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장소 : 무등산 편백나무 숲길 걷기
일 시 : 2023.07.20(목)
참 가 : 강공수 김상문 김재일 나종만 박남용 양수랑 윤상윤 윤정남 장휘부 정원길 등 10명 참석
불 참 : 2명(김영부-함평농장, 이용환-열병 감염)
회 비 : 0원
식 대 : 74,000원(장어탕 2, 애호박찌개 6, 김치찌개 2 등, 식대 80,000중 이정훈선배 막걸리 2병 감액 6,000원)
금일 잔액 : 0원
이월 잔액 : 552,000원
총 잔 액 : 478,000원
부곡정에 모인 회원들이 10시가 되어 막 산행을 시작하였는데 회원 중 하나가 주차 중이라고 하여 그를 기다렸다. 우리 회원들은 그를 기다렸다가 동행하려는 속셈으로 그에게 다가갔는데, 그가 주차하다가 주차해 놓은 옆 차와 접촉사고를 내게 되었다. 원인은 주차공간이 너무 협소하였기 때문이었다. 우선 피해 차의 차주에게 전화를 하고 나서, 보험회사에 연락을 하였다. 30분 정도 지나서 보험회사 직원이 도착하였고, 상황이 정리되어 피해차주와 보험회사 직원이 돌아가고 나서야 우리들은 다시 산행을 시작하였다.
오늘의 목적지는 편백나무 숲이라고 사전에 고지하였기 때문에 두 말 없이 모두 편백나무 숲으로 갔다. 오늘은 많이 걷지 않고 오래 걷지도 않았다. 우선 선선하여서 좋았다. 예삿날과 달리 오늘은 맨발 걷기를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오히려 신발을 신고 걷는 사람들을 찾기 어려울 지경이었다. 결론은 이제 편백나무 숲에는 맨발 걷기를 한 사람들이 주로 와서 쉬다가 가게 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곳곳에 자리를 펴 놓고 신발과 배낭을 옆에 두고 주인은 없었다. 자리 주인은 지금 이 숲을 돌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작은 실개천에는 한 무더기의 여인들이 맨발을 물에 담근 채 대화를 하고 있었다. 그들 옆을 지나 편백나무 숲 단지의 가장 높은 단으로 올라갔다. 나무 밑에 돌로 쌓아 놓은 자리에 앉아 일상(日常)의 이야기들을 풀어 놓았다.
고대 중국의 요(堯) 임금과 순(舜) 임금이 다스렸던 시대에는 태평성대(太平聖代)라 부를 만큼 매우 살기 좋았던 때라고 전한다. 어느 날 요(堯) 임금은 자기를 천자(天子)로 받들기를 원하는 지를 살피기 위해 평복(平服)을 입고 시찰(視察)을 했다. 이 때 유행(流行)한 민요(民謠)로, 노인(老人)이 먹을 것을 입에다 물고서 배를 두드리고, 흙덩이를 치면서, 「해가 뜨면 들에 나가 일하고, 해가 지면 들어와 쉬네. 샘을 파서 물을 미시고, 농사(農事)를 지어 내가 먹는데, 임금의 힘이 어찌 미치리오.」라면서 흥겹게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고 한다.【격양가(擊壤歌)의 유래(由來)】 이는 일반(一般) 백성(百姓)이 좋은 정치(政治) 보다는 그것을 전혀 느끼기조차 못하게 하는 정치(政治)가 위대한 정치(政治)라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국회가 무엇을 하는지 대통령이 무엇을 하는지 국민들이 몰라야, 바꿔 말해서 국민들이 정치인 걱정을 하지 않아야, 좋은 정치라고 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요즘 우리나라는 물난리가 나서 당연히 통제해야 할 곳을 하지 않아 무고한 생명이 다수 죽었는가 하면, 대통령은 우리와 아무 상관없는 북대서양조약기구(北大西洋條約機構)를 다녀오고 나서 뒷북만 치는가 하면, 이것도 모두 물 관리의 총괄부서가 국토부에서 환경부로 이관된 때문이라면서, 이것도 전 정부 탓이라고 억지를 부리고 있으며, 고속도로 국책 사업 계획 변경에 대해 대통령 처가가 관련되었다고 의구심을 제기하니까, 하루아침에 담당 장관 마음대로 국책사업을 백지화해 버리는 월권을 저지르고도 그 책임을 야당에 덮어씌우는 파렴치한들이 있어서 나라가 시끄러우니, ‘5년만 참자!’고 다짐했었지만 자꾸만 역겨운 마음이 솟아 올라와 다음의 글【한겨레신문, [안병욱 칼럼] 윤석열 정권도 역사가 된다. 2023.07.13.】을 끌어와 속 풀이라도 하고자 합니다.
