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독립운동기념일은 일제강점기 때 일어난 학생독립운동의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한 법정 기념일이다.
3.1운동 이후 국내의 독립운동은 오히려 소강상태에 들어갔지만 학생운동의 혼은 살아있었다. 국내 독립운동으로 손꼽히는 사건들의
중심에는 모두 학생들이 있었다. 6.10 만세운동과 광주학생항일운동이 대표적이다.
[대한뉴스 제187호] 학생의 날(1958)
6·10만세 운동은 1926년 6월 10일 순종(純宗)의 인산날을 맞이하여 학생들이 주도하여 전개한 만세
시위운동이다. 학생들과 사회주의 운동 계열이 각각 3·1 운동 때와 같은 거족적 시위를 준비하였으나 사회주의계열의 기획은 사전에
발각되어 무산되었고 시위는 학생들의 주도로 전개되었다. 학생들은 순종의 장례를 따라가며 만세를 불렀다. 6.10만세 운동은
민족주의계열과 사회주의계열의 대립과 갈등을 극복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향후 민족유일당운동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광주학생항일운동은 1929년 11월 3일 일제의 민족 차별과 식민지 교육에 저항하여 일어난 3·1운동 이후 최대의
민족적 항거였다. 광주학생항일운동은 나주(羅州)로 통학하는 기차간에서 벌어진 한·일 학생 간의 충돌에서 시작되었으며, 각 학교의
독서회와 학생 비밀 결사를 중심으로 신간회(新幹會) 광주 지회 등의 지도를 받으며 학생과 시민이 참여하는 전국적 규모의 항일
투쟁으로 발전하였다.
학생독립기념일이 처음으로 제정된 것은 휴전 직후인 1953년 10월 20일 제16차 임시국회에서 젊은 학도들에게
민족적 사명을 다하도록 사기를 드높이기 위하여 국회 발의로 광주학생운동일인 11월 3일을 ‘학생의 날’로 지정하였다.
[대한뉴스 제41호] 광주학생 독립운동 기념탑 제막(1954))
1953년 제정된 ’학생의 날‘은 1972년까지 지속적으로 기념되어 왔으나 1972년 10월 유신이 선포된 후
학생들의 반독재·민주화 투쟁이 계속되자 1973년 3월 30일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에서 ’학생의 날‘을 폐지하기에
이른다.
학생의날 제정에 관한 건(1953)
’학생의 날‘ 부활에 대한 여론은 폐지 직후부터 조성되었다. 유신독재 상황에서 ’학생의 날‘을 완전히 폐지한 것은
의도적으로 학생들의 민족정신을 억누르고자 하는 의지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또한 그동안 국가의 공식 기념행사로 치러지던
광주학생항일운동 기념식이 동창회나 교내행사로 축소된 것에 대한 불만이 누적되었다. 1974년 11월 3일 광주학생항일운동
45주년을 계기로 광주제일고등학교 동창회를 중심으로 ’학생의 날‘ 부활이 거론되었으며 각계의 호응을 받았으나 유신 말기의 상황에서
’학생의 날‘ 부활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학생의 날‘이 부활하게 된 것은 ’5.18 민주화운동‘을 겪고 난 후, 1982년 9월 14일 <학생독립운동
기념일 제정에 관한 건의안>이 당시 민주한국당의 고재청 의원 외 79명에 의해 국회에 상정되면서다. 이 건의안은 약 2년간
여·야 간의 정치의안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으나 1984년 7월 9일 여·야 합의에 따라 ’학생의 날‘ 대정부건의안이 통과되었다.
이 과정에서 민주한국당이 상정한 기존 건의안은 철회되고 민주정의당, 민주한국당, 한국국민당 3당이 공동으로 새로운 건의안을
상정하였다. 1984년 9월 19일 국무회의를 거쳐 1984년 9월 22일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 중 개정령(대통령령
제11515호)」에 의해 국가기념일인 '학생의 날'로 부활하였고 1984년 11월 3일부터 기념식이 다시 열리게 되었다. ‘학생의
날‘은 2006년 2월 9일 열린 제258회 국회 제3차 본회의에서 ‘학생의 날 명칭변경에 관한 결의안’(대안)이 통과되면서
’학생독립운동기념일‘로 명칭이 변경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제4회 학생의 날 기념 시내 행진(1956)
학생의 날 제정 10주년 기념식(1963)
일반적으로 학생운동은 주로 대학생을 중심으로 학문과 연구의 자유, 대학과 학생의 자치를 추구하는 운동을 기조로 하면서
체제와 권력에 대한 비판·투쟁을 조직적으로 전개하는 학생의 정치·사회운동을 말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학생운동은 십대 청소년의
참여가 적극적인 것이 특징이다.
일제강점기 3.1운동, 6.10만세운동, 광주학생항일운동의 현장에서 목숨을 내걸고 독립을 외쳤던 학생들의 외침은,
광복 이후 4.19 혁명으로 이어졌다. 학생 운동은 유신체제 독재타도의 선봉에 섰으며 5.18 민주화운동과 6월 민주 항쟁으로
이어졌다. ’학생독립운동기념일‘은 우리나라 학생운동의 뿌리가 되는 기념일로써 나라와 사회를 위하여 희생당했던 수많은 학생들의 넋을
기리고 그 순결하고 숭고한 뜻을 이어받는 계기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