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파타야 산호섬 이야기입니다.
----------------------------
여행사는 여행지를 개발하고 세상에 널리 알리는 일을 한다. 즉 여행지를 살리는 곳이 바로 여행사다.
그러나 반대로, 여행사는 경쟁과 덤핑이라는 자본의 논리 속에서 멀쩡한 여행지를 초토화하기도 한다. 즉 여행지를 죽이는 곳도 여행사다.
캐나다, 호주, 괌, 중국 등이 모두 살았다가 또 죽고, 다시 살아나거나 여전히 죽어있는 여행지다. 멀리 갈 것도 없다. 우리의 제주도가 덤핑 패키지 여행으로 지하 오백 미터까지 매장되었던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러나 덤핑에 의해 철저히 유린되고,찢어 발개지고, 내동댕이쳐진 곳의 지존은...
역시 태국의 파타야다.
파타야하면 생각나는 산호섬 행 스피드 보트.
아아..파. 타. 야.
한국의 해외여행자율화의 개막과 함께, 패키지의 얼굴마담으로 영광스럽게 내정됨으로써 피로회복엔 박카스, 라면 하면 신라면, 해외여행은 방콕/파타야의 공식을 만들어 버린 바로 그곳. 파.타.야.
덕분에 따끈한 여권에 첫 스탬프를 받는 초보여행자부터 젊은 허니무너들까지, 가족여행부터 효도여행까지 파타야는 제주도보다 더 친숙한 이름으로 대한국민의 사랑을 받아왔던 것이다.
그러나 구만 구천원, 십구만 구천 원으로 이어지는 초절정 자선냄비스런 덤핑여행이 머물다간 파타야는 쌈마이 후진 여행 1번지로 인식되고 말았다. 거길 갈 바에는 동해를 가겠다는 극단적 발언까지 나올 정도니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랴.
그러나.
진정 파타야는, 미니시암과 농눅 빌리지 쑈, 산호섬이라는 코딱지 섬에서의 해양스포츠, 한식으로 배 채우기, 고속도로 휴게소 쇼핑 센터부터 한약방, 한 개 천 원을 외치는 장사꾼으로만 기억될 곳인가?
눙눅 빌리지. 그러나 이 정원이라도 제대로 둘러보고 가는 여행객들은 거의 없다.
항공료도 안되는 상품가격이 정상가격이 되고, 마이나스 지상비라는 단어는 절대법칙으로 파타야를 정의하며, 결국 파타야에 온 손님들은 공항에서부터 가이드에게 호시탐탐 지갑 삥땅의 대상이 되는, 그리고 그 게임에서 언제나 가이드가 완승을 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손님은 알거지로 전락하는 그런 비극의 무대로만 파타야는 남아있을 것인가?
앱소루트리 NOT!
그러기에는 파타야가 너무 벅차다.
파타야 메인 비치
차고도 넘치는 매력, 숨막히는 자연, 들끓는 정열이 파타야에 있다. 여행사가 망쳤지만 여행자가 다시 부활시킬 수 있는 곳이 바로 파타야이며, 그 명예회복의 자격을 충분히 가지고 있는 곳이 바로 파타야다. 그러하기에 죽은 자식 불알을 만지면 뻘짓이지만 파타야의 진면목을 어루만져주는 것은 어쩌면 여행인의 의무라는 주제넘은 생각도, 본 연사 감히 한다.
이제 그 부활의 신호탄을 본격적으로 쏴보자!
아까운, 너무나 아까운.
파타야가 여행사의 돈벌이 킬링 아이템이 되었다가, 진짜 킬링 당한 주된 이유에는 몇가지가 있다.
우선은 지리적으로 방콕에서 가깝다는 점이다. 방콕에서 두 시간 거리에 이만한 휴양지가 있다는 점이, 파타야의 대중화의 큰 공신이었다. 별도의 항공료가 필요 없으니 여행비 액면가를 무한대로 낮출 수 있다는 매력.
또 하나, 파타야 시내에 대중교통 수단이 발달하지 않았다는 점도 여행사에게는 찬스였다. 여행객들을 호텔에 들여 보내놓고 발을 묶어(?) 버리기엔 이 만큼 좋은 휴양지가 없었던 것이다.
초보 여행객들이 송테우나 오토바이를 흥정해서 자유 여행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형 백화점이나 할인점이 꽁꽁 숨어있다 보니 거리의 유흥가 풍경에 여행사가 좋은 멘트를 날릴 구실이 생겼다. "매우 위험합니다". 그러면 게임 끝!
위험하다는 말을 듣고 이 정육점 불빛 속을 돌아다닐 강심장이 몇 명이나 있었을까?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바로 여행사에 의한 왜곡된 파타야 죽이기는 바로 부활의 근거가 되기도 한다.
