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울 적에
마음 답답할 적에
뒷산에 올라가 마음을 벗는다
나무마다 하나씩 마음을 걸어두고
노을을 받으며 드러눕는 그림자
돌아갈 것이 없는 빈 몸이다.
뒷산은 뒷산은 내 몸이다.
무겁게 끌어 온 신발의 진흙덩이
서리 감겨 살을 에는 하루의 바람
모두 모두 부려놓는
울먹이는 내 몸이다.
[한국인의 애송시 II, 청하]
신달자(愼達子). 1943년 경남 거창 출생.
숙명여대 국문과 졸업. 1970년 「빨래」「발」「에레베타」로 문단에 나왔다.
주요 작품으로는 「일기」「미로」「미인계」등이 있으며 이들 작품을 통해 조화할 수 없는 인간의 외로움과 숙명적인 상실을 노래한 여류시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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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뒷산은 나의 친구였습니다.
낮은 봉분의 뉘 무덤인지 모릅니다.
봄이면 무덤 옆에 누워 따사로운 햇살에 몸을 맡겼습니다.
고개 숙인 할미꽃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하얀 솜털이 부드러웠습니다.
할미꽃이 아니라 애기꽃이었습니다.
뒷산에는 참나무와 가시나무가 있었습니다.
가을엔 옷을 벗어 대지를 덮어 버립니다.
추위를 견디며 겨울을 보냅니다.
땅속의 새싹을 위해서
우리의 어머니처럼.....
오늘이 연휴의 마지막 날입니다.
설날 잘 지냈는지요?
평온한 날 되시기 빕니다.
=적토마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