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8경(2017. 9 .28)
1. 바롱 댄스
2. 낀따마니 화산지대
3. 풍장(風葬)
4. 아궁 화산
5. 탐팍시링 티르타 엠풀 사원
6. 누사 두아
7. 따나 롯 해상사원
8. 짐바란 해변 일몰
1. 바롱 댄스
정밀(精密)한 손발 동작 인형이 춤을 추지
두 신께 바친 제물 동전의 양면마냥
선(善)과 악(惡) 맨날 붙어도 승부 끝내 못 가려
* 발리(Bali)의 힌두 력(曆)은 1년이 210일이다. 그들은 한 달을 35일로 하고, 6개월(6×35일)을 1년으로 친다. 바롱은 이 때에 찾아오는 악령을 진정시키기 위해, 마을을 누비는 전설적인 동물이다. 힌두교의 서사시(敍事詩) '마하바라타'(Mahabharata, 데바나가리 문자로 महाभारत )를 소재로 했다. 선의 상징인 '바롱'(Barong)과, 악의 화신인 마녀 '랑다'(Rangda)가 끝없는 싸움을 펼치는 내용이다. 바롱 극(劇)은 ‘인간의 마음에 선과 악은 항상 공존한다’는 발리 특유의 세계관을 나타내고 있다. 모두 5막으로 구성되었다. (다음카페 하동송림에서 인용 2012. 12. 2)
* 선과 악은 이 우주가 존재하는 한, 늘 공존하기 마련이다,
2. 낀따마니 화산지대
꼭대기 오르는 길 정취도 좋을시고
조밀한 다랑이논 야자 숲 출렁이니
화구 위 뿜는 흰 연기 고운 하트 그리네
* 발리 섬은 인도네시아 자바(Java) 섬 동쪽 1.6km 지점에 자리 잡고 있다. 면적5,633㎢, 인구 약 422만 명(2014년)이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은총의 섬이다. 회교를 믿는 타 지역과 달리, 힌두교가 주종을 이룬다. 낀따마니(Kintamani)는 섬 북쪽의 화산지역으로, 쌀을 주식으로 하는 농경사회다. 전망대(표고 1,300m)에서 바라본 아궁(Agung 3,142m) 산과, 바뚜르(1,717m) 산 및 갈데라 호수의 정경이 좋다. 크기는 10×13km, 최대수심 120m이다.(카페다움 휠체어로 세계로)
3. 풍장(風葬)
나무에 올려두면 들개도 못 덤빌 터
풍우가 채간 육신 혼백은 뼈에 남아
장법(葬法)이 지혜롭구려 열대 숲의 후손아
* 풍장; 시체를 한데에 버려두어 비바람에 자연히 없어지게 하는 장사법이다. 나무 꼭대기나 나뭇가지 사이에 두는 것을 수장(樹葬), 수상장(樹上葬)이라 한다. 이곳 산 숲에 사는 원주민의 장법 중 하나이다,
4. 아궁 화산
구름 위 솟았으라 초록빛 감돈 신산(神山)
정수리 베게 삼아 편안히 잠들 제에
흰 입김 훅 불어대는 천제(天帝) 님의 저 심술
* 아궁(Gunung Agung 3,142m) 산은 발리에서 가장 높은 산이자, 인도네시아에서 5번째로 높은 활화산이다. 히말라야 산맥을 ‘신들의 정원’이라 부른다면, 이산은 발리 인들이 ‘천국으로 가는 문’이라 부르며 신성시하고 있다. 마더 템플(Mother Temple), 브사끼(Besakih) 사원이 있다. 이곳 사람들의 숭배가 어느 정도냐 하면, 주민의 가옥 구조도 대문을 통해서 산을 바라볼 수 있도록 되어 있고, 모든 사람들이 잠잘 때는 항상 머리를 산으로 향한다고 한다. 1963년 마지막으로 화산 폭발이 있었다. 그 이전 1820년대에 있었다고 하니, 그리 잦은 편은 아니다. 최종 폭발은 20세기 화산 폭발 중 가장 규모가 컸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현재 산 3곳에 화산 관측소가 있다.(백과사전 ‘ENJOY 발리’에서 인용 수정).
