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롬 16:8]
또 주 안에서 내 사랑하는 암블리아에게 문안하라...."
주 안에서 내 사랑하는 암블리아 - 어떤 사본에서는 단축형 '암플리아스'로 기록되기도 한 '암블리아'는 라틴식 이름 '암플리아투스'의 축소형이다. 이 이름의 뜻은 '큰' 또는 '많은'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이런 이름은 당시 로마에서는 흔했으며 특히 황제의 가문에 많이 사용되었다. 초기 기독교 묘지나 카타콤의 비문에도 이런 이름이 발견된다.
바울은 암블리아에 대해 '내 사랑하는' 자라고 매우 다정한 수식어를 사용하여 특별히 개인적인 애정을 고백하고 있다. 이것은 기독교적 의미에서 그리스도를 통한 서로의 깊은 사랑의 관계를 말해주는 것으로서 바울과 그의 사이에 그리스도인의 진실한 우정이 깃든 교제가 있었음을 보여 준다.
그런데 바울은 이런 관계가 '주 안에서' 이루어진 것임을 밝히는 것 또한 잊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런 모든 아름다운 모습은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적 은혜를 통해 한 형제가 되었다는 인식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롬 16:9]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동역자인 우르바노와 나의 사랑하는 스다구에게 문안하라...."
우리의 동역자인 우르바노 - '우르바노'는 '세련된', '우아한'의 의미를 가진다. 이러한 이름은 일반적으로 로마 노예의 이름이다. 바울이 그를 가리켜 '우리의 동역자'라고 말하는 것으로 보아 그가 과거에 바울을 도와 복음 사역에 동참하였고, 주의 일을 하는 다른 사람들도 도와주었음을 알 수 있다.
나의 사랑하는 스다구 - 신약성경에는 그에 대한 자세한 언급은 없으나 '나의 사랑하는'이란 표현을 쓴 것을 보면 그도 역시 바울 사도와 개인적인 친분 관계가 있던 자로서 암블리아와 같이 바울의 사랑을 받은 로마의 성도임을 알 수 있다. 특히 이 이름이 귀족의 비문에 나타난 것을 볼 때 황제의 가족에 속한 자라고 여겨진다.
[롬 16:10]
그리스도 안에서 인정함을 받은 아벨레에게 문안하라 아리스도불로의 권속에게 문안하라...."
그리스도 안에서 인정함을 받은 아벨레 - '특색'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이름은 로마의 유대인들 사이에 흔한 이름이었으며 또한 황제 가문이나 로마인들 사이에도 종종 발견되는 이름이다. 그를 가리켜 '그리스도 안에서 인정함을 받는 자'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헬라어로는 '톤 도키몬 엔 크리스토로 여기서 '도키몬'은 아벨레가 어떤 극심한 시련을 통해 신앙의 연단을 단단히 받았음을 시사한다.
이것으로 보아 그가 자기에게 임한 시련을 극복하고 마침내 하나님으로부터 은사를 받아 교회에서 많은 봉사를 할 수 있었고 그 결과 교회의 신임을 받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아리스도불로의 권속 - 아리스도불로는 헤롯 왕의 손자였으며, 아그립바와 형제였다 당시 그는 로마에 오랫동안 살고 있었으며 또한 로마 황제 클라우디오의 친구요 추종자였으며, 그 자신은 기독교인이 아니었다.
그가 죽은 다음 그의 집안에 속한 모든 사람들은 다른 황제의 집안에 귀속되어 그들의 신분이 유지되었고 그의 집안의 노예들과 자유인은 '아리스도불로의 권속'이라고 알려지게 되었다. 혹자는 그들 가족 중의 일부가 기독교인이 된 것이라고 추론한다 즉 바울은 그의 권속들에게 문안 인사를 하고 있는데 이들은 아리스도불로 아래 있었던 노예들과 일꾼들이었을 것이다.
[롬 16:11]
내 친척 헤로디온에게 문안하라 나깃수의 권속중 주 안에 있는 자들에게 문안하라..."
헤로디온 - 바울은 7절에서 안드로니고와 유니아처럼 '헤로디온'도 자기의 '친척'이라고 부른다. '친척'에 해당하는 헬라어 '슁게네'는 7절에서 언급한 것처럼 바울의 가까운 '유대인 동료', '동족', '이스라엘 사람'을 뜻한다. 윌리암 람세이는 '헤로디온'은 문자 그대로 바울의 친척이 아니라 다만 바울과 친밀한 관계에 있는 유대인 동역자라고 말하고 있다.
