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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헉.....젠장할....."
"이자식아! 어서 걸어! 클났네 18!"
어두운 뒷골목. 두 남자가 비틀비틀 걸어간다. 그 남자들의 조직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고 적대 조직원들이 시퍼런 칼을 들고 뒤에서 쫓아온다.
"치잇, 정말로 끈질기군!"
눈을 내리깔고 소리친 그는 친구를 살펴보았다. 아프로 헤어에 검은 가죽 재킷을 입은
그 친구는 방금 칼에 맞아서 금방이라도 쓰러질 지경이다. 건물 사이사이로
적대 조직원들이 따라 붙었고, 둘은 금방 포위되고 말았다. 녀석들이 서서히 다가온다.
"흐흐흐... 카이져, 엠페러..아, 랙스는 어디 가셨는가? 후후.. 어쨌든 너희 둘은 고립되었다.
이제 서서히 죽여주마. 고통을 최대한 주며 회를 뜨고..그다음엔.. 히히히.. 모르겠군."
선글라스를 낀 재수없이 생긴 남자가 장검을 들고 폼을 잡는다.
"길상아. 정신 드냐? 버틸수 있겠어?"
남자는 아프로 헤어의 부상당한 친구에게 말을 건다.
"아아.. 그래... 어느정돈.... 신혁아... 그냥 튀어라.. 난 죽은목숨 같다. 너까지 죽을순
없잖아... 이자식아."
그가 친구를 만류해도 친구는 들은 척도 안한다.
"에?에헤헤헤!?!! 이 인파를 뚫고 나가려고? 우린 쪽수만 50명이야 색히야! 크하하핫!
어디 뚫을 수 있으면 뚫어봐라! 우헤헤헤헤!!!"
친구는 그의 말을 가볍게 씹어주고 양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낸다.
"저..것은?"
그는 알수 있었다. 친구가 꺼낸 저것들을. 그것들은 바로 ‘데저트이글‘과, ‘매그넘‘이라고
하는 대구경권총들이었다. 그는 완전 불리하거나 극도로 화가 나지 않고서야 그것들을
쓰지 않는다.
"호오... 총을 들겠다? 카이져 께서? 후후후.. 그럼 ‘카이져가 총을 들면 그의 적들은
모두 떨어져 나간다.‘ 라는 말이 사실인지 확인해 보아야 겠구만.. 우선 저 아프로 녀석
부터 죽여!"
그의 말에 따라 부하들이 달려나간다. ‘카이져‘라 이름한 친구는 쌍권총을 뽑아들고 조용히
총을 쏴댄다.
「탕탕탕!! 탕탕탕탕탕!」
총알이 여러곳으로 튀었고, 앞에서 달려오던 녀석들은 모두 총알을 맞아 고꾸라졌다.
"아니... 이건?"
말을 했던 녀석은 쫄아서 식은땀까지 나고 있었다. 그의 머릿속에서 두려움이란 단어가
연상되었다. 녀석은 분명 떨고 있으리라.
"실탄이다. 뭘 묻냐?"
"그..렇지만.. 카이져 네놈은 실탄을 안쓰지 안았던가?"
"무슨 상관이냐. 다급하면 쓴다."
그리고 카이져는 총을 겨눈다. 그 기세에 눌려 상대들은 모조리 뒤로 밀려난다.
"내 친구를 죽이려 했다? 했겠다? 늬들부터 죽여주마. 늬들 오늘 염라대왕이랑 바둑두는
날인줄 알아라."
그리고 그는 차가운 얼굴로 방아쇠를 당겼다. 묵직한 발사음이 무심하게 소리울렸다.
「타앙!」
"미,미친!!!"
.....
"야야, 괜찮냐?"
"응?"
"음.. 괜찮다... 아야..근데 칼 맞은 자리가 쑤셔서 미칠것 같다."
"짜식.. 그정도갖고 쫄기는.. 난 그럼 벌써 죽었겠다."
그는 친구의 등에 업혀 있었다. 달빛을 등지고 그들은 걷고 있었다.
친구는 피가 온몸에 묻어 있었고, 온몸 또한 상처투성이였다.
한눈에 보아도 그의 친구의 몸상태가 비정상이란 것을 알수 있었다.
"그런데 임마, 니가 나보다 너 다친거 같다.. 괜찮냐?"
