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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기 99. 11. 15. 토요법회
수행법회 후 문답 _ 김제원 교무님
[문_ 최법륜]
예전에 단전주 할 때는, 아랫배에 힘을 의식적으로 주어야 했습니다. 현재는, 편하게 단전주가 됩니다. 어느 것이 맞는지요?
단전을 잘 잡고 있는지를 스스로 진단하는 방법이 있는지요?
[답]
좌선이 자연스럽게 되는 것이 맞아요. 원불교 좌선은 기운을 모으는 것이에요(축기), 억지로 하려 하면 기운이 모아지지 않습니다.
좌선의 자세는 긴찰곡도(緊紮穀道), 요골수립(腰骨竪立)입니다.
긴찰곡도는 항문을 조이는 것이고, 요골수립은 허리를 세우는 겁니다. 자세를 이렇게 취하면, 기운이 아래로 갑니다.
좌선의 강령은 식망현진(息妄顯眞), 수승화강(水昇火降)입니다.
수승화강은 물기운이 위로 올라가고 불기운이 아래로 내려간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입에서 침이 나옵니다.
식망현진은 망념이 쉬고 진성이 드러난다는 뜻입니다. 마음이 단전에 가 있기 때문에, 망념이 없게 되는 겁니다.
좌선이 잘 되는지를 진단하려면, 수승화강이 되고, 식망현진이 되는지를 보면 됩니다.
반대로, 좌선이 잘 안 되는 상황은 (i)졸고 있거나, (ii)딴 생각 하는 상황입니다. (i)무기, 혼침 (ii)망념, 번뇌의 경우는 좌선이 잘 안되는 상황인 겁니다.
좌선의 핵심은 적적성성(寂寂惺惺)입니다. 졸지 않고 딴 생각 없이 생생한 상태입니다.
단전을 못 찾겠으면, 누워서 배에 손을 대고 호흡을 해보세요.
배꼽 위에서 호흡이 되면 복식 호흡입니다. 배꼽 아래에서 호흡이 되면 단전호흡입니다. 하다보면 본인도 압니다.
초보자들이 단전주 하고 싶으면, 헌배를 300배 쯤 하고 해보세요. 요가, 헌배, 염불을 하고 나면, 마음의 번뇌와 육신에서 막힌 부분이 뚫어지고, 좌선이 되게 됩니다.
다만, 스트레스가 너무 많거나, 잠이 너무 부족하거나, 밥을 많이 먹은 상황인 때는 잘 안돼요. 좌선도 삼학의 종합이거든요.
[문_ 소대용]
대종사께서 『정전』 「일원상의 수행」 부분에, 원만구족하고 지공무사한 각자의 ‘마음’을 알고 양성하고 사용하자고 하셨습니다.
마음은 능히 선하고 능히 악하지 않은지요. 원만구족하고 지공무사한 것은 ‘마음’이 아니라 ‘성품’일 듯 한데, 어찌하여 ‘마음’으로 표현하셨을는지요.
[답]
의두요목 중에 “마음이 바로 부처라 했으니 그것이 무슨 뜻인가”가 있지요.
‘부처는 무엇’이고, ‘부처는 마음을 어떻게 쓰는 사람인가’를 연마해 보십시오.
[문_ 최법륜]
저희 대학 총학생회가, 부정선거로 당선되었음이 밝혀졌습니다. 폭로 후 관계자들이 자퇴를 하는 바람에, 그들을 징계하지도 못하는 일이 있었는데요.
이런 식으로, 대중에게 죄를 지었을 때에는 어떻게 참회해야하는지를 여쭙고 싶습니다.
[답]
도망가 버리면, 죄업을 피할 수 있을까요.
인과는 호리도 틀림이 없습니다. 암에 걸리거나, 교통사고가 나거나 하면 억울하다고 생각해요. 죄 지어놓고 도망갔던 일 때문인데, 그것을 생각하지 못하고요.
참회는 솔직하게 드러내고 대가를 받는 식입니다. 부정선거가 있었다면, 사과문을 쓰고, 정해진 징계절차에 따랐어야 합니다.
복을 지어도 대중에게 복을 지으면, 열배 백배의 공덕이 됩니다.
죄도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죄도 대중에게 지으면, 열배 백배의 죄업이 됩니다. 많은 대중에게 기운과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공적인 것을 ‘봉’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공짜라고 착각하면 안됩니다. 이를테면, 복권으로 돈을 벌면, 대중의 염원이 담긴 돈을 받는 겁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업을 받는 셈입니다.
복권하지 말라고 꼭 강조하고 싶습니다. 영생의 큰 죄업입니다. 내 안에서 사행성이 조장되는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정당한 노력 없이 일확천금을 쫓는 사람들은 자기만 똑똑한 줄 알아요.