* 2017년 9월 주분화구에 흰 연기가 치솟아 반경 12km 내 주민 13만 명이 대피했으나, 9월 28일 현재 다행히 지하지진이 감소했다는 뉴스가 전한다. (연합뉴스 다음뉴스)
5. 탐팍시링 티르타 엠풀 사원
샘물은 신통방통 발리 인 건강 빌고
탑으로 세운 우주 거수(巨樹)도 늠름하나
영약(靈藥)은 행실에 있지 사원에는 없다오
* 탐팍시링(Tampaksiring) 티르타 엠풀(Tirta Empul) 사원; 낀따마니 가는 국도변에 있다. 우주를 표현한 탑과, 쉴 새 없이 솟아나는 성스러운 샘이 있어 발리 인들이 신성시 한다. 전설에 의하면 인드라(Indra) 神이 대지를 뚫어 불멸의 영약으로 샘을 만들어 무신론자인 ‘마야데나와’(Mayadenawa) 라는 마왕을 물리쳤다고 한다. 이러한 연유로 지금도 사람들은 이곳과 가까운 장소에서 목욕을 하며, 샘물의 신통력에 건강과 부귀를 빈다. 사원입구 왼쪽 언덕에는 1954년에 세워진 수카르노(Sukarno) 초대 대통령의 별장이 있다. 20년에 한 번씩 꽃을 피우는 둘레 12m 거목이 늠름하며, 일부 유적은 훗날 복원키 위해, 번호를 매긴 채 방기(放棄)했다.
6. 누사 두아
바다는 에메랄드 간들댄 줄 코코넛
하얗게 밀려오는 포세이돈 곱슬머리
방갈로 침대에 누운 내 님 팬티 노리니
* 누사 두아(Nusa Dua); 발리 정부의 개발 계획에 따라 만들어진 관광단지다. 우리나나로 말하자면, 경주의 ‘보문단지’나, 제주도의 ‘중문단지’에 비견되는 관광지역으로, 450ha에 이르는 면적에 3.5km 길이의 비치를 가지고 있다. 초록빛 맑은 바다를 낀 해변은 세계적인 특급 리조트들과 대형 쇼핑단지가 있어, 영화감상 등 휴양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2013년 APEC을 계기로 ‘꾸따’(Kuta)와 ‘사누르’(Sanur) 연결대교가 놓여 이동도 편리해졌다. 이곳과 연계된 ‘딴중 브노아’(Tanjung Benoa)는 가히 해양 스포츠의 천국이라 할 수 있다.(ENJOY 발리 수정)
* 포세이돈(Poseidon); 바다의 신(그리스)으로, 로마에서는 ‘넵투누스’(Neptunus)로 불린다. 곱슬머리에다, 포악한 성격으로 묘사한다. 말〔馬〕과 연관이 있으며, 흔히 파도로 비유되기도 한다.
* 속담 하나; 옥니박이 곱슬머리와는 말도 마라.
7. 따나 롯 해상사원
똬리 튼 바다뱀은 비취모(翡翠帽) 눌러쓰고
먹바위 이끼 따며 웅성대는 선남선녀(善男善女)
금빛이 물드는 석양 악령 쫓는 동굴 신(神)
* 따나 롯(Tana Lot); ‘꾸따’ 북서쪽 ‘따바난(Tabanan)’ 해안에 위치한 바다의 신을 모시는 해상사원이다. 16세기경 자바 섬에서 온 힌두 고승 ‘니라타’(Nirata)가 이곳의 아름다움에 반하여 절을 지었다. ‘바다 위의 땅’이라는 뜻이며, 바닷물이 빠지는 썰물일 때에만 접근할 수 있다. 섬 안쪽의 동굴에는 바다로부터 오는 악령을 쫓아 준다고 믿는 바다뱀신이 모셔져 있고, 신성한 샘물이 솟아나고 있는데, 승려가 이를 성수로 삼아 축복을 해준다. 이곳 역시 석양이 아름다운 곳으로, 해가 질 무렵 금빛으로 물드는 바다를 배경으로 한, 연두빛 숲을 둘러쓴 모습은 일대 장관을 연출한다. 안은 힌두교인이 아니면 들어갈 수 없다. 전체가 바다 위에 있는 것은 아니다. 썰물 때는 사원이 있는 바위섬이 육로로 연결이 되었다가, 밀물 때 절반 정도가 바닷물에 잠기게 된다. ‘울루와뜨’(Pura Uluwatu) 절벽 사원과 더불어, 사진작가들이 가장 많이 찾는 장소이다. 이곳은 영화 ‘엠마뉴엘 부인’ 촬영장소로도 유명하다.(ENJOY 발리 수정)
8. 짐바란 해변 일몰
모래는 보드랍고 황금색 박모(薄暮)인데
전라(全裸)로 발랑 누운 이방인 음문(陰門) 보다
맛좋은 바다가재로 허전한 맘 달랬지
* 짐바란(Jimbaran); 덴파사(Denpasar) 국제공항 바로 아래에 위치한 전통적인 어촌 마을로, 한국에서는 ‘짐바란 시 푸드’로 유명한 곳이다. 좋은 리조트와 황금색 석양, 부드러운 모래사장이 있다. 낮은 절벽부터 120m 에 이르는 높은 절벽까지 스펙터클한 경관을 자랑하는, 발리 최남단 ‘울루와뜨’(Uluwatu) 지역은 아직 개발이 덜 된 곳이기도 하다. 아찔하면서도 아름다운 절벽 아래 운치 있는 사장(沙場)들이 신비로움을 더해 준다. 하지만, 이곳도 조금씩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점차 매력이 사라지는 게 아쉽다. ‘응우라 라이’ 국제공항의 바로 아래, ‘짐바란’은 ‘울루와뜨’와 다운타운을 이어 주는 관문역할을 한다. 공항에서 ‘울루와뜨’ 지역까지는 차로 1시간 걸린다.(ENJOY 발리 수정)
* 모래바닥에서 대담하게도 음문을 완전히 드러낸 채, 하늘을 향해 발랑 누워 일광욕을 즐기는 서양처녀... 머리만 노란 게 아니라, 음모까지도 노랗다. 이 장면을 보자마자, 모른 척 슬그머니 눈을 감고 지나가지만, 묘하게도 성적 충동이 인다.
