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신입생 대면식에서 음주를 강요하여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에 과실치사죄의 성립을 인정한 판결

[사무장]

이른바 신입생 대면식에서 음주를 강요하여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에 과실치사죄의 성립을 인정한 판결

사건 청 주 지 방 법 원사 2010고단0000 과실치사
주 문
피고인들을 각 금고 1년에 처한다.
다만, 피고인들에 대하여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각 형의 집행을 각 유예한다.
피고인들에게 각 1년간 보호관찰을 받을 것과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이 유
범 죄 사 실
피고인들은 **대학교 **캠퍼스 ****학과 2학년에 재학중이던 복학생이고, ☆☆☆는 같은 학과 2학년 과대표, ◇◇◇은 같은 학과 2학년 부과대표, ▽▽▽은 같은 학과 2학년 학술차장이다.
피고인들은 같은 복학생인 △△△과 대화 도중 같은 학과 1학년 신입생들인 후배들이 선배들에게 인사를 잘 하지 않는 등 버릇이 없다는 이유로 선배의 위계를 세우기 위하여 위 학과 2학년생들을 주축으로 신입생들을 상대로 소위 ‘대면식’을 실시하기로
하고, 피고인들의 뜻을 전달받은 ☆☆☆는 ◇◇◇, ▽▽▽ 등 2학년 재학생들과 상의하여 대면식 일시 등을 정하고 피고인들과 상의하여 일정을 확정한 후 2010. 4. 28.19:38경 1학년 과대표인 ■■■에게 익일 7시까지 교내 1호관 건물 4층으로 모이되 나
오지 못하는 신입생들은 2학년 임원이 아닌 고학번 복학생인 피고인 ○○○에게 미리 연락하여 허락을 받으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냄으로써 신입생들이 함부로 대면식에 불참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피고인들과 ☆☆☆, ◇◇◇, ▽▽▽은 공동하여 2010. 4. 29. 19:00경 충북 **군 **읍**리 **에 있는 위 학교 1호관 건물 4층 휴게실에서 동인들을 포함한 2학년생 19명과 피해자 ●●●(여, 19세) 등 신입생 28명이 참석한 대면식을 실시하면서 순차로 명시적
내지 묵시적 의사연락을 통해, 2학년생들이 돈을 모아 안주 없이 소주와 6.5온스 종이컵을 구입한 후 신입생들로 하여금 2학년 선배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하도록 하여 이름을 모르는 선배 숫자에 상응하는 양의 술을 위 종이컵에 따라 신입생들에게 벌주
명목으로 마시도록 하는 등 선배들이 신입생들을 훈계하면서 일방적으로 신입생들에만 소주를 따라주는 방식으로 대면식을 진행하기로 하였는바, 이러한 경우 사회 경험이나 음주 경험이 거의 없는 신입생들보다 선배이자 고학번 복학생 내지 2학년 임원으
로서 대면식을 주관하고 평소 대학생들이 술자리를 갖던 중 과도한 음주로 인한 사망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언론보도 등을 통해 익히 알고 있던 피고인들과 위☆☆☆ 등은 신입생들 각자의 음주경험이나 평소 주량, 알코올 감내력 여부 등에 미리
유의하여 각자에게 상응한 주량을 마시도록 하여야 하고, 특히 신장 153cm, 체중36kg의 왜소한 체격으로 평소 주량이 일반적인 소주컵 기준으로 2~3잔 가량(약100ml)인 피해자가 안주도 없이 기립자세에서 최대 180ml 용량(2홉 소주 반병에 해당
하는 양)의 종이컵에 선배들이 돌아가며 일방적으로 따라주는 술을 연거푸 빠른 속도로 마실 경우 이는 치사량에 이를 수 있는 과도한 음주량이므로 피해자의 능력이나 자유의사에 따라 이를 마실 것인지 여부, 마신다면 그 마실 양 등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여 적당한 음주가 되도록 하여야 하며, 또한 과도한 음주로 급성 알코올중독에 이르거나 의식을 잃고 혼수상태에 빠질 경우 뇌의 호흡중추나 심장기능의 이상으로 인한 호흡부전이나 심부전 내지 심장부정맥 등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과도한 음주