누구는 멍청해서 이소성대(以小成大)한답니까?
원불교 다니는 사람의 급선무는, “인과를 깨치고 영생을 깨닫는 것”입니다. 인과를 알고 영생을 아는 사람은, 이소성대합니다. 정당한 노력으로, 정당한 수입을 가져야 합니다.
[문_ 지민정]
자다가 꿈을 꿨는데, 제가 살지 않았던 동네에 제가 살고 학교를 다니고 있었습니다.
오늘 염불을 하다가 그때 꿨던 꿈이 다시 떠올려져서 신기했습니다.
이것이 전생인지요.
[답]
그럴 수 있습니다.
경험한 것들이 의식 아래 무의식에 저장되거든요. 꿈은 무의식이 올라오는 거고, 선을 하다보면 맑아져서 잊었던 것들이 올라오곤 합니다. 이런 것들도 망념이긴 하지만요.
선을 한 뒤 나는 생각은 맑은 데서 올라오는 생각이라 좋습니다. 그래서, 선을 한 뒤엔 메모를 하면 좋아요.
학자들의 논문은 선행연구에 바탕해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조금 첨가한 것이지만, 성자들의 말씀은 내 자리의 맑은 자리에서 솟아오른 지혜를 바탕으로 합니다.
지식은 분별의 세계이지만, 지혜는 분별 이전의 세계입니다. 아무리 지식이 많다고 해도, 부처님 지혜의 반도 못 따라옵니다.
그 지혜를 여러분 각자가 모두 갖고 있습니다.
[문 _ 권도훈]
인간 아닌 동물들은, 어떻게 해야 인간으로 진급할 수 있을는지요?
[답]
대산종사님께 밥 공양을 올렸는데, 파리 한 마리가 밥에 붙었습니다.
시자가 파리를 내쫓고는, 대산종사님께 여쭈었습니다.
“파리는 어떻게 해야 진급합니까?”
대산종사께서 말씀하시길
“우주의 진급기를 만나면 모를까 좀처럼 진급하기 어렵다.”
그런데, 지금이 우주의 진급기이거든요. 인지가 밝아지는 세상입니다. 그래서 인간 아닌 동물들이 인간으로 쉽게 진급하고 있습니다.
인간 아닌 동물들 중에서, 사람하고 인연이 있는 경우, 불법과 인연된 경우 특히, 진급을 빨리 하게 됩니다.
소로 태어나면 다른 이를 위해 일해주지요. 개로 태어나면 다른 이들에게 기쁨을 줍니다. 공덕이 짓는 겁니다.
대종사께서 다람쥐를 어쩌다 죽인 적이 있습니다. 대종사께서 죽은 다람쥐에게 축원을 하셨습니다. 그러면 그 다람쥐는 다음 생애에 사람으로 바로 태어나는 겁니다.
진급에 있어 불연이 중요함을 아는 사람들은, 반려동물들이 죽으면 천도재를 꼭 지내줍니다. 저도 일년에 몇 차례 반려동물들 천도재를 지내주곤 합니다.
축생 중에서는 사육(四肉)이 진급하기 특히 쉽습니다. 인간과 가장 비슷하거든요.
우리 인간들이 다른 동물들과 별반 차이가 없음을 아셔야 해요. 다른 동물들도 공적영지 있고요, 영기질 있습니다. 생혼과 영혼이 있습니다. 각혼이 없다는 점만 인간과 다릅니다.
인간과 다른 동물들이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에, ‘동포은’이라 하여 같은 동포에 포함한 것입니다.
[문_ 이호원]
2011년 부석사에서, 어느 토끼가 자기 짝과 새끼들이 죽은 뒤로 2년간 탑돌이를 하며 불공을 했다고 합니다.
인간 아닌 동물에게 각혼이 전혀 없다면, 이런 일은 어떻게 일어나는 것인지요?
[답]
각혼(覺魂)은 자성자리를 단련해서 깨치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람만이 깨달을 수 있습니다. 사람만이 각혼을 갖고 있습니다.
토끼가 탑돌이를 했다면, 깨달아서가 아니라 애착으로 정으로 한 겁니다.
[문_ 채규진]
신이 천지를 창조했다는, 기독교의 우주관은 이해하기 쉽습니다.
불교와 원불교의 우주관은 어떠한지요? 우주에 시작과 끝이 있다고 보는지요 없다고 보는지요?
[답]
우주는 성주괴공(成住壞空)입니다.
전체적으로는 성주괴공이고, 그 안에 각각의 성주괴공이 있습니다.
아기가 태어나면, 없다가 생긴 겁니까, 있다가 생긴 것입니까? 아기가 태어났다는 관점에서 보자면, 없다가 생겨났습니다. 배속에 태아로 이미 있었다는 관점에서 보면, 있는 것에서 나왔을 뿐입니다.
