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조선일보]
북핵 사태로 미국과 북한간 "제2의 한국전"이 발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2일 경고했다. 카터 전 미 대통령은 이날 미 유력 전국지 USA 투데이에 기고한 글을 통해 "우리는 잠재적으로 궤멸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제2의 한국전이 발발할 수 있는 높은 가능성에 직면해 있다"면서 "따라서 난관에 봉착해 있는 베이징 다자 회담은 그야말로 중요성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북한은 폐쇄 고립되고 가난에 찌들어 있으며 편집광적이긴 하지만 동시에 자기 희생적이며 현재 보여주고 있는 것처럼 국제 무대에서 놀랄만큼 일관되게 대결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나라"라고 지적, ""평양과 워싱턴 당국간 어떤 형태로든 타협책을 마련하는 것이 긴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카터 전 대통령은 "북한의 지도자들이 국제적 비난과 가장 혹독한 정치적 경제적 압박에도 불구, 결코 뒤로 물러서지 않는 것은 에게 들ㅇ있어 문화적 정서에 맞고 거의 신성한 결의와 다짐에 가까운 것"이라고 평가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북한이 그같은 완강한 결의를 보여준 사례로 지난 1968년 미 정보함 푸에블로호 납북 사건을 거론, 북한은 당시 린든 존슨 미 대통령이 국제적 지원을 업고 경제적 제재와 군사적 위협으로 강한 압박을 가했으나, 김일성 북한 주석은 미국이 북한 영해에서 "스파이 활동"을 한데 대해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결코 물러서지 않았다고 말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당시 존슨 대통령은 사건 11개월후 결국 북한측이 요구한 조건을 수용, 푸에블로 승무원들이 풀려났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 지도자들은 북한의 깊은 경제적 실패와 이에 따른 북한 주민의 곤경에도 불구하고 강성 군대 육성을 위한 결의에서 결코 벗어난 적이 없다"면서 북한은 미국의 반격과 응징에 관계없이 서울과 한국의 북부 지역에 궤멸적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야포와 미사일을 보유하는 등 막강한 군사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북한이 첨단 로킷과 잠재적 핵무기 능력을 개발하고 있는 것도 바로 북한의 그같은 정책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지난 1994년 한반도 핵 위기 때자신의 평양 방문을 통한 돌파구 마련과 이후 미-북간 제네바 핵 협정 타결 및 파기에 이른 과정을 술회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부시 행정부 출범후 미국의 북한에 대한 "악의 축" 규정과 이에 대한 북한의 강력한 반발 등 미-북간 대치 상황을 언급한 뒤 북한은 다시 핵무기 개발에 나서 2003년 말에는 6기의 핵무기를 생산할 가능성이 있으며, 그 이후에는 매년 같은 숫자 정도의 핵무기를 계속 제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카터 전 대통령은 "이들 핵무기는 북한이 직접 사용할 수도 있고, 아니면 제3국이나 테러 단체에 팔 수도 있다"면서 "바로 이 문제가 현시점에서 한반도 주변 지역과 세계에 가장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북핵 문제에서 북한이 요구하고 있는 기본적인 핵심은 미국으로부터 불가침 약속을 받아내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부시 행정부 관계자들은 계속 이를 일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미국은 이에 대해 북한이 먼저 핵무기 개발 계획을 완전 종식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북한은 또 이를 거부하고 있다"며 "미국과 북한 양측 모두 서로 양보하거나 타협점을 모색하지 않을 때 결국 군사적 대결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그 경우, 미국이 승리할 것이지만, 남북한 양측에게 모두 끔찍할 만한 인명 손상이 발생할 것"이라며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약속을 함으로써 북한이 위협적인 핵 보유국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보증 가능한 보장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지금이 미국과 북한 정부가 핵이 없는 한반도에서 평화와 경제적 번영을 가져올 수 있도록 꾸준하고 신축성 있는 외교를 펼쳐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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