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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잖게 입고 다니겠다고 선언한 지 2년이 훌쩍 넘었지만 여전히 힙함을 못 잃는 객원에디터 손현정이다.
최근 내 패션을 보면 컷아웃, 어딘가 깊게 파이는 슬릿, 과감하고 노출이 있는 옷뿐이었다.
이제는 나이에 맞게 클래식함에 집중해 힙함보다는 우아함을 입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올드머니룩이 유행이라고 한다.
스타일을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아닐까?
많은 패션 브랜드가 클래식한 F/W 신상을 선보이는 중이고,
가을과 겨울이야말로 올드머니룩이 잘 어울리는 계절이니까.
올드머니룩이 도대체 뭐야?
라고 묻는 이들을 위해 간략하게 말하자면, 우선 ‘올드머니’의 의미를 알아야 한다.
‘몇 세대에 걸쳐 물려받은 재산’이라는 뜻으로 집안 대대로의 부를 의미한다.
한마디로 전통 부자, 재벌가 패션인 셈. 오늘은 올드머니룩이 왜 유행인지 궁금한 이들과 어떻게 입어야 할지 모르는
이들을 위해 올드머니룩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몇 가지 아이템과 브랜드를 추천하려고 한다.
[1]
올드머니, 조용한 럭셔리
작고 소중한 월급을 아껴 명품을 산다면 어떤 제품을 고르는 게 좋을까?
아마도 대부분은 로고가 눈에 띄는 아이템을 선택하게 될 거다.
로고 하나 박혀있지 않다면 얼마짜리인지 아무도 모를테니까. 하지만 진짜 부자들은 다르다.
집안 대대로 엄청난 부를 거머쥐고 있는 상류층은 브랜드 이름이나 로고보다는 재료의 질, 장인정신,
아이템의 고유성을 더 중요시 여길 가능성이 높으니까.
그래서 올드머니룩은 로고를 드러내지 않고, 화려한 패턴이나 색감도 쓰지 않는다.
안감을 보거나 가방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어떤 브랜드인지도 확인하기도 어렵다.
그저 고급스러운 소재와 질감을 통해 자연스럽게 그 옷이 얼마나 비싼 옷인 지 가늠할 수 있을 뿐이다.
그래서 올드머니룩은 과시하지 않는 ‘조용한 럭셔리’, 혹은 ‘스텔스 럭셔리’를 뜻하기도 한다.
올드머니룩이 하루아침에 유행한 건 아니다.
많은 이들이 영화나 드라마, 소설 속에서 부자들의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동경해왔다.
부자들은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어떤 옷을 입고 다니는지에 대한 관심은 오랫동안 가져왔다.
예시로 할리우드 배우 기네스 펠트로가 손해배상 소송으로 법원을 출석할 때 마다 화제가 됐던 건 재판 진행 결과가 아니라
그녀의 패션이었다. 브랜드 로고 하나 없이 깔끔하고 단정하게 입었음에도 고급스러운 그 스타일은 마치 법정 드라마의
주인공을 보는 듯 했기 때문이다.
호텔신라의 이부진 사장은 공식 석상에 설 때 마다 큰 관심을 받는다.
그녀가 걸친 옷과 가방은 어떤 브랜드인지, 가격은 얼마에 형성되어있는지. 심지어 자녀의 졸업식에서 착용한 옷들까지도.
[2]
올드머니는 왜 유행했을까?
올드머니 패션이 유행하게 된 건 경제불황과 부의 양극화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1926년에 경제학자 조지 테일러는 ‘헴라인 이론’을 발표했다.
경기가 어려울 땐 여성이 낡은 스타킹을 감추기 위해 긴 기장의 치마를 입고,
호황일 때에는 좋은 소재의 스타킹을 드러낸다는 이론이다.
지금이 그렇다.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이유로 전 세계적으로 경제가 침체되니
대중은 유행을 타고 화려한 것보다는 실용적이고 오래 입을 수 있는 아이템을 찾기 시작했다.
