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유명차 여의도점
주 소: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43-3 (홍우빌딩) 4F 401호 전화번호: 02-784-5634 영업시간: [월-금] 10:30~20:30, [토] 11:00~19:00, [일] 휴무 오시는길: 9호선 샛강역 2번출구 및 1번출구. 1호선 대방역 여의도 방향, KBS별관 방향
'빨간 자동차' 사나이,
茶 향기로 증권가를 물들이다
지유명차 여의도 차예관
최근 한 증권가 CEO는 직원들과의 소통 방법으로 임직원에게 보이차를 직접 대접하며 대화를 나눈다는 인터뷰가 신문 기사로 실렸다. 그래서일까? 울창한 빌딩 숲, 여의도 증권가에 고요히 자리잡은 지유명차 차예관이 낯설지 않다. 피곤에 지친 직장인들이 쉬어가는 작은 옹달샘과 같은 지유명차 여의도점. 16년 간 보이차를 우리며 다사다난했던 경험으로 다져진 박동규 점장만의 철학으로 더 없이 편안한 분위기의 차예관을 찾았다. 대화 내내 눈빛이 반짝이던 그와의 인터뷰를 소개한다.
지유명차 차예관 운영 전에 노점으로 보이차를 판매하는 ‘빨간 자동차’를 운영했던 적이 있다고 들었어요.
‘빨간 자동차’는 이야기를 나누다가 나온 즉흥적인 아이디어라고 해야죠. 차를 끌고 다니며 보이차를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눠보는 게 어떨까? 싶어 시작하게 된 거예요. 처음에는 되게 힘들었어요. 경험이 없었으니까 다 부딪쳐야죠. 어디서 할거며, 차는 어디서 구하며, 세팅 방법 등.. 정하는 게 무지 힘들었어요. 돈벌이가 안 됐으니까 낮에는 빨간 자동차에서 차 팔고, 저녁에는 영어 과외하고.. 많이 힘들었어요.
힘든 데도 계속 하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그때는 미쳐 있었으니까. 많은 사람과 차를 나누고 싶었어요. ‘이걸 해야만 된다.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누구나 차를 마셔야 한다.’ 이런 나만의 철칙이 있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니까 많이 젊었어요. 젊은 시절의 객기였던 거죠. 누구나 다 살아가는 방식의 패턴, 좋아하는 게 다른데 저는 제 것만 고집한 거죠. 그 사람들도 다 가치 있는 생각과 일을 하는데. 이젠 그걸 인정하는 거죠.
여의도에서 노점을 계속 하신 건가요?
아뇨. 사람이 많은 곳은 다 갔어요. 처음에는 자리를 잡기 위해 일산, 여의도를 번갈아 가며 다니다가 그 다음 강남, 가락동 시장, 송파, 종로.. 안 간 데가 없어요. 마지막에 터전으로 삼은 곳이 여의도, 일산이 된 거죠.
‘빨간 자동차’ 운영하면서 겪은 에피소드가 있다면?
지금은 푸드트럭도 있는데... 그때는 노점이 법 테두리 안에 없었어요. 지금은 누구나 노점을 불법 행위로 인지하고 있지만, 당시엔 그 일을 해서 먹고 사는 사람들이 만든 기반이 탄탄했어요. 누군가가 새로 진입하는 것을 껄끄러워했어요. 그런데 제가 강남역에서 제일 번화했던 지오다노 앞에 갔죠. 상인들이 똘똘 뭉친 데인 줄 모르고 갔죠.
장사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노점상 연합회가 몰려 와서 나가라고 협박을 하더라고요. 그런데도 안 가니까 다음날 와서 또 시비를 거는데, 안 통하니까 얼굴에 침을 뱉는 거에요. 그래도 저는 다음 날에도 그 자리에서 또 장사하고 그게 반복됐어요. 그랬더니 연합회 사람 중 한 명이 와서 제안을 하더라고요. 명동에 자리값 내줄 테니까 거기로 가라고... (웃음)
노점을 그만두고 차예관을 운영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제가 젊었으면 ‘이건 되고, 저건 안 되고’ 그랬겠죠. 다 나이대에 맞는 일이 있어요. 그 시점에 어울리는 걸 해야 돼요. 지금 나이대에 어울리는 일을 하고, 어울리는 모습을 해야 하고. 그것이 다듬어져서 성숙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거죠. 그걸 저도 하고 있는 거예요. 노점 같은 환경에서는 아무리 잘해도 신뢰도가 낮을 수밖에 없어요. 노점에서 기대하는 가치가 다르니까요. 그래서 매장을 열기로 한 거예요.
여의도는 금융, 방송, 정치 등 큰 역할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니까 보이차를 널리 알릴 수 있겠다 싶어서 여의도에 자리를 잡은 거예요. 지금은 홍우빌딩에 차예관이 있지만 한화 증권 빌딩 1층에서 처음 매장을 열었죠. 여의도 한화 증권 사무실에 기계를 설치하고 보이차를 무료로 공급했어요. 어느 날 보이차 배달을 다니다가 빌딩 1층에 자리가 빈 게 보인 거예요. 그래서 입점하게 해달라고 했죠. 어떻게 하다가 그게 됐어요. 그래서 바로 계약하고 진행된 거예요.
지유명차 여의도점만의 장점?
여기는 사람들이 가진 관심사를 공유하는 장소예요. 예전부터 관심이 있어왔고, 계속 해보고 싶은 무언가가 있었는데 살면서 미뤄둘 수밖에 없었던 걸 같이 할 수 있는 곳이에요. 내가 많이 고민한 걸 공유할 수 있고 많은 사람들에게 나눠줄 수 있는 모임을 유지하려고 해요.
