리 | 엄마에세이_친정 엄마 | 국산콩 | 채식주의 논쟁 | 인생의 파도 | 엄마에세이_여러 갈래 길 | 참 잘한 일
엄마, 나는 행복해
보슬비 | 들판에서 | 엄마에세이_시골로 이사하다 | 시골 학교 | 순정 | 매 | 이 몸이 새라면 | 숙제 | 박물관 나들이 | 한 달 체험학습이라면 | 엄마에세이_네가 아프니 내가 아프다 | 억만 원을 준대도 | 이게 내 운명이야? | 아홉 번이나! | 모범상 | 엄마에세이_비교하는 마음 | 겨울의 안개 | 산이 노래하네 | 엄만 알아? | 엄마에세이_자연의 응답 | 5학년이 되어서 | 2 : 0 | 금방 갈게 | 손 씻는 이유 | 엉덩이가 | 종이기저귀 | 채소가 좋아 | 엄마에세이_자급자족 | 인생게임 | 근묵자흑 | 굿바이, 게임 | 엄마에세이_손님 | 서울대나 가지 | 지금 이 순간을 | 엄마에세이_저마다 다르기에 아름답다 | 행복 | 귀중한 밥 | 가질수록 | 잘 먹겠습니다 | 미안해 고마워 | 엄마에세이_감사 | 규칙 | 선생님들은 모르나 봐 | 엄마에세이_기억 | 어쩌라고 | 개구리 왕눈이 | 가정 사정? | 좋은 책을 많이 읽겠습니다 | 엄마에세이_주말 책모임 | 실용적인 과목 | 방학 잔혹사 | 엄마에세이_진짜 공부 | 사랑 노래 | 대회 당일 | 자전거 도난사건 | 철 | 화 | 모모 꿈 | 비폭력 | 화에 대한 태도 | 지난 일 | 엄마에세이_놓아주어야 할 때 | 명상 | 빛 | 소망 | 시 | 콤플렉스 | 행복통장 | 게임이 아쉽다기보다 | 사춘기1 | 사춘기2 | 미안하다는 말 | 아웃스쿨링 | 작은 입학식 | 엄마에세이_홈스쿨링 그후
나가는 글
내용 미리 맛보기
“지수야, 우리 지수가 엄마 뱃속에 있었을 때 말야. 뱃속에서 지수가 꿈틀꿈틀 움직이고 툭툭 차고 그러면
엄마 배가 이렇게 불쑥불쑥 움직였어. 그때 엄마가 얼마나 행복했는지 아니?”
그러자 아이, 고개를 끄덕끄덕 하더니, 불쑥 묻는 말.
“엄마, 그럼 엄마가 나 먹은 거야?”
-<엄마 뱃속에> 중에서
아이는 언제나 못난 엄마 아빠에게 빛나는 눈빛과 부드러운 웃음과 너그러운 용서를 베풀어 주었다. 어떠한 계산도 하지 않고 전 존재를 다해 사랑해 주었고, 천진하고 지혜로운 말로 우리를 가르쳤다.
나는 가끔, 내가 지금까지 지어온 숱한 잘못을 떠올리며, 엄청난 과보를 받아 마땅한 내가 어찌 이런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게 되었는지 궁금할 때가 있다.
아이는 나의 스승이다. 잘 모시고 살아야겠다.
-<아이는 나의 스승> 중에서
알에서 막 깨어난 아기새는 어미의 둥지에서 보호를 받지만, 날개 힘이 생기면 둥지를 박차고 하늘로 날아올라 제 스스로 먹이활동을 한다. 새끼가 다 크도록 먹이를 물어다주고 품속에 보호하느라 스스로 나는 법조차 배울 수 없게 만드는 어리석은 새는, 이 자연 안에 결코 없다. 오직 인간만 그렇게 한다.
이 사회가 성적표의 일련번호로만 줄 세우기를 하더라도, 아이가 그 기준에 적응하느라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기를 바란다. 삶의 가능성은 사방으로 열려 있고, 공부거리는 도처에 널려 있으므로.
