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행 트레킹
이원근
◉ 2026.8.13
◉ 양평: 두물머리 - 배다리 – 세미원, 3.5km
여주: 남한강 출렁다리 – 봉미산 신륵사 - 조포나루, 3.5km
오늘은 정기적으로 산책하는 날이다. 살인적인 무더위가 이어지자 노인네들이 더위에 주눅이 들어 바깥나들이가 겁난다며 이번에는 쉬어가자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우생즐사모’가 결성된 지 18년, 비가 오거나 눈이 내린다고, 춥거나 덥다고 해서 정기 모임을 쉰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전통을 깨지 않으면서도 무리하지 않을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이번에는 가까운 곳을 걷는 대신 먼 길 트레킹을 하기로 했다.
쉬어가자는 친구들이야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전통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친구들은 함께하리라 여겼다. 그래서 내가 예전에 몸담았던 산악회에 여섯 자리를 마련해 두었다. 하지만 막상 참가 신청을 한 사람은 수벽과 수정, 그리고 나까지 세 명뿐이었다. 혹시나 해서 나 혼자라도 다녀올 생각이었는데, 다행히 두 친구가 동행해 주었다. 고마운 일이다.
코로나 팬데믹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전국의 명산대천을 찾아 꽤 부지런히 돌아다녔다. 그때만 해도 산이라면 마다하지 않고 따라나서던 친구들인데, 몇 년 사이 몸도 마음도 많이 달라진 모양이다. 세월을 탓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오랜만에 옛 산악회 친구들을 찾아갔더니 반가움보다 먼저 마음을 무겁게 하는 소식도 들었다. 내가 한동안 찾지 않았던 사이, 함께 산을 오르내리던 몇몇 산우들이 이미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다. 한때는 늘 그 자리에 있을 것 같았던 사람들이 하나둘 자리를 비우고 있었다.
마침, 몇 개의 태풍이 우리나라 주변에 자리 잡은 꽝철이(티베트 고기압, 북태평양 고기압)를 밀어낸 탓인지 무더위의 기세도 한풀 꺾였다. 더위는 한결 누그러졌고, 모처럼 떠난 원행길의 풍경도 나쁘지 않았다. 두 친구와 함께 걷는 길도 오랜만이라 반가웠다.
그런데도 하루가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다. 더위에 몸을 사리는 우생즐사모 친구들의 모습에서 세월의 변화를 실감했고, 오랜 산우들의 부고를 들으며 지나간 시간을 돌아보게 되었다.
예전에는 함께 걷는다는 것이 그저 산에 가는 일이었다. 이제는 함께 걸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 되어가고 있다. 누군가는 더위 때문에 쉬고, 누군가는 몸이 예전 같지 않아 걸음을 늦추고, 또 누군가는 아예 함께할 수 없는 사람이 되었다.
그래도 오늘 두 친구와 길을 걸었다. 예전처럼 힘차게 걷지는 못했지만, 아직 함께 걸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더위는 조금 누그러졌고 길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 다만 함께 걷던 사람들의 모습이 예전과 달라졌을 뿐이다.
즐거운 여행길이었지만,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던 하루였다. 아마 산을 오래 다닌 사람에게는 이런 날도 필요한 모양이다. 걷는 길에서 풍경만 보는 것이 아니라, 지나온 시간과 사람들의 빈자리도 함께 바라보게 되는 날 말이다.
양평 두물머리 ▲ 북한강과 남한강 두 물이 합쳐지는 곳으로, 한강의 시작이다. 이른 아침에 피어나는 물안개와 일출, 황포돛배 그리고 400년이 넘은 느티나무가 어우러진 양수리 두물머리는 한국 관광 100선에 선정된 곳이다. 한강 제1경 (두물경)과 각종 드라마 및 영화 촬영 장소로 널리 알려진 대한민국 대표 생태관광지이다.
배다리 ▲ 두물머리와 세미원을 연결하는 긴 배다리가 침몰되었다가 이번에 다시 개통되었다. 배다리는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소인 현륭원을 찾기 위해 한강을 건널 때 배 수십 척을 연결해 다리를 만들었다는 사료를 바탕으로 제작된 부교다.
