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이 여자의 힘만으로 혹은 남자의 힘만으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거기에는 알 수 없는 신비가 숨겨져 있다. 생명을 받아들인 사람은 안다. 생명은 언제나 사랑 안에서 시작되었으며, 사랑과 생명은 분리할 수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가톨릭대 사목연구소에서 지난 11월 12일 가톨릭대 진리관에서 개최한 심포지엄에서 배미애 수녀(착한목자수녀회)는 틴스타(Teenstar)를 소개한 제2발제를 통해 사랑이란 ‘이미 만들어져 있는 어떤 것’이 아니라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전하면서, “사랑은 관능과 자연적 감수성에 뿌리를 둔 심리학적 경험들은 ‘날 재료’일뿐이며, 성숙한 사랑은 두 인격의 기여와 헌신의 깊이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인간의 육체는 하느님 사랑의 충만성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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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미애 수녀. |
배 수녀는 요한바오로 2세의 ‘몸의 신학’을 소개하면서, “생식기는 사랑을 나눌 뿐 아니라 생명을 품고 탄생시키는 소중한 몸의 일부”이며 “생식원리 안에서 남녀보완성과 협조성을 드러낸다”고 전했다. 이어 “각 사람은 하느님 사랑 안에서 생명을 지닌 존재로 태어났지만, 혼자서는 결코 사랑을 나눌 수도 생명을 만들 수도 없다”며, 인간은 “서로에게 사랑과 생명의 선물이 될 수 있는 능력과 힘을 남자와 여자의 몸에 나누어 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요한 바오로 2세는 “육체는 사랑의 근본적 선물로서 창조의 증인이 되며, 그와 같은 선물이 흘러나오는 원천인 사랑의 증인이 된다”며 “인간의 육체가 하느님과 그분의 창조적 사랑을 알아듣는데 도움을 준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하느님의 모습을 닮은 남자와 여자는 “함께 생명과 사랑을 나눔으로써 하느님의 충만성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남자와 여자가 사랑과 진리 안에서 인격적으로 결합되는 것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과 유사성을 지닌다”고 하면서, “성적인 존재인 남자와 여자의 몸은 서로 사랑하며 관계 맺도록 부름 받았으며” “이러한 인격적 친교를 통해 하느님을 닮은 모습이 된다”고 전했다.
한편 배미애 수녀는 젊은이들에게 “절제함으로써 자기 자신을 지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게 해야 한다면서, “성숙한 성인이 되기 위해서는 성적 결합 능력을 부모가 될 수 있다는 생식력이라는 맥락에서 자기 자신을 지배할 수 있는 금욕과 연결지어야 한다”고 말한다. 마치 우리가 성장하면서 대소변을 가리는 훈련을 받듯이, 성적 결합 역시 “사랑하기 때문에 기다릴 수 있고, 가치가 있기 때문에 참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는 성적 에너지를 이기심과 자기 욕구로만 사용하지 않고 ‘사랑을 위한 도구’로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며, 이러한 책임감 있는 응답은 결혼한 부부, 동정자, 독신이나 성직자에게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한다. 이어 “이 과제에는 늘 위기가 따르지만, 이 과제를 성실히 수행할 때 우리는 성숙으로 한걸음 더욱 나아가 성장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요한바오로 2세 “혼인은 모든 성사의 원형”
여기서 요한바오로 2세는 “모든 성사는 신부인 교회가 신랑인 그리스도와 일치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혼인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혼인은 모든 성사의 원형”이라고 말했다. 또한 혼인은 상거래와는 달리, 삶에 어떤 어려움이 오더라도 상대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돕겠다는 약속이며, “부부는 날마다 함께 한 서약을 갱신하며 지속적으로 사랑의 투신을 하도록 부름 받는다”고 전했다.
이어 “결혼이든 하늘나라를 위한 독신이나 동정이든 모두 하늘나라를 이 세상에 구현할 때, 곧 자신의 몸이 사랑을 위해 창조되었다는 혼인이 지닌 소명의 본래의 의미를 발견하고 살 때 더욱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부부일치 안에는 언제나 생명의 가능성을 담고 있다”면서 “인격적 수준에서 출산과 사랑은 따로 분리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점에서 “부모가 된다는 것은 일생 서로 사랑하고 존경하며 자녀를 사랑으로 받아들이겠다는 혼인서약 안에서 부부에게 내려진 축복”이라면서, 자녀를 상거래의 대상으로 취급하지 말고 “하느님께서 주신 소중한 선물”로 돌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배미애 수녀는 성교육이 단순히 성폭력을 예방하는 차원을 넘어서야 하며, 충만한 사랑에 대해 전망을 열어주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하며 “성교육 현장에서 교육하는 교사는 ‘몸의 신학자’로 살아야 한다고 전했다.
하늘나라를 위한 독신, “성적 결합보다 사랑의 우선성 증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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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우 신부. |
논평에 나선 박정우 신부(가톨릭대 종교사회학)는 “혼전 성관계와 인공피임을 반대하는 전통적인 교회의 가르침은 비현실적이라고 무시되는 현실” 속에서 미혼여성들의 낙태를 막기 위해서는 “올바른 성윤리와 생명존중 의식을 젊은이들에게 가르쳐 원치 않는 임신을 막는 일이 첫걸음”이라며 틴스타의 성교육 프로그램을 부연설명했다. 박 신부는 틴스타 교육이 “단순히 인공피임과 낙태는 죄니까 안 된다는 식의 기존의 단편적인 교회의 가르침의 한계를 넘어서 젊은이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성을 풍요롭게 살아가도록 돕는 바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의 몸은 창조의 순간부터 ‘천부적인 부르심’으로 남성과 여성으로 태어나 서로 친교를 이루도록 남성성과 여성성으로 각각 ‘몸의 혼인적 의미’가 새겨져” 있어서 “남녀 간의 사랑의 일치와 생명출산을 위한 결합(혼인)은 인격의 완성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요소”라는 지적에 대해, 박정우 신부는 “그렇다면 평신도 중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혼인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몸의 혼인적 의미’를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물었다.
이어 “신학생들이나 수도자들에게 틴스타 프로그램을 실시할 때 ‘몸의 혼인적 의미’에도 불구하고 왜 남성으로서, 그리고 여성으로서 이성과의 친교와 독점적인 성적 결합이 줄 수 있는 ‘선물’과 부모됨의 축복을 포기하고 독신을 선택하는 그만큼 매력적인지 설명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배미애 수녀는 “하느님 나라에서는 성별도 부부도 부모자녀 관계도 없는데, 수도성직자들의 ‘하늘나라를 위한’ 독신생활은 이러한 하느님 나라의 혼인적 의미를 이 땅에서 (미리) 드러내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즉, 성적결합보다 사랑이 먼저이며, 독신자로서 사랑의 능력을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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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종합토론에서 박정우 신부는 ‘동성애’에 대한 질문에 대해 “동성애자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다. 동성애자들도 인격적으로 존중받아야 하며,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 그러나 동성애적 행위 자체는 무질서에 속하며, 자연스럽지 않다”며 “사랑한다고 성행위를 해야 하는지” 묻고, “성행위가 사랑에 봉사한다고 말하는 것은 성욕 충족을 사랑으로 포장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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