지금 아이는 다행히도, 성적이 힘이 되는 곳에 거처를 정하지 않았다.
아이의 힘은 이미 아이 자신 안에 있다. 그것을 아이도 분명히 알 것이다.
-<놓아주어야 할 때> 중에서
저녁, 아이와 함께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탔다.
오랜만에 엄마와 아빠가 함께 자기를 데리러 왔다는 사실이 좋았나 보다. 아이는 좀 흥분한 듯 엘리베이터 안에서 깡총깡총 뛰었다.
그러다가 문득 아이 입에서 뜻밖의 소리가 튀어나왔다.
“시팔!”
순간, 엄마와 아빠는 미동도 못하고 입을 딱 벌린 채 서로를 쳐다봤다.
그 짧은 동안 엄마와 아빠 사이에는 ‘드디어 우리 아이가 나쁜 말에 오염되는가’ 하는 놀람과 우려의 시선이 빠르게 교차했다.
그리고 다음 순간, 이 사건만은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비장한 각오의 눈빛이 순식간에 자동 교환되었다. 엄마가 먼저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지수야, 그런 말 하면 안 돼! 그 말이 얼마나 나쁜 말인 줄 알아?”
아빠도 이어 목소리를 무겁게 하며 거들었다.
“지수, 너 또 그런 말 하면 맴매 맞는다!”
엄마를 쳐다보며 웃고 있던 아이의 초승달 같은 눈이 갑자기 동그래지더니, 웃느라 히 벌어진 입이 순식간에 ‘거꾸로 U’자를 그리며 비죽거리기 시작했다.
“흐윽…….”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집 현관문을 열쇠로 여는 동안 점점 높아지던 울음소리가 거실에 들어서서는 아예 통곡이 되었다.
과자를 준다, 우유를 준다 하면서 계속 달래보았지만 아이 울음은 유난히 길었다.
그리고 며칠 후, 아침 출근길. 아침을 먹고 서둘러 차를 타고 어린이집을 향해 가는데, 아이가 문득 물어왔다.
“엄마, 그런데에 시팔은 하면 안 되는 말이지이?”
“응, 맞아. 그 말은 좋지 않은 말이야.”
“…….”
“근데, 지수는 누구한테 그 말 들었어?”
“아무한테도 안 들었는데?”
굳이 더 캐물을 것까진 없다고 생각하고 잠자코 있는데, 그 다음이었다. 아이의 입에서 나온 경악스런 말은…….
“엄마, 그런데에…… 십육은 해도 되는 말이야?”
“뭐?”
“십육 번 말이야. 우리집이 십육 층이잖아.
십육은 나쁜 말 아니야? 해도 괜찮은 말이야?”
“아……!”
그 순간 운전 중이던 아빠, 뒷좌석의 엄마, 두 사람 모두 너무나 당황스러워 말문을 열 수 없었다.
세상에나…….
그날, 아이는 엘리베이터 안의 18층 버튼 번호를 읽은 거였다.
-<시팔> 중에서
“엄마, 병수는 이유 없이 싸움을 잘하거든?
근데 오늘 나한테 이유 없이 맞짱을 뜨자고 해.”
“그래서?”
“이유도 없이 싸우지는 않겠다고 했어.”
“훌륭한데.”
“그래도 계속 ‘붙어 보자’ 그래. 그래서 네가 이유 없이 때리면 난 그냥 맞겠다고 했어.”
“오!”
“그러니까 병수가 못 때리더라. 때리면 저만 나쁜 애 되잖아.”
-<비폭력> 중에서
미리 읽어본 양반들의 뒷담화를 들어봤더니...
엉뚱한 엄마와 더 엉뚱한 아들이 주고받는 선문답 같은 마주이야기.
저자가 기름진 고기 밥상을 멀리하고 소박한 토끼밥상을 차리게 되는 데에는
엄마의 뒤통수를 치는 어린 아들의 가르침이 있다. 이 책은 재미있는 일화들을 통해서
아이들이 어른들의 영원한 스승임을 알려 준다.
