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롬 16:12]
주 안에서 수고한 드루배나와 드루보사에게 문안하라 주 안에서 많이 수고하고 사랑하는 버시에게 문안하라..."
드루배나와 드루보사 - 이 두 이름의 뜻은 '화사하다' 혹은 '우아하다'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 이름은 동일한 어근 '트뤼파오''호화롭게 생활하다'에서 유래된 것으로 아마 이들은 같은 자매였을 것이다 또한 쌍동이였을 가능성이 크다. 왜냐하면 당시 같은 어근에서 유래된 이름들은 쌍동이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또한 그와 같은 이름은 귀족 계층에 어울리는 이름으로서 그들은 당시 귀족 집안의 사람들이었음에 틀림없다. 바울은 그들을 '주 안에서 수고한' 자들이라고 칭찬하고 있는 바, 그들이 귀족적인 풍요로운 생활에서 안주하지 않고 열심으로 신앙 생활을 하며 헌신하였음을 보여준다.
사랑하는 버시 - '버시'의 헬라어는 '페르시다'로 '페르시아 여인'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당시 외국인들은 흔히 그들 출신 지역을 따서 이름을 붙이곤 했다. 이러한 이름은 로마나 기타 다른 지역에서 헬라어나 라틴어로 쓰여진 묘비명에서 노예나, 자유인 여자의 이름으로 발견된다. 대부분의 주석가들은 이런 점을 참고하여 그녀가 해방된 여종이란 점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바울은 에배네도, 암블리아, 스다구에 대해서는 '나의 사랑하는'이란 말을 붙였으나, 여기서는 그냥 '사랑하는'이라고 한 것으로 보아서 아마도 그녀가 독신녀로서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수고를 하였으므로 바울 뿐 아니라 모든 교회가 '사랑하는' 여인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시제상 앞의 '드루배나'와 '드루보사'에 대해서는 현재 시제를 사용했고 '버시'에 대해서는 과거 시제를 사용하였다. 이것은 의미상으로 큰 차이는 없지만 추측해 보건대 '버시'가 수고를 많이 한 것은 이미 지난 날이었고 사도가 편지를 쓴 현재는 아마도 나이든 노령의 여인이 되었을 것이다. 따라서 그녀가 연령이나 허약함으로 인해 더 이상 과거처럼 활동적으로 일하지 못했을지도 모르기에 시제를 과거로 썼는지 모른다.
[롬 16:13]
주 안에서 택하심을 입은 루포와 그 어머니에게 문안하라 그 어머니는 곧 내 어머니니라..."
루포 - '루포'의 헬라어는 '루폰'으로 '붉다' 또는 '머리카락이 붉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이름은 로마나 희랍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다. 루포는 막 15:21에 언급되어 있는 루포와 동일 인물로서 골고다에서 예수의 십자가를 진 바 있는 구네레 사람 시몬의 아들이다.
마가는 주로 로마에 있는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복음서를 기록하였는데 그가 구레네 시몬의 두 아들을 언급한 것은 로마 성도들이 그들을 알고 있었고 특히 루포는 저희 교인들 가운데 특별한 사람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바울은 루포를 '택하심을 입은 자'라고 말하고 있는데 이것에 해당하는 헬라어 '톤 에클레크톤'은 보통 의미의 '택하신 자'라기 보다는 다른 성도들에 비해 그리스도 안에서의 봉사와 충성이 뛰어나게 구별된 자임을 나타낸다.
이러한 맥락에서 일부 영역본은 '톤에클레크톤'을 '주님을 탁월하게 따르는 분'으로 번역하였다. 또한 그는 그의 아버지 구레네 시몬이 겪은 십자가에서의 사건 때문에 로마의 성도들 사이에서 어떤 명성을 얻게 되었을 것이다. 그 어머니는 곧 내 어머니니라 - 루포의 어머니가 문자 그대로 바울의 친 어머니가 아니라 바울이 한때 그녀의 모성애어린 돌봄을 받은 적이 있었던 것을 암시한다.
