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도 없이 105차 답사 신청을 받아 전쟁은 치르지 않았지만 익히 보던 얼굴들이 보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서울이라서 매력도 덜 하겠지만 외려 지방분들에겐 좋은 경험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모놀 답사에 매력을 느낀 동생이 서울이라 부담이 없는지 이번에도 참여한다길래
이참에 동생을 보고싶어 했던 지방의 몇 분께 연락을 취했다.
지방에서 오느라 남들보다 하루 먼저 나설지도 모를 나무와 새, 단지네, 웃는돌, 오동추를 비롯,
서울 양반이지만 오랫동안 얼굴 못 본 맵시까지.
(25일)
워낙 멀어서 비행기로 서울을 오가는 오동추를
지난 익산 답사 시 군산에서 가진 뒷모임 때
오동추의 맛갈난 입담에 흠뻑 빠진 울언니 진포도토리께옵서
어떻게 구워 삶으셨는지 둘이서 KTX를 이용하기로 모사하여
하루 전인 25일 밤 11시에 용산역에 둘이서 도착했다.
물론 나는 기꺼이 마중을 나갔다.
깜짝 놀랄 일은 언니가 나도 모르는 사이 입담이 오진 오빠까지 불러모으는 재주를 부려
용산역 가까이 사는 동생 집에 우리와 오빠가 함께 도착했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동생은 방송 중이라 부재 중이고 엄마와 제부가 우리를 맞아주셨다.
맥주잔을 한 순배 돌려가며 오동추의 긴장이 풀린 만할 때 동생이 들어왔다.
동생이 합석하며 나와 언니가 전해 준 이야기를 종합하고
완도산 전복과 김을 보내주는 인심좋은 상상 속의 어느 양반, 오동추와
지금 눈 앞에 보이는 오동추의 인상이 영판 다르다며 다소 진한농담 빛깔을 띠자
오동추는 동생집에 처음 발을 디딜 때보다 훨씬 얼굴색이 시꺼매졌다^^
웃음보따리가 농염해질수록 내일 답사의 건강성은 위험해지므로
예서 소등하고 각자 위치로!!!
언니! 어쩜 이리 기발한 발상을 하여 서울 답사의 전야를 밝히셨나이까?
서울 오가기도 힘들 텐데 내가 미처 생각도 못한 틈새를 구석구석 챙기고
언니! 고맙고도 고마워~~
(26일)
찜질방에서 개운찮은 잠을 자고 연천산 청국장에 밥 한술을 뜨고 시간맞춰 청계광장에 도착!
반가운 얼굴들이 예제서 하하호호^^
특히 날씨도 차가운데 가냘픈 발목을 다 드러내며 멋을 한층 부린 현준이,
그보다 더 눈길을 끄는 안양 멋장이,
1년 동안 캐나다 연수를 마치고 온 장미,
모놀 연두색 교복의 모자로 발랄함을 가장한 록키님,
건강회복 숙제를 말끔히 마친 라일락님,
할매 같지 않은 초면의 진서할매님,
예산의 good brother 진영님<근데 분명 굿브라더인 건 같은데 퍽 점잖은 분이 본인 입으로 굿브라더라고 하니껜 영~ 뒷맛이^^)
날씨가 많이 풀렸다 싶었는데 호들갑을 떨 만큼 차가운 날씨지만
모놀이 주고받는 따뜻한 인사 속에 냉기가 움추린다
출발! 구호로 시작된 답사는 늘 그렇듯 모범파와 날라리파로 나뉜다.
동생은 오랜만에 학구파가 되어 대장 뒤를 따르는 반면
동생을 모놀에 이끌고 온 언니인 나는 뒷줄파가 되어
<< 청계천 조형물이 스프링인지 다슬기 껍질인지
이방원이 신덕왕후 묘지석을 뒤집어 놨든지 말든지
반차도에 임금님을 그려넣는지 비워놓는지
마약김밥에 마약이 들어있는지 아닌지
수표교가 개천의 수위를 재는 다리인지 10만원권 수표를 잃어버린 다린지
오간수교는 간수 다섯이 지키는 다린지 홍예문이 다섯 칸이라 그런지
동대문 역사공원의 부탄사진전에 나오는 부탄인들의 행복지수가 98%인지 불행지수가 98%인지
다산교는 아기 많이 낳아달라 비는 다린지 정약용을 생각하는 다린지
판자촌에 있는 만화방 이름이 똘이 만화인지 또리 만화인지
잔디 깔린 천변에 심어 있는 나무는 광양에서 온 매실나문지 하동에서 온 나문지
청계천 중랑천이 만나 한강으로 흘러드는 그곳이 책꽂이다린지 살곶이 다린지>>
기억도 못한다
허나
광장시장 먹거리 좌판의 왁자한 생명력과 달리
한강과 만나기 직전 힘과 빛을 잃은 채 펑퍼짐히 부유하는 청계천의 표정과
살곶이 남매상 앞에 돌로 만든 12지신을 새긴 문의
균형 망친 현대인의 조잡한 감각은 잊혀지지 않는다.
