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漢字)는 어떻게 생겨났는가?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한자(漢字)가 지구상에 그 존재(存在)를 드러낸 것은 약 5000년 전(B.C 2800년 경)이다. 지구상(地球上)의 다른 문명(文明)에서는 그 훨씬 이전에 문자(文字)가 사용되었다고 하는데, 그 문명(文明)이 쇠(衰)함과 함께 사라지거나 다른 문자체계(文字體系)로 바뀌어 오늘날에는 존재하지 않는 글자가 되었다.그러나 한자(漢字)는 4000년의 세월(歲月)이 흐르는 동안에도 그 문자체계(文字體系)가 바뀌지 않고 이어져 내려왔다.
한자(漢字)의 탄생(誕生)
한자(漢字)가 처음 만들어진 것에 대하여는 정확(正確)히 알 수가 없다. 다만 전설(傳說)에 의하면, 아주 먼 옛날 황제(黃帝)시대에 기록(記錄)하는 일을 담당(擔當)한 창힐(蒼 혹은, 倉)이라는 사람이 최초(最初)로 문자를 창제(創製)한 사람으로 전해진다. 태어날 때부터 성덕(聖德)이 있었는데, 자라서 새나 짐승의 발자국을 보고 문자를 창안(創案)하여 그 때까지 새끼의 매듭으로 기호(記號)를 만들어 문자 대신 쓰던 것을 문자로 고쳤다고 한다.
물론 이것은 전설(傳說)에 지나지 않는 이야기이고, 창힐(倉頡)도 실재(實在)의 인물은 아니나 새끼의 매듭을 이용(利容)한 데서 문자를 사용(使用)하기에 이르렀다는 전설은 주의(注意)할 만한 일이다. 이 전설은 한(漢)나라 때 이미 전해져 있었고, 창힐이란 이름이 붙은 서적명(書籍名)이 "한서(漢書)" '예문지(藝文志)' 등에 남아 있다. 이 이야기는 여기저기 옛 문헌(文憲)에 기록(記錄)되어있다. 그 중에 비교적(比較的) 구체적(具體的)인 기록으로는 허신(許愼, 東漢時代)이 지은 설문해자(說文解字)를 보면,
자서(自序)에
黃帝之史蒼, 見爲獸蹄迹之跡,
황제지사창, 견위수제적지적,
知分理之可相別異也, 初造書契
지분리지가상별이야, 초조서계
(황제의 사서인 창힐이 새나 짐승의 발자국이 찍힌 것을 보고, 서로 다른 것을 구별하는 이치를 알고 처음 글자를 만들게 되었다)고 했다.
그러나 말 그대로 전설(傳說)일 뿐, 사실이라고 믿기 어렵다. 또 한자(漢字)의 기원(起源)에 대하여는 결승설(結繩說)이 있는데 이는 한자(漢字)의 기원이 새끼매듭에 있다는 것이다. 결승(結繩)은 숫자를 나타내거나 어떤 약속(約束)이나 규칙(規則) 등을 나타내기 위한 원시적(原始的)이고 단순(單純)한 기록방법(記錄方法)이다. 그러나 말 그대로 설(說)일 뿐, 사실(事實)이라고 믿기 어렵다. 이 밖에도 몇 가지 설(說)이 있으나 모두 정설(定說)은 아니다.
한자(漢字)는 어느 특정인(特定人)이 발명(發明)했다기보다는 오랜 세월(歲月)이 지나는 동안 처음에는 극히 제한(制限)된 기호(記號)부터 시작하여 표현(表現) 영역(領域)이 늘어나면서 필요(必要)에 의하여 더 많은 기호(記號)들이 생겨나게 되고, 그것이 오랜 세월(歲月) 지속(持續)되어 오면서 변형(變形) 발전(發展)하여오늘날의 한자(漢字)라는 상형문자(象形文字)가 된 것이라고 보는 견해(見解)가 옳을 듯하다.