로 인한 응급환자가 발생할 경우 즉시 응급구호조치를 취하고 신속하고 안전한 방법으로 후송, 회복시킬 수 있도록 하는 등 제반의 안전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게을리 한 채 별 일 없을 것이라고 가볍게 생각한 나머지 벌주로써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선배들이 따라주는 술을 신입생들이 거부하지 못하도록 엄숙하고 강압적인 분위기를 유지하기로 한 후, ◇◇◇ 등은 2회에 걸쳐 용량 1.8ℓ인 참이슬소주 도합 8병과 종이컵 등을 사오고, 피고인 ○○○은 피해자를 비롯하여 대면식에 참
석한 신입생들을 복도 한쪽 끝에 모여 있다가 한사람씩 휴게실로 들어와 선배들의 이름을 호명하도록 하고, 피고인 □□□는 신입생들이 모여 있는 복도 끝쪽에 가서 ‘씨발
웃냐, 댓거리 좆나 먹겠네’, ‘웃냐, 웃음이 나오지’라고 말한 후 신입생들 중 남학생들을 다른 쪽 복도 끝으로 데리고 가서 1인당 종이컵 2~3잔 가량의 소주를 따라주어 마시게 하는 등 강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계속하여 선배들의 이름을 호명한 후 휴게실
에 일렬로 서 있던 신입생들에게 가서 각자 호명하지 못한 선배들의 숫자만큼 종이컵에 소주를 따라주다가 평소 주량을 알지 못하던 피해자에게 가게 되었는바 이와 같은 일련의 과정을 거쳐 조성된 강압적인 분위기 때문에 따라주는 술을 억지로 마실 수밖
에 없는 상황에 처한 피해자에게 주량을 확인하지도 않은 채 종이컵에 소주를 연거푸 3회(합계 약 220ml 가량) 따라주어 마시도록 하고, ☆☆☆는 과대표로서 신입생들에게 훈계를 하면서 일일이 술을 따라주던 중 피해자에게 위 □□□와 같은 방법으로 종이
컵에 소주를 1회(약 50ml 가량) 따라주어 마시도록 하고, 피고인 □□□는 신입생인▼▼▼이 짝다리를 짚었다며 발로 동인의 무릎부위를 차서 강압적인 분위기를 유지시키고, 그 후 개별적으로 선배들이 각자 훈계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신입생들에
게로 가서 훈계를 하고 술을 따라주던 중 ◇◇◇은 이미 술에 상당히 취한 피해자에게로 가서 훈계를 하며 위 □□□와 같은 방법으로 종이컵에 소주를 연거푸 3회(합계 약300ml 가량) 따라주어 마시도록 하고, ▽▽▽은 위 ◇◇◇과 같은 방법으로 종이컵에
소주를 1회(약 50ml 가량) 따라주고, 피고인 ○○○은 대면식 도중에 ‘누가 술 버려’라고 소리치는 등 피고인들의 주도 하에 비정상적이고도 무모한 방법으로 위 대면식을 강행함으로써 피해자로 하여금 약 27분간 종이컵에 따라준 소주를 8회(합계 약 620ml
가량) 마신 후 쓰러져 의식을 잃도록 하였다.
피고인 □□□와 위 ☆☆☆ 등은 위와 같이 의식을 잃은 피해자의 상태를 직접 목격하거나 다수의 신입생들이 술에 만취하여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상황이었으므로 자신들이 직접 다량의 술을 마시도록 한 피해자의 상태를 확인한 후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
야 하였음에도 피해자를 인근 병원으로 즉시 후송하지 않고, 위와 같은 비정상적인 방법의 대면식을 주도하고 의식을 잃은 피해자를 직접 목격한 피고인 ○○○도 피해자를 병원으로 후송하는 등의 조치 없이 만연히 피해자를 업고서 학교 인근에 있던 피해자가 혼자 거주하는 자취방에 옮기도록 한 후 역시 많은 양의 술을 마셔 취해 있던 신입생인 ♥♥♥에게 짧은 시간 동안만 피해자를 지켜보도록 한 뒤, 피고인들과 위 ☆☆☆등은 지속적으로 피해자의 상태를 확인하여 병원치료를 받게 하는 등 사후 대처를 전
혀 하지 않고 피해자를 방치한 과실로 피해자로 하여금 같은 날 20:50경부터 다음날12:00경 사이에 충북 **군 **읍 **리에 있는 ***** ***호 피해자의 자취방에서 사망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0.157%인 상태에서 과도한 음주로 인한 급성 호흡부전 내지
급성 심부전 등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1. 주장
가. 피고인들은 피해자에게 강압적으로 술을 마시게 하지 않았고, 술에 취한 피해자등 1학년생들을 물심양면으로 보살폈으며 사고에 이르지 않도록 주의의무를 다하였는데, ♥♥♥가 피해자는 술에 취하면 원래 잠을 잔다는 말을 하여 병원으로 이송하여
치료를 받게 할 필요성을 갖지 못하였고, 피고인 ○○○의 지시에 의하여 ♧♧♧이 ♥♥♥에게 피해자를 잘 돌보라고 하였으나 ♥♥♥가 피해자 곁을 떠나 편의점에 있었고, 피해자의 출입문 열쇠를 잃어 버려 피해자가 제때 병원치료를 받지 못하게 함으로
써 피해자가 사망에 이른 것이므로 피고인들에게 주의의무 위반 등의 과실이 없다.
