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탄고도 1330 기행, 6길( 만항재 함백산소공원 - 산업전사위령탑) 걷기
여행길에 만난 첫눈-
여행길에 만난 첫눈, 그것도 한해의 겨울을 앞두고 생각지도 못한 첫눈을 만난다는 건 생각만 해도 가슴 설렐 일이다. 매월
첫째와 셋째 주말에 운탄고도 1330을 찾아 걷는다. 지난 주말(10월 21일) 그 6길을 걷기 위해 만항재를 찾아가는 길에 치악
산 남대봉 아래 치악휴게소에 들렀다. 짙은 연무(煙霧)에 는개가 내리나 싶더니, 뒤이어 함박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길지 않
은 시간, 그러나 그 여운은 길게 남았다. 기꺼운 마음에 하늘 향해 고개를 들자, 날리는 눈송이들은 이마와 콧등과 뺨을 가
리지 않고 살포시 지르밟는다. 살가운 그 촉감에 내민 혀끝에서는 사르르 찰나에 녹았다. 감미로웠다. 한해의 첫눈을 두고
사람들은 흔히 그 징후가 상서롭다 하여 서설(瑞雪)이라 부른다. 뜻하지 않게 첫눈을 맞은 아침, 뭔가 올 겨울은 좋은 일 있
을 것만 같아 마음이 설레었다.
첫눈 쌓인 만항재 -
만항재 함백산 소공원을 찾았다. 짙은 연무가 태령을 감싸고 있었다. 아니 적확한 표현을 하면 비를 품지 않은 잿빛 구름들
이 북서풍을 타고 백두대간을 바삐 연이어 타 넘고 있었다. 간밤에 제법 많은 눈이 내린 듯, 산상의 화원에는 미쳐 녹지 못
한 눈들이 하야니 주위를 덮고 있었다. 운탄고도 6길은 만행재를 시작으로 함백산 동쪽 기슭으로 돌아내려 간다. 그리고 태
백시 대조봉 아래 산업전사위령탑까지 간다. 정선 예미에서 시작되는 운탄고도 4와 5길이 질운산을 오르고, 두위지맥을 따
라 백두대간 만항재를 향해 올라가는 길이라면, 6길은 그 반대로 대간 태령에서 낙동강 발원지가 있는 태백시 황지연못으
로 내려가는 길이다. 산상의 화원에서 서학로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함백산 등산 들머리를 지나고 태백선수촌을 찾았다.
짙은 연무 속에 가려진 선수촌은 하늘 위 구름 속에 있는 궁전 같았다. 길 따라 오투 전망대를 향해 내려가는데 날씨가 급반
전을 하며 갑자가 하늘이 열리고 시계가 열렸다. 함백산 준령에서 바라보는 영동(嶺東)의 만산홍엽(滿山紅葉) 가을 산하(山
河)는 장관이었다. 매봉산으로 이어지던 백두대간은 북으로 향하고, 이곳에서 갈래 친 낙동정맥은 동남쪽을 향해 태맥(泰
脈)을 이루며 하늘을 받치며 뻗고 있었다. 그리고 매봉산. 연화산. 백병산이 이웃하는 태백시는 깊은 골짜가에서 낙동강의
물길을 열고 있었다.
지지리 계곡을 찾았다. 계곡이 깊어 태백의 옛사람들이 멧돼지를 잡아 돌판에 구워 먹었다던 5km 계곡이다. 서학로에서 갈
라지는 지지리 임도에서 능선을 따라 내려간다. 이 계곡의 명물인 자작나무 숲이 있다. 이곳은 옛 함태광업소의 폐광터, 광
해공단이 새롭게 조성하고 긴 계곡을 다듬어 명품하늘길로 탈바꿈시켰다. 명상의 길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계풍(溪楓) 화려
한 계곡을 청한한 마음으로 터벅터벅 발길이 주는 대로 걸으니 신선이 따로 없는 느낌이었다.
