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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너희들인가, 비도술(飛刀術)을 한다는 친구들이?"
"네, 형님!"
지금 백산의 앞에는 구두파 내에서 비도술에 일가견이 있는 떡대들 열 명이 와있었다.
"좋아, 좋아. 앞으로 너희들이 나의 수련을 좀 도와주어야 하겠다."
형님이란 소리에 기분이 헤벌쭉 좋아졌나 보다. 갑자기 목소리가 쾌활해졌다.
백산은 그들을 다섯 명씩 이 개 조로 나누었다.
그리고는 동시에, 때로는 따로따로 순서와 개수에 상관없이 그 자신을 향해서 던지도록 시켰다.
쉬-익! 쉭!
자신의 방을 향해 가고 있던 백산을 향해서 동시에 이십 개의 비도가,
움직일 수 있는 모든 방위를 차단하면서 날아오고 있었다.
순간 백산의 몸이 그 자리에서 반 바퀴를 돌며 두 팔과 두 다리가 거의 동시에 휘둘러졌다.
따다당!
쇠끼리 부딪치는 소리가 들리며 이십 개의 비도가 튕겨 나가고,
그 순간 백산은 뒤통수 쪽으로 날카로운 기운이 다가섬을 느꼈다.
순식간에 앞으로 무너지듯 쓰러지면서, 그 탄력을 왼발에 집중하며 뒤쪽으로 힘차게 꺾었다.
열 개의 비도(飛刀)가 떨어져 나가고 그 상태로 백산의 몸은 거꾸로 재주를 넘듯이
다리를 위로하여 솟아올랐다.
다시금 그의 머리 아래로 스쳐 지나가는 비도(飛刀) 이십여 개,
바닥으로 내려오는 백산은 그대로 다리를 쭉 뻗으며 상체를 바닥으로 붙였다.
순간적으로 그에게 날아왔던 비도의 수는 총 백여 개, 그 모든 것을 백산은 모조리 피해버린 것이다.
지난 삼 개월 동안의 실전이 격투술의 기본을 완벽하게 숙지시켜 주었고
또한 감각은 오감(五感)을 뛰어넘어 육감(六感)이 서서히 눈을 뜨고 있었다.
자신은 느끼지 못하고 있었으나 그의 몸놀림은 일류고수를 능가하는 솜씨를 보이고 있었다.
그 이후로도 열 명의 떡대들은 백산을 향해서 수시로 비도를 던져대기 시작했다.
비도의 수도 다양하게 변해갔고 때로는 한꺼번에 마흔 개 전부를 던지기도 하고
어쩔 때는 단 하나의 비도만 던지기도 해서 백산의 주위를 분산시키려고 하였으나,
이미 육감에 눈을 뜨기 시작한 백산을 잡을 수는 없었다.
지금까지 매일 반복해서 해온 일이지만 밤이면
사문의 내공심법(內功心法)인 혈풍뇌전심법(血風雷電心法)을 익히는 것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아니 평소보다 더욱더 박차를 가해서 내공심법(內功心法)을 연마하고 있었다.
오늘도 백산은 정좌(定座)하고서 한 달간의 수련에 대해서 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피하고 막는 것에 주력하여 어떠한 형태의 공격도 다 처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것뿐이었다. 공격할 틈을 찾기 못했다.
'공격하지 못하는 무공은 있으나 마나한 반쪽짜리 일뿐이다.
적을 이기기 위해서는 공격을 해야한다. 공격할 틈을 만들어야 한다.
그 틈을 만드는 것이 마지막 한 달의 과제다.
결국은 비도(飛刀)를 던지고 난 후의 촌각(寸刻)을 이용해서 접근할 수밖에 없다.'
자리에 누워서도 백산은 쉴 수가 없었다. 이때부터는 자신이 잠들 때까지 명상훈련을 쌓는다.
백산의 머릿속에서는 비도가 날아오는 위치를 정하고 그 비도를 피하고 공격하는,
자신만의 비무를 끊임없이 지속하고 있었다.
"오늘부터는 나도 조금씩 공격을 해보겠다.
너희들은 지금까지 해온 그대로 내가 너희들에게 다가가든지 멀어지든지 계속해서 비도를 던져라"
비도를 던질 인원은 두 명을 더 추가해서 열두 명.
일인당 가지고 있는 비도의 수는 스물 네 개씩, 일인이 한 번에 던질 수 있는
비도의 수도 최대 여덟 개, 한 번에 백산에게 날아올 수 있는 비도의 수는 총 구십여섯 개의 비도이다.
이번에는 비도의 날을 전부 제거했다.