천지는 무시무종이면서 유시유종입니다. 전체적으로 볼 것인가, 부분으로 볼 것인가의 차이입니다.
[문_ 오선허]
외가는 딸부자집이고, 친가는 아들부자집입니다.
친가 쪽은 무슨 잘못을 했었나요? (웃음)
원리가 궁금합니다.
[답]
과학적으로 보자면, 남자 염색체가 XY이고, 여자 염색체가 XX니까, 자녀의 성별은 남자 탓으로 결정되지요.
그렇지만, 인연으로 보자면, 아들은 엄마 인연으로 오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말 나온 김에, 복제 문제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육신은 복제가 가능하지만, 영혼은 복제가 불가능하다고 보아야 합니다.
[문_ 황자명]
지인이 원음방송도 자주 듣고, 원불교 사람과의 교류도 잦은데도, 욕심이 많습니다.
교법과 가까이 지내는데도, 욕심이 많은 이유가 무엇일는지요?
[답]
업이 두터워서 그렇습니다. 욕심의 세계가 엄청 두꺼워서 그렇습니다.
그런 사람은 수양을 해도, 제대로 못해요. 수양하는 척만 하지요.
그렇지만, 그 사람이 교법과 가까이 하는 것은 의미가 없나요? 공부를 하면, 1분이라도 공부를 한 만큼 의미가 있습니다. 그만큼 업이 벗겨지는 거지요.
얼음도 작은 얼음은 쉽게 녹지만, 큰 얼음은 시간이 걸리는 법입니다.
[문_ 최우진]
어느 분과 갈등이 생겼습니다. 만나서 갈등을 풀고 싶은데, 상대가 원하지 않아, 그러지 못하고 있습니다.
상대가 분쟁 해결을 원하지 않는 경우, 저는 어떻게 해야 할는지요? 만나려고 노력을 해야할는지요, 시간이 지나길 그저 기다려야 하는지요?
[답]
관계가 어그러졌는데 풀고자 하지만, 상대가 마음을 이미 닫았습니다. 이럴 때는 내가 무슨 짓을 하든, 그 사람은 오해를 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럴 땐, 기도를 해야합니다. 참회의 기도를 해야하고, 그 사람을 위하는 기도를 해야합니다.
그러다보면 상대의 닫혔던 문이 살짝 열리게 되고요, 관계를 회복할 기회가 생기게 됩니다.
쉽지는 않습니다. 사람의 마음이 한 번 경직되면, 돌처럼 단단해지거든요. 우리가 우리 마음을 허공처럼 사용하는 일이 어려우니, 그러기 위해서는 공부가 필요하지요.
[문_ 배성해]
시험특별기도기간에 제 동료들 시험 잘 치도록 기도를 했습니다.
시험에 붙고 안 붙고는 본인이 공부한 바에 따라 정해지는 것일텐데, 제가 동료들을 위해 기도를 해주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는지요?
[답]
정산종사께서 "열쇠구멍을 보고 ‘열려라, 열려라’ 간절히 기도하면, 열리게 되어있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기도의 위력에 대한 말씀입니다.
기도, 선정, 염불은 차원을 3차원의 세계를 넘어섭니다. 생각의 세계를 넘어섭니다.
기도의 세계에서 보면, 우주는 한 기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기도가 상대에게 통해질 수 있습니다.
불공에는 진리불공, 실지불공이 있습니다.
실지불공은 학생 스스로 시험 공부를 하는 것, 즉 자력입니다.
진리불공은 타력입니다.
자력이 근본이 되어야겠지만, 타력이 있으면, 자력이 더 강해지는 법입니다.
시험기도는 천도재와 이치가 같습니다.
죽어서 자기 업대로 몸 받을 텐데, 천도재는 왜 지내줘야 하지요?
다른 이를 위한 기도에도 위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주는 하나의 기운으로 뚫려있거든요. 내가 하는 기도를 통해 기운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어떤 종교든 기도를 하는 겁니다.
첫댓글 복습했어요 ^^ 감사합니다. 정말 보기좋게 정리해주셨네요.
다시보기는 엄청난 타력이라 '고맙습니다~'를 입에 답니다.
더구나 법문 듣고 카페에서 글자로 읽을 때의 그 감동은 꼭 필요한 일입니다.
우리가 어디 한번 듣는다고 다 알아버리는 사람입니까?
난. 급수가 한참 낮아서....시간 허락하는 한 여러번 읽고 있어요^^ㅎ
모두 귀에 못이 박히게 들은 말씀일것이지만...그 말씀의 경지는 한참 머니까요.
그래서 이런 자리도 마련한 것이 아닌가 생각되어집니다.
덕분에 교당에 못가도 설법 들어요. 감사합니다 ㅎ
우와 감사합니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