* 사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전라는 오히려 보기 흉하다. 반라(半裸)가 더 보기 좋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유명한 조각가 ‘피그말리온’(Pygmalion)은 자신이 그리든 이상적인 여인상을 실물 크기로 상아(象牙) 조각한 후, 뇌까린 말이다. 그는 자신이 만든 여인상을 결국 사랑하게 되었고, 그런 여인과 결혼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이에 여신 ‘아프로디테’가 응답하여 그 여인상에 생명을 불어넣어 줌으로서, ‘인간이 된 그 여인’과 결혼하게 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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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산악시조 중 빠트린 부문이다. 발리는 제1차로 1997. 7. 10~ 7. 14, 제2차로 1999. 6. 22~ 6. 29 두 번이나 다녀왔는데도, 그간 자료를 찾지 못하다가, 발견해 새로 지었다. 부연(敷衍)해, 예전 국민은행 지점장 재직 시 다녀온, 해외연수 9개국, 20개 곳(1997. 5. 12~5. 31, 19박 20일정)은 정서가 사뭇 달라, 따로 시조를 짓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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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古書硏究》 제35호(2017년) 풍치시조 3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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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약력; 한국고서연구회 이사. (사) 서울문화사학회 회원. (사) 서울역사문화포럼 회원.
첫댓글 입춘 추위가 영 가시지 않는다. 따뜻한 남쪽이 생각나, '발리8경' 시조를 게재한다. 다음카페 '삼산 사랑방'에서는 운영자가 사진까지 넣어 멋지게 편집했다. 스크랩 하기가 뭣해 따로 올린다.
이사님 발리의 경관을 노래한 시 덕분에 날씨도 많이 풀렸습니다.
하하! 아침에 이 시조 올린 후, 운동 하러 잠깐 나가보니, 약간 풀렸군요. 우리 조장빈 이사가 빈 덕분입니다. 고맙습니다.
발리 아가씨들이 추는 춤이름이 바롱댄스인가 봅니다.
여행가서도 이렇게 시조를 읊을 수 있으시다니...굉장하십니다.
발리에서는 여행보다는 pic클럽 안에서만 놀아서
아궁화산, 사원 등등 잘 모릅니다.
한상철 님의 시조를 음미하면서 발리의 풍경을 다시금 회상해봅니다.
아이구! 박태순 님의 촌평이 더 좋습니다. 여행지에서는 메모만 해두고, 귀국해서 본격적으로 짓습니다. 동일 어휘가 겹치지 않도록, 수도 없이 퇴고를 합니다. '정격 단수시조'가 되다 보니, 나중(제가 죽은 후)에 '노래 혹은 시조창'을 의식해, 음(소리)의 '고저장단'까지 다시 맞춥니다. 외국산하를 읊는데, 가장 어려운 점은 그 풍광을 우리의 정서로 치환(바꿈)한 후. 다시 율(3434~ 3543)에 따라 서정시(先景後情-43 글자)로 마무리 하는데 있더군요? 고맙습니다. 한국의 문인들이 감히 덤비지 못하는 이유(장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눈으로만 보지 말고, 큰 소리로 읊어주셔야(노래로) 제 맛이 납니다.
후대에 노래혹은 시조창까지 의식해서 하는군요~ 어렵네요^^
하하! 대상은 보기 나름입니다. 위 시조도 쉽게 넘어가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ㅋ 나야 어차피 한국문단에 발을 디뎠으니까, 치열하게 영혼을 불태워야지오? 만에 하나 '고전시가'(古典詩歌)로 후세에 이름이 남으면, 그나마 영광 아니겠습니까? 고맙습니다.^^
업무상 발리를 10번도 더 다녀왔는데 ...부끄럽습니다~~~ㅠㅠ 사물을 보시는 감각을 저도 조금 배운 듯 합니다~~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설 잘 쇠셨습니까? 하하! 공감합니다. 사물을 대하는 관점이 다르기에, 같은 풍광이라도 달리 비칩니다. 발리 인들도 모르고 지나칠 수 있습니다. 저야 부족하지만, 한국에서 글 쓰는 사람이니 만큼, 우리 고유의 전통시조로 한번 읊어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