태백시 황지연못을 찾았다. 두 글자로 줄이면 황지(黃池)다. 심술 많은 황부자가 살았던 터라는 전설 스린 연못, 상, 중, 하 세
연못에서 용출하는 샘물은 일천삼백 리 낙동강의 발원지(發源池)다. 금대봉과 매봉산을 잇는 백두대간의 남쪽을 내린 물이
지하의 수맥을 통해 모두 이곳으로 한 데 모여 큰 샘물을 솟구친다. 그 산 넘어 검룡소가 한강의 발원지가 된 것처럼. 마지막
산업전사위령탑을 찾았다. 연화산 대조봉 언덕에 있다. 1950년에서 1980년대에는 400여 개 광산에 5만여 명의 종사들이 있
었다 전한다. 그중 일부는 석탄광산에서 헌신하다 순직을 했다. 그분들을 기억하고 넋을 위로하는 탑이다. 고개 숙여 묵념하
며 6길 기행을 마쳤다. 그분들이 있었기에 운탄고도 1330이 있고, 또 그 길을 걷기에.
촬영, 2023, 10, 21.
▼만항재 표석
▼운탄고도 6길 지도
▼ 올 첫눈 내린 만항재 함백산 소공원 - 1
▼ 올 첫눈 내린 만항재 함백산 소공원 - 2
▼ 올 첫눈 내린 만항재 함백산 소공원 - 3
▼ 차창으로 본 만항마을
▼ 차창으로 본 함백산소공원 오르는 길
▼ 함백산 산행 들머리
▼ 태백선수촌
▼함백산 태백선수촌과 태백시로 이어지는 '서학로'에서 본 태백산 당골계곡
▼ 구름 덮인 태백산 조망
▼ 태백선수촌 아래 서학로
▼ 날씨가 다시 맑아진 서학로
▼ 함백산 정상 쪽 조망 / 백두대간을 바삐 타고 넘는 구름들
▼ 서학고 오투전망대
▼ 오투전망대에서 본 태백시와 매봉산
▼ 태백시와 연화봉 조망
▼ 내려온 길 뒤돌아 본 풍경
▼ 지지리골 임도 들머리
▼ 임도에서 자작나무숲길 가는 갈림길 들머리
▼ 지지리골 자작나무숲 길
▼ 자작나무숲 스탬프 함 / 운탄고도 1330 트래커의 수첩 인증
▼ 지지리골 '함태탄광' 폐광산 갱구 유출수
▼지지리골 하늘숲길과 골 이름 유래
▼ 지지리골 단풍 - 1
▼ 지지리골 단풍 - 2
▼ 지지리골 단풍 - 3
▼ 지지리골 단풍 - 4
▼ 지지리골 단풍 - 5
▼지지리골 단풍 - 6
▼ 태백 상장동, 지지리골 입구와ㅣ당집
▼ 태백 상장동 벽화마을 위 '번영로'와 연화산 투구봉
▼ 상장동 벽화마을 - 1
▼ 상장동 벽화마을 - 2
▼ 상장동 평생학습원 앞 상장남로
▼ 태백시 평생학습원 / 상장동
▼황지천 / 낙동강 상류
▼ 태백시 상장중학교 앞 황지천과 은행 단풍
▼ 황지천 연화 2교 / 상장동
▼ 황지천 갈대숲과 단풍 / 상장동
▼ 태백소방서
▼ 황지천 갈대숲과 단풍 / 상장동
▼태백시, 황지연못 / 낙동강 발원지
▼ 황지연못 / 上池 - 1
▼ 황지연못 / 上池 - 2
▼황지연못, 중지 - 1
▼ 황지연못, 중지 - 2
▼ 황지연못, 하지 - 1
▼ 황지연못, 하지 - 2
▼ 황지연못 애기단풍
▼ 태백시 황지자유시장
▼ 산업전사위령탑 / 태백시
▼산업전사위령탑 안내문
▼ 산업전사위령탑에서 본 연화산 / 태백시
▼ 산업전사위령탑에서 본 함백산 / 태백시
▼ 운탄고도 6길 날머리 및 7길 들머리 안내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