세미원 ▲ 세미원은 "한강을 맑게, 아름답게, 풍요롭게 하자"라는 발상에서 수생식물을 활용해서 한강을 맑고 아름답게 보전하고자 세미원이 탄생하게 되었다. 수생식물 중 수질과 토양 정화 능력이 탁월한 연꽃을 주로 심어 한강 물을 끌어들여 연꽃 연못을 통과해 다시 한강으로 되돌림으로써 수질정화에 기여한다.
여주 남한강 출렁다리 풍경 ▲ 남한강 물결을 가로지르는 여주 남한강 출렁다리는 우리나라 최초로 한강을 가로지르는 보행 현수교이다. 세종대왕의 탄신일 5월 15일에 맞춘, 총길이 515m, 폭 2.5M의 규모다.
천년고찰 신륵사와 금은모래 캠핑장을 연결하며 시원한 강바람과 함께 짜릿한 산책 경험을 선사하는 한편, 야간에는 첨단 LED 기술과 미디어파사드가 어우러진 화려한 빛의 향연과 음악으로 환상적인 야경을 선사하는 여주의 대표 명소다.
첫댓글 ㅡ 김명근
오랜 만에 만나 뵈어서 정말 반가웠습니다. 앞으로도 가끔씩이나마 백호트레킹에 참석해주시면 좋겠네요. 늘 건강하시기를~~
ㅡ 김종철
우생즐사모 회원님들의 꾸준한 참여가 대단하십니다. 이쪽 경기도에서 근무하는 교원 출신들은 왜 그리 환자들이 많은지요 ?
선배님의 건각이 존경스럽습니다.
ㅡ 임구상
노년에 폭염도 극복하며 두물머리 둘레길 걷기를 성공적으로 수행하심에 찬사를 보냅니다.
대단하십니다.
ㅡ 이상현
형님제가양수리사는데 왜연락안하셨어요.
ㅡㅡ 잘 계시제?
얼굴이라도 함 보고 싶었지만 참았다.
친구들에게 진외가 얘기를 했더니 모두가 놀라워하더라. 요즘 세상에 아직도 연락하고 사냐고? ㅎㅎ
아프지 말고 늘 건강하시게나.
ㅡ 변삼수
무더위에 불구하고 공곡덕분에 수벽과 동행하며 즐거운 트레킹을 했어요. 고마워요.
ㅡ 정문희
공곡님
변삼수님 여상인님
3분의 건강관리 하시는 모습 정말 훌륭하십니다
더위가 주춤했다지만^^
의지력에 박수!
중심에 서서 리드하시는 이원근님이야 말로
우리 대6회의 영웅이십니다.
최고중 최고!
잘 익어가시는 노년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늘~건강,행복을 기원합니다
따뜻한 말씀에 감사드립니다.
건강은 타고나는 것보다 평소 잘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아우님도
건강 잘 챙기시고, 오래도록 걸으며 웃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늘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기요.
ㅡ 천인교
무더위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건강하시고 좋은일만 가득하세요 .
ㅡ 김종배
오랜만에 함께 해서 좋았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ㅡ 최천기
저도 작년에 산이좋아산악회 산행 참석했을때 선배님 몇분이 고인이 되셨다는 소식을 접하고 즐겁지 않은 산행을 했읍니다,
아직 더위가 만만치 않읍니다,
건강관리 잘 하시며 종주하시면 좋겠읍니다.
ㅡ 송준각
좋은 곳 친구들과 다니는 모습이 부럽습니다.
이동하는 교통편은 어떻게 가시는지요?
ㅡ 권수문
이번에는 먼곳을 다녀오셨군요.
이 폭염에 정말 대단하십니다.
여주 신륵사는 도자기 나드리로 함두번
가본 기억이 납니다. 절간으로서는 드물게
강가에 자리잡은 고즈녁한 분위기가 기억에
남는 곳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안 보이는 사람들이
있어서 정말 애석한 느낌은 누구나
다 같을 것입니다.
세 분 어르신 이 폭염에 정말
고생많으셨습니다.
ㅡ 임병환
*원근형님,삼수형님
*부럽습니다^^
*최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