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학부모, 교직원들이 높은 자존감을 갖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초심을 잃지 않고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나가겠습니다.” 민병희 교육감이 모두를 위한 교육 3기 취임 1년을 맞았다. 민병희 교육감의 교육에 대한 열정만큼이나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던 지난 2일 도교육청에서 민 교육감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의 약속은 9년을 지나오면서 언제나 한결같았다.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들이 함께하는 `모두가 행복한 교육'이었다. 그동안의 강원교육 성과를 짚어보고 그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학생·학부모·교직원 `모두가 행복한 교육' 차별·배제·경쟁 아닌 상생·협력 가르쳐야 한글·수학·영어 기초학력 책임교육 강화 직업계고 학과 개편 통해 진로교육 활성화 남북학생운동회·백두대간답사 교류 추진
■민선 3기 출범 1년을 포함해 취임 9년을 맞았습니다=“지난 1년간 도민들께 약속드린 공약 사항을 점검하면서 일련의 추진 과정을 따라 착실히 이행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모두를 위한 교육 1기와 2기가 교육의 변화를 위한 기초를 닦고 도약하는 시기였다면, 3기는 `기초가 강한 교육 미래를 여는 교실'로 `모두를 위한 교육'을 완성하는 시기로 삼겠습니다.”
■그런 교육 목표를 실현시키기 위해 어떤 사업이 추진됩니까=“강원교육은 우리 아이들이 삶의 당당한 주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키워내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기초학력 책임교육 강화의 일환으로 한글, 수학, 영어 책임교육을 강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또 일반고 혁신 대입지원 강화를 위해 강원행복고 교육과정 특성화 시범지구를 운영 중이고 강원진학지원센터 신설 운영, 학생 과목선택권 보장을 위한 공동 교육과정 확대 운영, 학생 진로맞춤형 선택교육과정 편성 운영 등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교육을 통해 대입전형 대응 강화는 물론 학생 맞춤형 진학 지원체계 구축을 위해서도 적극 노력하고 있습니다.”
■직업계고를 위한 사업도 진행중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직업계고 혁신과 진로직업교육 강화를 위해 직업계고 학과 개편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강원진로교육원 진로체험지원센터와 학생 맞춤형 진로체험 운영 등 진로교육 활성화에도 힘쓰고 있는데요. 이러한 모든 사업은 앞으로도 우리 아이들이 더불어 사는 공동체의 민주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는 교육 여건을 만들기 위한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임기가 3년 남았는데, 중점적으로 추진할 내용에 대해 밝혀주시지요=“새로운 정책을 만들기보다는 `모두를 위한 교육' 3기의 핵심공약이 학교 현장에서 자리매김하도록 적극 지원하려 합니다. 중심에 두고 있는 세 가지를 말씀드리면 첫째, 우리 학생들이 한 사람의 인격체로 존중받고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 데 최소한의 요건인 기본학습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둘째, 고등학교 혁신입니다. 고등학교 단계에서는 학생들의 진로, 적성, 관심에 따라 교육과정을 다양화하고 교과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셋째, 우리 학생들이 비판적 사고력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지닐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도내 학생들의 학력 저하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학력에 대한 교육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습니다. 기존의 수치화, 계량화의 관점이 폐기돼야 합니다. 학력주의, 학벌주의를 이제는 깨고 기초학력, 책임교육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진정한 학력, 살아갈 힘을 키워주는 데 힘을 쏟을 겁니다. 우리 아이들이 주인공으로 살아갈 21세기.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은 바로 4C입니다.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 협력(Cooperation), 창의성(Creativity), 비판적 성찰(Critical Thinking)이 그것이죠. 아이들이 소통하고 협력하고 창조하고 성찰하는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먼저 기초적인 학습능력이 바탕이 돼야 합니다.”
■그래서 향후 중점 추진사업의 첫 번째가 `기본학습능력 향상'인가 봅니다=“그렇습니다. 학생들이 한 사람의 인격체로 존중받고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 데 최소한의 요건인 기본학습능력을 갖출 수 있게 정책을 추진하는 일, 튼튼하게 다져진 기초 위에서 삶의 다양한 능력을 길러줘야겠다는 판단에서 `기초가 강한 교육 미래를 여는 교실'을 내세웠다고 보면 될 것입니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학교폭력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학교폭력'이라는 말 자체도 옳지 않습니다. 불분명하고 억지스럽습니다. 아이들 간의 다툼, 갈등, 사안들이 학교폭력이라는 굴레 속으로 모두 빨려 들어가 수치화되고 있습니다. 모든 폭력의 뿌리에는 소외와 불평등, 차별이 있습니다. 가정, 사회, 국가에서 근본적으로 들여다보고 해결해야 할 우리 사회의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도교육청은 차별과 배제, 경쟁과 순위가 아닌 협력과 상생, 민주와 협동을 가르치는 교육 환경을 만들어나가는데 심혈을 기울이겠습니다. 모든 정책 안에 한 사람, 한 사람이 존중받고 더불어 함께 가는 가치를 녹여내려 합니다.”
■평화 화해 분위기에 발맞춰 남북 교육교류 사업도 추진 중이시지요=“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평양에서 열릴 예정인 제6회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축구대회에 참가해 스포츠를 통한 남북 교류를 더욱 공고히 하려고 합니다. 분단의 상징인 강원도에서 학생들의 문화체육교류를 상설화하기 위해 중학생 백두대간 답사대, 고교생 관동8경 답사대, 초·중학생 동계종목 체육캠프, 남북 강원학생 합창 교류, 스포츠용품 지원사업 등을 제안, 추진 중입니다. 특히 남북 교육교류를 위한 상시 협의 채널을 만들려고 합니다. 지금 구상중인 것은 `남북학생운동회'입니다. 남쪽의 최북단 학교와 북쪽의 최남단 학교 학생들이 한자리에 모여 전통놀이도 함께하고 평화통일 이어달리기도 하면서 하루를 함께 보내는 것이지요.”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은데 문제는 실현 가능성일 텐데요=“우선은 올해 열리는 아리스포츠컵 평양대회를 잘 활용하려 합니다. 이때 방북하게 되면 북측 교육 당국과 세부적인 협의를 해 볼 생각입니다. 일단 만남을 통한 협의가 중요하니까요. 이 밖에도 남북 상황의 진전에 따라 다양한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도민들과 강원교육 가족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지난해 이맘때 강원도교육감으로 세 번째 당선돼 업무를 시작하면서 도민들께 드린 약속은 일점일획도 허투루 여기지 않고 최선을 다해 지키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제 1년이 됐습니다. 대한민국 교육을 선도하는 강원교육 여정에는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았습니다. 도민들께 드린 약속 잊지 않고, 첫 마음 지켜 나가겠습니다. 강원도의 학생, 학부모, 교직원들이 높은 자존감을 갖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강원도교육감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 나가겠습니다.”
사회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