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를 타고 고향에 내려와 땅콩, 고구마 등 밭작물을 돌보고 컨테이너 방에서 유유자적하게 세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누구나 다 이런 생각을 할 것입니다.
"은퇴하면 농촌에 내려가서 쉬엄쉬엄 일하고 즐기는 취미생활을 마음껏 하면서 지내고 싶다"
그 실천을 내가 하고 있습니다.
완전 귀촌이 아니라 왔다갔다하는 반귀촌에다가 반농사꾼이라 하겠습니다.
농사는 아무나 짓나!
맞습니다.
농사는 아무나 지을 수 없는가 봅니다.
얼마전 직접 관리기를 이용해서 밭을 갈고 비닐을 덮어씌워 고구마, 땅콩 등을 심었는데 그새 풀이 돋아났습니다.
농사는 물과 풀과의 전쟁이라고 하더니 그게 딱 맞습니다.
농부들은 일손이 부족하여 제초제를 뿌려 잡풀을 제거한다고 합니다.
나는 그럴수가 없어 일일이 손으로 사이사이에 난 풀들을 다 뽑았습니다.
물은 스프링클러로 충분히 주니 별 걱정이 없습니다.
날씨가 더워서 낮에는 일을 쉬어야 합니다.
막간을 이용해서 책을 보고 일본어도 공부합니다.
그리고 민요와 장구도 연습하고 색소폰도 마음껏 불어 봅니다.
아파트에서는 소리때문에 연습할 수 없는데 이곳 시골 농막에서는 아무 제약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이것도 작은 행복입니다.
돌이켜보니 이곳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를 다니다가 외지로 나가서 공부하고 돈도 벌었습니다. 촌놈 중의 촌놈인 내가 도회지로 나가 피터지는 경쟁을 잘 이겨냈습니다.
남들은 이런 나를 보고
세상적으로 좀 출세(?)를 했다고 합니다.
하기사
내가 이루고자 했던 것을 다 이루었으니 그게 출세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고향은 모든 것을 품어 줍니다.
돈도 권력도 명예도 다 내려놓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라고 합니다.
책보다가 잠시 밖으로 나가면 밭에서는 무슨 일이든 내 손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서울에서의 지난 세월을 되돌아 봅니다.
돈이라는 욕망을 추구하기 위해 불철주야 뛰었습니다.
명예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였습니다.
작은 열매를 맺었습니다.
하지만 칠순이 되어 고향에 내려오니 이제 다 내려놓고 쉬어 가라고 합니다.
이것이 생로병사의 흐름을 따라가는 길인가 봅니다.
칠십이 되었습니다.
'인간칠십고래희', "옛부터 사람이 칠십까지 사는 것은 드물다"라고 했습니다.
물론 지금같은 장수시대에는 맞지 않는 말이지요.
뒤돌아보니 나도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겼습니다.
그래도 이만하면 하늘의 복을 받았다고 믿습니다. 내일 그분이 날 데려 가신다 해도 감사할 따름입니다.
따라서 남은 세월은 덤이요 특별 보너스로 여깁니다.
그래서 허투루 하루하루를 보낼 수 없습니다.
나를 자세히 살펴보니 아직도 꿈을 꾸며 살아갈 수 있을 것같습니다.
농사를 지을 힘이 있습니다.
글을 써고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장구, 색소폰, 기타 등 다양한 악기를 연주할 수 있습니다. 멋진 강의도 할 수 있습니다.
이른 아침에 잡풀을 베고 책상에 앉으니 신선이 된 기분입니다.
농사철이라 바쁜 고향 친구나 서울의 친구들에게도 잠시 연락을 끊고 혼자 시간을 보내니 이 또한 너무 좋습니다.
인간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아무 걱정, 염려가 없으니 이것이 신선의 삶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돌고 도는 것이 세상사 이치라고 합니다.
고향에서 지난 날을 회고해 봅니다.
남은 세월을 조용히 그려봅니다.
언젠가 그 때가 오면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우리 선조들이 다 그러했듯이.
(지인이 보내온 글입니다.)
🏡 내가 지금 그러고 있잖소!
한 미국인 사업가가 멕시코의 작은 바닷가 마을로 휴가를 가게 되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작은 배를 타고 들어오는 어부 한 명을 만나 말을 걸었다.
"많이 잡았습니까?"