그가 말을 내뱉은 순간, 친구는 자신을 떨구고 땅바닥으로 힘없이 쓰러졌다.
"야! 길상이 이새끼야! 정신차려!"
그는 자신도 아프다는 것을 망각하고 친구에게 소리쳤다. 친구는 눈을 번쩍 뜨고 말했다.
"색히야. 나 아직 안죽었거든? 그리고 이 정도의 상처로 죽는 일은 없어..그런데...
앞으로 나 총은 못쏘겠다."
"그..게 무슨 소리야!"
그는 친구의 팔을 살펴보았다. 친구의 팔은 엄청난 난투로 인하여 근육이 심하게 파열되어
있었다. 아마 그는 미친듯이 방아쇠만 당겼을 것이다. 근육에는 피가 안통하는지, 보라색으로
피부가 변하여 있었다. 이제는 치료를 받아도 총을 쏘기 힘들 것이다. 무엇을 쥐기도 어려울 것이고.
그는 자신때문에 친구가 이렇게 되어버렸다는 것에 절규하였다.
"이..자식아... 그래서.. 나 버리고.. 가랬잖아.... 크흑...뭐하러 날 구했어?! 덕분에 너까지
병신이 되어 버렸잖아 10색히야!"
「퍼억!」
"어어?"
그 순간 그는 복부에 고통이 밀려오며 자신의 몸이 허공에 붕 뜬것을 깨달았다.
그는 잠시후, 중력에 의해 낙하하였다. 땅에 중력이 끌어들이는 힘으로 인해
부딫힌 그는 상처를 싸쥐고 신음하였다.
"아야야야! 이자식아! 뭐하는 짓이야?!"
"미친 색히!"
"??"
"이 미친색히야!"
".....크윽.."
친구의 목소리는 청천벽력과도 같았다. 그는 그런 친구를 잠시 멍하니 바라보았다.
"우린...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살자고 했잖아! 그런데 내가 어떻게 너를 먼저
보낼수 있겠냐?! 그게 말이나 되냐 이색히야?! 난.. 절대 그렇겐 못해....난 말이다!
친구가 죽음의 위기에 직면해 있는데 나 혼자 도망갈만큼 강심장이 아니야! 차라리
함께 죽고 말겠어!"
그는 자신의 말실수를 깨달았다. 친구가 자신을 구하기 위해 노력한 것을... 너무
심한 말을 했다고 느껴졌다. 저녀석이 원래 저런 꼴통인건 알지만...
"미..안하다.. 이자식아... 정말 미안하다고! 난 네 마음을 몰랐다. 날 용서해다오."
친구는 그에게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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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의 병원. 그들은 어느새 치료를 마치고 나와 있었다.
"그런데.. 넌 이제 어쩔거냐?"
"어쩌긴 어째... 아내의 친정인 독일로 가서 살려고 한다."
"독일?"
"그래. 어차피 재활훈련도 해야하고, 몸이 이모양이니 이제 협객일은 관둘련다."
"그..러냐? 그런데... 꼭 갈거냐?"
잠시 말이 없이 친구는 그를 바라보았다. 달빛을 등진 그의 검은 옷의 모습은
한 나라의 황제와도 같이 멋졌다.
"그래. 가야 해..."
"그래.. 막진 않겠다. 대신 하나만 약속해다오."
"뭔데?"
"네가 앞으로 돌아오지 못할 것은 안다. 그러나... 언젠가는.. 우리 죽기 전까지는!
한번이라도 만나서 같이 빌어먹을 술잔을 나누자! 꼭이다!"
카이져는 그의 얼굴을 보더니 욱으면서 눈물을 흘렸다.
"그래... 친구여...잊지 않겠어. 언젠간 가서 술잔을 진하게 나누어주마!
그러나! 그 전에! 지금도 술잔을 나누어야 겠다! 들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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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카이져와 그의 가족은 조직원 모두의 배웅을 받으며 출국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왕칼이는.. ?끝내 안 나타난건가?"
"그래...녀석.... 중상을 입었으니...."
카이져는 그와 조직원들을 바라보면서 말을 남겼다. 그의 눈빛은 살아있었다.
그는 양 팔을 못쓰는 상황이 되었어도 의연하고 태연한 자세를 유지하였다.