한자(漢字)의 특징(特徵)
포괄성(包括性)
한자의 부수(部首)를 보면 그 부수에 해당(該當)하는 한자는 모두 포괄적(包括的)인 동질성(同質性)을 띠고 있다. 얼음 빙(冫) 부수가 들어간 한자는 차갑거나 얼음에 관련된 성질(性質)을, 풀초 (艹) 부수가 들어간 한자는 풀과 관련(關聯)된 뜻을 가진 경우(境遇)가 많으므로, 부수(部首) 또는 부수의 조합(組合)을 보고 그 한자의 개략적(計略的)인 뜻을 짐작(斟酌)해 볼 수가 있다
변별성(辨別性)
한글은 동음이의어(同音異議語)가 많으므로 한자를 사용(使用)하지 않으면 뜻을 구별(區別)하기 어려운 경우(境遇)가 많다. 예를 들어, "한문고등학교(漢文高等學校), 한자배(漢字杯) 농구대회(籠球大會) 삼연패(三連覇)"라는 기사(記事)가 났을 경우(境遇), 한문고등학교가 세 번 연속(連續)해서 졌다는 삼연패(三連敗)인지, 세 번 연속 우승하여 패권(覇權)을 차지(借地)하였다는 삼연패(三連覇)인지 한자를 보지 않으면 분간(分揀)하기 어려우며, '국가원수(國家元首)'라는 단어가 국가의 최고책임자(最高責任者)인 원수(元首)인지 국가적으로 원한(怨恨)을 갚아야 할 이완용(李完用)이 같은 원수(怨讐)인지 역시 한자를 보아야 쉽게 이해(理解)할 수 있는 것이다.
함축성(含蓄性)
한자는 여러 가지 뜻을 함축(含縮)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한자와 조합(組合)할 경우(境遇), 경우의 수 만큼의 수많은 어휘(語彙)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기초 한자(基礎漢字) 1,800자로 약 10만개의 단어가 이루어 지고, 3,000자를 알면 약 60만개의 단어(單語)를 만들 수 있다. 또한 의미(意味)를 확장(擴張)할 수 있으며, 새로운 단어를 만들 수 있는 조어력(造語力)이 뛰어나다. 비행기를 처음 보고 해당(該當)되는 뜻의 한자를 조합(組合)하여 비행기(飛行機)라는 단어를 즉시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은 한자 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말로는 '날 틀'쯤이 된다.
시각성(視覺性)
한자는 그림 글자이기 때문에 보는 순간 그 의미(意味)를 파악(把握) 할 수 있으며, 잘 모르는 한자라도 그 의미를 유추(類推)해 볼 수 있다. 쉴 휴(休)는 '사람(人)이 나무(木)곁에서 쉰다', 사내 남(男)은 '밭(田)에서 힘(力)써 일하니 남자' 라는 식(式)으로 눈으로 쉽게 글자를 보아서 이해(理解)를 할 수 있으므로 한자문화권(漢字文化圈)에서는 어느 곳을 가던 종이에 한자를 써서 의사소통(意思疎通)을 하는 필담(筆談)이 가능(可能)하다. 그러나 소리 글인 표음문자(表音文字)는 머리 속에서 일일이 발음(發音)을 해서 의미를 파악(把握)하므로 더디고 힘들다. 즉 눈의 정보처리 속도(情報處理速度)는 귀의 1,000배 이상이므로, 이러한 점으로 볼 때 한자는 우수(優秀)한 특징(特徵)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축약성(縮約性)
긴 단어는 간단(簡單)히 줄여서 쓸 수 있다. 대한민국(大韓民國)을 한국(韓國)으로, 전국교직원노동조합(全國敎職員勞動組合)을 전교조(全敎組)로, 중앙정보부(中央情報部)를 중정(中情)이라고 누구나 쓰고 이해(理解)한다. 이는 언어(言語)의 경제성(經濟性)이라는 측면(側面)에서도 상당(相當)히 유리(由來)하다. 이화여자대학교(梨花女子大學校)를 이화여대(梨花女大) 또는 이대(梨大)라고 간단히 줄여 말할 수는 있으나, 순 우리말인 '배꽃, 계집, 큰배, 움집'을 무어라고 줄일 수 없다.
예술성(藝術性)
한자는 글자 자체의 형태(形態)에 조형미(造形美)와 예술성(藝術性)이 있다. 그래서 필법(筆法)이 생겨났고, 마침내 문자 예술의 단계(段階)인 서예(書藝)로 발전(發展)하게 되었다. 아주 잘 쓴 글씨를 달필(達筆)이라 하고, 품격(品格)과 아름다움을 갖춘 글씨를 명필(名筆)이라 하며, 고도(高度)의 예술성을 갖추어 입신(入神)의 경지(境地)에 이른 글씨를 신필(神筆)이라 한다. 서예(書藝)는 단순히 글씨를 잘 쓰는 것만을 추구(追求)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精神)의 수양(修養)과 인격(人格)의 완성(完成)을 그 목표(目標)로 삼는다. 추사(秋史)의 글씨나 왕희지(王羲之)의 글씨는 그 자체로 예술적(藝術性)인 가치(價値)를 지니고 있다. 글자 자체의 형태(形態)로 예술의 경지(境地)에 이를 수 있는 것은 한자가 유일(唯一)하며, 영어나 일어 등은 아무리 잘 써도 예술의 단계(段階)에 까지 이르기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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