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이상정 형사과장이 서울역과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발생한 사제폭탄 사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서울 강남 고속버스터미널과 서울역에서 발견된 사제폭탄은 동일인이 설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13일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서 서울역보다 좀 더 선명한 용의자의 모습이 찍힌 장면을 확보해 용의자를 추적 중이다.
사제폭탄에 대한 사회적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폭발물 의심 신고도 잇따랐다. 이날 서울 강남구 역삼동 지하철 2호선 역삼역에선 빈 상자가, 양천구 목동 지하철 5호선 오목교역에선 헝겊 가방이 각각 발견돼 경찰특공대가 출동했지만 모두 단순 유실물로 확인됐다.
○ CCTV영상 추가 확보
경찰은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경부선 물품보관소에서 10m가량 떨어진 곳에 설치된 CCTV에서 용의자의 인상착의와 같이 벙거지를 깊게 눌러쓰고 어두운 색 옷을 입은 용의자가 지나가는 장면을 확보했다. 용의자가 이 CCTV에 등장하는 시간은 12일 오전 6시 20분경이다. 앞서 똑같은 옷을 입은 용의자는 범행 당일 오전 5시 51분 서울역 사물함 앞에 설치된 CCTV에 모습이 찍혔다. 약 30분 간격으로 두 범행 지점에 나타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용의자의 얼굴까지 확인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용의자의 동선을 파악할 수 있는 단서”라고 말했다.
또 경찰은 두 곳에서 발견된 폭발물 잔해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정밀 감식한 결과 동일한 가방과 부탄가스통 배터리 디지털타이머 전선 등이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번에 발견된 사제폭탄이 일정 시간이 지나면 타이머가 배터리에서 나온 전류를 열선에 흘려보내 열을 발생시키고, 이 열기로 유리컵 속에 담긴 화약을 터뜨려 부탄가스를 폭발시키는 방식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용의자 의도와 달리 양쪽 현장에서 모두 부탄가스통은 파열됐을 뿐 폭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