또 하나 푸근한 기억은
서민정취 흥건하게 펼쳐지는 광장시장에서
이쁜 동생 경실이는 주위 시선 의식하지 않고
우리가 이용한 좌판아줌마와 통통순대를 배경으로 정성껏 사진을 찍었고
웃는돌은 사진을 즉석에서 현상하여 멋진 작품으로 승화시켜 아주머니께 전해드린 거다.
아주머니는 국수와 순대, 김밥, 비빔밥, 막걸리를 준비하느라 두 손을 바삐 움직이면서도
두 번씩이나 어젯밤 꿈 이야기를 해주시며 흥이 절로 나시는 듯 행복해 보였다.
동생도 모놀 덕분에 거리낌없이 시장에서 웃음을, 사랑을 나눌 수 있어 흐뭇하지 않았을까?
<tip>
답사 도중 맵시한테 문자가 날라왔다
<점심 때 잠깐이라도 보러 갈려고 했는데 지금 일어났어
6시에 내가 가게 문열어 저녁에 가게로 놀러와>
12시 12분에 도착했는데 시장에서 떠들썩하게 점심을 먹는 중인지라
늦게서야 보고 가능한 대로 가보겠노란 답을 보냈다.
한양호프에서 뒷풀이를 마치고 동생에게 맵시의 노래를 들으러 가쟀더니 의외로 쉽게 응한다.
동생이 아무래도 모놀에게는 어떤 경계심도 잃었나보다^^
봄을 기다리는 겨울 끝자락에 광화문의 <여름>에서 진짜 여름이 온 듯 돌풍을 일으키며 12시까지 땀을 흘렸다.
동생 덕분에, 3년간 간간이 들었던 말 <동생 한 번 데리고 와봐>에 답도 충분히 했고
여지껏 신세진 모놀 식구들에게 빚을 좀 갚은 것 같다 ㅎㅎㅎ
아우야! 참으로 고맙고 참으로 이쁘더라
아우야~~ 이~~~쁜 짓은 할수록 느는 거 알쥐?^^
두 번째 세 자매와 제부가 동행한 모놀 답사의 여운은 끝을 모르네요^^
세 번째, 네 번째로 연결되기를 희망하며
함께한 여러분 행복했습니다 감사합니다~~~
3월을 기다립니다 ㅎㅎㅎ
첫댓글 누이가 먼저 멋지게 숙제를 했구료. 잘먹고 잘 놀고..반가웠고....고마워요.
월요일부터는 정신 바짝 차리려고 ㅎㅎㅎ
조목조목 잘도 썼네~ 보는사람 읽기좋고 안간 사람 궁금증도 풀리게 해주고...
어디서나 대장이 요청하면 우리 귀를 즐겁게 때로는 감동 스럽게...
덜깬주 모놀답사 나온지 얼마 안됬는데 내가 동생도 함께 오라고 했더니 덜깬주의 표정이 뭐 이런 황당을 말을?
했던 표정에 내가 오히려 미안 했었는데 생각이 날려나?..ㅎㅎ
나름대로 경실동생도 모놀에선 부담 없는 자유로운 휴식을 즐겼으면 하는데 ..부디 그러길...
뒷줄파가 되였어도 대충 철저히 공부는 잘 한것 같네~
후기 ,좋아 부렸어~
언니가 그랬더랬어요?^^ 나는 늘 뒷줄파일 수밖에^^ 몸땡이가 무거워서리^^형아님의 청혼에 언니의 새침연기 압권이었어요~~~
보고싶어 달려간 그곳에 그대가 있어 얼마나 행복 했는지...같이 웃고 같이 했던 시간들...더 있을걸...
