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중루의 운탄고도 1330 기행, 제5 하늘길( 화절령~만항재) 걷기
영월. 정선. 태백. 삼척을 아우르는 173,2km의 운탄고도 1330의 평균고도는 546m이다. 이 중 두위지맥 정선 꽃꺾기재(花絶
嶺)와 백두대간 아라리고개(萬項齋)를 잇는 제5길의 평균 고도(高度)는 1100여 m에 이른다. 이 길은 바로 운탄고도 1330의
백미(白眉)에 해당하는 15.7km의 마운틴 탑 하늘길이다. 백두대간 만항재에서 갈래 친 두위지맥의 정암산과 백운산의 마루
금길 바로 아래의 산기슭을 가로지른다. 그리고 이 길에서 만나게 되는 1177 갱(坑)은 이 구간의 화룡점정이다. 백운산 마운
틴 탑 서남 능선 표고 1177m에 있는 이 갱은 사북지역의 탄광개발의 시원을 이루는 뜻깊은 갱으로, 이 갱을 시점으로 정암산
백운산 두위봉 일원의 10여 개의 군소탄광이 생겨나고 더불어 운탄고도(雲炭高道)가 놓였다. 이 길의 도롱이연못도 특별한
볼거리다. 당시 산아래에 거주하는 광부들이 채탄길에 오르면 광부의 아내들은 낮에 이 하늘길 연못으로 찾아가 광부들의
사고 여부를 살폈다 한다. 연못에 물이 가득 차 있으면 무사하고, 물이 빠지고 없으면 갱이 무너진 줄 알았다고 하는 비원(悲
願)이 서린 곳이다.
2주 만에 다시 5길 들머리인 꽃꺾기재를 찾았다. 찻길이 없던 옛 시절, 사북 사람들이 이 고개를 넘어 상동과 영월로 오길 적
에 넘나들었던 고개다. 봄이면 지천에 늘린 진달래와 철쭉을 꺾으며 넘었다는 데서 유래한 화절령은 백운산과 두위봉 사이
큰 안부에 있는 표고 1,100m의 큰 재다. 지난 4-2구간 날머리 때에는 비가 내려서 미처 못 담은 것을 살펴 담고 도롱이 연못
을 찾았다. 지금은 하이원 하늘길로 유명한 백운산 서쪽 자락에 위치한 역시 표고 1,100m의 태령에 있는 고원 연못이다. 가
장자리에 울울한 낙엽송을 두른 이 연못은 맑아도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데, 완연한 가을빛 숲과 파란 하늘을 담아 더 아름다
웠다. 1177 갱을 찾았다. 한 무리의 MTB 라이더들이 진을 치고 있어 한 컷 이미지를 얻는 데도 시간이 걸렸다. 서두에서 언급
했듯 운탄고도의 모태인 석탄광이다. 오래전에 폐광되었지만 지금은 산림청이 이 길을 걷는 이들의 체험교육을 목표로 갱 입
구 일부를 복원해 놓았다.갱 입구의 도시락을 든 검은 얼굴의 광부상(鑛夫像)은 너무도 사실적이라 악수까지 한 번 해 보았다.
백운산 남쪽 사면의 운탄고도 쉼터를 찾았다. 광해공단이 폐광의 유출수를 모아 정화시키는 장방형 큰 수조와 팔각정이 해발
1,250m 운탄길에 있었다. 광산은 폐광 후에도 오랜 시간에 걸쳐 정화시켜야 함을 웅변했다. 이곳 쉼터는 시계가 확 틔여 백운
산 남쪽의 산하가 한눈에 들어왔다. 발치엔 상동읍 옥동천이 깊은 계곡으로 흐르고, 마주 선 장산(壯山.1408,8m)의 동남쪽엔
태백산을 내려 선 백두대간이 구룡산과 선달산을 달려 멀리 소백산까지 잇는 모습이 한눈에 들었다. 하이원 팰리스 호텔 갈
림길을 지나고 정암산(淨岩山. 1408,4m) 남쪽을 돌아가는 길로 들어섰다. 몇 곳 험한 암벽 모퉁이 길을 제와하면 길은 비교적
넓고, 특히 낙엽송 길은 울울해 아주 낭만적이었다. 이따금 씩 만나는 단풍나무는 이제는 붉은 풍색(楓色) 완연한데, 일찍 진
갈잎들은 벌써 길섶에 뒹굴었다. 도시와 달리 하늘길은 벌써 가을이 깊었다. 쑥부쟁이와 구절초는 시들어 가고, 모둠 모둠 핀
산국(山菊)들은 동글동글 샛노란 화관들이 줄기를 뒤덮고 그 은은한 향기로 가을의 전설을 엮고 있었다. 혜선사 절 뒤 약수터
를 찾았다. 표주박으로 뜬 한 모금 청정 약수는 그야말로 정암산의 정기가 녹아있는 생생수였다. 오늘날 풍력발전단지가 들
어선 정암산은 산 능선을 따라 풍차들이 줄지어 서 있다. 태령 백두대간을 넘나드는 동. 서의 바람길을 막아선 풍차들, 태산의
서기(瑞氣)를 어지럽히는 것 같아 흉측하기도 하지만 어찌 보면 또 아름다운 장관도 있어 밉살스럽지 많은 않았다.세 가닥 회
전익의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하늘 위에서 쉬익~ 쉭 되고, 삼익의 날개 끝들이 그려내는 허공의 둥근 궤적은 눈길을 끌어 발
길을 묶었다.