- 윤구병 / 변산공동체학교 대표
십년 넘게 아이와 엄마가 나눈 사랑의 이야기를 읽는 동안 마음이 훈훈했다.
한 걸음 한 걸음 세상 속으로 나아가는 티 없이 맑은 아이의 모습과
그 아이로부터 자신의 삶을 새롭게 찾아내는 엄마의 이야기는
동화가 지니지 못한 삶의 품격을 보여 준다. 모순 많고 결핍감 많은 세상의 시간들을
스스로의 의지로 극복해 나가는 지수와 그 엄마에게 박수를 쳐 주고 싶다.
가을 하늘 깊은 어둠 속으로 깜박깜박 날아가는 반딧불이 가족의 유영을 보는 것 같다.
- 곽재구 / 시인
훑어보려다 그만 끝까지 다 읽고 말았다. 입가에 웃음이 번지기도 하고
콧등이 시큰거리기도 하면서. 아이는 어른의 스승이라는 말은 빈말이 아니다.
지수처럼 있는 그대로 행복해할 줄 아는 아이들을 불행하게 만들면서
스스로도 불행해지는 이 땅의 많은 부모들에게 이 이야기가 가슴으로 스며들기를
기원한다.
- 현병호 / 스스로 서서 서로를 살리는 교육을 여는 [민들레] 발행인
지은이 김혜형 씨는 어떤 엄마일까?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하고 15년간 출판사에서 일했다. 그중 11년은 인문학 출판사인 돌베개 편집장으로 일했다. 직장생활 5년차, 결혼 생활 2년차에 아이를 낳아 출산휴가 60일을 보내고 다시 회사에 출근하면서, 직장생활과 육아를 병행하는 도시 맞벌이 핵가족의 어려움을 골고루 겪었다.
엄마 아빠는 매일 아이를 맡길 곳을 찾아 이곳저곳을 헤매었고, 아이는 어린이집과 선생님 집, 친구 집, 이웃집을 늦도록 전전하였다. 그러다 아이가 초등학교 3학년을 마쳤을 때 자연 속에서 뛰노는 것이야말로 아이에게 진짜 필요한 공부라는 생각에 오래 몸담아온 직장과 도시를 떠나 시골로 이사했다.
지금은 쌀을 비롯해 대부분의 먹거리를 자급자족하고, 닭을 키워 알을 얻고 잘 말린 땔감으로 군불을 지펴 겨울을 나면서, 몸과 마음의 균형을 이루어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시골 초등학교를 졸업한 아이는 중학교에 진학하지 않고 홈스쿨러가 되어 자유롭게 공부하고 놀면서 자기 길을 모색하고 있다.
이 노래는 기독교의 복음송이지만 부모가 자녀를 축복하는
노래입니다. 김혜형 씨 가족에게 드립니다!
책을 읽다보니 부러움만, 부끄러움반...
몇년 전 우리 딸들과 약속한 일이 있었는데 제가 어기고 있습니다.
제가 동화를 쓰면 큰딸이 그림을 그리고, 작은딸이 글씨를 옮겨써서 아빠 신문사 출판국에서 책을 내서 전국에 있는 가족과 친척들에게 선물하자는 거였는데...
며칠 전부터 딸들과 교환일기를 쓰고 있습니다.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 그날 있었던 일, 엄마 아빠가 늦게 다녀서 못 했던 얘기들을 적어나가고 있습니다.
대게는 큰딸이 작은딸에게 훈계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지만 가끔 아빠에 대한 불만이 솔찬하더군요.
ㅋ~~그것도 제가 제일 게으름을 피우고 있습니다.
암튼 지수네 마주이야기 너무 재미있고, 흐뭇하고, 감동적이네요.
꼭 읽어보세요 강추!!!
첫댓글 크와~~~!!!!
대략의 줄거리만 봐도 감동의물결이 제가슴에 파도칩니다...