나. 피고인 ○○○은 피해자에게 술을 마시게 한 일이 없고, 피고인 □□□는 피해자에게 술을 마시게 한 후, ☆☆☆, ◇◇◇, ▽▽▽이 별도로 피해자에게 술을 줄 것을 알지 못하였으므로, 피고인들과 ☆☆☆, ◇◇◇, ▽▽▽은 공동의 주의의무를 위반하지
않았다.
다. 피해자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157% 정도인바, 피해자가 마신 술의 양이 사망에 이를 정도에 이르지 않았으므로 피고인들의 행위와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없다.
라. 이 사건은 선후배간의 얼굴을 익히기 위한 대면식에서 발생하였고, 처음부터 술을 마시게 하려는 목적이 없었으며, 피해자를 비롯한 1학년생이 마신 술의 양은 다른대학에서 발생한 음주사고와 비교할 때 경미하고, 피해자의 사망 원인으로 저온화상도
배제할 수 없는바, 이러한 상황에서 피고인들은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 것이라고 예견할 수 없었다.
2. 판단
가. 인정사실
위에 거시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대면식 개최
(가) 피고인 ○○○은 07학번으로 군대에 갔다가 복학한 **대학교 **캠퍼스****학과 2학년생인데, 2010. 4. 중순경 군대에 갔다가 복학한 07학번들인 피고인 □□□ 및 △△△과 함께 같은 학과 10학번 1학년생들이 선배들에게 인사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면식을 하자, 1학년생들에게 선배들의 이름을 외우게 하고 소주를 주자,2학년은 술을 먹지 않고 1학년만 술을 주자’는 등의 말을 꺼낸 후 2010. 4. 22.경 2학년 과대표인 ☆☆☆ 및 ▽▽▽ 등과 이에 대하여 상의하고, ☆☆☆는 2010. 4. 28. 2학
년생들 및 피고인들과 날짜 등을 상의하여, 2학년생과 1학년생들과의 대면식을 하기로 결정하였다.
(나) ☆☆☆는 2010. 4. 28. 오후 1학년 과대표인 ■■■에게 “내일 1학년들 7시1호관 4층으로 모이라고 전해줘, 못 오는 사람은 ○○○ 선배님한테 연락하라고 해줘”라고 문자를 보냈다.
(다) ■■■은 1학년생들에게 “내일 19:00까지 1호관 4층으로 모이고 못 오는 사람은 2학년 ○○○한테 문자주면 되고”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라) 2학년생들은 2010. 4. 29. 18:55경 1호관 4층 휴게실에 모여 3천원씩 모은 후, 피고인 ○○○의 지시에 따라 2학년생 ♤♤♤, ◇◇◇이 안주 없이 소주 1.8리터페트병 6병과 물 1.8리터 페트병 3병, 맥주용(180㎖ 용량, 일반 병 소주 반병 정도의
양) 종이컵을 사왔고, 대면식 하는 중간에 ♤♤♤이 소주 1.8리터 페트병 2병을 추가로 사왔다.
(마) 피고인 ○○○은 2010. 4. 29. 19:00경 2학년생 19명이 휴게실에 모인 자리에서, 2학년생에게 “1열로 서라, 1학년 애들 한 명씩 불러와서 너희들 이름 부르게 할거다”라고 하였고, 2학년생 ♤♤♤에게 1학년생을 한 명씩 보내는 역할을 맡기고, 피고
인 □□□는 피고인 ○○○과 상의하여 2학년생 ♡♡♡에게 피고인 ○○○과 ♤♤♤사이의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라고 시켰다.
