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렸어요~ ^ㅇ^
여기는 여성귀농학교입니다.
기차타고 버스타고 걸어서 다리건너고 산넘고해야 올 수 있는 이곳은
전라북도 정읍시 칠보면에 있는 '자연건강산촌유학' 터전입니다.
지하철, 버스, 택시의 편리함에 익숙한 사람들은 오는 것 부터 겁내는 이곳에
불편함이 즐거운, 산길에서 홍시를 따먹고 주워먹는 즐거움을 발견하는 언니들이 모이고있습니다.
어서오세요~ 어머, 언니 또 왔네! "언뉘이~~~~~♥"
여성귀농학교에는 처음오는 언니도 있지만 1기,2기를 지나 오는 언니들도 있습니다.
친구들이 보고 싶어 오기도 하고 그 친구를 만나러 옵니다.
12월 3일부터 5일, 우리에겐 이박삼일의 시간이 있습니다.
짧은 시간 틈틈이 바느질과 씨앗빼기, 차마시기, 이야기나누기, 난로불 안꺼지게 보기,
번개(dog)보기, 감따기, 부침개 부치기, 별보기로 꼭꼭 채웁니다.
인쇄소에서 찍은 현수막은 없습니다. 왜냐면 우리가 만들거거든요. ^^
누런 광목에 연필로 슥~ 스케치를 하고 한땀한땀 바느질을 해나갑니다.
바느질 수가 늘어날 수록 생각지도 못한 걸게막이 나옵니다.
하나밖에 없는 우리의 걸게막입니다.
아, 이런 야한! 하하
머리와 머리, 엉덩이와 배, 발과 발, 그리고 마음과 마음이 만납니다.
먹이를 기다리는 새끼 제비마냥 씨앗을 바라봅니다.
틈틈히 깐 작두콩도, 옥수수, 독막풀, 토종오이 등.. 밥샘이 채종하신 종자를 함께 나눕니다.
다음엔 서로 가지고 있는 종자를 나누려고 합니다.
어떨때는 난로불 가까이에서, 어떨땐 하늘과 가까운 이층방에 둥그렇게 앉아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나눕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시골살이를 준비로 터를 보고 있는 언니, 귀농해서 경운기 사고 후 다시 태어난
활짝 웃는 언니, 이곳에 온 사연도 지금 살아가는 모습도 다르지만 통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건 뭘까요? ^ㅇ^
이야기 속에 삶을 나누게 되고 마음속에 언니들을 담게 됩니다.
5년 전에 경남 합천으로 내려가서 호미와 삽으로 농사를 짓고 있는 은실언니.
은실언니는 굳이 결혼을 하지 않아도, 여성의 힘만으로도 농사를 지을 수 있다는 것을 삶으로 보여줍니다.
합천에서 정읍, 오는데 한나절을 걸리는데고 언니의 이야기가 꼭 필요한 이곳에 주저않고 와줍니다.
여럿이서 즉석거름주기? 아닙니다.
이 사람들이 앉아서 뭐하는 거냐구요?
지금 녹차밭에서 도토리를 닮은 떨어진 녹차씨앗을 줍고 있습니다.
영하 3도가 열흘지속되지 않는 곳에서는 녹차나무가 자랄 수 있습니다.
이 씨앗을 심으면 싹이 트고 자란다고해요. 집에 와서 심었는데, 잘 자라겠지요?
녹차 씨앗 줍기의 달인들!!
요 정도는 주워줘야 어디가도 '나 녹차씨앗 좀 줍는 여자야' 할 수 있지요.
김장 다 끝났어요?
내가 만드는 먹을거리, 김장.
양념을 많이 하지 않고도 김장이 됩니다.
마늘을 많이 넣으면 오래 보관할 때
군내가 생겨서 마늘도 조금만 넣구요,
빨리 시지않게 하려고 고구마도 채썰어
넣었어요. 산야초 효소도 넣었구요.
다들 한살림하는 여성들이어서
이곳 저곳에서 김장 노하우가 나옵니다.
겉절이도 만들고 볶은 땅콩과 함께
저녁밥을 싸먹습니다.
으미, 지금도 침이 도네요~
조용한 밤, 어두운 밤, 분위기 있는 밤. 음악회가 열립니다.
열매언니는 4년이 담긴 오카리나를 연주하고
3개월 되는 현숙언니도 오카리나를 길~게 끝까지 연주합니다. 하하
술이 있는 마지막 밤 뒷풀이가 아닌, 차와 과일과 빵이 있는 뒷풀이입니다.
이름하야 "차회"
농사 지으려면 몸부터 돌보아야 합니다.
몸살림 운동은... "몸펴면 살고 굽히면 죽는다!!" 입니다.
유진언니 처럼 저렇게 하면 눌렀을 때 "꺅" 소리 납니다. 하하
우리 건강하게 오래만나요~
자, 펴세요!!
님께서는, 2박3일간 보물같은 도반들은 만나
여성 귀농의 현실을 마주하고
꿈을 나누었습니다.
자신과 세상의 건강한 삶을 향한 님의 꿈이,
도반들과의 관계 속에서 기운을 나누며
유연하고 아름다운 귀농으로
뿌리 내리시기를 기원합니다.
우린 너무 잘났어!!
누군가가 지정해서 주는 상이 아닌, 내가 나를 자랑하면 상을 받습니다.
상을 받지 않은 사람이 단 한명도 없는 모두가 대단한 언니들입니다.
한방에 누워 잠잘때, 불도 모두 꺼진 방에서, 별들이 우리들을 엿볼때 끝없이 이어진 이야기..
이불 챙겨주고 새참 만들어주고 웃어주고 밥해주고..
정해진 것이 없어서 하고싶을 때, 하고싶은 만큼 할 수 있었던 시간.
복작복작한 가운데 어느 한사람 걸리적 거리지 않고 들려주고 듣고 받아들여지는 따뜻한 시간.
언니들의 안부가 궁금하고 빨리 보고 싶은 2박3일 후인 지금 시간.
우리들만의 비밀(?)을 공유하고
앞으로 만날 날을 미리 잡아둔 우리. 1월에 만나요~
언니들과 함께여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
[언니]는 어진사람이라는 말이기도 합니다.
제목: "귀농하면 예뻐진다"는 3기 여성귀농학교때 나온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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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넘 크게 나왔네.. 뒤로 갈껄~껄~껄~~ ^^ㅋㅋ 언니들 다 들어와서 보고있는거죵?
울 집 사람이 가면 조았을텐데.. 여건이.. 애가 넘 어려서..
역시 언니들이 모인 곳엔, 그것도 농사 짓는 언니들이 모인 곳엔 힘이 넘칩니다. 은실언님을 여기서 또 뵙네요. 언제 저기 같이 껴 봐야겠어요. 다음번을 기약하며.
앗, 열매 선생님이다~~~ 넘 반가운^^
^^ 저도 여기서 뵈니 많이많이 반가워요^^!! 지함이랑, 아빠랑 식구들 모두 잘지내시는지요?
ㅎㅎㅎ 여기도 올렸네? 부지런쟁이~~~수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