아이에게 배우는 엄마의 따뜻한 이야기.. 필독후에 감상문 써야겠어요~~^^
근데 양순님 근무실 책상입니까?~~외관 건물 화장실 분위기는 익히 경험해본관계로 ...ㅎㅎ
기자님들의 책상 분위기는 저렇군요...컴 배경사진엔 엄마와 은강인가요~?
복음송과 책 제목이 묘하게 조화가 잘됩니다~~~^^
책 큰딸에게 뺏겼습니다. 내일까지 다 보고 준답니다. 읽으면서 빙그레 웃는 모습이 예뻐죽겠습니다.
언제 날 잡아 책상 정리를 하려니 생각만 하다 저 지경이 되고 말았습니다.
성격 탓인것 같습니다. 주변정리 못하고 뒤죽박죽인게...
에라~ 걍 말 나온김에 오늘 해버릴까봅니다. 밤에...
양순씨가 책 뒷표지의 '추천글'을 위해 아는 이를 통해 차인표 신애라 부부를 '추천'한 수고가 있었답니다. 시일이 촉급하여 연결되지는 못했지만.. 감상문?^^ 동생이 제게 이래적으로 '감상평'을 묻더군요. 그래서 책으로 나오면 다 읽고 감상문 쓰겠다고 했지요. 해빈님 꺼 감상문 좀 배끼문 마 안 되겠십니꺼?^^
데스크사진 다음으로 단장해야할 대상이 정말 저 어지러운 데스크죠.^^ 늘 느끼지만 양순씬 기자답게 종합적이며 민첩해요. 바쁜 틈에도 저 많은 글자를 어떻게 간추려서 후딱 올려놓을 수 있는지 놀랍죠. 놀랐다기보다 감사합니다. 딱히 내 동생의 책을 오빠가 들추어주기도 좀 어색했던 차에 깜딱 놀랐어요. 웃으며 집에서 아이들에게 자랑삼았답니다. 책이 앞 쪽 애기 때는 고만고만하다가 중반 넘어 재미가 더해집니다. 이 아이 기르고 멜로 소식 전해 오면 내가 너무 아까워서 모아두기도 꽤 했었지요. 오형제 가운데 동생이 나와 가장 비슷하죠.^^
독수리오형제가 어느날 갑자기 브라운관에서 사라졌다 싶더니 이렇게들 살고 계셨군요. 다른 형제분들은 모르겠지만, 진수 혜형 남매만 봐도 어떤 가족일지 알 것 같습니다.
제 위로 오빠가 세 분 계시는데, 큰오빠는 늘 어렵고 무서운 대상이죠. 어렸을때 수학문제지 잘못 풀었다고 한밤중에 일어나 대뿌리로 발바닥 맞은 기억만 선명합니다. 둘째,세째오빠는 손바닥에 서늘한 감촉이 남아있을 뿐입니다.
형제남매간에도 평생 대화를 할 수 잇는 교육을 시켜야겠어요. 우리딸들에게라도요.
아, 그리고 책이 한권밖에 안와서 예총회장은 전해주지 못했습니다.그런데 안 주는게 나을것 같아요.그 부부,결혼한지 20년넘었는데 아이가 없거든요.
아... 그렇군요... 저는 조카 '지수'가 입학할 학교의 김정원샘께 한권 보냈고, 동생 땅을 사줄 내 친구에게 한권, 혹 우리 딸 시집 갈 남자친구에게 한권 나머지 한권은 지금 생각중이에요...
노련한 여기자의 눈에 이름부터 예사롭지 않음이 딱 띄었네요...역시!!^^
그나저나 아까 일터에서 이 글보고 댓글 달았는데...그건 어디로 사라졌을까나...ㅎ
쓴 거 맞는 것 같은데...없는 거 보니 상상속였나? ㅎ
기껏 글쓰고 등록 안 누르고 다른 창으로 넘어갔다가 날린 경험 저도 종종 있어요.