(2) 대면식 행사 진행
(가) 2학년생들이 2010. 4. 29. 19:21경 휴게소 한쪽에 1열로 서 있고, 복도에 있던 ♤♤♤, ♡♡♡이 복도 한쪽 끝에 서 있는 1학년생들(총 34명 중 28명이 모이고 그 중 남자들은 8명이다)에게 “휴게실에 가자마자 맨 오른쪽에 있는 선배부터 이름을 말
하라”고 하여 피해자를 포함하여 1학년생은 1명씩 휴게실에 들어가 2학년생들의 이름을 부르며 옆으로 이동하다가 호명이 끝나면 휴게실 옆 계단에 서 있는 방식으로 모든 1학년생이 휴게실 안에 들어가 2학년생들의 이름을 호명하였고, 피고인 □□□는 휴게
실에 갔다 나오는 1학년생들에게 “각자 선배들 이름을 모르는 명수를 기억해 놓으라”고 말하였다.
(나) 그러던 중 피고인 □□□는 2학년생들의 이름을 호명하고 있던 중인 같은날 19:41경 소주 페트병 1병을 들고 복도에 대기하는 1학년 남자들 5명을 반대편 복도끝으로 불러 각 소주 2~4잔 정도씩을 마시게 하고, 이후 1학년 남자 3명이 더 오자,
그들에게도 소주를 주어 마시게 하였다.
(다) 2학년생들의 이름 호명이 끝나고, 2학년생 중 한 명이 1학년생들에게 휴게실 안에서 “다 들어와”라고 말하여 1학년 여자들이 휴게실 안으로 들어가 2학년생들과 마주 본 상태로 1열로 서서 2학년생들에게 자기소개를 하였고, 위 (나)항과 같이 술을
마신 1학년 남자들도 휴게실에 들어와 자기소개를 하였다.
(라) 피고인 □□□는 같은 날 19:50경 소주 페트병 1병과 종이컵들을 들고 1학년생 ★★★에게 가서 종이컵들을 주고 옆으로 돌리라고 하여 ★★★과 그 옆에 있는 피해자를 포함한 1학년생들이 종이컵을 1잔씩 받아 들게 함과 동시에 소주 페트병을 들고 ★★★을 비롯한 1학년생들에게 다가가 “선배들 이름 몇 명 몰랐냐”고 물어보고 선배 이름을 모르는 수만큼 종이컵 8할 정도 되도록 소주를 따라주고 그 술을 마시게 하였고(선배 이름을 2명 몰랐으면 2잔, 선배 이름을 3명 몰랐으면 3잔을 받아 마시는 방식), 역시 피해자에게도 3잔을 따라 주어 1분 동안 3잔을 연거푸 마시게 하였다.
(마 피고인 □□□가 1학년생들에게 술을 다 마시게 하자, 피고인 ○○○은 같은 날 19:58경 “1학년이 2학년을 맞먹는다는 말이 왜 들리냐? 사람 가려가면서 인사한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앞으로 선배님한테 인사를 잘하라. 한명씩 1학년들에게 할 말이
있는 사람은 말을 해라”고 하여, 2학년생 ♤♤♤과 ◁◁◁은 1학년생들에게 “인사를 잘하자”고 말하며, 또 다른 2학년생은 피해자에게 “동갑이라고 뻐기냐?”고 훈계를 하는
등 2학년생들은 1학년생 1명씩 지명하여 훈계했는데, 1학년생들은 2학년생들이 훈계를하는 동안 고개를 숙이고 듣고 있었다.
(바) 위 훈계가 끝난 후 2학년생 ☆☆☆가 같은 날 20:11경 피해자를 포함한 1학년생들에게 종이컵에 5할 정도 되도록 소주 1잔씩을 따라 주어 마시게 하였고, 그때 피고인 □□□는 1학년생 ▼▼▼이 휴게실의 대면식 자리에서 짝다리를 짚었다는
이유로 모두가 보는 자리에서 ▼▼▼의 발을 1회 찼다.