이 일이 언제 어디서 일어났었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으나 헤리슨은 추측하기를 수리아 안디옥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바울이 루포를 생각할 때면 반드시 그의 어머니에 대해서 회상할 만큼 그녀는 바울에게 특별한 존재이었던 것 같다. 아마도 바울이 그리스도인으로 회심하여 자기 가족들을 떠난 후에 인간적으로 외로웠었는데 잠시 루포의 집에 유숙하는 동안
루포의 어머니가 그의 외로움을 알고 친아들처럼 그를 따뜻한 친절과 사랑으로 돌보아주었던 것 같다. 따라서 그녀가 당시 로마에 있었다는 사실은 바울로 하여금 특별한 기대를 가지고 로마 방문을 고대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바울은 루포의 어머니에게 특별한 친애와 존경의 심정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롬 16:14]
아순그리도와 블레곤과 허메와 바드로바와 허마와 저희와 함께 있는 형제들에게 문안하라..."
아순그리도와 블레곤과 허메와 바드로바와 허마 - 이들에 대해서는 단순히 이름만 나오고 그들에 대한 칭찬이나 설명이 언급되어 있지 않다. 이러한 사실은 그들과 바울과의 유대 관계가 앞에 언급된 사람들과의 관계보다는 덜 강했음을 시사한다. 이들은 모두 남성으로서 아마도 어떤 특수한 지역이나 직업에 종사하던 자들이었을 것이다.
이들의 이름을 통해서 공통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것은 이들 모두가 노예나 혹은 노예에서 해방된 자들로 노예 계급중에서 그리스도인이 된 자들이라는 점이다.
[롬 16:15]
빌롤로고와 율리아와 또 네레오와 그 자매와 올름바와 저희와 함께 있는 모든 성도에게 문안하라..."
빌롤로고와 율리아와 또 네레오와 그 자매와 올름바와 저희와 함께 있는 모든 성도 - '빌롤로고'는 황제 가문의 권속들 중에 특히 노예나 노예에서 자유롭게 된 자들의 헬라와 라틴 묘비명에서 발견된다. '율리아'는 로마 여성들의 가장 보편적인 이름으로 황제 가문의 노예들 사이에도 매우 흔한 이름이었다.
이들 둘은 한 부부이거나 오누이로서 황제 가문의 노예로 생각되어진다. 또한 '네레오'와 그 자매는 빌롤로고와 율리아의 아들과 딸일 가능성이 있다. '올름바'는 올림피오도루스의 약칭으로서 전로마 제국에 널려있는 흔한 이름이었다. 앞절에서 언급한 것과 마찬가지로 이들도 로마에서의 다른 가정 교회이다.
그러나 앞절과의 차이점은 본절에서는 '모든 성도'라고 표현한 것으로 보아 구성원에 남녀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이 단체가 여러 단체들 가운데 가장 컸던 것으로 보인다. 이것으로 보아 이 도시에는 여러 구역의 가정 교회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 부분에 나오는 무리들도 로마의 여러 가정 교회 중 하나로서 정기적으로 한 곳에 모여 예배를 드리고 교제를 나누는 신앙 공동체를 형성한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롬 16:16]
너희가 거룩하게 입맞춤으로 서로 문안하라 그리스도의 모든 교회가 다 너희에게 문안하느니라..."
거룩하게 입맞춤으로 - 초대 교회의 성도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표로 남자들은 남자들끼리, 여자들은 여자들끼리 입맞춤으로 인사를 나누는 습관이 있었다.. 이와 같은 인사법은 전체적으로 고대 근동 지방에 퍼져 있었고 유대 전통에서도 이러한 유사한 인사법이 행해지고 있었는데 당시 초대 교회 그리스도인들 역시 사랑의 표로 이를 실행했다.
그런데 초대 교회의 이런 인사법은 결코 호색이나 감각적인 것이 아니라 사랑의 실천과 거룩한 형제애의 구체적인 표현인 것이었다. 그리스도의 모든 교회 - 이것은 특이한 표현이다. 바울은 대개 '하나님의 교회'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울은 여기서 특히 '교제'의 측면을 염두에 두고 신중하게 이 용어를 선택하였다.
바울은 몇몇 경우에도 '모든 교회를'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데, 바울 사도가 '모든 교회들'이라고 할 때는 그의 선교 사역에 의해서 세워진 교회를 염두에 두고 말한 것이다. 본문의 경우에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사도에 의해서 세워진 교회들은 실제로 서신을 통해서 바울과 접촉을 하고 있었다
아무튼 사도가 여기서 모든 교회가 너희에게 문안한다는 인사를 전한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였다. (1) 그리스도의 모든 교회의 일체감을 상기시키며 (2) 흩어진 모든 교회가 그리스도의 사랑의 줄로 함께 묶여져 있음을 일깨우기 위해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