"뭐, 가족들 먹을 정도랑 친구들 나눠줄 정도만 있으면 되는걸."
"그럼 남는 시간엔 뭐 하시는데요?"
"낮잠 좀 자고, 아이들과도 좀 놀고,
아내와 산책도 좀 하고, 뭐 그런다오.
저녁에는 마을을 어슬렁거리다
친구들 만나면 포도주도 한 잔 하고,
기타도 치고, 뭐 그러고 보내지요."
이 말을 듣자 미국인 사업가가
웃으며 말했습니다.
"아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미국의
하버드대학 출신입니다.
MBA를 마쳤습니다.
그러니 제가 아저씨를 도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아저씨가 잡은 물고기를 소비자에게 직접 팔아서 나중에 통조림 공장을 열게해 드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결국 아저씨는 생산에서 가공 유통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손에 넣게 되는 겁니다.
그리고 멕시코 전지역은 물론 전세계로 수출도 할 수 있지요"
"음... 그렇게 하는데 얼마나 걸리겠소?"
"한 10년에서 15년 정도면 됩니다."
"그럼, 그 다음에는 어떻게 되우?"
그러자 미국인이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답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이죠.
주식을 상장하고 주식을 팔아
엄청난 부자가 되는 거죠.
수백만 달러를 손에 거머쥘 수 있을 겁니다."
"수백만 달러?
수백만 달러를 갖게 되면
그 다음에는 뭘 하면 되우?"
"그 다음에는 은퇴해서 바닷가 근처에 예쁜집을 지은 다음 낮잠 좀 자고,아이들과도 좀 놀고,
아내와도 좀 산책도 하고 그러죠.
저녁에는 마을을 어슬렁거리다
친구들 만나면 포도주도 한 잔 하고,
기타도 치고, 그러고 보내는 거죠. 뭐"
어부의 말
"지금 내가 그러고 있잖소?“
그거 아십니까?
부자들이 성공한 다음 소망하는 삶을 지금 내가 누리고 있다는 사실을~
언제인가 내가 잘 아는 지인이 덜컥 암이 걸려서 병원에 입원했어요.
그는 아주 부지런하게 살아서
재산도 제법 모으고 사업도
어느 정도 안정이 되었습니다.
문병을 하던날 병원 침대에 누워서
총기 없는 눈으로 창가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한 삼 년만 더 일하고 고향 바닷가에 작은 집을 지어서 책도 읽고 글도 써
보려고 했는데..."
며칠후,
그가 그렇게 소망하던 고향 바닷가에
그의 장례식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아름다운 저녁 노을이 그렇게 슬퍼 보였습니다.
지금 감사한 마음으로 생활하세요.
그리고 잊지 마십시요.
어제 떠난 사람들이 그토록 원하던
행복한 삶이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모습이라는 거를~
첫댓글
페이스북 페친께 올린 인사 입니다.
고향에 내려왔습니다.
한 주에 나흘 정도 있다가 올라가니
반귀촌 반귀농이라 하겠습니다.
요즘 농촌은 너나나나 할 것없이 바쁩니다.
모내기가 한창이고 과수농가도 적과를 비롯하여 약치느라 아침부터 부산합니다. 이웃이나 고향 친구들 얼굴 보기가 힘듭니다.
나도 반농사꾼이라 이른 아침에 잡풀을 뽑고 토마토 지주를 튼튼히 박아 끈으로 연결했습니다.
고구마, 땅콩 밭에는 사이사이에 나온 풀들을 손으로 일일이 제거하고 스프링클러로 물을 충분히 주었습니다. 아직도 성질이 남아있어 쉬지않고 일을 끝내야 직성이 풀립니다.
더위를 피해 컨테이너 농막에 들어와 나만의 시간을 보냅니다.
신문 주요 기사와 칼럼, 사설을 읽습니다.
일본어 공부를 끝내고 읽던 책을 계속합니다.
그리고 막간에 민요와 장구, 오카리나 연주를 실전같이 해 봅니다.
색소폰도 빠질 수 없습니다.
농막에서는 아무 제약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한 두 시간은 금방 지나갑니다.
좁은 공간이지만 공부와 취미생활을 마음껏 즐기고 있으니 이만하면 괜찮은 귀촌이라 생각합니다.
더위가 대단합니다.
페친 여러분 모두, 올 여름을 건강하게 나시길 바랍니다.