(사) 그 후 피고인 ○○○이 “09학번이 마음에 안드는 애들한테 술 한잔씩 줘”라고 말하여, 2학년생들이 각자 흩어져서 1학년생들에게 잘못하였던 일들을 지적하면서 술을 따라주었고, 그 과정에서 피고인 ○○○은 “누가 술을 버려”라고 소리를 치기도
하였는데, 그 때 2학년생 ◇◇◇은 같은 날 20:14경 피해자(술에 취해 비틀거리고 눈도 감고 있던 중)에게 다가와 “너 눈 감고 뭐하는 거냐, 취한 척 하지 마라, 너 잘못한 거말해 봐”라고 말하여 피해자가 “인사 안한 것과 동갑이라고 뻐긴 것”이라고 대답하자
◇◇◇이 “그거 밖에 없냐”고 하면서 피해자에게 소주 3잔을 종이컵에 따라 주어 3잔을 연속하여 마시게 하고, ◇◇◇이 다른 1학년생에게 이동한 후, 2학년생 ▽▽▽이 같은 날 20:17경 다시 피해자에게 소주 1잔을 따라 주어 마시게 하였다.
(아) 그때 피고인 □□□는 1학년생 ♣♣♣, ♠♠♠을 화장실로 불러 훈계하면서 가슴 등을 때렸다.
(자) 피해자가 ▽▽▽이 주는 술을 마신 직후인 같은 날 20:20경 술에 취하여 비틀거리자, 1학년생 ♥♥♥, ▲▲▲, ▼▼▼가 피해자를 부축하여 화장실로 데려가서 구토를 하도록 유도하였으나 구토를 하지 않은 채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차) 피고인 ○○○은 2학년생 ▷▷▷에게 화장실에 1학년생이 많이 있으니 데리고 나오라고 하여 ▷▷▷이 여자화장실에 가서 1학년 여자들을 내보내고 쓰러진 피해자를 살펴 본 후 여자화장실에서 나와 2학년 ♧♧♧, ♤♤♤ 및 피고인 ○○○에게 피해자가 취해 쓰러졌다고 차례로 말하였다.
(카) 피고인 ○○○은 피해자의 상태를 살펴본 후 같은 날 20:43경 2학년생 ♧
♧♧을 시켜 피해자를 집에 데려다 주도록 지시하였고, ♧♧♧은 화장실에 쓰러져 있는, 아무리 불러도 대답도 없고 반응도 없는 피해자를 업고 ♥♥♥와 함께 위 대면식 현장을 떠났다.
(타) 피고인 ○○○은 같은 날 20:50경 마지막으로 1학년생들에게 술을 주어 마시게 한 후 위 대면식을 끝냈다.
(3) 피해자의 사망
(가) ♧♧♧은 같은 날 20:40경 피해자를 업고 피해자의 자취방으로 가서 이불위에 피해자를 내려놓고 ♥♥♥에게 11시까지 피해자를 잘 돌봐주라고 말하고 자취방에서 나갔다.
(나) ♥♥♥는 피해자에게 이불을 덮어 주고 그 방에 있다가 친구들의 전화를 받고 친구 ★★★을 피해자의 자취방에 데려다 놓은 후 같은 날 21:15경 피해자의 자취방을 떠났고, ★★★도 같은 날 21:40경 정신을 차리고 피해자의 자취방을 열어 놓
은 채 자취방을 떠났다.
(다) ♥♥♥는 친구 ◆◆◆에게 피해자의 자취방에 가서 ♥♥♥의 가방을 가져와 달라고 부탁하면서 자취방 열쇠를 주었는데 ◆◆◆가 피해자의 자취방에 가서 가방을 가져오지 않고 날계란만 가져왔고 그 후 자취방 열쇠는 분실되었다.
(라) ♥♥♥는 친구들과 함께 다음날인 2010. 4. 30. 12:00경 피해자의 자취방에 갔으나 문을 잠겨 있어 열쇠수리공을 불러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피해자가 이상하여 신고하고 피해자를 병원으로 후송하였으나 피해자는 이미 사망해 있었다.
(4) 피해자의 사망 원인
(가) 피해자의 사망의 직접 원인은 심정지이나, 사망의 종류는 불상이다.