게다가 블록코어, 발레코어, 바비코어, Y2K 등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트렌드에 지친 영향도 있을 것이고.
출처 : 펠리 인스타그램(https://bit.ly/3sXpTHU)
그렇다면 올드머니룩을 완성시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입어야 할까. 당신에게 도움을 줄만한 인플루언서 두 명을 소개한다.
어느날 혜성처럼 떠오른 인플루언서 펠리와 소피아, 그들은 올드머니룩을 토대로 만들어진 버츄얼 인플루언서다.
올 화이트 룩을 입고 승마와 요트를 즐기는 펠리(@feli.airt)와 올드 머니 바이브로 전 세계 휴양지를 누비는
소피아(@sofia.artif)(https://bit.ly/3PGPSMx)의 인스타그램을 살펴보자.
대부분의 옷이 몸에 딱 맞으면서 색감은 무채색이거나 은은하고 부드러운 느낌이다.
거기에 진주나 볼드한 디자인의 악세사리, 스카프등을 활용해 룩을 완성시킨다.
쉽게 말해 맞춤형 핏, 뉴트럴 컬러, 단색 의상, 미니멀리즘 액세서리가 스타일의 기본. 여기에 더해 노이즈를 뚫고 나오는
고급스러운 소재가 보이는가. 생각보다 쉬워보이지만 소재라는 난관에 봉착한다.
계속해서 강조한 올드머니룩의 핵심은 ‘소재’다.
사실 돈만 많다면 더 로우, 토템, 로로피아나, 르메르처럼 다양한 하이앤드급 브랜드들을 찾아 입으면 된다.
비싸면 비쌀수록 고급스러운 소재와 질감은 보장된다.
어떤 옷과 코디해도 고급스러움이 내 몸을 감쌀 것이고 다른 옷들보다도 오랫동안 입을 수도 있다. 투자를 한다는
마음으로 하나쯤 구매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기서 더 큰 문제는 ‘관리’다.
그 비싼 옷을 옷장에 쑤셔넣을 수 도 없고 세탁망에 넣어서 아무렇게나 세탁할 수 없으니 관리까지 신경써줘야 하는 것이다.
이렇듯 올드머니룩은 패션 스타일을 넘어서 라이프 스타일까지 담고 있다. 올드머리룩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가벼운 피부관리, 윤기나는 머릿결과 청결관리를 넘어서 건강한 몸과 마음까지도 필요하다.
한달치 월급을 바쳐 산 옷을 모시는 것만으로는 올드머니룩을 완성할 수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아무리 고급스러운 옷을 걸쳐도 나 자신이 관리되어있지 않으면 우아해보이지 않으니까.
그래도 올드머니룩에 한 발자국 가까이 가는 방법은 있다.
우선 좋은 소재의 옷을 찾는 거다.
꼭 명품이 아니어도 고급스러운 소재를 사용하는 브랜드가 많다.
리틀 머니인 나도 구매할 수 있는 적당한 가격대의 질 좋은 브랜드를 다섯 개 소개한다. ‘
이정도 가격대의 옷은 안사봤는데’하고 걱정하지 말라. 가격만큼 오랜 시간 동안 나와 함께 할 테니.
[3]
올드머니룩을 위한 합리적인 제안
1. 토템(Toteme)_노티드 모노그램 실크 스카프
올드머니룩이 유행하면서 가장 떠오르는 브랜드 중 하나는 아마 토템일 거다.
토템은 스웨덴 패션 블로거였던 엘린클링이 자신의 남편인 칼 린드만과 함께 뉴욕에서 론칭했다.
모던하고 클래식한 스웨덴 감성과 뉴요커의 합리적이고 간결한 취향을 담아 그들만의 ‘미니멀리즘’을 제대로 보여준다.
르메르보다도 조금 더 여성스러운 느낌이 드는데 이렇게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브랜드 중에서도
꽤나 페미닌함이 가미되어 있다.
나는 ‘노티드 모노그램 실크 스카프’를 추천한다.
토템에서 가장 저렴한 의류도 50만 원대인데에 이 스카프는 28만 원으로 비교적 괜찮은 가격이다.