아라리고개를 찾았다. 운탄고도 1330 제5길 날머리다. 높이가 1330m에 이르는 태령으로 또 다른 이름은 익히 알려진 만항
재(萬項齋)다. 만항재는 특별한 볼거리가 참 많다. 발치의 함백산 청옥봉을 딛고 선 만항재는 이곳에서 서쪽으로 두위지맥을
분기하고. 정암산과 백운산을 이내 곧추세운다. 운탄고도 이름 끝에 붙는 1330은 바로 만항재의 높이를 뜻한다. 정선과 영월
과 태백이 서로 만나고 또 갈라진다. 우리나라에서는 버스로 오를 수 있는 최고 높은 고개다. 그리고 또, 만항재의 사계는 언
제나 아름답다. 천상의 화원을 이루는 만항재의 봄은 진경(珍景)이다. 하지만 만항재의 최고 승경(勝景)은 단연 겨울 설경이
으뜸이다. 낙엽송 우거진 태령에 순백의 눈꽃이 피면, 잠자던 솟대들이 일제히 고개를 쳐들고 소리 없는 아우성을 친다. 이곳
을 찾는 모든 이들의 소망을 이루어 주려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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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2023, 10, 07.
▼ 운탄고도 5길 들머리로 가는 화절령 삼거리 / 도롱이연못과 화절령으로 가는 삼거리 임
▼ 꽃꺾기재(화절령) / 두위지맥 마루금 4거리
▼ 화절령의 도롱이연못 쪽 가는 길 입구
▼ 화절령과 두위지맥 마루금
▼ 도롱이연못 가기 전 삼거리
▼ 도롱이연못 사거리 / 두위지맥 마루금의 사북과 상동, 만항재와 화절령으로 이어지는 사거리
▼ 도롱이연못 - 1
▼ 도롱이연못 - 2
▼ 도롱이연못 - 3 / 만항재 쪽 입구
▼ 운탄고도 1177 갱(坑) - 1
▼ 운탄고도 1177 갱(坑) - 2
▼ 운탄고도 1177 갱(坑) - 3
▼ 운탄고도 5길
▼ 백운산 능선
▼ 백운산 능선 아래 운탄길에서 뒤돌아 본 두위봉 / 지난 4-2길 때 지나 온 길
▼ 백운산 너덜
▼ 백운산 양치식물 군락지
▼ 운탄고도 5길
▼ 운탄고도 5길 쉼터
▼ 운탄고도 5길 쉼터의 폐광 정화 시설 연못과 멀리 태백산과 소백산 사이를 잇는 백두대간
▼ 운탄고도 5길 낙엽송길
▼ 운탄고도 5길
▼ 백운산 마천봉 갈림길
▼ 운탄고도 5길
▼ 운탄고도 5길에서 뒤돌아 본 백운산
▼ 백운산 갈림길
▼ 하이원 팰리스 호텔 갈림길
▼ 운탄고도 5길 암벽길
▼ 발치의 영월 상동읍 조망
▼ 산국화 핀 운탄고도 5길
▼ 운탄고도 5길에서 보는 영월 장산과 태백산
▼ 정암산 능선
▼ 함께한 산우들
▼ 운탄고도 5길의 단풍
▼ 운탄고도 5길
▼ 운탄고도 5길
▼ 운탄고도 5길과 장암산
▼ 운탄고도 5길 산국(山菊)
▼ 운탄고도 5길 이정목
▼ 운탄고도 5길 혜선사 지구
▼ 운탄고도 5길 혜선사 뒤 삼거리 약수터
▼ 여치와 고려엉겅퀴(곤드레)
▼ 운탄고도 5길 이정목
▼ 운탄고도 5길 혜선사와 정암산 갈림길
▼ 정암산 풍력발전단지
▼ 만항재 낙영송림
▼ 백두대간 만항재 (아라리고개)- 1
▼ 백두대간 만항재 표지석(해발 1330m) - 2
▼ 백두대간 만항재 - 3
▼ 만항재 아래 '함백산 소공원' - 1
▼ 만항재 아래 함백산 소공원 - 2
▼ 만항재 아래 함백산 소공원에서 바라본 함백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