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괄량이 삐삐는 수요일이면 화분에 물을 줍니다. 비가 내리는 수요일. 삐삐는 비를 맞으면서 화분에 물을 줍니다. 지나가던 마을사람이 묻습니다. -삐삐야. 비가 오는데 굳이 화분에 물을 줄 필요가 있니? 삐삐가 웃으면서 대답합니다. -비는 그냥 내리는거구요. 이 화분은 제가 주는 물을 먹고 자라거든요.
생각없이 웃으며 보았던 그 장면이 갑자기 떠오릅니다. 대상을 따로 정하지 않고 무작정 내리는 빗물을 받아 먹는 거하고 사랑으로 뿌려주는 물은 다르다고 생각하는 꽃나무를 향한 삐삐의 마음이 정말 예쁘지 않나요? 비를 맞으며 물을 뿌려주는 삐삐의 마음이 꽃나무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지지 않았을까요?
오늘은 말괄량이 삐삐를 닮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왈가닥이지만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주변 사람을 행복하게 하고 때론 기발한 생각으로 커다란 깨우침을 주기도 하는 주근깨 말라깽이 갈래머리 소녀 삐삐를 닮고 싶습니다.
커다란 배를 지휘하는 멋진 선장 아빠가 삐삐를 데리러 정말 돌아올는지 알 수 없지만 희망은 결코 잊어 먹는 게 아닌 약속임을 아는 지혜롭고 사랑스러운 삐삐를 닮고 싶습니다.
때로는 이렇게 무거운 말도 불끈 들어 올릴 만큼 엄청나게 힘이 세서 악당을 혼내주는 삐삐처럼 나도 때론 힘이 세져서 약하고 힘든 사람 도울 수 있는 힘이 불끈불끈 생겼으면 참 좋겠습니다.
뒤죽박죽 별장에서 청소도 하지 않고 이도 닦지 않고 누렇고 커다란 앞니 내놓고 깔깔 웃는 삐삐처럼 가식이란 옷은 벗어 던지고 학교도 가지 않고 친구들과 엉뚱한 장난을 하던 삐삐처럼 사람 눈치같은 거 보지 않고 내 맘대로 실컷 놀아 보았으면 참 좋겠습니다.
커다란 금화 상자 안에 넘쳐나는 금화들이 번쩍여도 파랗게 산들거리는 나뭇잎보다 더 가치없게 보는 삐삐. 누더기같은 원피스에 다 떨어진 구두를 신고도 욕심쟁이 어른들과 악당들 보다 몇 백 배로 정말 멋져 보이던 삐삐처럼 그렇게 욕심도 없이 순수하게 살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얼룩무늬말과 원숭이 한 마리와 함께 살면서 빗자루를 타고 밤하늘을 날아서 친구의 방 창문을 두드리는 삐삐처럼 나도 아무때나 친구의 창문을 두드릴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내 벗이 그 창문을 열면서 얼마나 행복해 할까요?
짝짝이 삐삐 롱스타킹을 기억하세요? 카키색 한 짝. 오렌지색 한 짝. 헐렁한 구두.. 나도 때론 삐삐처럼 이렇게 각기 다른 스타킹을 신고 활보했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짝짝이 삐삐 롱스타킹을 신고 길거리를 돌아 다녀도 그것을 다르다,,이상하다,,하지 않고 모두가 즐겁게 봐 주면서 사람들이 집에 돌아가서 자기들도 스타킹 색깔을 짝짝이로 고르는 그런 세상이라면 참 좋겠습니다.
하늘에서 아무리 비가 많이 내려도 자기가 기르는 꽃나무에 사랑한다 속삭이며 정성껏 물을 주던 삐삐처럼 사랑이 지천에 깔려서 흔해져 버린 이 세상에서 정말 소중하게 소중하게 아껴주며 정성껏 물을 주며 내 사랑을 키워가는 마음이라면 참 좋겠습니다.
그래서 나의 하루하루가 비가 내려도 변함없이 물을 주던 <삐삐가 화분에 물을 주는 수요일같은 날>이면 참~참~ 좋겠습니다.
삐삐역을 맡았던 스웨덴 배우 잉거 닐슨의 나이 든 모습 1959년 생. 최근에 언론에 나타나기도 했구요, 50대를 바라보며 잘 지내고 있다 합니다. 한때 잉거 닐슨이 남자다, 폭포에서 투신해 죽었다,,등 근거없는 소문도 많았었지요. (꿈을 깨게 될까봐 올리지 않으려 했는데 여전한 삐삐 모습이 남아 있어서 그냥 올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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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나의 뜨락 원문보기 글쓴이: 한나
첫댓글 다음검색에서 우연히 삐삐를 보게되어 반가운 마음에 열어보고 즐거워 스크랩했습니다...말괄량이 삐삐! 기억하시는 분 많으시죠? 저도 한때 삐삐처럼 되고 싶었답니다~참으로 즐거움이 넘치는 아이였더랬죠... 인간의 마음 속엔 아마 누구라도 저런 마음이 있을 것 같습니다~~~영원한 말괄량이 삐삐입니다!
자신의 의지가 중요하다는것을 잘 알고있는듯합니다 ..스님이 가게 시주하러 오실때 보면 많이 느끼는 부분입니다 ..시주안합니다 하고 한마디 던지면 1..그냥 획 돌아서 가버리는 스님 2..네 장사 잘 하십시요 하고 가시는스님 3..하던 염불을 끝까지 목탁을 두드리고 그리고 합장을 하고 가시는 스님...다양한 경우를 접합니다 ...비가와도 이 꽃은 내 정성으로 커고있다는 의지와 시주를 하던 안하던 내가 가는곳마다 정성을 드리고싶다는 의지를 갖고 온 스님 같은 맥락이라고 봅니다 ..
내 기준이 어디있느냐에 따라서 사람의 행동은 아주 다양해진다고 봅니다 ..재관에 기준을 두면 시주안합니다 /밖에 비가온다 이런 이유로 돌아서지만 내 의지가 확고하게 서있으면 주위 환경이 어떤 경우가 되던 내 행동에 흔들리지 않는 경우가 된다고 봅니다
사람은 주위 환경에 쉽게 흔들리면 안되는데 그러기위해서 자신을 가다듬는것인데 저도 지금 마음이 힘이 드니 이 작은 까페에 글 올리는것자체도 외면하게 됩니다 스님이 시주 안한다고 획 가버리는것처름요 저 그리고 획 가버리는 스님이나 다를바없는데 내 자신도 제어가 안되네요
무리하시지 마시어요...마음 내키는 데로 하는 것도 한 방법이지 않을련지요... 남 의식도 넘 하지 마시고 또 남을 위해 날 너무 혹사시키는 것도 ... 맑은 날이네요...좋은 하루 되시길요~
독수리오형제,우뢰매,로봇태권V 이런것 봐서 삐삐 는 누군지 몰겟어요 ^^
삐삐를 모르는 사람도 있군요...저랑 세대차도 안 나면설랑~
삐삐도 모르는 사람이 있나요..삐삐가 뭔가하면요 틈왕님..내가 호출할때 써는게 삐삐랍니다 ..삐삐 안써봤나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시간에 열공 하셨는데 다들 몰라 주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