로고를 비틀고 매듭 지어놓은 듯한 패턴이 특징이다. 진짜 스카프를 묶었을 때 프린팅 된 매듭이 살짝 보이면서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57cm x 57cm 사이즈의 작은 정사각형 형태라 어떻게 접느냐에 따라 다양한 연출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 이런 사이즈의 스카프는 목에만 메는 것이 아니라 머리끈처럼 활용하거나 가방에 살짝 묶어줘도 예쁘다.
구매는 여기(https://bit.ly/48b2Edw).
2. 리이(RE RHEE)_캐시미어 울 블렌드 싱글 브레스티드 코트
클래식의 정수, 누구의 옷장에나 한 벌씩은 있을 법한 베이직한 블랙 코트로 가장 빠르게 올드머니룩을 완성시킬 수 있다.
제대로 된 블랙코트는 내년에도, 10년 후에도 찾아 입을 테니, 혹시라도 새로운 블랙코트를 구매할 예정이라면
지금 소개하는 코트를 집중해서 보자.
리이는 영국 센트럴 세인트마틴 학교에서 패션 디자인과 텍스타일을 전공한 이준복 디자이너가 런칭한 브랜드다.
그는 리이를 나 자신에게 당당하게 투자할 줄 아는, 사랑과 일에 자신감이 넘치는 여성들을 위한 브랜드라고 설명한다.
절제된 느낌의 트렌디함과 고급스러움을 잘 버무려 일상적이면서도 매력적이다.
나는 캐시미어와 울 블랜드 소재의 ‘캐시미어 울 블렌드 싱글 브레스티드 코트’를 추천한다.
가장 작은 사이즈도 총장이 108cm로 일직선으로 떨어지면서도 전체적으로 슬림한 핏이다.
어깨라인은 맞춤정장처럼 각잡혀 있는데 직각이 아니라 사선으로 떨어져서 더욱 멋스럽다.
뒤트임은 중간에 한줄로 길게 트여있어 긴 기장감에도 활동성을 높여준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진짜’는 따로 있다.
다른 코트들을 제치고 이 제품을 추천하는 이유는 등 뒤 허리선을 구분짓는 듯한 굵은 띠가 진짜 예술이다.
살짝 허리라인을 잡아주면서 상체와 하체를 구분짓도록 잘라주어 다리가 길어보이는 효과를 준다.
뒷태가 너무 예뻐서 사람들을 만날 때 마다 뒤돌아 서있을 지도 모른다.
대충 걸어놓고 접어놓아도 구겨짐 없이 찰랑찰랑한 소재감을 보면 저절로 이런 소리가 나올것이다.
‘와, 진짜다.’ 구매는 여기(https://bit.ly/3RqYnwO).
3. 구테(GOUTE)_Lea pants with leather belt
구테는 오랫동안 함께 할 수 있는 옷을 만든다.
무작정 트렌디를 좇기보다는 언제 꺼내 입어도 멋스러울 수 있는 디자인과 좋은 원단에 그들만의 정교한 디테일을 더한다.
세월이 흘러도 변치않는 옷을 만들고자 하기 때문에 옷의 퀄리티가 남다르다.
덤벙대고 옷을 험하게 다루는 나조차도 오래 입을 수 있을 만큼 좋은 원단을 사용한다.
중요한 날에 입으면 더욱 빛나겠지만 중요하지 않은 날에도 내가 중요한 사람이 된 듯한 기분을 준달까.
구테의 시즌 컨셉만 봐도 그들이 옷을 통해 전하고자하는 바가 묻어난다.
이번 시즌을 보면 영화 속 주인공처럼, 내 삶의 주인공은 나 자신이라는 주제로 어떤 상황에서도
매 순간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옷을 보여준다.
여성만이 가진 몸의 곡선을 살려 우아하면서도 절제된 디자인으로 어떤 상황이나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감각적으로 입을 수 있는 옷을 선사한다.