(나) 시체 부검감정서의 내용
① 설명 : 각 실질장기가 울혈상이며, 심혈이 암적색 유동성인 등 급성사때보는 일반적인 소견들이 인정되는 점, 육안적·조직학적 검사상 사인과 연관지을만한 병변을 보지 못하는 점, 신체의 후면에서 광범위한 피부박리 현상을 보나, 이는 사후에
피부에 열이 가해지면서 발생한 소견으로 추정되며, 그 외 특기할 손상을 보지 못하는 점, 혈액 및 위 내용물에서 독물이나 약물이 검출되지 않은 점, 혈중 알코올 농도는 0.157%로 측정되는 점 등을 종합할 때 사인으로 단정할 만한 손상, 중독, 질식, 장기의
병변 등을 보지 못하여 해부학적으로 사인은 불명임. 사망과 음주와의 연관관계를 고려할 때, 급성 알코올 중독에 의한 사망의 경우 거의 대부분 혈중 알코올 농도가 0.35%이상인 경우에 발생하는바 급성 알코올 중독을 사인으로 단정하기는 어려움. 단,
피해자의 평소 주량, 당일 마신 술의 양, 술에 취해 정신을 잃고 집에 데려다 눕혔는데 다음날 사망한 점 등 사건개요 및 시간적 연관관계를 고려하면 음주와 연관되어 급성호흡 부전이나 급성 심부전이 발생하여 사망하였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
움.
② 사인 : 해부학적으로 불명이나 사건개요를 고려하면 음주와 연관되어 사망하였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움
(다) 피해자는 2005. 1. 1.부터 2010. 4. 29.까지 특별히 사망과 연관지을 만한 병명으로 치료받은 바가 없다.
나. 피고인들 및 ☆☆☆, ◇◇◇, ▽▽▽의 과실
위 인정사실에다가 피고인들 및 ☆☆☆, ◇◇◇, ▽▽▽은 피해자 등 몇 명의 1학년생이 선배들에게 인사도 하지 않는 등 예의 없는 행동을 한다고 보아 술을 먹이면서 한번 혼내주고 기강을 잡기 위해 대면식을 하기로 한 점, 1학년생들은 대면식을 한다
고 할 때 선배들이 혼내기 위해 모임을 갖는다는 내용을 짐작하고 있었고, 선배들이 대면식 등을 한다고 모이라고 하면 가야한다는 분위기가 있었던 점, 1학년생들은 2010. 3.경에도 2학년생들과의 대면식을 하였는데 당시에는 안주도 있고 서로 술을 주
고 받는 분위기였으나, 그럼에도 2학년생들은 1학년생들이 술을 마시지 않으면 “마셔”아니면 “잔 비워”라고 말해 2학년생들이 술을 따라 주면 1학년생들은 이를 모두 마셨던 점, 2학년생들은 이 사건 대면식을 위해 소주 1.8리터(소주 5병에 해당하는 양) 페
트병 8개를 구입하였는데, 그 소주들은 2학년생이 마실 의도로 산 것이 아니므로, 피고인들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2학년생들 중 누구라도 위 소주를 1학년생들에게 마시게 할의도가 있었고 누구든지 1학년생들에게 마시게 할 것임을 알 수 있었던 점, 피고인 ○
○○은 1학년생들에게 2학년생들의 이름을 알아맞히도록 하면서 긴장된 분위기를 만들어 간 점, 2학년생들 중 어느 누구도 1학년생들에게 술을 마실 수 없는 사람은 술을 마시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하거나 그들의 주량 등을 묻지 않았고, 1학년생들을 훈계
하면서 30분 정도의 짧은 시간에 안주도 없이 1학년생에게 술을 마시게 한 점, 2학년생들은 한 잔도 마시지 않은 점,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훈계를 하는 이 사건 대면식자리에서는 1학년생은 2학년생들이 주는 술을 거부하지 못하고 마실 수밖에 없었고,
실제로도 술을 못 마시겠다고 거부한 1학년생은 없었던 점, 피해자도 평소 주량이 소주 반병 정도 밖에 되지 않지만, 피고인 □□□ 등 2학년생이 훈계를 하며 술을 주자,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면서 술을 모두 마셨는데, 즉 피해자는 1분만에 피고인 □□□가
주는 소주를 맥주용 종이컵에 3잔을 마시고, 20분 정도 서 있는 상태에서 2학년생들의 훈계를 들은 후 다시 7분 동안 맥주용 종이컵에 소주 5잔을 마셔 27분만에 안주 없이 맥주용 종이컵에 8잔(소주 2병 이상)의 소주를 마신 점, 당시 술을 마신 1학년생 중에
는 ▶▶▶과 같이 3잔을 마시고도 응급실에 가서 치료를 받은 학생도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화장실에서 토하거나 쓰러진 학생들이 다수 있었던 점, 피해자가 술을 마시고 쓰러져 의식을 잃고 있던 상황이고 일반적으로 잠을 자는 것과는 차이가 있었음에도