백산의 부상을 고려해서 석두의 고집으로 그렇게 된 것이다.
첫 번째 비도가 날아온다. 사방에서 사십팔 개의 비도가 날아오고 있었다.
처음이라 일인당 네 개씩만 던진 것 같았다.
백산의 양손이 번개처럼 수십 번을 움직이자 모든 비도들이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목표는 가운데 있는 이사(李四)다.'
그들이 서 있는 제일 가운데는 그들 중 비도술이 가장 뛰어난 이사란 녀석이 서 있었다.
첫 번째 비도를 쳐냄과 동시에 백산이 일보를 전진했고,
그들이 다시 비도를 찾는 순간에 일보를 전진했다.
이어서 쏟아지는 비도들, 완전히 비도들이 숲을 이루고 있었다.
백산의 온몸이 정신없이 움직이고 그의 손과 발이 도저히 나올 것 같지 않은 각도에서 휘둘러지고 있었다.
쇠와 쇠가 부딪치는 소리가 수십 번이나 들리며 백산의 몸은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갑자기 백산은 자신의 심장부위에 음습한 기운을 느끼고는 재빠르게 몸을 틀었다.
이사 녀석이 웃고 있었다.
그가 던진 비도가 백산의 왼쪽 어깨를 강타한 것이었다.
육안으로는 확인할 수 없었던 하나의 비도가 전진하던 백산의 심장부위로 날아든 것이다.
그동안 훈련된 감각으로 그 비도를 감지하고 어깨 쪽으로 돌렸다.
연습이었기 망정이지 실전이었다면 어깨에 칼을 맞는 사태가 발생 할 뻔했다.
그날 이후로 계속해서 훈련을 했지만 이사가 던지는 마지막 하나의 비도는 피할 수가 없었다.
답답해진 백산이 이사를 붙잡고 언제 비도를 던졌냐고 물었지만, 자신도 알 수 없다고 한다.
상대방의 움직임을 주시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비도가 날아간다고 한다.
결국은 이사의 마지막 하나의 비도를 피하지 못한 채 결투(決鬪)의 날이 밝아오고 있었다.
* * *
이 개월 전에 백산이 청목수라와 그의 부하들을 갈가리 찢어버린 바로 그 자리에
구두파와 초인파의 패거리들이 전부 모여 있었다.
양측의 거리는 오 장여로 삼백오십 여 명의 인간들이 숲을 이루고 있었다.
"네가 다쇠불알 백산이란 놈이냐? 나이 어린 녀석이라더니 덩치는 어른이구나.
내 밑으로 들어와라, 최고의 대우를 해주마."
무공을 익히고 있어서인지 초인파(超人派)의 두목 살인비도 마천택의 어투에는 여유가 묻어나고 있었다.
취익!
"댁이 초인파의 대장이라는 살인비도 마천택이요?
거 다 아실 만 한 양반이 좋은 밥 처먹고 쉰 소리를 하는 거요?
이곳에서 이기면 뇌룡현이 전부 내 것인데 댁 같으면 싸워보지도 않고
'예. 알겠습니다요, 형님'라고 하겠소?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그리고 나잇살이나 처먹었으면 물러날 때도 알아야 될 것 아뇨.
언제까지 그 자리에 그러고 있을 참이요.
남은 생이라도 편하게 살고 싶으면 지금이라도 포기하고 떠나야 할 거요.
괜스레 어린놈한테 당하고 저승가면 옛 친구들 얼굴을 어떻게 보려고 그러시오. 살인비도 나리."
마천택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아무리 자신이 이곳에서 건달들의 두목을 하고 있지만
한때는 비도 하나로 무림을 종횡무진(縱橫無盡)하고 다녔다.
새카만 어린놈한테 우롱당할 위치는 아니다.
"뚫린 입이라고 말은 잘하는구나. 목숨은 하나뿐이라는 것을 명심해라.
지금 죽기는 나이가 너무 아깝지 않느냐."
"걱정 마쇼. 나는 벽에 똥칠할 때까지 살 거니까. 자 자! 헛소리 그만하고 시작합니다.
나이가 아까운 것이 아니고 시간이 아깝소."
백산의 말에 굳어진 얼굴을 한 마천택이 양 소맷부리 속으로 자신의 손을 집어넣고,
천천히 오른쪽으로 돌기 시작했다.
백산도 마천택이 도는 방향을 따라 돌면서 온몸을 부드럽게 이완시키며 마천택의 눈을 노려보았다.
마천택은 이 개월 전 백산이 일으킨 참혹(慘酷)한 상황과 청목수라의 시체를 보았기에
감히 방심할 수 없었고, 백산은 백산대로 내공을 가지고 있는 무림인과의 첫 결투라는 것이
부담감으로 작용했는지 섣불리 덤벼들지 못했다.