클래식한 디자인이 더 완벽하게 보이는 이유는 그들만의 매력적인 디테일 때문이다.
자칫하면 심심해 보일 수도 있는 클래식한 디자인에 와이드한 커프나 스타일링에 따라 달라지는
투웨이 카라, 브이넥에 깊은 절개선으로 완성도를 한 층 더 높여준다.
그 중에서 딱 하나만 고르자면 ‘Lea pants with leather belt’가 좋겠다.
평범한 울 소재의 와이드팬츠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와이드 핏이지만 핀턱이 다리가 너무 굵어보이지 않도록 잡아준다.
핀턱으로 인한 주름이 자연스럽게 다리를 타고 따라 흐르고 거닐 때마다 고급스러운 질감이 빛난다.
완벽한 핏과 소재의 질감은 올드머니룩의 정석을 보여준다.
함께 제공되는 가죽 벨트가 있어 따로 악세사리를 착용하지 않아도 포인트가 된다.
게다가 벨트의 연결고리는 은은한 골드 빛이 돌면서 고급스러움을 한껏 올려준다.
구테에서 판매하는 ‘Marion asymmetrical relaxed jacket’이나 ‘Eva deep v neck top’을 함께 입는다면
누군가가 나에게 이렇게 물을 것이다.
‘근처에서 영화 촬영하시나봐요?’ 구매는 여기(https://bit.ly/48iHLx6).
4. 던스트_Unisex Classic 2 Button Wool Blaz
럭셔리’는 아니지만 클래식한 무드의 올드머니룩을 완성하고 싶다면 던스트를 추천한다.
젠더의 구분, 포멀과 캐주얼의 경계선을 없애는 던스트의 능력이 대단하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중성적인 매력이 던스트의 가장 큰 특징. 23F/W의 주제는 ‘NEW-OLD’. 빈티지,
클래식을 현대문화에 맞춰 새롭게 탄생하는 감성과 적절히 섞어 던스트만의 새로운 클래식함을 보여준다.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을 중점으로 2023년, 과거와 현대를 넘나드는 매력적인 아웃핏을 만든다.
나는 ‘유니섹스 클래식 투 버튼 울 블레이저’를 강력히 추천한다.
원래 스커트류를 추천하려 했으나 자켓으로 눈을 돌리게 된 계기가 있다.
뻔하지 않은 네이비 컬러와 금장의 단추 조합이 기가 막히기 때문이다.
이 두조합을 두고 교복 같구만, 하고 실망하긴 이르다.
미국 명문 사립학교 교복에서 착안된 프레피룩, 미국동부 명문대학이 모여있는 아이비리그 학생들이 즐겨입는
스타일로 아이비리그룩이라 불리는 차림도 일종의 올드머니룩과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니트나 셔츠와 함께 입는다면 트렌디하고 영해보이는 올드머니룩 완성. 게다가 안감은 스트라이프 원단으로
소매를 접어 포인트주기에도 좋다. 구매는 여기(https://bit.ly/44WvlrX).
5. 퓨어블랙 스튜디오_Long Classic Pearl Necklace
이렇게 끝내면 심심한 것 같아 화려한 악세사리 하나 추천하고자 한다.
내가 좋아하는 주얼리 브랜드 ‘퓨어블랙 스튜디오’는 세련되고 깊이 있는 아이템을 만들어낸다.
세공한 은과 더불어 담수진주처럼 천연자재를 자주 사용하는데 디자인도 꽤나 매력적인 편.
그중에서도 ‘Long Classci Pearl Necklace’를 추천한다.
74cm의 긴 진주목걸이인데 길게 늘어뜨리거나 여러번 둘러메어 짧게 연출할 수 도 있다.
담수진주는 불규칙한 형대로 모든 진주의 형태가 동일 하지 않고 크기 자체도 작은 편이라 과하게 느껴지지 않고
포인트 주기 제격이다. 착장이 너무 심심한 게 아닌가 싶으면 진주목걸이로 완벽한 룩을 완성하자.
구매는 여기(https://bit.ly/3PpsyBR).
첫댓글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