윤석열 정권은 폭넓은 경륜보다 잘못을 찾아 벌주는 검찰관 이미지를 과시한다. 인사 정책을 검사나 그 관련 인물들 위주로 수행하고, 권력 행사는 피의자 신문하듯 전횡한다면 책임정치도 신뢰의 리더십도 없다. 정부의 정치하는 문법(文法)은 서초동 검찰의 수사하는 수법(手法)과 차원이 다르며, 검찰 의식만으로 국정철학을 담아내기 어렵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한국 사회의 난제인 대학입시제도도 단칼로 휘둘러서 처리하려 한다. 그 무모함에 우려가 커지자 집권당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검사로 수 십 년간 수많은 입시부정 사건을 다뤘기 때문에 대입 제도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해박한 전문가’라고 윤 대통령을 추어올렸다. 씁쓸하게도 이 발언은 윤석열 정권의 성격을 설명하는 매우 적절한 표현이어서, 장차 역사에서 요긴하게 잘 인용되는 사료가 될 것 같다.
전근대사회에서 군주의 발언을 ‘윤발’(綸綍)이라 했는데, 이는 군주의 지시·명령은 실처럼 가늘어도 ‘인끈’(병권을 가진 무관이 매어 차던 사슴 가죽 끈)처럼 귀중하고 동아줄같이 튼튼하다는 의미다. 통치자의 발언은 역사에 기록되고, 흐른 땀을 다시 피부 안으로 밀어 넣지 못하듯이 한번 내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기에 신중해야 한다고 경계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과 그를 옹위하는 인물들을 보면서 역설적으로, 실처럼 빈약한 발언들이 어떻게 동아줄처럼 막강해지는지, 그리고 왜 최고 통치자의 발언을 역사에 기록해야 하는지, 일반적인 역사 상식과는 다른 유형을 살피게 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수사를 통해서 역시 대통령 직에 관한 해박한 전문가가 돼서인지, 윤 대통령은 역사의식 같은 건 유념하지 않는 듯하다. 역사는 물론이고 발언이나 연설할 때 당장 눈앞에 있는 청중들만 염두에 둘 뿐 카메라 너머 시청자의 존재를 의식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외교 무대에서 비속어로 막말을 하고도 오히려 이를 보도해 파문을 일으켰다며 적반하장으로 덤터기를 씌운다. 좁은 안목과 짧은 이해력으로 헛다리짚은 정책을 내세우다가 반대 여론의 후폭풍에 직면해도 그 모두를 다른 사람 탓으로 둘러씌운다. 정권이 바뀌고 한 해가 지나도록 툭하면 지난 정부 탓을 하고, 부처 관료들에게 잘못을 전가해 책임을 묻곤 한다. 결코 잘못이나 오류를 시인하거나 진솔하게 성찰하지 않는다. 남 “탓을 하는 인생은 이미 루저(loser)다.”(정지아 <아버지의 해방일지>)라는데, 이 정부는 지난 정부 탓밖에 할 줄 모르는 이미 실패한 정부라는 말인가.
대통령이라는 위상을 돋보이게 하는 수단은 강압적인 권력이 아니라 신뢰받는 리더십이다. 또 권력을 앞세운 보복으로 강제하는 침묵이 아니라, 갈등과 다양한 의견을 조화롭게 융합해 저력을 든든히 하는 정치력이어야 한다. 정상 외교 차 출국하면서 <문화방송>(MBC) 취재진을 전용기 탑승에서 배제하고, <한국방송>(KBS)에 대한 응징으로 시청료 분리 징수를 강행하는 옹졸함으로 대통령의 위상이 높아지지 않는다. 민주화 운동 기념사업회의 민주화운동희생자추모제 후원을 트집 잡아 6월 항쟁 기념식 주최를 취소하고 불참하는 일이, 정부 차원에서 농담처럼 자행되는 것도 제대로 된 국가의 권위와는 먼 치졸한 모습이다. 폐쇄적 조직의 보스들은 여의치 않을 때 말을 바꿔 상황을 호도하거나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한다.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는 대신.