팽팽한 대치 속에 극도로 긴장한 두 사람의 이마에서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 두 사람의 땀을 식혀주려는 듯 한 줄기 바람이 불어와 마른 갈대 잎이
마천택과 백산의 사이로 날아들어 두 사람의 시야를 차단시켰다.
순간 마천택의 손이 힘차게 뿌려졌다.
쉬-이-익!
순간 백산의 미간(眉間)과 명치 그리고 단전(丹田)을 향해 세 줄기 차가운 기운이 쏘아져왔다.
백산은 그동안의 훈련으로 이미 터득하고 있었다,
비도(飛刀)를 피하면 그것은 곧 패배를 의미한다는 것을. 맞받아치며 공격을 해야 한다.
생각보다는 몸이 더 빨랐다. 백산의 왼쪽 다리가 전방을 향해 힘있게 휘둘러지며,
세 개의 비수를 쳐냄과 동시에 두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
이때 살인비도의 두 번째 손짓이 시작되었다.
날아오는 비도를 향해 세 걸음을 전진하면서 양손을 거칠게 휘둘렀다.
전부 여덟 개의 비도를 쳐냈다. 왼쪽 팔에 비도가 스치고 지나갔는지 핏방울이 날리고 있었다.
마천택에게 가까워질수록 백산의 몸에선 붉은 빛이 흘러나오고
그의 철구도 서서히 붉은 색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조금씩 물러나면서 비수를 던지던 마천택이 갑자기 앞으로 전진하면서
거의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의 속도로 양손을 세 번 휘둘렀다.
마천택과 백산과의 거리는 불과 이장,
이 거리에서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없는 비도(飛刀)를 막는다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해 보였다.
바로 그때 백산의 손놀림과 발놀림이 시작되었다.
느린 듯하면서도 정확하게 비도의 진로를 막아내는 그의 철구.
춤을 추는 듯, 곡예를 부리 듯, 약간은 어설프게 보이는 백산의 특이한 움직임이
살기를 감추고 백산을 향해서 다가서던 비도를 모두 막아내고 있었다.
특이한 싸움이었다. 일장이라는 가까운 거리에서 비도를 날리고
또 그것을 막아내고 있는 두 사람.
마치 검과 도를 들고 싸우는 사람들처럼 그렇게 움직이고 있었다.
마천택의 놀라움은 컸다. 너무 가까운 거리였다.
이 거리에서 자신의 비도를 막아낸다는 것은 무림의 고수라고 해도 거의 불가능하다.
오직 비도의 기운만을 가지고 위치를 파악해서 쳐내야 한다.
그런데 이 어린놈은 해내고 있었다.
비도를 가진 자와 싸울 때 피하기만 하면 자신이 불리하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듯
조금씩 전진해왔던 것이다.
또다시 그의 눈에 놈의 허점이 들어왔다.
열두 개의 철구가 궤적을 그리며 움직이고 있는 사이의 조그마한 틈,
그곳이 바로 심장과 일직선으로 자신의 눈에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이번만이 아니었다. 서로 근접전을 펼치고 있을 때부터 줄곧 보이던 허점이었다.
그러나 마천택도 그곳을 향해 마음대로 비도를 날릴 수가 없었다.
그곳에 비도를 뿌리다 실패하게 되면 자신의 허점도 그대로 드러나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계속해서 놈의 심장이 어서 비수를 날려달라며 자신을 유혹하고 있었다.
'좋다. 날리고 물러난다. 기회를 잡아야 한다, 기회를….'
왼손으로 쉴 새 없이 비수를 날리면서도 마천택의 눈은 백산의 심장어림에서 한 번도 떠나지 않았다.
드디어 노리던 순간이 왔다. 놈의 몸이 약간 중심을 잃고 흔들리는 것이
그의 눈에 보였던 것이다. 지금껏 품속에만 들어있던 마천택의 오른손이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의 빠른 속도로 뿌려졌다.
피할 수 없을 것이라 확신했다.
어린 나이치고는 대단한 실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무림인을 상대하는 데는 역부족이라 여겼다.
"훗!"
자신의 심장을 향해서 날아오는 섬뜩한 기운.
백산의 얼굴에 약간 차가운 미소가 어리는 듯했다.
드디어 노리던 기회가 온 것이다. 계속해서 이곳의 허점을 보이며 공격을 유도했는데도
놈은 쉽게 달려들지 않았다.
보법을 약간 흩뜨린 것이 효과가 있었는지 놈이 걸려들었다.
