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잔 건배
클레오파트라는, 자신의 유방을 본뜬 술잔을 만들어 안토니우스에게 바쳤고, 프랑스 루이16세의 술잔은, 마리 앙뚜아네트의 유방을 본뜬 술잔 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서양에서의 술잔은, 이러한 연정을 담는 취향이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이에 반해 동양의 술잔을 보면, 티벳에서는 사람의 해골을 술잔으로 사용했으며, 중앙아시아 에서는 짐승의 뿔에 술을 담아 마셨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동양에서의 술잔이란, 실생활에 보다 밀착되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에서는, 농경문화권 답게 사람간의 정리를 중시하여, 큰 술잔에 술을 부어 마시며 의리를 다졌는데, 이 공동체 운명을 확인하는 의식용 술잔이, 바로 "대포잔" 이었습니다. 이 "대포"는 한자말로, 우리말로 직역하면 "큰 바가지" 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이 바가지에 담아 먹는 술은, 막걸리 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조선시대에, 강력한 조직력과 결속력을 가진 보부상들이, 생사고락을 같이 하기로 약속한 사이를 "대포지교"라 했습니다. 그리고 대포잔을 들고 다같이 "건배", 라고 하면서 마시는 행위는, 공동체 문화에서의 인화단결 인것은, 틀림 없는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건배는, 원래 "하늘 건, 잔 배"의 한자의로서, "하늘 높이 잔을 올리다" 라는 뜻으로서, 잔을 높이 들어 신들에게 감사드리고, 서로의 건강과 행복을 신들에게 비는 풍습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사이는 이 건배가, "마를 건, 잔 배"로 많이 해석되어 "술잔에 든 술을 다 마셔 비우다" 라는 뜻으로서, 원샷을 지향하는 술문화가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건배를 할때 서로의 잔을 같이 부딪히는 행위는, 술잔이 맞닿아 나는 소리를 같이 들어므로서, 서로의 마음이 같이 통하는 것으로, 믿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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