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안양시외버스터미널 건립 사업은 1993년 평촌동 934번지 부지를 선정했다가 주민들의 민원 등으로 2005년 관양동 922번지로 변경되고, 시는 오는 2~4월께 수정된 시외버스터미널 건립계획을 도시계획위원회에 재심을 요청할 계획으로 16년째 표류해 오고 있다.
안양권시외버스터미널시민대책위원회(준)(이하 터미널대책위)는 지난 20일 안양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잘못된 사업자 선정 및 무리한 사업추진은 또다시 터미널 건립사업을 장기간 지연시키고 시민 불편을 가중시킴을 간과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안양권시외버스터미널 건립과정에 대한 문제점과 합리적 터미널 건립에 동의하는 시민들이 지난 16일 모여 터미널대책위(준)를 정식 발족했다"며 "민간자본 유치라는 이유만으로 무리하게 추진하는 건립과정에 대한 문제점을 하나하나 밝히겠다"고 말했다.
터미널대책위는 "현재 안양시는 사업수행능력이 의심되는 시외버스터미널 사업자인 (주)경보에 대해 지난해 사업부지 변경면허를 발급해 줬다"면서 "오는 2025년 추정 시외버스 총 이용수요가 1996년 예상한 2015년 총 이용수요보다 22% 감소됐음이 분명함에도 과거보다 2~3배 사업면적을 확장하는 등 무리한 건립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시외버스터미널 사업자 (주)경보는 2007년 총자산 59억원, 총부채 63억원, 자본 -4억원의 부실기업이며, 2006, 2007년 세금납부액 0원으로 사업실적이 없는 기업이고, 외부감사를 전혀 받지 않아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는 기업으로, 사업비 규모 약 3,000억원이 소요되는 버스터미널 사업을 수행할 사업능력이 없는 업체다"고 주장했다.
특히 "2006년 9월 대법원판결(2006다30860) 및 경보의 2006. 2007년 재무재표에서도 사업능력의 결여가 확인된 바, 안양시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85조(면허 취소 등) 2호에 의거 사업경영, 자산상태 등의 여부를 분명히 따져 적절한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안양시는 시민들의 시외버스를 실제 이용하는 안양시민들의 편의성을 중심으로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터미널 부지 산정 및 적정 건축 규모를 정해야 할 것이며 현재의 무리한 과시성 시외버스터미널 계획은 전면 재검토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터미널대책위는 향후 계획으로 "시외버스터미널 건립 관련 불공정한 행정행위에 개한 주민감사청구활동, 무리한 시외버스터미널 사업 추진에 대한 주민청원운동, 주민 의견 수렴을 통한 합리적 시외버스터미널 건립활동 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부 기자들은 터미널대책위가 발표한 내용들은 그동안 시가 사업을 추진해 오는 과정에서 불거졌던 문제들을 자료화해 발표한 것일뿐 구체적인 대안 제시가 빠져있음을 꼬집는 등 시외버스터미널 사업의 난항은 계속될 전망이다.
|
부지 선정 3차례 바뀌며 표류중인 안양시외버스터미널 추진 사업 | ||||||||
안양시외버스터미널 추진사업은 지난 1993년 도시계획상 농수산물시장 부지 중 일부였던 평촌동 934번지, 1만8천353.7㎡(5천553평)를 당시 이석용 안양시장이 건교부장관에게 요청해 시외버스터미널 부지로 변경한 뒤 1996년 1월 시외터미널 사업자로 '(주)경보'를 선정했다.
이후 안양시장은 인근주민의 민원 등을 의식하여 경기도 지방교통영향평가위원회에서 적법하게 심의한 교통영향평가서를 10여 차례나 반려하고 역시 적법한 절차에 의한 건축시행허가를 취소하는 등 평촌동 934번지에 시외버스 터미널 건립을 지연시켰다는 것이다.
시외버스터미널 건립이 지연되고 (주)경보가 평촌동 934번지 토지매입대금을 장기간 납부하지 않자 한국토지공사는 지난 2000년 6월 7일 경보에 대한 매매계약을 해제했다.
이어 보궐선거를 당선된 당시 신중대 안양시장은 평촌동 934번지를 포기하고 관양동 985-2의 27,500㎡(83,000평)로 시외버스터미널 부지를 변경하고 지난 2000년 12월 20일 경기도 도시계획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하였으나 2001년 4월 14일 반려되고 말았다.