그럼 차예관 내에서 진행하시는 프로그램도 있나요?
많이 있어요. 금융권 보이차 연구 모임도 있고, 골프 모임도 있죠. 여의도는 골프 못 치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관심사가 골프예요. 골프를 치면 술 같은 걸로만 이어지는데, 골프 모임에 ‘차’가 추가되니까 좋은 거죠. 골프 모임을 통해 차가 삶 속으로 들어가는 거예요. 아니면 서로가 만날 수 없는 분들이에요. 또 다른 모임으로는 기공체조, 노래 등 많아요.
차 생활을 추천하고 싶은 사람이 있으신가요?
무척 많죠. 그래서 제가 고민하고 이런 저런 시도를 하는 거예요. 제가 보이차로 밀크티를 개발한 이유도 우유를 좋아하는 아이들과 여성들을 위해서예요. 보이차가 생소한 사람들도 마시게 할 수 있는 무언가 연결고리를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만들고 고민하는 거예요. 그게 없다면 오리지널 차로 연결하기도 힘들 거예요.
일반인에게도 널리 알리고 싶은 차의 장점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계속해서 지구온난화가 문제잖아요. 실제 지구는 뜨거워지고 있는데 사람은 차가워지고 있어요. 몸과 마음이 모두 다요. 현대 사회가 개인화가 되면서 같은 사람끼리 교류할 수 있는 매개를 잃어버린 거예요. 사람이든 동물이든.. 체온을 유지해야만이 동족으로서의 동질감을 느끼는데 그것을 조금 개선할 수 있는 게 따뜻한 온기를 속에 집어넣어 주는 거예요.
땅이 있어서 살아갈 수 있는 것처럼 몸이라는 것도 토양의 역할을 하는데, 그 토양이 따뜻해야 그 안에서 마음과 정신도 따뜻해집니다. 그 따뜻함이 흐를 수 있게 길을 내주고 싶기 때문에 차를 널리 알리고 싶어요.
단골 고객분들도 많으시죠?
여기 단골들은 다들 바빠요. 엄청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거든요. 주 7일 술을 마시는 사람들도 많아요. 그 속에서 그나마 여유를 줄 수 있는 게 ‘차’이기 때문에.. 여기 분들하고 그래도 16년이잖아요. 16년 동안 계속 보는 사람들도 있고 이사를 갔거나 회사를 그만둬서 못 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래도 차 마시러 간혹 오세요.
단골 고객을 만드시는 점장님만의 매력이 있으신가요?
굳이 꾸미지는 않는 것? 있는 걸 편하게 이야기하려고 하죠. 뭔가 문제에 걸려 보이면 문제를 이야기해요. 사람들이 속병을 앓는 이유가 내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걸 숨기면서 내가 어떤 상황이고 어떤 삶을 사는지를 놓치는데, 그런 거를 이야기하죠. 굳이 꾸미지 않고 편하게 이야기하다 보니 여기 오는 분들은 자기가 가진 걸 툭툭 잘 뱉고, 들으면서 치유가 되나 봐요.
또 자주 오는 분들은 어딘가 아파서 오는 분들이에요. 아프다는 건 스스로 챙겨주지 않아서 아픈 경우가 많은데 알려주지 않으면 모르기 때문에 알려 드리죠.
올해 세우고 계신 목표는?
모든 곳에 차 마실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차 마시는 사람들의 고민이 뭔 줄 아세요?
차가 너무 좋아서 옆에 사람한테 차를 줘도 안 마신다는 거예요. 백 명에게 추천했는데 마시는 사람은 고작 두 명이에요. 이게 어떻게 붐이 일겠어요. 안 마시는 사람들은 생활 환경에서 차를 마실 수 있는 곳이 없기 때문에 낯선 거예요. 그래서 그 환경을 만드는 게 목표예요.
여기 올 때 어떻게 오셨어요? 사람마다 스타일이 있어요. 매일 같은 길로 다니는 사람이 있고요, 새로운 길을 찾아서 다니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요. 대부분은 다니던 그 길로만 다니죠. 그러면 다른 걸 못 봐요. 새로운 걸 보려면 새로운 길을 찾아 다녀야 돼요.
<지유명차 여의도점> 이용정보
▶ 주차: 건물 내 상가 주차(약 5대)
▶ 화장실: 상가 내 화장실(남녀 분리)
▶ 이용시간: [월-금]10:30 ~ 19:00, [토] 12:00 ~ 16:30, [일, 공휴일] 휴무, 방문 시 전화 요망
▶ 차회: 차 연구모임 [화,목] 15:00 [토] 13:00
▶ 예약 가능 여부: 가능
▶ 단체 고객 이용 가능 여부: 최대 30명 수용 가능
▶ 시음비: \10,000
▶ 기타: 상품권 판매
첫댓글 지유명차 여의도점 카페(http://cafe.naver.com/shangrilatea)가 별도로 운영되고 있어요.
한 번 방문해 보시죠.
한 때 일산에서 고등학교 영어 교사(?)를 한 적이 있었지요~
저와도 인연이 있어 몇 년 동안 같은 동아리에서 만난 적이 있는 열정있는 젊은이(본인은 나이가 들었다고 말해도)와 차 길(茶道 - 눈 길, 발 길을 차에 두는 것) 을 터 보시는 것도 좋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