헬로디온은 아리스도 불로의 권속처럼 헤롯의 가계에 속한 유대계 그리스도인일 것으로 추정된다. 바울은 주로 이방인을 향한 선교 활동을 폈지만 항상 그의 동족 유대인들에게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 그의 동족 중 대부분이 현재는 비록 복음을 거절하고 있지만 장래에 하나님께서 그들도 구원하실 것을 확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깃수의 권속 중 주 안에 있는 자들 - 대부분의 주석가들은 나깃수를 티베리우스 클라우디우스 나르킷수스라고 하였다. 이 사람은 로마 황제 티베리우스의 노예의 신분으로 있다가 해방된 자유민으로서 권모 술수에 능한 부자였다고 한다. 그는 클라우디우스황제 치하에서 권력을 휘둘렀던 자로 A.D. 54년에 네로가 즉위한 직후 네로의 모친 아그리피나의 미움을 사서 그녀의 명령에 의하여 처형되었다고 한다.
그의 죽음 후 그의 재산은 몰수되었고 그의 노예들은 황제의 소유로 예속 되었는데 황제 가문의 다른 노예와 구별하기 위하여 나깃수에게 속한 모든 노예들에게 아리스도불로의 권속처럼 '나르키시아니라는 명칭을 붙였다. 권모 술수에 능하고 극악 무도한 나깃수는 기독교로 개종하지 않았지만 그 권속들 중의 일부와 노예와 가족들이 그리스도인이 되었다.
칼빈은 말하기를 '하나님의 은혜가 온갖 종류의 사악으로 들끓는 나깃수의 집에까지 들어간 것은 의미가 깊은 일이며 놀랍고 대단히 경이로운 일이다'라고 하였다. 어쨌든 바울은 나깃수의 권속에 속한 종들로서 그리스도인된 자들에게 문안하라고 하고 있다. 이는 나깃수의 권속 중 '주안에 있는 자들에게' 문안하라는 어구가 지지해 준다. 이렇듯 바울 사도는 그 신분에 관계없이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받은 자들에게 특별한 관심과 사랑을 갖고 기회있을 때마다 그들에게 문안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롬 16:12]
주 안에서 수고한 드루배나와 드루보사에게 문안하라 주 안에서 많이 수고하고 사랑하는 버시에게 문안하라..."
드루배나와 드루보사 - 이 두 이름의 뜻은 '화사하다' 혹은 '우아하다'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 이름은 동일한 어근 '트뤼파오'에서 유래된 것으로 아마 이들은 같은 자매였을 것이다. 또한 쌍동이였을 가능성이 크다. 왜냐하면 당시 같은 어근에서 유래된 이름들은 쌍동이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또한 그와 같은 이름은 귀족 계층에 어울리는 이름으로서 그들은 당시 귀족 집안의 사람들이었음에 틀림없다. 바울은 그들을 '주 안에서 수고한' 자들이라고 칭찬하고 있는 바, 그들이 귀족적인 풍요로운 생활에서 안주(安住)하지 않고 열심으로 신앙 생활을 하며 헌신하였음을 보여준다. 사랑하는 버시 - '버시'의 헬라어는 '페르시다'로 '페르시아 여인'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당시 외국인들은 흔히 그들 출신 지역을 따서 이름을 붙이곤 했다.
이러한 이름은 로마나 기타 다른 지역에서 헬라어나 라틴어로 쓰여진 묘비명에서 노예나, 자유인 여자의 이름으로 발견된다. 대부분의 주석가들은 이런 점을 참고하여 그녀가 해방된 여종이란 점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바울은 에배네도, 암블리아, 스다구에 대해서는 '나의 사랑하는'이란 말을 붙였으나,
여기서는 그냥 '사랑하는'이라고 한 것으로 보아서 아마도 그녀가 독신녀로서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수고를 하였으므로 바울 뿐 아니라 모든 교회가 '사랑하는' 여인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시제상 앞의 '드루배나'와 '드루보사'에 대해서는 현재 시제를 사용했고 '버시'에 대해서는 과거 시제를 사용하였다.
이것은 의미상으로 큰 차이는 없지만 추측해 보건대 '버시'가 수고를 많이 한 것은 이미 지난 날이었고 사도가 편지를 쓴 현재는 아마도 나이든 노령의 여인이 되었을 것이다. 따라서 그녀가 연령이나 허약함으로 인해 더 이상 과거처럼 활동적으로 일하지 못했을지도 모르기에 시제를 과거로 썼는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