이후 지난 2005년에는 안양시도시기본계획을 재수립하면서 관양동 922번지로 부지를 변경하고 2008년 6월 관양동 922번지 일대 4만1천여㎡(약 112.522평)에 약 3000억원 규모의 시외버스터미널 건립계획을 수립, 6월 9일 (주)경보와 함께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하지만 안양시는 터미널건립 계획을 2008년 9월 22일 안양시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요청하였으나 터미널 부지의 적정규모 등을 이유로 반려되자 시는 2009년 2월~4월경 수정된 시외버스터미널 건립계획을 도시계획위원회에 재심의를 요청할 예정으로 난항이다.
안양시 상대 소송제기 (주)경보에 사업권 연장? 의혹
이같은 과정에서 사업자 (주)경보는 지난 2001년 9월 "안양시의 터미널 건립부지 이전으로 설계비 등 20억원을 손해 봤다"며 서울지방법원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결과 2006년 9월 8일 대법원은 안양시가 60% 책임이 있는 것으로 일부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사업자인 (주)경보는 손해배상액을 청구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이를 청구하지 않고 있어 원금포함 16억5천3백만원이 집행되지 않는 상황이며 안양시는 (주)경보에 터미널 사업권을 계속 연장해 줌으로 의혹을 사고 있는 실정이다.
안양시는 (주)경보 측으로부터 손해배상금 16억5천3백만원의 지연이자를 청구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는 대신 지난 2000년 6월 28일부터 2008년 6월 27일까지 매년 사업면허정기기간을 연장해주는 방법으로 지난 8년간 경보의 사업면허를 유지시켜 왔기 때문이다.
더욱이 안양시는 관양동 922번지 일대 시외버스터미널 계획 부지에 대한 사업을 재차 추진하면서 도시관리계획으로 사업부지가 확정되기도 전에 사업자 사업수행능력의 철저한 검증 절차도 없이 2008년 7월 15일 사업자로 변경면허를 (주)경보 측에 발급해 주었다.
현 터미널 부지 장소-규모 등 과연 타당성 있는가?
대책위는 안양시가 3번째 시외버스터미널 부지로 선정하고 추진중에 있는 현 위치(관양동 922번지 일대)에 대한 문제점과 현재 규모로 시외버스터미널을 건립하는 것이 적절한가?, 대기오염 및 인근 주민의 주거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없는가? 등에 대해 지적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안양시외버스터미널 이용자 중 만안구(안양동, 박달동, 석수동) 주민은 68.3%, 동안구(비산동, 호계동, 범계동, 기타) 주민 13.3% 정도이며, 군포시3.6%, 의왕시 1.8%로 예상되고 있어 대중교통을 이용한 접근성이 매우 부족한 위치라는 점이다.
더욱이 전체 이용자의 70%에 달하는 만안구 주민이 관양동 922번지로 오기 위해서는 시내버스/마을버스 등의 연계교통수단 이용이 매우 불편(안양시 시외버스 연계 교통수단 이용률 시내버스/마을버스 59%, 도보16%, 지하철 2.7%)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기존 안양시 7곳에 분산된 시외버스 정류장 및 간이 터미널을 통합하여 시외버스터미널을 건립 했을 경우에 군포, 의왕, 과천시 이용객들의 이용률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대책위는 행정구역개편의 문제가 현실화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안양권(군포.안양.의왕.과천)주민 113만이 이용하는 시외버스터미널 위치로서 현부지가 적절한지에 대한 인근 도시 주민의 여론수렴 및 인근 시와의 협의를 통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안양시가 기점이거나 경유지인 35개 시외버스 노선 중 인천.부천 방향 노선이 20개에 달해, 관양동 922번지에 시외버스터미널이 들어선다면 평촌의 중심도로인 시민로의 정체요인과 교통환경, 대기환경 및 주거환경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책위는 "현 부지에 터미널을 건립하려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및 기존 인덕원역, 평촌역, 농수산물도매시장, 내손지구 등 인근 상권과의 연계성 문제를 신중히 고려해야 하며, 일반공업지역을 상업지역으로 용도 변경해서 유통, 업무, 주거 시설로 변경한다면 평촌동, 관양동 및 안양시의 벤쳐산업 육성정책을 후퇴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기존 인덕원역, 평촌역, 농수산물도매시장 상권에 미치는 영향 등과 인근 상권 상인들의 의견수렴을 통한 구체적이고도 실증적인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함께 경기도를 포함한 전국의 시외버스터미널 중 상당수가 이용객 감소로 운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복합터미널이라는 시외버스터미널을 건립했을 때 터미널 운영상 문제를 일으켜 안양의 또 다른 골칫거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안양시에는 이미 15개 회사 35개 시외버스 노선이 전국을 연결하고 있는 상황으로 향후 수도권 위성도시인 안양권의 특성상 어느 정도 추가노선 유치가 가능할지도 의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