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을 똑 바로 알고 대비 하자 !
송의달 LIVE
차이나 프리즘
중국의 ‘은밀한 전쟁’을 “순수 교류”라 오판하는 한국 엘리트들
- 2023. 3. 7. 조선일보
① 중국 특색의 새로운 전쟁 ‘초한전(超限戰)’
②스파이풍선·
공자학원·마약 등으로 공격
③ 반격하는 미국과 서방,
그런데 한국은?
송의달 에디터
“중국은 세계를 상대로 적어도 20여 년 전부터 ‘은밀한 전쟁’을 해오고 있다.
서방은 이 사실을 인지(認知)조차 못하다가 최근에 깨닫고 대응하고 있다.
각국의 공자학원 철폐 움직임과 지난달 28일 미국 연방하원 중국특별위원회가 개최한 시끌법석한 중국 청문회가 이에 해당한다.”
베이징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은 주재우 경희대 교수 분석입니다.
중국은 최근 30년 가까이 특정 국가를 상대로 걸프전·아프가니스탄 전쟁 같은 ‘군사적 전쟁’을 벌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중국이 지금도 전쟁 중’이라니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인가요?
◇中共의 군사 경전 ‘초한전’...非군사·無血 수단
이는 중국이 ‘초한전(超限戰)’
이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개념의 전쟁’을 벌이고 있어서입니다.
장기(將棋)판에서도 볼 수 있는 기원전 206년부터 항우 초(楚)나라와 유방 한(漢)나라가 중원을 놓고 맞붙은 초한전쟁
(楚漢戰爭)이 아닙니다.
영어로 ‘Unrestricted Warfare’, ‘Going Beyond Limits Warfare’로 번역되는 초한전은 ‘한계를 뛰어넘는 전쟁’, ‘모든 수단을 동원한 전쟁’입니다.
1999년 중국 공군 대령이던 차오량
(喬良·현 중국 국방대학 교수)과 왕샹수이(王湘穗·
베이징항공우주대학 교수)가 공동저서 <초한전(超限戰>에서 창안한 개념입니다.
두 저자는 책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전쟁 수단을 결코 무력
(武力)과 군사로만 한정하지 않는다.
비(非)무력, 비(非)군사 심지어 비(非)살상,
무혈(無血) 방법도 전쟁 목표를 달성하는데 유리할 수 있다.
군사적 수단에 의한 전쟁은 전쟁의 한 부분일 뿐이다.
심리전·여론전·기만전·문화전·법률전·금융전·네트워크전·디지털전 등 24가지 방법이 가능하다.”
(<초한전>, 2021년 한국어판, 52~53쪽)
이런 발상은 첨단 군사력으로는 미국을 이길 수 없다는 현실 인식에서 출발합니다.
‘적국을 굴복시켜 아국 의지에 따르도록 강제한다’는 전쟁 목적만 이룬다면, ‘수단은 무제한
[無限手段]’이라는 실용주의 사고를 바탕으로 ‘중국 특색(特色)의 새로운 전쟁’을 체계화한 것입니다.
‘초한전’은 근대국가들이 지키는 전쟁 원칙과 교리·교본은 물론 선전포고(宣戰布告) 같은 형식과 전쟁법도 얽매이길 거부합니다.
“모든 곳이 전쟁터이며 모든 정보·수단·기술·무기를 사용해야 하며, 낡은 규범에 매달려서는 절대 승리할 수 없다”(13·164쪽)는 신념에서입니다.
예컨대 미국이 정규 경기장에서 규칙을 준수하는 ‘정통 전쟁’을 한다면,
중국은 경기장 밖에서욕설·비난·
거짓말· 마타도어로 상대방의 사기
(士氣)를 꺾고 분위기를 유리하게 만들며 시합에서도 반칙을 일삼는 비대칭적인 ‘변칙 전쟁’을 한다는 얘기입니다.
2000년 장쩌민 중공총서기는 “<초한전>은 중국 공산당과 인민해방군 군사 사상의 중대한 발전이자 성숙한 결과”라고 극찬했습니다.
출간 1년 전 중국 공산당 내부 회람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초한전>은 현재 한국어·영어·프랑스어·스페인어·일본어·이탈리아어·베트남어 등 8개 국어로 번역돼 있습니다.
◇‘초한전’은 ‘중국몽’ 달성 위한 실천 교본
미국에선 육군사관학교 필독서이자 해군대학 정식 교재로 채택돼 있고,
존스홉킨스대학은 5년 동안 매년 한 차례 ‘초한전 세미나’를 개최했습니다.
‘초한전’은 지금 중국 공산당의 군사 경전(經典)과 군사전략 필독서 차원을 넘어 ‘중국몽(中國夢)’
이라는 세계 패권 달성을 위한 실천 교본입니다.