백산은 몸을 오른쪽으로 틀며 살인비도를 향해 왼손 일수(一手)를 힘껏 뿌렸다.
퍼-억! 퍼-억! 퍼-억!
세 번의 타격음이 들리고 두개골이 깨진 마천택이 바닥으로 서서히 넘어지고
백산의 왼쪽 어깨에는 마천택의 마지막 비도(飛刀)가 깊숙이 박혀있었다.
"조금 전에 왜 공격하지 않았죠? 나를 죽이기에는 좋은 기회였는데."
자신을 가만히 쳐다보고 있는 섬전수 장한수를 보고 물었다.
그가 공격을 해왔더라면 막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이곳은 어차피 건달들의 싸움이었고 어떻게든 이기기만 하면 끝이 난다.
장한수의 입장에서 보면 백산이 마천택과 마지막 공격을 주고받을 때가 최고의 기회였다.
그런데 그리 하지 않았다.
"글쎄, 이제는 등 뒤에서 남을 공격하는 것에 질렸다고 할까?
나도 이제는 사람같이 살아 보고 싶었네."
백산과 마천택이 싸우는 것을 보면서 문득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반문을 해보았다. 과연 이렇게 살고 있는 것이 제대로 된 삶인가.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젊어서는 무공을 익혀 강호협객(江湖俠客)으로 이름을 날리는 꿈을
꾸었고, 사소한 잘못으로 인해서 자신의 전부였던 문파(門派)에서 파문(破門)을 당하자
눈에 보이는 것이 없었다. 그래서 베었다.
자신을 비롯해서 가로막는 것은 모조리 베었다.
마지막으로 흘러든 곳이 바로 여기였고,
마천택이 그를 필요로 했기에 포기하는 심정으로 이곳에 발을 담갔다.
"사실 마천택은 무공으로 보면 나보다 조금 아래에 있었네.
하지만 그의 마지막 한 수, 자네의 왼쪽 어깨에 박혀있는 그 비도는
나로서도 막을 자신이 없다네. 자네의 움직임을 보고 있으니 나도 모르게 투지가 솟아나더군.
그래서 자네와 정당하게 겨루고 싶어졌네. 그것이 암습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고…."
그랬다. 마천택의 비도를 피하며 목숨을 담보로 하여
앞으로 나아가는 백산의 현란한 움직임을 보고,
처음에는 약간은 어색한 듯 보였지만 군더더기 하나 없는 그의 보법에 경탄을 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온 몸에서 소름이 돋고 투기가 솟아남을 느꼈다.
그동안 어쩔 수 없이 버려야만 했고 또 버리려고 노력했던 무인(武人)의 혼(魂)이 되살아남을 느꼈다.
점점 더 거세지는 투기가 스스로 억제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고
자신도 모르게 백산이 이기기를 바라는 마음마저 생겨났다.
"조건은 똑같네. 이긴 쪽이 모든 것을 다 갖는 거지.
나도 이들에게 신세를 지고 있었으니 밥값 해준다 생각할 것이네. 자 시작하세."
장한수도 알고 있었다. 분명 자신보다 한참이나 어리고, 자식을 가졌더라면
저 정도는 되었을지도 모른다. 내공도 형편없고,
그런 면에 있어서는 미안한 감이 없지는 않았지만 무인으로서 백산은 이미 자신에 필적할 만했다.
자신에게 투지를 불러일으키게 하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무인에게 있어서 나이는 상관이 없다. 오직 실력만이 모든 것을 이야기해줄 뿐이다.
장한수가 그의 검을 뽑아들고 조용히 자신의 가슴 쪽에다 일직선으로 세웠다.
무저갱처럼 깊어진 그의 눈빛에서는 아무 것도 읽어낼 수가 없었다.
마치 그의 몸 자체가 검이 되어버린 듯했고, 주위의 모든 것이 그에게 빨려가는 것 같았다.
백산은 온몸에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지금까지 수십 회의 싸움을 했고,
초인파 패거리 삼십 명을 전부 격살(擊殺)하기까지 했지만 그때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이것은 결코 목숨이 아까워서 생기는 그런 긴장감이 아니었다.
자신보다 강한, 그런 강함에 대한 경외감(敬畏感)이고 공경(恭敬)이었다.
'내가 느끼는 부족함이 바로 이것이었나?'
백산은 자신의 머리가 뻥 뚫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싸움을 할수록,
시간이 지날수록 무엇인가가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면서도 알 수가 없었던 것의 실체를 잡은 것 같았다.
꽉 틀어쥔 주먹에서 땀이 흐르는 것을 느끼며 백산은 공격을 감행할 수밖에 없었다.
