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성경의 구약 전도서에 있는 말이다
지혜로운 솔로몬왕이 만년에 쓴 글인데
어느 시나 소설에, 이보다 진솔한 표현이 있을까
해아래 수고하는 모든 수고가 이렇게 헛되니
새로오는 세대의 저 아름다움과 풋풋한 정열이
또다시 헛되고 헛될지니 또한 안타깝다
내 인생 역시 새것이라 할 것이 있었으랴
이전세대들이 내게 기억됨이 없었으니
저 장래세대들 또한 기억됨이 없으리라.
그러니 내 손으로 한 모든 일과 내가 수고한 모든 것이 다 헛되어 바람을 잡는 일이었으며.
내 남은 여생이 또한 무익하리라고 여겨진다면 이 얼마나 하루하루가 무상할까
나의 모든 수고를 나자신 기뻐하였으니
그것이 나의 모든 수고가 얻은 몫이었는데..
돌아보니 일평생에 근심하며 수고하는 것이 슬픔뿐이라
내 마음이 밤에도 쉬지 못하였으니 참 헛되었다
아, 내가 짐승과 다름이 없구나,
우리 모두 동일한 호흡이 있어 그들이 죽음같이 사람도 죽으니 사람 역시 짐승보다 뛰어남이 없으며
우리 인생의 혼은 위로 올라가고 짐승의 혼은 아래 땅으로 내려간다..
그렇지만 이 허탄한 세상속에서도
내가 내일에 즐거워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것이 없음을 또한 깨달았다
신이
이 모든 것을 만드시고
때에 따라 아름다운 자연을 주시며
또 우리에게는 영원을 사모하는 이 마음을 주셔서
새 아침 해 아래 새것이 없어도 감사하고 감사합니다
며칠 전 정말 열심히 경주하듯 살아온 50대 어머니가 암을 진단받아
병원 스케쥴대로 올인하는 마음으로 치료를 받아왔는데
여섯 차례 항암제 맞는 중간에 간장에 전이됬다는 진단결과를 듣고 충격속에 다락골을 찾아들었다
우리가 무얼 도우랴
자연 속에서 살고 싶어하니 함께 지내보자했다
오늘 새벽 그이들을 위해 기도하며 오래 전 덮었던 전도서를 다시 펼쳤다
그래 우리 열심히 살아온 너나 할 것 없는 여자의 일생
이제 이미 50대 초로에 들어섰으나
잃은 만큼, 버린만큼 얻을 수 있어요
지금부터는 해 아래 새것이 없는 인생임을 다시 새김하고
소풍 길 어린아이처럼 하루하루를 살아갑시다
새벽공기 속에 막 딴 열매로
감사하며 기뻐하는 마음으로 밥상을 차리고
숲 속의 한그루 나무처럼 하나님 품에 안겨 그렇게.
사람이 자기 일에 즐거워하는 것 보다 더 나은 것이 없음에..
질병으로 화려한 휴가를 얻었으니 이 아니 즐거울까
덩달아 삼순아지매도 갑자기 소풍이오~~
천상병 시인처럼 이 아름다운 소풍의 날에
헛된 탄식이 아닌 기쁜 탄성으로
아침을 엽니다
첫댓글 아멘! 智元 님의 영성이 녹아 있는 글...왠지 콧마루가 찡~해 옵니다. 그 감사와 기쁨이 고통중에 계신 분께도 전염되어 다락골에 새 생명의 역사가 일어나기를....쾌유하소서!
질병은 우리 모두 함께 감당해야 할 몫이 있어요 우리가 더럽힌 자연이 부메랑으로 돌아와 몸과 마음이 연약한 내 이웃이 먼저 사고를 당하는 격입니다,죽음을 이긴 주님의 십자가가 탄식이 탄성이 되게 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