참 반가웠어요, 그치그치? 더 있을걸 그랬지?^^ 담엔 꼭~~~
못 갔어도 가 본 듯, 깬님의 후기가 일품이네요.ㅎㅎ 내고향 서울로 그리움을 날려보냅니다.
오늘 나고야는 비...어제 밤부터.
너무 길어서 읽는데 짜증이나 나지 않을까 쪼깨 걱정했는데 언니가 좋았다면 ok!!
맵시님은 여전하시겠지요? 모놀식구들이 보고프다고 전해주시지 그랬어요. ㅎㅎㅎ
당근 전했지요^^ 아직 성대가 완쾌되지 않아서 노래는 부르지 못하지만 답사 오는 덴 전혀 지장 없을 만큼 건강하니깐드루 조만간 나타나주겠지요^^
좋은 후기 잘~~ 보고 갑니당..저도 다녀온듯 좋네여 ^^;;
책 선물 받고 인사도 제대로 못했는데 3월 음악회에 다시 볼 수 있기를...
오호 오동추님의 기억 잃은 답사 전야제가 용산에서 있었군요... 부러워라. 동추님이...........
오동추가 기억이 없대요? ㅎㅎㅎ 아~가 배러버렸구먼 너무 약해져부렀어ㅎㅎㅎ
볼수록 ..마음 끌리는 덜깬주님..청계천에서 부르던 그 민중가요에..마음 뭉클했어요 ..
지남철이긴 매 한가지^^ 같이 열씨미 땡기자구요^^
고마워요. 덜깬주님의 참석과 먼 길에서 오신 지방분들의 만남이 우리 모놀에 참 많은 즐거움과 행복을 배로 가져다 주셨어요. 연예인을 편하게 만날 수 있는 곳 모놀이 그래서 더 좋아요.
뒤에서 땡땡이 쳐도 알 것은 다 알고 있는 덜깬주님 덕분에 상식 넓히고 갑니다. 수고 많으셨어요. 건강하세요. *^^*
썼던 글이 안 올려졌네? 언닐 보면 겨우내 얼음장 밑으로 묵묵히 흐르다다 봄햇살에 살짝 모습 드러내는 맑은 시냇물 같아요, 아주아주 투명한...마치 별꽃처럼...
잼있게 읽었습니다^^
연달아 참석하는 행운 안은 목단님! 또 보니 훨씬 반가웠지요? 밝은 얼굴 계속 보여주세요~~
그림이 그려지네요, 마중에서부터 뒷풀이까지요..자매분들이 함께 놀 수 있다는거 아무나 하는거 아니지요.
부럽습니다..^^)**
모놀이 있어 가능한 거에요^^ 일단 모놀에 입성하는 게 우선인 거죠^^
인사도 제대로 못드려본 분이라 먼저 아는채 해주시기에 혹시 절 잘못보신게 아니실까 속으로 그리 생각했었어요..^^
성격탓도 있겠지만 먼저 다가가는걸 힘들어해서 먼발치에서 본게 다인지라.. 담에 뵈면 더 반가울것같아요..행복하세요..^^*
누가 먼저 알은체 하는 게 전혀 중요하지 않아요, 모놀 이름표를 달고 잇는 한^^ 건강 잘 살핍시다!!!
동행할수있어 행복햇엇습니다~~
어쭙짢은 홈피까지 들러주셨다는 말씀에 황송함과 면구스러움이... 쉽지 않은 길 함께 하심에 감사와 기쁨을...
울 현준이 동생의 싸인 노트를 보물 제 1호라며 어찌나 소중히 다루며 기뻐하던지....
현준이에게 소중하 기억을 마련해 주어서 정말 고마우이~~~ 땡큐 ~~~ 땡큐
그래? 다행이야 현준아빠의 정중한 고백이나 단지의 소박한 답례나.... 역시 단지네답더라.. 참 예쁘게 사는 내 친구 단지~~~
와~~ 부지런하시네요. 후기를 두 편이나... 세 자매와 제부님까지 모놀에서 왕성하게 활동하시는 모습, 부럽기도 하고 샘나요~~ 울언니는 맨날 빠져서 난 혼자 쓸쓸히... 그래도 모놀에선 즐겁고 행복해요~~~
말그니 언니더러 재활치료 받으시래요 저도 요즘 그 효과 톡톡히 본답니다. 진도 답사 때는 자매 상봉 가능한가요?
뒷줄파가 이렇게 자세하게 썼다면
분명 컨닝~~
그댁 자매님들의 "끼"가 부럽소이다
노래 한자리도 반반하게 못하는 내가 밉소이다.
