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포이동본당 초등부 백일장·사생대회 개최
“달걀 그릴래요. 달걀!”
“이거 봐봐. 얼굴이 초록색인 예수님 탄생!”
부활 대축일인 20일, 초등부 주일학교 부활 백일장ㆍ사생대회가 열린 서울 포이동성당(주임 구요비 신부) 안팎이 그림을 그리는 초등학생들로 시끌벅적하다.
대회 주제는 ‘부활하신 예수님’. 아이들은 봄볕이 내리쬐는 뒤뜰에 돗자리를 펴고 엎드려 흰 도화지를 색색으로 채웠다. 몇몇은 주보를 꺼내 따라 그리기도 하고 선물로 받은 달걀을 보고 그리는 학생들도 있었다. 그림을 완성한 아이들은 주일학교 교사에게 그림을 가져가 자랑했다. 그리고는 한껏 작품을 들어 보이며 기념사진을 찍었다.
김세윤(파트리치오, 3학년)군은 자신의 그림에 ‘축하 부활절’이란 제목을 붙였다. 김군은 “무지개랑 부활절이랑 잘 어울리는 것 같다”며 무지개 위에 부활 달걀을 그린 그림을 수줍게 보여줬다.
주일학교 교사 최화순(크리스티나, 50)씨는 “꼭 달걀에만 그림을 그려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다”며 “아이들이 작은 달걀 대신 넓은 도화지에 풍부한 상상력을 표현할 수 있도록 이번 백일장ㆍ사생대회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챙겨야 할 준비물도 많고 성당 실내와 야외를 모두 사용하다 보니 교사들은 정신없이 바빴다. 하지만 교사들이 정성들여 준비한 만큼 많은 학생이 참여해 부활 대축일을 즐겼다.
교감 장동희(마리아, 38)씨는 “준비 과정은 힘들었지만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오히려 교사들이 보람찬 부활 대축일을 맞은 것 같다”며 소감을 전했다.
아이들이 그림을 그리는 것을 둘러보는 내내 감탄을 연발하던 구요비 신부는 “어른들은 부활이라 하면 고정된 이미지를 떠올리는데 아이들은 동심으로 다양하게 예수님을 표현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며 아이들의 상상력을 칭찬했다.
이날 80여 명의 학생이 그린 그림은 성당에 전시되며 우수한 작품은 심사를 거쳐 27일 어린이 미사 후에 시상한다.백슬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