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절정을 맞을 때와 고사리장마가 겹치니 하늘로 비상할 듯 벚꽃이 만개했는데도 빗줄기에 꽃잎들이 바르르 떨고 있는 듯합니다. 빗물에 쓸려 꽃잎들이 마구마구 쓸려내려가는 풍경은 바람에 눈오듯 날리는 🌸 벚꽃이파리 풍경보다야 낭만도 운치도 특별함도 덜한 것은 아쉽죠.
이삼 일에 한번씩 뿌려대는 빗줄기는 아무래도 고사리 싹틔우는데는 제격이지만 4월에 미친 듯 번지는 봄꽃들에게는 잔인한 화무십일홍 생태의 단축입니다. 안개와 보슬비로 점철되는 비오는 날의 분위기는 온통 회색빛이라, 봄날은 그야말로 freaky라고 표현하면 딱입니다. 밝고 초롱초롱한 햇살가득한 날과 잿빛가득 추적대는 날의 교차점에서 정신이 온전하기가 참 쉽지않네요.
그런 면에서 보면 무려 4개월 이상을 버티고 있는 유채꽃들은 참으로 질기고도 시든 모습도 별로 보여주지 않는 기특한 꽃입니다. 지난 겨울부터 버텨온 유채꽃들은 여전히 싱싱하고 노란 빛깔에 전혀 퇴색감도 없습니다.
어제는 여름이 미리 닥쳤나 깜짝놀랄 정도의 더위였습니다. 주간보호센테에서 오자마자 옷도 안벗고 운동가자고 하는 태균이. 일단 집에 들어오자 밖으로 한발자욱도 보태지 않으려는 준이 사이에서 실랑이할 시간도 없다는 듯 태균이 뛰쳐나갑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수산한못을 돌았지만 그것도 좋습니다.
여기저기 고사리채취철이라 거의 부딪칠 일이 없는 좁은 찻길에 하루 서너대씩 차량과 마주치기도 하고, 시골길 아무렇게나 주차해놓고는 고사리뜯으러 가버리는 바람에 집근처는 4월 한달 조심모드로 지내야 되겠습니다. 위험해 보이는 구간들이 꽤 많습니다.
꽤 강한 빗줄기가 밤새 계속될 모양입니다. 제주도는 4.3사건을 기려 4월 3일을 공휴일로 정할 정도로 과거 남북의 이념 속에서 영문도 모르고 죽임을 당한 제주도민들의 영혼을 달래는 기념사업을 꾸준히 하는 듯 합니다. 기억도 가물가물한 제주도 출신 소설가 현기영의 '순이삼촌'이 생각납니다. 대학교 때 읽었으니 느낌만 남아있을 뿐 내용은 희미합니다.
묵념의 시간, 함께 해볼 생각입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