이 상태로 계속해서 가만히 있으면 공격도 못 해보고 패할 것 같았다.
장한수는 여전히 변화가 없었다.
'그래, 해보는 거다. 이 다쇠불알 백산이 가만히 서서 패할 수는 없잖아?'
자신이 그렇게도 싫어하던 별호인 다쇠 불알을 되뇌며 공격을 시작했다.
거칠게 뛰어나가면서 철구를 휘둘렀다. 동시에 아홉에서 열두 개로,
열두 개에서 열여덟 개로, 그의 모든 철구들이 장한수 주위에서 춤사위를 벌이고 있었다.
백산의 공격은 제 흥에 겨워 춤을 추는 무희(舞姬)의 한바탕 아름다운 춤사위였다.
지난 오 개월 동안 배운 모든 것이 그의 철구에서 녹아나오고 있었다.
하나가 뻗어 가면 두 개가 돌아오고, 다섯이 돌아오면 세 개가 나가는
단순한 주먹질이 이제는 어느 정도 투로와 격식을 가지고 있었다.
장한수는 역시 무림인이었다. 그것도 어느 정도 경지를 넘어선 그런 고수였다.
열두 개의 철구가 칠십이 개로 늘어나서 공격을 가해도, 뒤쪽에서 돌아오는 철구가
공격을 해대도, 어떤 위치, 어느 장소에서도 그에게 들어오는 모든 공격을 막아내고 있었다.
백산은 즐거웠다. 지금까지의 싸움에서 느끼지 못했던 무엇인가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생각에 지금 자신의 처지도 잊었다.
항상 부족함을 느끼던 그 무엇인가가 채워지고 있는 성싶었다.
완전히 무아(無我)의 경지(境地)에 빠져버린 백산에게는 목숨이란 거추장스러운 존재인지도 모른다.
공격을 하는 백산과 수비를 하는 섬전수 두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것은
목숨을 건 비무가 아니라 누가 더 아름답게 춤을 출 수 있는지 경합을 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어느 순간 두 사람의 움직임이 동시에 딱 멈추었다. 그리고 서로를 향해서 빙그레 웃었다.
한 사람은 무인으로서 잊었던 혼을 찾았다는 만족감에,
또 한사람은 그동안 부족했던 무엇인가를 찾았다는 희열에 그렇게 쳐다보며 웃고 있었다.
"너무 우리 둘만 즐거워하고 있었던 것 같군."
"그렇군요. 기다리는 사람도 있는데 이제 시작해야죠?"
삼 장 거리를 마주하고 선 두 사람은 마치 지금까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말을 주고받았다. 아마 마지막 공격이 되리라.
백산은 호흡을 가다듬고 있었고, 섬전수는 표정이 없었다.
힘찬 고함 소리와 함께 둘은 동시에 상대방을 향해서 몸을 날렸다.
고요한 정적만이 감돌았다.
"왜 심장을 노리지 않았나?"
"그런 대협께서는 왜 심장을 노리지 않았습니까?"
섬전수의 어깨에는 비도(飛刀)가, 백산의 왼쪽어깨에는 섬전수의 검이 박혀있었다.
"자네에게서 살기가 느껴지기 않았기 때문이지"
"헤헤! 제가 졌네요."
"아니야! 자네가 이겼어. 자네의 그 비도가 조금 빨랐지. 정말 대단하군.
어떻게 그 순간에 자네 어깨에 박혀있는 그 비도를 이용할 생각을 했지?"
장한수는 너무 놀랐다. 물론 자신은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제대로 무공도 익히지 않은 녀석이 대적할 만한 수준은 아닌 것이다.
그런데 이 녀석은 마지막 순간에 자신의 어깨에 박혀있는 비도를 이용했다.
어깨에 있는 비도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어떤 무림고수라도 결코 생각할 수 없는 훌륭한 임기응변이었다.
"아! 그 비도요! 저는 사냥꾼이거든요.
사냥꾼은 자신의 주변의 모든 사물을 다 이용할 수 있어야 해요.
심지어는 요 앞에서 일렁이는 바람까지도 요."
"그럼 아까 그 비도(飛刀)를 맞은 것은 나를 겨냥하고 일부러 한 것이겠군."
"엥? 들키고 말았네요. 비도에 관해서는 훈련을 많이 했거든요.
마지막 하나의 비도를 잡을 수 없었는데 마천택과 싸울 때 갑자기 생각이 나더라고요.
그들이 비도를 던질 수 있는 기회를 내 자신이 주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요.
그래서 몇 번을 시도해보았더니 확실하게 알 수 있었어요.
제 스스로가 그들에게 공격의 허점을 보여주고 있었다는 것을 말이에요.