피고인들을 포함한 2학년생들은 만연히 ♥♥♥가 피해자가 술을 마시면 잔다는 말만을 믿고 피해자에게 아무런 응급조치를 취하지 않고 화장실 바닥에 방치하였다가 피해자를 피해자의 자취방에 데려다 놓았을 뿐인 점을 보태어 보면, 피고인들에게는 위 범죄
사실 기재와 같은 주의의무가 있었다고 할 것인데, 그럼에도 피고인들 및 ☆☆☆, ◇◇◇, ▽▽▽은 그 주위의무를 게을리하여 피해자의 주량 등을 신경쓰지 않고 피해자에게 짧은 시간에 강제로 많은 양의 술을 마시게 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의식을 잃게 하
였고, 그 후 응급조치를 취하지 않고 피해자를 피해자의 자취방에 눕혀 방치함으로써, 공동으로 위 범죄사실 기재의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할 것이다.
다. 피고인 등의 과실과 피해자의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 및 예견가능성 상당인과관계는 피고인의 행위가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결과를 발생케 한 유일한 원인이거나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피해자나 제3자의 과실 등이 경합하여 결과가 발생한 경우에도 이를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해자는 2010. 4. 29. 19:50경부터 같은 날 20:17경까지 피고인 ○○○의 주도하에 피고인
□□□ 등이 준 소주 2병 정도에 해당하는 양의 술을 연거푸 마시고 정신을 잃은 점,♧♧♧은 피고인 ○○○의 지시에 따라 같은 날 20:40경 피해자를 업고 피해자의 자취방에 데려다 눕히고 피해자의 친구 ♥♥♥에게 피해자를 잘 돌보라고 말하고 그대로
가버린 점, ♥♥♥는 자신도 술에 취해 있었을 뿐만 아니라 술에 취한 다른 친구들을 돌보기 위해 피해자의 자취방을 나온 점, 그 후 피해자는 2010. 4. 30. 12:00경 사망한 상태로 발견된 점, 피해자에게는 사망에 이를 정도의 지병이나 손상, 중독, 질식, 장기
의 병변 등이 없었던 점, 피해자는 신장 153㎝, 체중 약 36㎏의 왜소한 체격이고, 사망이후 피해자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157%에 이르는 점, 음주와 연관되어 급성 호흡부전이나 급성 심부전이 발생하여 사망하였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운 점,
피해자가 입은 화상은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보기 어렵고, 피해자가 술에 취하여 의식을 잃지 않았다면 그 정도의 화상은 입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에 비추어 보면, 비록 ♥♥♥가 피해자의 방을 나와 피해자를 잘 돌보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고
인들 및 ☆☆☆, ◇◇◇, ▽▽▽의 위 나.항과 같은 과실과 피해자의 사망에 이르게 된 결과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것이고, 피고인들 및 ☆☆☆, ◇◇◇, ▽▽▽은 피해자에게 소주 2병이 넘는 양의 소주를 먹게 하였고, 그 정도 양의 술을 27분이
라는 짧은 시간 안에 먹게 하였을 때에는 사람의 신체에 이상이 발생할 것이고 그로 인해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것도 예견할 수 있었다고 할 것이다.
라. 결론
따라서, 피고인들 및 ☆☆☆, ◇◇◇, ▽▽▽은 공동하여 위 범죄사실 기재와 같은 과실로 피해자에게 술을 주어 먹게 하고 술에 취한 피해자에 대하여 사후 조치를 하지 않아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들 및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각 형법 제267조, 제30조, 각 금고형 선택
1. 집행유예
각 형법 제62조 제1항
1. 보호관찰 및 사회봉사명령
각 형법 제62조의2
양형의 이유
피고인들의 행위로 인해 피해자가 사망이라는 중한 결과가 발생한 점, 다만 피고인들이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사망 경위, 가담 정도 등 형법 제51조에서 정한 사항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