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7.16일 김진안 전 삼성 임원이 올린 短評글입니다. 읽다가 구역질이 나도 참고 보시며 최소한 格調도 찾아 볼 수 없는 현 국무회의 실상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비참한 오세훈 시장 신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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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의 소통은 권장되어야 마땅하지만, 국민의 재산권이 걸린 엄중한 세제 개편을 가벼운 일회성 이벤트로 다루기 시작하면 그것은 저급한 포퓰리즘 쇼로 전락하고 만다.
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한성숙 국무총리가 보여준 행보는 과연 이곳이 한 나라의 국가 행정을 책임지는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지, 아니면 자극적인 인터넷 생중계 방송인지 의구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전 국민에게 실시간으로 중계되는 엄중한 회의 현장에서 두 최고 지도자가 보여준 대화와 행보는 국정 운영의 최소한의 격조와 무게감마저 스스로 낮춰버린 처사였다.
대통령은 국무회의 도중 유튜브 댓글창을 향해 초고가 주택 보유세 부과 기준을 두고 찬성하면 1번, 반대하면 2번을 눌러달라더니, 이내 한 총리를 향해 "난 이제 집이 없다. 총리 집은 20억 원이 넘느냐"는 사적인 질문을 던졌다. 이에 한 총리는 기다렸다는 듯 "집 한 채 있는데 20억 원은 넘는다"고 맞받았다.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은 국민의 주거 안정과 재산권 보호, 세수 추계와 시장 파급효과 등을 소수점 단위까지 세밀하게 분석하고 시뮬레이션해야 하는 정교한 고차방정식이다. 그러나 두 사람은 주관적인 사견을 가감 없이 내뱉으며 국정을 마치 동네 카페의 한가로운 집값 담소 수준으로 떨어뜨려 놓았다.
특히 이 대통령이 장난치듯 던진 "난 이제 집이 없다"는 발언은 고금리와 대출 규제의 쇠사슬에 묶여 내 집 마련의 꿈을 접어야 했던 무주택 서민들의 가슴에 깊은 상실감을 안겼다.
대통령의 무주택 상태는 청와대 입성 과정에서 고위공직자의 비거주 주택 처분 압박과 여론의 지적이 일자 등 떠밀리듯 매각한 결과에 가깝다. 임기를 마치면 어차피 삼엄한 경호가 지원되는 사저로 갈 신분이면서, 일반 서민의 절박한 주거 고통은 뒤로한 채 "나도 집 없는 사람"이라며 가볍게 넘기는 모습은 서민 행세를 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여기에 장단을 맞춘 한성숙 총리의 유체이탈 화법 역시 국민의 실소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한 총리는 총리 지명 당시 다수의 주택 및 오피스텔 보유 사실이 알려지며 다주택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고위공직자 임명을 앞두고서야 서둘러 매각해 겨우 1주택을 남겨두자마자, 국무회의에서 자신의 집값을 언급하며 농담을 던지는 행태 앞에서는 공직자로서의 책임감이나 자성을 찾아보기 어렵다. 부동산 정책 실패와 공직자들의 자산 논란에 깊은 박탈감을 느끼는 국민의 정서를 전혀 배려하지 않은 태도다.
이러한 가벼움은 야당 소속인 오세훈 서울시장을 대하는 태도에서 차가운 배제로 변모했다. 오 시장은 토론 말미에 공식적으로 발언을 신청하며 주택 공급과 서울시의 구체적인 부동산 정책 제안을 개진하려 했다.
그러나 한 총리는 "이 건은 국민 대토론회가 예정되어 있으니 그쪽으로 넘기는 것이 좋겠다"며 단칼에 가로막았고, "시장님이 주실 의견은 구두 발언 대신 서류로 받겠다"고 못을 박았다. 오 시장이 회의 말미에 재차 발언하려 하자 이번엔 이 대통령마저 "그 얘기는 나중에 하시죠"라며 제지하고 나섰다.
자신들은 국무회의 생중계 마이크를 잡고 부동산 제도를 가볍게 언급하며 사적인 대화를 나눴으면서, 정작 천만 시민의 주거 안정을 책임지는 서울시장이 정식으로 정책 제안을 하려 하자 입을 막아버린 것이다. 이는 다른 목소리를 내는 야당 지자체장의 의견 개진을 사실상 차단하려는 정파적 태도로밖에 볼 수 없다. 서울시장을 국가 정책의 동반자가 아닌, 서류나 제출하고 받아 가야 할 하급 행정기관처럼 하대한 셈이다.
더욱 실망스러운 것은 굳이 총리가 총대를 메지 않아도 될 상황에서 스스로 '대통령의 방패막이' 역할을 자처한 한 총리의 태도다. 이는 자신을 파격 발탁해 준 임명권자에게 보여주는 전형적인 과잉 충성의 발로로 비칠 뿐이다.
평생을 합리적인 기업인으로 살다 정치에 입문한 지 불과 1년에 지나지 않은 인물이, 이토록 빠르게 정파적 이익을 대변하는 도구로 전락하는 모습은 권력의 생리가 사람의 본분을 어떻게 흐려놓는지를 보여준다. 합리와 상식을 말하던 전문 경영인 한성숙은 온데간데없고, 오직 임명권자의 심기 경호와 정파적 장벽 쌓기에만 분주한 관료의 모습만 남았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자행된 유튜브 즉석 투표는 국정의 품격을 떨어뜨린 결정타였다. 평일 오전 국무회의 중계를 지켜보며 실시간 댓글을 다는 이들은 대부분 정부 지지층일 수밖에 없다. 통계적 대표성이 완전히 결여된 이들의 '찬성 90%'라는 숫자를 두고 대다수 국민의 여론이라 강변하는 것은 전형적인 아전인수다.
더욱이 정부는 향후 공청회와 토론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공언했으나, 대통령이 최고 의사결정 기구에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직접 던지며 결론을 유도해버린 마당에 어느 실무진이 소신 있게 다른 목소리를 내겠는가. 결국 앞으로 있을 모든 여론 수렴 절차는 대통령의 가벼운 즉흥 발언을 사후 승인해주기 위한 요식 행위로 전락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국정은 쇼가 아니며, 부동산 세제는 예능 프로그램의 퀴즈가 아니다. 주택 공급의 핵심 파트너인 서울시장의 목소리는 야당 소속이라는 이유로 차단하며 불통의 장벽을 쌓으면서, 정작 시장 안정에 필수적인 공급 대책은 외면한 채 자극적인 세금 여론몰이에만 몰두하는 정부의 모습은 위태롭기 짝이 없다.
부동산 정책의 성공은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라는 단단한 주춧돌 위에서만 가능하다. 대통령과 총리의 가벼운 입과 지지층 뒤에 숨은 실시간 투표 놀음은 정책의 신뢰를 바닥으로 추락시켰다. 두 사람은 지금이라도 국정의 엄중함을 무겁게 깨닫고, 헌법이 부여한 책임감에 걸맞은 신중하고 정교한 국정 운영으로 돌아가야 마땅하다.
{脚註} 글제의 티키타카(Tiki-Taka)'는 스페인어로 '탁구공이 왔다갔다 하는 모습'을 뜻하는데
상대방과 '쿵짝'이 잘 맞아 티격태격하거나 농담을 매끄럽게 주고받는 상황을 의미합니다.
출처 : 최보식의언론(https://www.bos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