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암 사망의 30%가 식습관에 기인한다고 밝힌 바 있다. 매 끼 다양한 컬러푸드와 통곡물을 섭취하고, 붉은 육류의 과도한 섭취는 피하며, 가공식품을 줄이는 것 등이 암을 막는 식단의 핵심이다. 암을 막기 위한 식단은 이러한 식재료의 선택 뿐만 아니라 조리법도 중요하다. 아무리 건강한 식재료라도 조리법에 따라 암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바뀔 수 있다. 불에 직접 태운 육류나 생선이 대표적이다. 반면 항암 효능을 최대한 높일 수 있는 조리법도 있다. 콩의 경우, 볶는 조리법이 찌는 것보다 항암 효능이 높아진다는 연구가 있다. 항암 성분으로 유명한 이소플라본이 볶을 때 가장 높은 함량을 보인다는 것이다. 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주나미 교수, 신지훈 박사팀이 쥐눈이콩 100g을 볶고, 삶고, 찌고, 압력가열하는 등 4가지 방법으로 조리한 결과 나타난 결론이다. 연구팀이 200℃ 팬에서 5분간 저은 볶은 콩의 경우 이소플라본 함량은 759.49㎍/g이었다. 압력조리한 콩은 725.12㎍/g, 삶은 콩에는 591.5㎍/g, 찐 콩에는 511.61㎍/g이 들어있었다. 모두 같은 콩이지만 볶을 때가 찔 때보다 이소플라본 함량이 48% 많아졌다. 볶은 콩에서 추출한 이소플라본은 실제 유방암 세포의 증식 억제 실험에서도 효과가 가장 높았다. 주 교수는 “이소플라본은 물·온도·조리시간 등에 따라 구성 물질 비율이 변하는데, 볶을 때 가장 좋은 결과가 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볶은 콩은 가루로 내어 요리에 활용하거나, 밥을 지을 때 넣어 먹는 것도 좋다. 콩의 항암 효과는 이미 해외에서도 여러차례 보고된 바 있다. 미국 알라바마 의과대학의 반즈 박사는 동양인들이 상대적으로 유방암이나 심장질환이 적은 현상에 대해 연구를 진행한 결과, 동양인이 즐겨먹는 콩에 이소플라본, 피트산, 리놀렌산 등 다양한 항암제가 들어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특히 식물성 에스트로겐 성분인 이소플라본은 암 세포의 성장을 억제해 유방암이나 자궁암, 전립선암의 예방과 치료에 도움을 주는 성분으로 잘 알려져 있다. 콩에는 항암 성분도 들어있지만 우수한 단백질도 함유돼 있다. 보통 두부 한 모(약 400g)에는 단백질이 약 32g이 들어있으며, 이는 하루 성인 단백질 권장량(남자 약 70g, 여성 약 55g)의 절반 정도에 해당한다. 게다가 영양소도 우수한 단백질이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콩 단백질에는 항고혈압 펩타이드가 들어있어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며,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되는 레시틴, 백내장 예방과 치료에 좋은 루테인 등이 들어 있다.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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