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KBS1 티비의 '가요무대'가 30주년 기념 방송을 했습니다.
맨 마지막을 장식한 가수가 이미자 님이였는데 이미자 님과 조영남 씨가 가요무대 첫 회에 나왔었고 어제 30주년 기념무대에도 나와 노래를 불러서 가요무대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큰 선물이 되었습니다.
1회때에 방청석에 나왔던 분이 30주년 기념무대에도 나오셔서 세월의 흐름 속에서도 건재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다들 많이 늙었습니다. 제가 교직에서 어설픈 교사로 시작한 것도 벌써 30년인데 가요무대는 1985년 11월 18일에 시작했다고 합니다.
지난 30년 간 가요무대에서 가장 많이 불렀던 노래, 100곡을 선정해서 그 곡들로 순위를 메겼는데 백난아의 찔레꽃이 1위에 올랐고, 현인의 '비 내리는 고모령'이 2위, 그밖에 나그네 설움, 번지없는 주막, 유정천리, 울고 넘는 박달재. 처녀 뱃사공, 선창, 눈물 젖은 두만강, 애수의 소야곡 등이 상위에 오른 걸로 나왔습니다.(고향이 광천인 장사익 님의 '찔레꽃'도 있는데 그 노래가 아니고 백난아가 부른 찔레꽃입니다.)
이 노래들은 가요무대에서 불리워진 횟수와 신청곡으로 등장했던 횟수 등 가요무대와 관계된 노래로 선정이 된 것이니 이들 노래가 꼭 우리 국민들이 다 좋아하는 노래라고 얘기할 것은 아닐 겁니다. 그래도 연세드신 분들이 늘 사랑하는 노래였다는 건 인정해도 좋을 겁니다.
어제 100분 동안 가요무대를 보면서 여러 생각을 했는데 돌아가신 은사님이 가장 즐겨 부르시던 백난아의 찔레꽃이 1위에 오른 걸 보고 은사님이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그리고 어제 제가 인터넷에서 정말 붉게 핀 찔레꽃을 보았는데 이게 우연은 아닌 거 같습니다.
저는 찔레꽃이 다 흰 줄로 알고 있었는데 근래에 분홍 찔레꽃을 보고 놀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붉은 찔레꽃을 어느 분이 인터넷에 올려 놓아 제가 잘 모르고 아는 체를 한 것 같아 부끄러웠습니다.
사실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는데 노래 '찔레꽃'에 나오는 붉은 색은 '해당화'를 가리키는 말이라고 합니다. 찔레꽃을 부른 가수 백난아 님이 고향이 제주도인데 제주도에서는 해당화를 '큰 찔레꽃'이라고 부른다고 하는데, 이 노래의 작사자는 백난아 님이 아니고 김영일 님이라 그 사실관계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김영일 작사/김교성 작곡/백난아 노래/1942년 3월 태평레코드
찔레꽃 붉게피는 남쪽나라 내 고향
언덕위에 초가삼간 그립습니다
자주고름 입에 물고 눈물 젖어
이별가를 불러주던 못 잊을 동무야
달뜨는 저녁이면 노래하던 세 동무
천리객창 북두성이 서럽습니다
삼년전에 모여 앉아 베긴 사진
하염없이 바라보니 즐거운 시절아
연분홍 봄바람이 돌아드는 북간도
아름다운 찔레꽃이 피었습니다
꾀꼬리는 중천에 떠 슬피 울고
호랑나비 춤을 춘다 그리운 고향아 >
1942년이면 제가 태어나기 한참 전입니다.
그래도 많이 부르고 들었습니다. 우리 은사님께서 술을 드시면 이 노래를 엄청 잘 부르셨는데 저승에서도 부르시고 계신지 모르겠습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