짐부터해바바요...못하는 것이 아니라 안하는 것이어요. 누구나 표현되지 않은 마그마 같은 것이 다 있당게로
우리의 끼가 부럽다고 했소? 난 그대의 땡깽끼(-꼭-으로 압축되는)가 부럽소 ㅎㅎㅎ
~~~ㅎㅎㅎ 그러게 세자매와 제부꺼정....
암~생각없이 편하게 .... 함께 할수있다는 거, 아무나 하는게 아니쥐....
덜깬주야~~~ 복 받은 겨~~~~ 마이~~~ 부럽~따~아~~~~~!!!^^
언니 우리 이삔 것들끼리 겸손하게 하는 말이지만 내가 좀 이쁘잖여 그려서 복 받은 거 알쥐? 이삔 언니야?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당신을 진정한 날라리파로 인정합니다 ㅎ ㅎ ㅎ ㅎ ㅎ 진프로페셔널한 날라리는 이렇게 알아도 모르는 처억~ 들어도 못들은 처억~ 이뻐도 안 이쁜 처억~ 짱이어도 안짱인 처억~ 존경하오!
삼척동자에서 사척동자할라니께 쫌 힘들긴 하드라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지금 완도에는 사람이 그리울 맹큼 봄비가 침칙하고 조용하게 내린다.시상살이 오늘내린 이슬비처럼 조용하게 살수 있다면 너무 고독한것일까.ㅎ 요즘 마음을 털어놓고 살수 있다는 것이 행복 지수가 올라가고 있다는 몸속에 엔돌핀이 팍팍 솟아나는 느낌도, 싱싱하게 느껴진다.은은한 향기를 내는 사랑의 추억처럼, 요변 서울 나들이 답사는 영혼한 꿈속에 남을것같다.가벼운 포웅도 할수있다는 것도 예상치 못한 반겨해준 놀라움도 나에게는 멋진 추억이였다.로맨틱한 첫사랑 애기처럼 기억의 곳간에 저장되는 아름다운것들.내일생에 가장 짜릿한 산업용 전기가 감염된 서울나들이.ㅎ글을 정성을 넣어서 쓸러니 말이 막혀 내식으로 써야된디,ㅋ
오동추의 가없는 살풀이는 애간장을 녹이기 충분하다. 여기서 제발 멈춰다오. 나 오늘 할 일 억수로 많응게로 ㅎㅎㅎㅎ
서울나들이의 추억으로 뭍으로 향하는 바람끼를 잠재우소 그만~~~
참 고맙소 어려운 걸음 해줘서, 모놀이 그대의 헤드라이트로 훨씬 밝아지덩만 ㅋㅋㅋ
진도에서 볼 수 있기를...
ㅋㅋ헤드라이트?
오랜만에 예를 갖춰 댓글에 답글을 쓰렸더니 시간이 허벌나게 듭니다요, 와~~ 싸가지 갖추기 엄청 어렵네요
댓글을 쓰지 말아댈랄 수도 없고 ㅠㅠㅠ
덜깬주의 싸가지의 한계가 요것밖에 되지 못함을 고백하오니 선처바람니당ㅎㅎㅎㅎ~~~~
늦게까지 함께 하지 못해 많이 죄송,,,
시댁 시누이 아달 결혼식이 일요일이 될줄이야흑흑...
맨날 전빵만 지키고 앉쟈있는줄알고 금요일 저녁에사 연락이왔어요,,일요일 아들결혼한다고~`에궁~~
간만에 식구들 보고와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덜깬주님, 대장님 말씀 뒷줄에서도 잘 들으셨네요. 저도 뒷줄에서 들었는데 기억은 여~~엉...... 덕분에 다시한번 공부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언젠가 TV 에서 경실님이 전복을 보내주시는 지인이 계시다는 이야기를 얼핏 들은듯 한데 그 분이 오동추님이셨군요.
자매분들과 제부님 모두 연예인같으세요. 자주 뵐수 있기를 바라며 건강하시고 담 답사때 뵈어요.
1박 2일의 청계종주이네요 ㅎ~~ 자매들의 오손도손 ... 모놀님들과의 정겨운 모습...랄락 건강까정 챙기시구 감사 ^^ 잼나는 후기글 웃고 갑니다.^^*
부러우면 지는 거다 ~~~ 좋은 시간 보내셨네요. 담에 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