"여러분. 나는 오늘부로 이 나라에서 떠난다. 그리고 보스 자리는 여기 있는
엠페러에게 맡긴다. 그래, 나는 떠난다. 그러나 여러분! 나를 잊지 말기를...
언젠가는 ...돌아..와서! 크흑.. 모두함께! 술집 하나 통째로 빌려놓고 밤새도록!
혀가 꼬부라지도록! 함 마셔보자! 알았냐??! 앙?! 왜 대답이 없어?!"
모두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눈물을 흘리지 않는 사람은... 카이져의 천진난만한
아이들 뿐이었다. 이 세쌍둥이는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난 지도 모른채 사탕만 빨며
엄마에게 먹을 것을 달라고 보챈다.
"형님!! 다녀오십시오! 다시 강림할 그날까지! 저희 ‘프로비던스‘는 형님을 기다리겠습니다!
영원히!"
카이져는 웃고 있었다. 여느 때의 그의 쾌활한 모습과 다름없이.
"그래! 나 다녀온다! 모두 잘있어라!"
조직원 모두가 그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카이져 내외는 비행장으로 들어갔다.
옆에는 엠페러가 동행 중이었다.
"강천아.(렉스의 이름은....정 강천입니다.)"
카이져가 부르는 소리에 그는 카이져를 쳐다보았다.
"내 친구 강천아... 우리의 20년 우정은... 변치 않을 거다.. 내가 독일에 있어도..
내가 이 세상을 뒤로 두고 떠나야 하는 일이 생겨도.. 우리가 함께했던 나날은...
절대로, 지옥에 가서도 잊지 못할 거다...."
"이자식.. 하필 지옥이냐..."
"난 너희와 함께했던 나날, 절대 못잊을거다. 아차.. 이거 받아라."
카이져가 렉스에게 준 것은 그가 항상 왼손에 들고 다니던 권총 ‘매그넘‘이었다.
"이걸.. 왜 나에게?"
카이져는 씨익 웃으며 그의 어개를 두들겼다.
"선물이다. 우정의 선물. 그런데 말야! 그거 영원히 너 가지라고 주는거 아니다?!"
"그..그럼?"
"나중에... 나중에... 내 자식들이 한국에 오면, 그 중에서 나의 뒤를 이을 애한테.
네가 직접 전해다오. 부탁한다. 친구여. 그리고 왕칼에겐 이걸."
그는 자신의 옷을 벗어 주었다. 그가 항상 이고 다니던 등에 금빛 십자가 휘장과
쌍두독수리가 수놓아진 검은 코트. 랙스는 언제나 그에게 이것을 가지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 카이져는 그것을 생각하여 랙스에게 이 옷을 주었을 것이다.
"그럼.. 셋이 만나서 다시 술잔을 기울일 날까지.. 안녕..."
그 말과 함께 미소를 지으며 카이져는 떠나갔다. 그리고 그는 친구가 올 날을
계속 목빠지게 기다렸건만, 설마 그 쾌활한 모습이 마지막 모습이 될줄은
그도 몰랐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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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해 놓고... 먼저 죽다니... 짜식... 짜식답지 않게.."
그는 아직도 카이져의 사망소식이 국내에 전해졌을 때의 충격을 잊지 못한다.
얼마나 괴로웠는지....
그의 머릿속은 이 생각 저생각으로 복잡했다. 그는 자신의 오른쪽에 있는
찻장을 열고 그 안에 있던 사진을 꺼내었다. 교복을 입은 세 명의 남학생이
교정에서 어깨동무를 하고 찍은 사진의 모습이었다. 글씨가 적혀 있었다.
거기에 써진 날자는 훼손되어 보이지 않았지만 그 옆의 글자만은 또렷했다.
19XX년 3월 X일/신성고등학교 졸업식./제갈길상/정강천/하철민/영원히.
사진 안에 있는 세 남학생은 정면을 바라보고 웃고만 있었다.
그것을 바라보는 엠페러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Ps...이제 배틀이 ...시작합니다...과거이야기 좀 지루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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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inue
첫댓글 ㅋㅋ 재밌네요 ㅋㅋㅋ 앞으로도 열심히 써주세요 ㅋㅋㅋ
감사합니다~
'영원히'를 사람이름으로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