그래서 그것을 역이용한 거죠. 즉 허점을 보이고 그곳으로 공격을 유도한 거죠.
마음만 먹으면 피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자네, 이제 어떻게 할 텐가?"
백산을 바라보는 장한수의 얼굴은 금방 목숨을 걸고 싸웠던 적의 얼굴이 아니었다.
동생을 걱정하는 형님의 얼굴이었다.
"제가 형님으로 모셔도 되겠습니까?"
백산의 느닷없는 말에 장한수가 깜짝 놀라며 백산을 쳐다보았다.
그로서는 생각해본 적이 없는 이야기다.
"안 되는 건가요?"
무안한 표정으로 백산이 장한수를 쳐다보았다. 왠지 정이 가는 사람이었다.
"안되긴 자네 같은 동생이 하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지. 암 그렇지."
"그럼 지금부터 형님으로 모시겠습니다. 형님 절 받으십시오."
"그래 고맙다. 정말 고마워."
그도 이제는 가족이 생긴 것이다. 나이 사십이 다 돼서야 가족이 생겼다.
고아로 자란 그에게 가족이 있을 리가 없었다. 누구인가가 그를 낳아주었겠지만
그가 철들 때부터 그는 언제나 혼자였다. 무공을 배울 때도 혼자였고,
파문을 당할 때도 혼자였다.
누군가를 걱정할 수 있는 가족이 생긴다는 것이 이렇게 기쁠 줄은 정말 몰랐다.
"야 인석아, 왜 네가 혼자야?"
'어떤 십쉐이, 허헉! 으악! 저 영감쟁이가 왜 여기 있는 거야.'
갑자기 오한이 확 밀려온다. 그동안 코빼기도 내비치지 않던 사부가 불쑥 나타났다.
그것도 정확하게 뇌룡현을 구두파에서 접수하는 날.
"사부님이 이곳까지 웬일이세요? 돈이 생기셨을 때는 보이지도 않더니?"
자신을 구두파에 팔아먹은 것을 빗대놓고 하는 말이다.
"그래서 내가 온 것이 싫다 이거냐. 오랜만에 사부님을 보았으면 문안 인사부터 할 일이지
무어가 어쩌고 어째. 이 녀석이 그동안 좀 풀어놓았더니 간덩이가 붓다 못해서 불어터졌구나.
간이 부은 병을 고치는 데는 타혈법(打血法)이 최고다, 이놈아."
팽무도의 지팡이가 백산을 향해서 날아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뇌산(雷山)에서 얻어맞던 백산은 아니었다.
휘익! 휘익! 싸악! 싸악!
"에잉! 피해?"
"헤헤, 이 백산을 옛날의 백산으로 착각하시면 오산이라고요.
이제 사부님의 파리 잡는 수법으로는 어림도 없어요."
"요-홉! 야…합!"
백산은 연신 주절거리며 사부의 지팡이를 피했고, 팽무도의 혈압을 높이고 있었다.
"호호! 네놈이 좀 늘었다 이거지? 그래도 이놈아, 내 눈에는 굼벵이가 기어가는 것처럼 보여."
팽무도의 지팡이 놀리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비 오는 날 먼지 나도록 맞은 백산은 검은 피를 한 사발이나 토하고는 기절하고 말았다.
기절 후에도 팽무도의 매질은 한식경이나 계속되었고,
온몸이 땀투성이가 되어서야 백산에 대한 타혈법(打血法)을 멈추었다.
"보았느냐?"
장한수를 향한 팽무도의 느닷없는 물음이었다.
팽무도의 손짓을 경악에 찬 눈으로 바라보고 있던 장한수가 깜짝 놀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너는?"
이번에는 강구두를 보고 하는 소리다.
"어르신 저는 보아봐야 필요 없…."
"보았냐고 묻고 있지 않느냐?"
"예, 보았습니다. 확실히…."
황급히 대답은 하고 있었지만 강구두의 얼굴에는 쓸쓸함이 감돌고 있었다.
어검의 경지를 말하는 것을 왜 모르겠는가. 그러나 자신에게는 무용지물일 뿐이었다.
오히려 가슴만 답답해지는 것인데.
"과거는 과거일 뿐인 거야. 과거에 연연하다보면 현재도, 미래도
그리고 자기 자신도 모두 잃게 되지.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느냐?"
두 사람에게 하는 말인지 장한수에게 하는 말인지 알 수는 없었다.
그저 단순한 서책에 나와 있는 그런 이야기가 아니었다.