노련한 여기자는 무슨...노령한 여기자겠죠^^
그나저나 대간님, 한라산 등반사진 다른데는 벌써 올려놓고 여기만 안 올렸다는 서실 '확' 불기 전에
빨리 올리시지요. 저 지금 쫌 서운할라 그러거든요.
ㅋ 다른 데도 다 올리고 여기만 안 올렸어요? 확 불기 전에 으윽, 벌써 화가 나는데??
자녀를 축복하는 찬양송가 너무 감동입니다. 세상 어디에? 이렇듯 아름다운 노래가^^ 사람들의 욕심으로 인해 도심 맨 끝으로 밀려나 사람들에게 무어라 재잘거리는 새처럼, 일상의 수면아래를 관조하며 시를 쓰거나 농사짓는 이들처럼 ..그나마 주일학교 그 어딘가에 가면 들을 수 있는 감동이 착한 믿음으로 전해져옵니다. 악보구해서 기타는 큰아이에게 오카리나는 작은 아이에게 부탁해 보고 싶네요. 노래하는 아이들아!! <<너희들이 보는 어른들은 음악을 너무 많이 알고 사는 것 같지는 않티?? 묻는다면 "마음을 열고 진심으로 듣고 느끼기만 하면 되는 영혼의 양식">> 이라 말해 줄 것만 같은 좋은 아침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보물이 있다면 그것은 아이들일 것입니다. 내 아이든, 남의 아이든. 울든, 웃든, 짜증내든, 장난치고 지앙부리는 모습까지도...
그런데 진짜 또 아름다운 모습은 그 아이들을 기쁘게 바라보는 어른의 모습입니다.
예전에 광주 금남로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는데 어떤 엄마가 아이를 업고 있는데 아이가 코딱지가 말라붙은 채로 사과를 먹고 있는 겁니다. 그 모습을 빙그레 웃으며 바라보는 은발의 노신사를 지금도 기억합니다. 참 정겨운 모습이었죠. 아이들을 사랑과기쁨으로 가르치고 바라보는 교사들에게 감동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적어도 제가 아는 김진수 선생님과 정태석 선생님, 대간선생님!
"뿔테안경 코에 걸치고 부서진 책걸상 다리를 고치며 아이들 노는 운동장을 바라보며 따뜻한 미소를 흘리는 늙은 소사 할아버지의 굳은 손망치라야 한다." 늘 외고는 돌아서면 야 임마! 애들에게 으름장을 놓는 진수선생입니다.
이렇게 정성스럽고 사랑 가득한 글을 받으니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
김양순 님, 정말 감사합니다. 추천인 섭외부터 시작해 너무나 많은 수고를 끼쳤어요.
담에 뵙게 되면 제가 맛난 거 많이 사드릴게요. ^^
맛있는 거 많이 먹을께요. 그 전에 나주에 한번 오셔서 학부모강좌 한번 해주시면 좋겠어요. 강의료 많이 드려야 하죠ㅎㅎ 지난번 말씀드린 '너는 꿈을 키워라 아빠는 소를 키울게'의 저자 부녀랑 학부모워크샵 한번 해봤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가능하기만 하시다면요.
책에 대한 공감대가 양순씨 아이에 닿는 데가 있다 싶었더니 두 사람 나이가 별 차이 없군요.^^ 어미새가 두 살 위네. 나서기를 좋아하지 않아서... '학부모강좌'를 '못답' 하는 이유가 될지... 그나저나 이렇게 장문의 소개가 고마우니 옵빠가 대신 밥 한번 살게.ㅎ
말 나온김에 광주 오시는 날을 계기로 삼아 나주에서 '저자와의 대화' 같은 행사를 한번 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저희 신문사에서 주최를 하고, 제가 이사로 있는 나주교육진흥재단과 참교육학부모회, 전교조 이런 단체들이 같이 세력을 규합해서요. 김혜형 님이 해주실 의향만 있으시다면 제가 추진해볼께요. 밥은 그런 기회로나 한번 먹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