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10년도 단국대와 한신대, 동국대 편입 실기를 보았습니다. 예비 3번에서 끝나 아쉽게 되긴 했지만...... 생각보다 이 카페에 실기 시험을 준비하고 계신 분이 많아 부족하나마 조금의 조언을 드리고자 합니다(산문이 아닌 운문을 보았기에 산문에 대한 조언이 될진 모르겠습니다).
우선 아시다시피 주제는 당일 발표합니다. 다들 공지사항을 여러 번 보셨기에 잘 알고 계셨겠지만 이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시험 당일, 자리에 앉아 시험지를 받고 기다리고 있으면 시험관이 칠판에 주제를 써줍니다. 그런데 그 주제가 한 번도 들어 본 적 없는 단어이거나 자기가 잘 모르는 생소한 영역의 단어면 아주 골치 아파집니다.
예를 들어 이 글을 읽고 계신 분이 남자분이라면 '생리', '월경 주기'에 대해 생각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여자분이라면 '군대', '포경수술' 에 대해 생각해 보신 적 있으신지요.
별 생각도 해본 적 없고 지나갔던 단어들이 주제로 출제 되면 난감해집니다. 그렇다고 그 자리에서 단어를 가지고 어떤 주제로 글을 써갈지, 플롯을 짜고 인물을 구상하기엔 긴장도 되고 시간도 없어 헤맬 확률이 굉장히 높습니다. 그러다 페이스를 놓치면 결국 헛손질 하고 오는 겁니다. 그러기에 이에 대한 준비를 하셔야 합니다. 짧더라도 보이는 사물이나 들었던 단어, 기억이 모호한 단어들의 뜻을 한 번쯤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준비를 해두면 적어도 당황하지는 않을거고 시간 절약도 될 수 있으니깐요.
그리고 미리 글을 많이 쓰시는 게 좋습니다(이왕이면 제한 된 시간과 분량을 염두에 두면서). 저의 경우엔 단국대 시험을 봤을 때 제가 전에 썼던 글의 주제와 문제로 던져진 단어의 속성과 느낌이 비슷해 수월하게 쓸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시간 절약이 되어 플롯이나 스토리를 보강하고 되짚어 보며 글을 쓸 수 있었습니다. 마무리를 엉뚱하게 해서 결과가 아쉬웠지만 말이죠.
둘째로 묘사를 줄여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실기에 있어 묘사는 독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실기 시험의 분량이 천 자 ~ 천 오백자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천 자를 따져보면 200자 원고지 열 장, A4용지로 한 장 밖에 되지 않습니다. 단편소설이라 말하기 미안할 정도로 적은 분량입니다. 이 적은 분량 안에 한 편의 이야기를 담아야 하는데 묘사가 많으면 어찌 되겠습니까. 그냥 잘 쓰여진 설명문만 될 뿐입니다. 하지만 평가자들이 원하는 건 소설입니다.
묘사보다 기승전결과 주제의식이 확실하게 드러난 글을 쓰는데 힘을 두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묘사를 배제 할 순 없지만 비대한 묘사는 글을 망칠 뿐, 절대 살릴 수 없음을 잊지 마시구요.
마지막으로 맞춤법과 글씨체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평가자는 편집자가 아닙니다. 초안이고 시험이라 하여 틀린 맞춤법을 그냥 모른 척 넘어가거나 하지 않습니다. 크진 않더라도 감점요소가 됩니다. 한 두개야 틀릴 수 있을지 몰라도 여러 개가 틀리면 적게 틀린 경쟁자보다 점수를 덜 받는 건 당연한 일이구요. 맞춤법과 문단 나누기 등을 열심히 연습하셔서 최대한 감점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글씨체, 중요합니다. 고백편지를 받았는데 글씨가 판독이 불가능한 개발새발이면 좋을까요? 아니겠죠. 호감이 있다 하더라도 확 식을 겁니다. 연애도 이런데 시험을 평가하는 평가자들은 어떻게 볼까요? 문헌 연구하시는 친절한 할아버지처럼 오랜 시간, 이해심과 인내를 가지고 글을 봐줄까요? 제 생각엔 절대 그렇게 하지 않을 겁니다. 너무 심한 경우엔 읽다 포기할 겁니다. 또 감점요소로 적용 될 겁니다.
아름다울 정도는 아니더라도 분별할 수 있도록 정확하고 깔끔하게 글씨를 쓰도록 연습하셔야 합니다(특히 남자분들). 그리고 여자분들은 예쁘게 쓸려고 신경 써서 쓰는 분들이 계신데 굉장히 위험한 겁니다. 평가자들은 좋을지 몰라도 글씨 잘 쓰느라 시간 날려 글을 완성 짓지 못한 분들도 계셨습니다. 혹시 글씨 쓰는 게 굉장히 느린 분이 계시면 빨리 쓰는 연습과 손에 잘 맞는 펜을 찾으셔야 합니다.
제가 한 조언이 큰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조금의 도움은 될거라 믿으며 글을 마칩니다. 준비하는 모든 분들 힘내십시오. 이 고비를 넘기면 그간 몰랐던 글쓰기의 기쁨과 재미를 대학교에서 누리게 될 것입니다.
첫댓글 조언감사합니다!!
오오...묘사를 줄여라는게 와닿네요. 참고할게요ㅎㅎ
저는 한 상황에 대한 묘사만 써서 붙었는데... 아마 다 제 각각일거라 봐요.
잘만 쓰면, 어떤 작법을 활용해도 결과는 좋을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