현실 세계에선 상대
국가의 정치·사회·
문화 여건에 따라 수단과 무기를 섞는 방법을 구사합니다.
지난달 2일 미국 몬태나주 핵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격납고 상공에서 발견된 중국 스파이(spy) 풍선을 볼까요.
인공위성 보다 낮은 10~20km 초(超)저궤도에 오래 머무는 덕분에 더 선명한 목표물 촬영과 지상
(地上)에 대한 정밀 통신 도·감청이 가능합니다.
풍선은 또 제조 단가가 싸 격추돼도 피해가 적고, 민간용이라고 둘러대는데도 적격입니다.
미국은 지난달 4일 F-22A 랩터 전투기를 고도 17.7km 상공에 출격시켜 40만 달러(약 5억 원)
짜리 공대공 미사일 을 발사해 풍선을 격추시켰습니다.
수많은 정찰 인공위성이 날아다니는 하이테크 시대에 중국은 구닥다리 풍선으로 정보전과 심리전, 여론전 등 3~4개 수단을 혼합한 ‘초한전’을 구사했습니다.
이로 인해 미국은 영공 침입에 대한 불안감과 방어 피로감, 비싼 비용 지출, 국가적 자신감 저하 같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중국은 반대로 1명의 인명 손실 없이 최소 비용으로 웬만한 국지전
(局地戰) 이상의 공격 효과를 냈습니다.
우리나라 국립 및 사립대학교 22곳에 설치돼 있는 공자학원
(孔子學院)도 학술·문화 외피를 쓰고 진행되는 중국의 ‘초한전’입니다.
중국은 해당 대학에 공자학원을 세울 때 약 10억 원을 지원하고 매년 평균 1억~2억 원 운영 경비를 제공합니다.
대학생 중국 탐방단, 장학금, 교수 연구비, 중·고교 교장, 교감 등 중국 여행 연수도 벌입니다.
이 공자학원은 ‘공자(孔子)’를 포함한 중국 고전
(古典) 교육은 하지 않고 중국 공산당의 우월성과 가치를 전파하는데 주력합니다.
초등학생부터 60대까지 친중
(親中) 인사를 양성하고,
국내에 있는 중국 유학생 단속·감시도 합니다.
◇공자학원·비밀 경찰서··· ‘초한전’식 침공 전쟁
공교롭게 공자학원이 설치된 각 대학에선 중국에 대한 자유롭고 객관적인 학술 연구와 토론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현금 지원, 중국 유학생 유치 같은 ‘사탕’에 익숙해진 국내 대학들이 중국의 악행(惡行) 조차 눈감고 있는 모습입니다.
“공자학원은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중국 관련 연구를 방해하는 ‘트로이 목마(木馬)’”
(한민호 공자학원실체알리기운동본부 대표)라는 지적은 그래서 나옵니다.
중국은 총 한 방 쏘지 않고 공자학원으로 한국 지식인·학자· 여론 주도층 말과 생각을 통제하고 있는 것입니다.
중국은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에
▶특정 정당·후보에 은밀한 자금 지원 또는 흑색 선전
▶현지 언론 및 언론인 매수
▶댓글부대와 인플루언서를 동원한 소셜미디어
(SNS) 조작·유포
▶사이버 공격으로 기밀·기업 정보 탈취
▶중공 정권을 비판하는 해외 중국인을 납치해 데려오는 비밀 경찰서 운영 등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움직임은 ‘모든 곳이 전쟁터이며 모든 정보·수단·
기술·무기를 사용해 목표를 달성한다’는 초한전 개념에 근거한 것입니다.
이를 통해 상대방 국가에 친중 여론을 조성하는 한편 첨단 기술을 탈취해 경제 강국으로 도약을 꾀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마약 초한전’까지 벌였습니다.
2017~2018년 미국을 뒤흔든 중국산 마약 ‘펜타닐(Fentanyl)’ 파동이 그것입니다.
아편을 인공합성한 강력한 진통제 펜타닐은 모래알처럼 작은 몇 알만으로 헤로인 50배, 모르핀 100배에 달하는 살상력(殺傷力)을 갖고 있습니다.
미국 ‘질병 통제 및 예방센터(CDC)’는 “2016년에만 2만 명 미국인이 중국제 펜타닐을 복용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8월 16일 각료회의에서 “중국에서 들어온 마약이 우리 국민을 죽이고 있다.
이것은 전쟁이다”고 했습니다.
◇‘싸우지 않고 승리’가 목표인 <손자병법> 계승
더 주목되는 것은 ‘초한전’이 잠시 유행하다가 사라질 계책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초한전’은 <손자병법
(孫子兵法)>을 정점으로 <육도삼략
(六韜三略)> <삼십육계
(三十六計)> 등으로 이어지는
중국 전통 군사 사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