방콕에서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은 한국의 시간 없는 직장인 자유여행객에게 복음이다. 3박 5일로도 파타야는 천 개의 은총을 내릴 수 있는 것이다.
데인저러스하다는 파타야의 타운 풍경은 정열적인 나이트라이프라는 말로 치환이 가능하다. 그 세계적인 휴양지에 "위험"의 경고를 붙인다면 아마도 모든 여행객들은 깊은 산 속 사찰 여행이나 가야할 것이다. 비록 소돔과 고모라의 성과 같은 외형이지만 그 안을 좀 더 들어가 본다면 파타야를 마치 퇴폐의 온상으로 매도하는 처사는 매우 부당하다. 길거리 노천 바에서 맥주 한 잔을 마시며 자유의 리듬으로 춤추고 놀기에 가장 최적화된 곳이 또한 파타야이기 때문이다.
사진은 차례대로 야시장, 노천빠, 워킹 스트리트의 마술 퍼포먼스
그리고 바로 여기! 산호섬이 있다.
우리나라 패키지 여행상품에서는 딱 반나절만 해변에 들어가 빨리빨리 해양스포츠 옵션투어 하고 정신없이 스피드 보트 타고 나오는 바로 그 산호섬이다. 산호섬 이야기하니 벌써부터 새시는가? 과연?
한국 여행자의 산호섬
장님 코끼리 만진다는 속담이 있다. 단언컨테 파타야의 산호섬이 코끼리라면 여태까지의 한국 여행자는 다 장님이었다. 우리가 가봤다고 큰 소리쳤던 그 산호섬안에는 우리가 잘 모르는 정말로 한적하고 여유있는 시골 동네와 더불어, 휴식과 낭만의 토플리스 비치, 그리고 저렴한 해양 스포츠 프로그램, 빛나는 태양과 깨끗한 바다의 조화가 있다.
유럽 여행자의 산호섬
지금부터 숨겨져있던, 아니 의도적으로 숨김질 당했던 그 산호섬을 공개한다. 바로 파타야 부활의 선봉역할을 할 산호섬의 면면이다.
눈을 뜨라! 여행자여. 산호섬을 제대로 보자!
해변 휴양지로써 파타야는 많이 알려져 있지만 파타야의 메인 비치에서 수영을 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것은 여행을 자유롭게 즐기는 유러피언들도 마찬가지다.
이유는 단 하나. 메인 비치가 혼잡스럽기도 하거니와 바닷물이 그리 맑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파타야를 찾는 모든 이들은 산호섬으로 들어가서 휴식을 취한다.
산호섬의 관문인 나반 피어. 이곳을 통해 산호섬을 들어가는 한국 관광객은 거의 없다.
우선 지도부터 먼저 보자.
보다시피 동서남북으로 다양한 비치들이 있다. 작은 해변까지 합치면 비치는 이보다 훨씬 많다.
동유럽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Nual Beach
송테우나 오토바이를 타고 섬의 남쪽으로 약 15분 정도 내려가면 나오는 산호섬의 또 다른 비치이다. 전체적인 풍경은 한적한 시골의 모습이며 특히 동유럽 여행객이 즐겨 찾는 곳이다. 덕분에 곳곳에서 러시아 간판을 쉽게 볼 수 있다. 이국적인 사원도 볼 수 있고 하늘 높이 솟은 코코넛 나무와 함께 서정적인 억새밭도 볼 수 있다.
해양스포츠가 발달해 있는 싸매(Sa Mae)비치
코란섬 서쪽의 가장 발달된 해변 중의 하나이다.
가는 길의 뷰 포인트에서 내려다보는 코란 섬은 너무 멋진 전망을 자랑한다. 한 눈에 다 보이는 아름다운 산호섬의 진면목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뷰 포인트에서 내려다본 나반 선착장
싸매 비치에는 관광객도 많고 해변의 모래는 깨끗하고 부드럽다. 산호섬의 전체가 그렇겠지만 섬 내에는 갖가지 레저 프로그램이 잘 발달되어 있다.
섬 내에서 즐기는 해양 스포츠의 공식 가격을 살펴 보자. 이후 개별여행을 준비하는 여행자가 참고한다면 흥정시 도움이 될 것이다.
1) 제트스키 한 시간: 1,200바트(1000바트=27000원)
2) 바나나 보트 15분: 250 바트
3) 해변 타이 마사지 1시간 : 300바트
4) 발마사지 : 200바트
|
해변의 모래가 부드러운 타웬비치
타웬비치는 한가롭다. 아름답고 섬세한 모래가 파도의 파장에 살랑 흔들리며 달콤한 휴식을 즐기는 이의 자장가 소리를 내는 곳이다.