경험에 의해서 만들어진 아픔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아까 백산과 비무 하기 전에 한 이야기를 들었고,
자신의 검법이 청성파(靑城派)의 검술인 단섬쾌영(斷閃快影)인 것도 알아본 것 같았다.
"석두라고 했느냐? 네 녀석은 잠시 나 좀 보자."
석두가 엉거주춤 백산의 사부인 팽무도를 따라서 갔다.
장한수는 경악했다. 백산의 사부가 백산을 때리는 수법은,
강호(江湖)의 일류고수도 하기 어렵다는 격산타우(隔山打牛)의 수법이었다.
그것도 삼백육십 개나 되는 혈도(穴道)를 정확하게 타격하는 솜씨는 신의 경지에 이르러 있었고,
단순한 타격만이 아닌 섬전수 자신에게 검법을 시전해 보이고 있었다.
그가 그렇게 갈망했던 경지를….
* * *
"야, 석두! 너 요즈음 무슨 기분 좋은 일 있냐? 왜 혼자서 벙긋벙긋 웃고 다니냐?"
요즈음 줄곧 싱글거리는 석두를 쳐다보던 백산이 아연해하며 다가왔다.
"그럴 일이 조금 있어요."
그는 형님의 사부라는 사람을 만났을 때를 회상해보았다.
"네가 석두라고 했지? 백산을 많이 도와주고 있더구나."
석두는 떨리는 마음에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
무엇인가 알 수 없는 위엄이 이 노인네에게서 풍겨져 나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마 백산이 너에게 내공심법을 들려준 것이 있을 것이다.
그것은 익혀봐야 너나 일휘라는 녀석에게는 별로 도움이 못된다."
석두는 기겁을 했다. 백산이 자신들에게 내공심법을 가르쳐준 철없는 행동에
이 노인네가 화가 났나보다. 그래서 지금 우리의 내공을 파괴시키려고 하나보다 하고 생각했다.
심법 자체가 너무 어렵고 난해하여 별로 익힌 것도 없지만
그래도 요즈음은 단전(丹田)쪽이 조금씩 따스해지고 온몸이 시원해짐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죽을죄를 졌습니다. 어르신, 형님이 안 된다고 하는 것을 제가 우겨서,
어쩔 수 없이 형님이 가르쳐주신 것입니다.
그러니 저희만 벌하시고 백산 형님은 나무라지 마십시오."
석두는 그 자리에 무릎을 꿇고서 눈물을 흘리며 사정했다.
조금 전에 백산을 때려서 기절시킨 것을 본 석두는 겁에 질려 무릎이 덜덜 떨리고 있었다.
"이 녀석아, 내가 너를 부른 건 벌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것을 주기 위해서다."
팽무도가 내놓는 것은 세 권의 책이었다.
석두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책을 들여다보니 그곳에는 이름이 없는 두 권의 책과
혈우창궁검법(血雨蒼穹劍法)이란 붉은 색의 글이 쓰인 한 권의 책이 있었다.
의아한 표정으로 석두가 팽무도를 쳐다보았다.
"그 세 권의 책자는 한(恨)으로 엮어진 책이니라.
한 권은 두 가지를 익히기 위한 내공심법이며,
한 권은 도법이고, 또 한권은 혈우창궁검법이란 검법을 적어놓은 것이다.
백산이 너희들을 형제로 받아들였을 때는 그만큼 너희들을 믿는다는 뜻일 터,
다시 백산을 만날 때까지는 이것들을 완벽하게 익혀야할 것이다.
내 제자 녀석을 조금이라도 돕고 싶다면 말이다.
그리고 그 서책은 완벽하게 암기한 후에 태우거라. 알겠느냐?"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세 권의 책을 안고는 엎드려있는 석두를 뒤로하고
팽무도는 백산에게 산으로 올 때에 장 노인에게 들려서 오라고 전해달라는 말을 남기고 멀어져 갔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임마."
백산은 자신이 이곳을 떠난다고 생각하니 너무 억울했다.
자신은 쇠불알을 열두 개나 차고서 무공을 익히고 있는데
자신의 동생들은 가르쳐준 내공심법으로 너무나 편안하게 무공을 연마하는 듯했다.
그래서 언젠가 이제는 형님이 된 장한수에게 신검합일(身檢合一)에 관해서 물었던 기억이 났다.
그때 그의 대답이 자신의 무기를 몸의 일부로 생각할 수 있을 때를 통칭해서
신검합일의 경지라고 부른다고 했다.
그때 백산은 자신의 경지가 바로 그러한 경지라고 생각했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이 보내고자 하는 곳에 자신도 모르게
그의 철구가 가있는 경험이 많이 있었다.
그래서 동생들에게도 자신의 경험을 그대로 돌려주기로 했던 것이다.