과거 이승만의 특무대, 박정희의 중앙정보부, 전두환의 보안사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는 독재정권의 근간이었다. 지금은 검찰이 그 구실을 한다. ‘정치는 잘했다.’는 전두환을 따라 정권의 희생양을 만들고, 이승만 기념관을 만들어 1950년대 극단의 반공 정책을 이어받으려고 한다. 윤석열 정권의 행보는 지나간 역사의 익숙한 기억들을 소환한다. 그렇게 루저(loser)의 기시감을 주는 윤석열 정권도 지나간 역사가 된다.
12시에 음악정자에 모였다. 기습곡으로 <해변의 여인>을 부르고 나서, 금주의 노래인 한인현 작사, 이흥렬 작곡의 <섬집 아기>를 강공수가 주도하여 불러 보았다.
이 노래는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동요곡 1위에 뽑혔다. 인간이 갖는 원초적 애틋함 그리고 자연친화적인 정서 즉 향수(鄕愁, nostailgia)를 이 노래만큼 짙게 배어나오게 하는 노래가 또 있을까? 한인현(1021~1969, 향년 49세, 함경남도 원산)은 마식령산맥의 봉우리들이 영흥만 쪽으로 늘어져 내린 갈마반도의 명사십리가 고향이다. 그는 원산 광명보통학교를 거쳐 함흥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첫 발령지로 경기도 거남국민학교에서 재직하다가 6·25전쟁이 터져 부산으로 피난 가게 되었는데, 부산 앞 바다 조그만 섬에 놀러가서 갈증을 느껴 물을 찾아 헤매다가 어느 오두막집에서 잠자는 아기를 보았고, 낯선 방문객 때문에 굴 바구니를 이고 달려오는 한 어머니의 모습을 목격하고 이 동시가 만들어졌다. 불현 듯 고향 영흥만의 흰 모래 빛과 자갈 푸른 소나무 등이 함께 어우러져서 이 노래가 완성되었고, 한인현과 같은 고향이고 동경음대출신인 이형렬(1901~1980)이 모교인 광명보통학교에 재직하고 있어서 작곡을 부탁하였다고 한다. 한인현은 서울 은석초등학교 교장으로 재직하다가 고혈압으로 쓰러져 향년 49세로 짧은 생을 마감하였다.
점심을 먹으면서 8월은 여름 방학을 하자는 회원이 많아서 그렇게 하기로 하였다. 올 여름의 마지막 산행은 다음 주로 마감하며, 다음 주에는 강공수가 황칠오리 백숙을 쏘겠다고 하면서, 모두 참석하기를 요망하였다.
첫댓글 목요산우회가 끝나고 그 후기를 읽는 재미는 쏠쏠하고 재밌다. 흥미도 있지만 날카롭게 평을 하는 양수랑 회장의 평을 읽는 것은 한편의 생활문이고 비평이고 따듯한 인간미를 그려놓은 만화경 같다. 나는 길을 걸으면서도 도서관이 있으면 거기에 가서 신문도 보고 쉬기도 한다.오늘은 정치평론을 날카롭게 하는걸 보니 정치평론가 처럼 정곡을 질렀다. 다만 아쉬운 점은 평론가는 편향적인 글로 독자를 이끌어가는 것이 아니다. 자신을 정치적인 의견을 진술하면서 독자가 그렇구나 하고 동의를 구하는 것이다. 정확한 팩트는 생명이다. 출처도 편향된 자료를가지고 평을 하는것은 금물이다. 난 사설이나 정치평론을 즐겨읽기에 나만의 평을 하는것이다.
하여튼 리포트처럼 상세히 기록하여 회원들과 다른 사범학교 동창생들에게 활동을 적나라하게 보고하는것은 웬만한 글솜시로서는 어렵다. 그걸 장하고 있다. 금상첨화로 노래로 즐거움을 주는것은 더 없이 즐겁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동요가 섬집아기다. 음정이 낮아 노래를 못해서 노래잘하는아이에게 모창을 시켜 지도했더니 담당장학사에게 혼난기억이 새롭다. 노래잘하는것도 행복이고 이 글을 쓰는 순간도 행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