유독 유럽인이 많이 보이고 또 휴식에 지친 이들을 위해 먹거리도 잘 발달된 곳이 타웬비치다. 파타야 항에서 직접 배가 타웬까지 운행하므로 방콕 공항에 도착해 총 3-4시간이면 섬 안에 도착을 한다.
한국 여행사들의 전용 비치인 통랑(Thonglang) 비치
온전히 개인적 소견으로, 왜 이 비치가 한국 여행사의 전용비치가 되었을까의 답은 " 은닉성"이다. 비치가 작고 다른 해변들이 보이지 않아 이 섬에 들어오면 산호섬에 얼마나 많은 좋은 해변이 있는지를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바로 그 은닉성.
식당이나 기념품 가게도 발달되어있지 않다. 고작 두 개의 식당에서 한국 여행객은 단체로 식사를 하고, 심지어 강원도 찰옥수수라며 현지인이 팔기도 한다. 물론, 태국 옥수수.
한국 여행사들의 산호섬 중식 장소인 해변 식당.
조용하고 아담한 핫타야이(Haad Ta Yai )비치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비치 스타일이다. 마치 전용 해변처럼 작고 평화롭다. 패키지 관광객은 당연히 없다. 그러다 보니 토플리스 차림의 여인 모습을 가장 쉽게, 멋지게 볼 수는 곳이다. 사람이 없으니 장사꾼도 없다. 보이는 것은 파란 바다와 고운 백사장, 그리고 여기저기 아무렇게나 누워있는 햇살 마니아들 뿐.
그리고 견공들도..
나도 선탠은 해야 한다. 너무나도 살결이 흰(?)까닭으로... / 난 너무 많이 태웠나..?
섬의 제일 북쪽인 램후아 곷(Laem Hua Kod)
이곳은 섬의 제일 북쪽의 곷이다. 오토바이를 타고 비좁은 오솔길을 따라 조금만 들어가면 자갈밭이 나온다. 들어가는 곳부터 비포장도로다 보니 자연히 사람이 잘 들어오지 않는다. 덕분에 비치는 자연 그대로 보존될 수 있었다.
이런 비포장 길이다. 오토바이 운전 조심하자.
자기만의 아늑한 휴식을 취하는 노인, 낚시를 즐기는 현지 여인이 이따금 보일뿐이다.
이런 곳도 있네? 산호섬 실탄 사격장
산호섬 안엔 사격장이 있다. 거 참 묘한 조화이다. 조용하고 한적하기만 섬 안에서 쩌렁쩌렁 하게 총소리가 울려 퍼진다.
대신 사격장의 위치가 북쪽 인지라 그 소음의 피해 지역은 북쪽 지역에 한정이 될 뿐이다. 다른 비치에서는 전혀 총소리를 들을 수 없다. 덕분에 산호섬에 사격장이 있다는 것을 쉽게 눈치채지 못한다.
대한의 남성들은 군대에서 지겹도록 총을 쏴봤지만 유럽이나 다른 나라 사람에게 실탄 사격은 흥미 만점이다. 그래서 이곳은 벽안의 외국인으로 호황이다.
산호섬의 교통편
섬 안에서는 송테우와 모또를 이용해 섬을 돌아 볼 수 있는데 가지고 들어간 짐이 그리 많지 않다면 오토바이를 렌탈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나반 선착장의 앞엔 오토바이를 렌탈해 주는 샵이 많다.(100바트 2700원)
오토바이 렌탈비는 1일에 200바트~300바트(오토매틱)이며 대여를 하는 절차는 크게 복잡하지 않다. 여권을 보여 주고 랜탈 확인서를 작성 후 서명만 하면 끝!!
단, 나중의 반납을 위해 오토바이의 상태를 천천히 체크하는것은 필수이다. 긁힌 곳이나 상처가 난 곳이 있는지 꼼꼼히 확인하자. 조금 비싸지만 4wd 오토바이도 렌탈이 가능하다.
모토만 있으면 섬 안에서는 정말로 자유롭다.
지금까지 파타야 명예회복을 위한 산호섬 중심의 소개를 했다. 다음 편에는 파타야의 먹거리, 쇼핑, 밤문화, 숙소 등 여행 기초적인 부분에 대해서 정리를 할 까한다.
똑같은 음식이라도 누가 먹느냐에 따라 보약이 되기도, 독이 되기도 한다. 파타야 역시, 한국 여행객의 파타야와 외국 여행객의 파타야는 같은 파타야가 아니다. 같은 돈과 같은 시간을 내고 여행을 하면서 독이 든 파타야를 즐긴다는 것은 억울한 일이다.
파타야의 명예회복의 명분은, 그러므로 충분하다.
우리도 이렇게 파타야를 즐길 권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