"잘 들어라. 너희들이 신검합일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을
이 형님이 알려주고 떠나기 위해서 불렀다."
요컨대 백산이 알려준 방법은 간단했다. 일단 손잡이 부분에 손을 집어넣을 수 있는 형태의
속이 빈 검이나 도를 만든다.
그런 다음 그 통로 속으로 단단한 줄을 집어넣어서 검이나 도 끝에 연결될 수 있도록 하고,
검이나 도 끝에는 물건을 집을 수 있도록 하는 간단한 장치를 만든다.
그런 연후에 그것을 손에다 장착하고 무공수련이 끝날 때가지 생활한다.
"어떠냐, 내 생각이."
자신의 생각이 자랑스럽다는 듯 백산의 표정이 의기양양해지고 반면에 석두의 얼굴은 더욱 일그러졌다.
"형님, 그럼 식사나 화장실 등 기본적인 볼일을 볼 때에는 그것을 풀어놓아도 되겠지요."
"아니? 가장 중요한 것은 그것들을 너의 팔하고 똑같이 사용하는 것이다.
지금 내가 차고 있는 이 철구처럼 말이야. 말이 나왔으니 지금 당장 만들러 가자."
그렇게 해서 훗날 석두와 일휘를 비롯한 백산 일당이 될 오십여 명은 한쪽에 검이나
도의 형태를 띤 물건을 차고 생활하는 기묘한 현상이 벌어졌다.
석두와 일휘는 그것들을 떼어버리고 싶어도 백산이 떠나며 마지막으로 하고 간 한마디
말 때문에 감히 떼어낼 생각을 할 수도 없었다.
"다시 내가 이곳에 왔을 때 검에서 강기 같은 것이 나오지 않는 놈은 팔을 전부 잘라버린다."
답답한 마음에 석두가 섬전수(閃電手) 장한수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장한수도 그러한 방법도 괜찮을 것 같다며 백산의 손을 들어주는 바람에 말을 안 하느니만 못하게 되었다.
"장 할아버지! 저 왔어요."
백산이 석두에게 전한 사부의 말을 듣고 장 노인의 대장간으로 갔다.
아버지 때부터 화살촉을 만들어준 곳이기도 하고,
백산이 마령호(魔靈虎)를 사냥하려할 때 거대한 쇠뇌를 만들어준 곳이기도 했다.
"오! 백산이냐. 그동안 못 보던 사이에 많이 컸구나."
장 노인이 백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반갑게 맞아주었다.
"뇌룡현(雷龍縣)에서 네 녀석의 활약상은 들었다. 정말 대단했다며?
자 이리 오너라. 오늘은 네 녀석의 그 불알들을 전부 떼어내야 하겠다.
이제 네놈은 고자가 되겠구나. 허허허, 가만있자 이것들이 어디로 갔나?"
장 노인이 너털웃음을 지으며 한쪽 구석에서 꺼내놓은 것은
날이 시퍼렇게 서있는 열두 자루의 비도(飛刀)였다.
"그럼 이놈들을 저의 발목과 손목에 채운다는 거예요?
이렇게 날이 시퍼렇게 서있는 놈들을? 할아버지! 누구 죽일 일 있어요?"
백산이 온몸을 부르르 떨며 소리를 질렀다.
"에끼, 인석아 네놈이 죽긴 왜 죽냐? 이제는 철구에도 적응이 다되어 재미도 없을 것 아니냐.
그리고 철구가 이놈들로 바뀐 것뿐인데 뭐가 걱정이야.
내가 이놈들을 만드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느냐. 알면 그런 말은 못한다.
빨리 이리와! 나 바빠!"
"그럼 그렇지. 그 노인네가 남 잘되는 꼴을 못 봐요.
이제는 철구에 좀 익숙해졌는가 싶더니, 저걸 어떻게 달고 다니냐?
휴…! 에라 모르겠다. 무슨 수가 생기겠지.
건강에 도움이 안 되는 것은 빨리 잊는 게 상책이지 뭐."
성질 고약한 사부와 생활하느라 백산이 배운 심오한 인생철학 한 가지가 있었다.
바로-피할 수 없는 상황이면 그 상황을 즐겨라 그래야 인생이 즐거워진다-였다.
어쩔 수 없이 백산은 엉거주춤 장 노인을 향해서 걸어갔고,
백산이 양팔과 양다리에는 철구 대신 시퍼런 비도가 달려서 덜렁거리고 있었다.
첫댓글 즐감하고 감니다
감사합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즐독입니다
감사합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즐~~~감!
감사합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즐감합니다.
즐독 입니다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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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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